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출퇴근 의지를 꺾는 것들에 대해서
에디터 : 김수기 기자

자전거 출퇴근을 시작하려는 라이더가 가장 범하기 쉬운 착각은 바로 자전거 출퇴근 거리와 코스가 자출에 있어서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자출을 위해 인터넷 카페에 '자출 코스'에 대한 문의가 많다.
진정 자출에 있어서 큰 걸림돌은 안장 위에 있을 때보다 안장에서 내려왔을 때의 문제다. 거리와 코스에 대해 알아보고, 주