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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박창민 편집장
사진 : 박창민 편집장, 윤제용 교수, (재)숲과나눔 |
더 빠르고 더 멀리 가기 위해 발전해온 현대 사회는 '자전거'라는 이동 수단보다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을 선택하며 복잡하고 혼란스러워졌다. 하지만, 최근에 자전거는 다시 새로운 이동 수단으로 주목을 받기 시작했는데, 환경적으로 깨끗하고 조용하면서 적당한 스피드를 통해 근거리에 대한 개념을 확장시키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변화는 유럽의 몇몇 도시의 새로운 도로 인프라 개혁을 통해 가능성이 보여지기 시작했는데, 우리나라도 이런 변화가 필요하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렇듯 자전거를 타기 좋은 도시는 지구의 환경적인 문제로 인한 탄소중립 이슈와 함께 관심을 받고 있으며, 서울대학의 윤제용 교수는 개인적인 자전거 경험을 바탕으로 '자전거 친화도시'에 대한 문제를 접근하고 있다.
자동차 중심으로 발전해온 우리나라의 현대사에서 자전거와 도시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윤제용 교수와 만남을 가졌다.
레저로 시작한 자전거 타기
자전거는 누구나 그렇듯 어려서 조금씩 탈 기회가 있었고, 그 다음에는 그다지 기회는 없었습니다. 그러다가, 집사람과 함께 운동 및 여가 생활을 위해 등산을 함께 하게 되었는데, 집사람이 무릎이 좀 안 좋다고 해서, 대안으로 찾은 것이 자전거였습니다.
처음에는 폴딩바이크인 다혼을 구매하여, 차로 이동하여 좋은 곳에서 라이딩을 하곤 했습니다. 그러면서 더 안전하게 탈 수 있는 MTB를 소개받았고, 몇 년 동안 재미있게 탔습니다.
매 주말마다 시간을 내어 4대강 코스도 모두 가보고, 제주도와 오천길, 동해안까지 라이딩을 할 수 있었습니다. 매주 주말에 자전거를 탈 계획을 세웠기 때문에, 금요일 정도 되면 정말 신나고 좋았죠.
지금은 로드바이크로 바꿔서 조금 더 빠르게 달리면서, 대회도 나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타고 싶을 때 크게 준비 없이 라이딩을 하려고, 다시 폴딩바이크인 브롬톤을 구매해, 더 자주 자전거를 타고 있습니다.
자전거로 주말을 즐기며 삶의 변화가 시작된 윤제용 교수
인도어 사이클링부터 그란폰도 대회 완주 등 경험이 늘어나고 있다.
자전거 하나면 삶의 품질이 오를 수 있다.
저는 서울대 공과대학 화학생물공학 교수입니다. 화학제품을 만드는 공정에 관한 학문인데, 저는 환경공학을 전공하였고, 물에 관해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물에 대해 다루다 보니 한강에도 관심이 많고, 자전거 한 대만 있으면, 잘 꾸며진 한강과 같은 인프라를 누구나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도심 속에서 레저와 여유를 즐길 수 있으면서 건강도 챙길 수 있기 때문에, 한강은 누구나 삶의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정말 좋은 소재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자전거를 타면서 교통 사고가 발생하는 경우가 문제가 되더라고요. 그래서, 자전거 친화적인 도시가 되면 더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수 있으면서, 더 좋은 사회가 될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입니다.
자전거 하나로 삶의 품질이 오를 수 있다.
정책적인 접근을 향한 시작
저는 환경연구원이라는 출연기관에 기관장(19~21년)을 하였습니다. 출연기관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전문적인 연구를 하는 곳인데, 제가 환경연구원에 갔을 때 기후 위기 탄소중립에 대한 것이 중요한 주제였습니다. 저는 자전거에 관심이 있다 보니, 기후 위기와 자전거의 관계에 대해 주변 분들과 이야기를 하면서, 나중에 자전거 친화도시 관련된 것을 해 보는 게 어떨까 했죠.
환경연구원 업무 덕분에 국가 정책의 중요한 분들을 만날 기회도 많고, 더 쉽게 만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이런 배경을 이용하여 자전거를 더욱 정책적으로 풀어갈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자전거를 잘 모르기 때문에, 현재 자전거 정책에 대해서 알아보자고 해서 시작한 것이 '탄소중립을 위한 자전거 정책 제안'이었습니다. 이것을 만들기 위해서 중앙정부 담당자부터 지차제 관계자, 그리고 자전거 관련 전문가들과 세미나 및 포럼을 진행했습니다.
자전거 친화도시 세미나를 시작하면서, (재)숲과나눔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사장님과 개인적으로 아는 사이였는데, 숲과나눔 재단도 공익적인 업무를 하는 곳이니만큼 비슷한 취지를 가지고 있어서, 지속가능한 자전거 친화도시 모임 지원을 부탁한 것이었죠.
환경과 자전거에 대한 관계를 통해 자전거 친화도시에 대해 접근
숲과나눔 재단의 도움으로 정부 관계자 및 전문가들과의 세미나를 여러 차례 진행
모여진 자료를 바탕으로 정책제안 및 '자전거 친화도시 1010'이 시작되었다.
자전거 친화도시 1010
세미나를 통해 도시설계 전문가부터 지자체 자전거 부서, 자전거 관련 전문가들까지 다양하게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개인적으로 조금씩 다른 다양한 의견들을 제시하니까, 뭔가 집중할 수 있는 것을 만들어야 할 것 같았습니다. 그래야, 다음에 정책 담당자나 국회의원을 만나도 동일한 목표를 이야기하고, 더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겠다고 생각한 것이죠.
그래서, 자전거 친화도시 1010이라는 제안을 만들어냈습니다. 기후변화 1.5도처럼 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 만들어 놓은 제안이었죠.
'자전거 친화도시 1010'이란 10분 내외로 이동할 수 있는 도시 속에 자전거 교통수단분담률 10%를 만들자는 목표죠. 슬로건을 만들 때는 말할 때도 쉬운 언어여야 하기 때문에 10분이라는 시간이 다소 짧은 생각이 들긴 하지만, 10% 교통수단분담률과 함께 표어로 만든 것입니다.
10분 도시는 최근 많이 거론되는 도시 설계에서 영감을 받은 것인데, 10분 내외의 이동 동선 안에 삶에 필요한 대부분의 인프라가 위치 되는 도시를 의미합니다. 주거지와 생필품 구매, 의료 및 교육, 생활 수단이 가까운 거리 안에서 이뤄지면, 더욱 풍부한 지역 사회가 발달될 수 있다는 이론입니다.
교통수단분담률은 사람들이 이동할 때 선택하는 교통수단의 방법을 비율로 표시한 것인데, 우리나라는 5년에 한번씩 조사하여 통계를 발표합니다. 그나마도, 자전거는 교통수단분담률 조사에 빠져 있어서, 지금은 정확한 수단분담률을 알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저희 뿐 아니라, 자전거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분들이 교통연구원, 환경연구원, 국토연구원과 같은 출연기관에 이와 같은 연구에 대해 제안할 수 있는데, 더 많은 분들이 제안한다면 자전거 이용에 관한 것이 데이터로 나오고, 정책에 사용하는 것도 더 쉬워질 것입니다.
구체적이고 작은 시작부터
우리나라의 도시 설계는 10분 내외로 이동하여 필요한 것을 얻을 수 있는 환경과는 차이가 큽니다. 그렇지만, 학교 통학과 같은 구체적인 방법을 중심으로 해서 더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동하고자 하는 시작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 한강자전거도로는 레저 뿐 아니라 자전거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그렇다면, 한강까지 접근하는 500m의 도로를 자전거 친화적으로 설계하는 것 등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한강까지 500m의 권리'와 같은 캠페인을 만들고, 지자체 하나와 성공적인 사례를 만들면, 그것을 중심으로 긍정적인 확산이 가능할 것입니다.
이렇게 조금씩 조금씩 얻어낼 수 있는 목표를 만들고, 그것에 대한 의견이 모여지고 확산되면, 정책으로 정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생각합니다.
학생들의 교육에도 확산되기를
자전거 친화도시가 확장되어서 학생들의 교육에도 영향을 주면 좋을 것 같습니다. 저도 학생 때 학교에서 캠핑을 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이 나는데, 지금도 학생들이 선생님들과 함께 자전거 국토종주와 같은 여행을 할 수 있다면, 정말 긍정적인 프로그램이 될 것 같습니다.
미디어를 통해 배우는 교육 외에도 이처럼 체험을 통한 교육은 장기적으로 아이들에게 매우 큰 영향을 준다고 봅니다. 그래서, 자전거 여행 같은 것이 정책적으로 확장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윤제용 교수는 구체적이면서 성공적인 작은 사례들이 만들어지고, 그것이 확산되어 정책으로 자리를 잡고, 그것을 통해 자전거 친화도시와 같은 큰 그림이 만들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동차 중심으로 설계된 우리나라의 도시에서 '자전거 친화도시 1010'과 같은 운동이 쉽지는 않겠지만, 그의 이야기처럼 구체적인 실현 가능한 작은 변화가 우리에게 필요한 시기가 된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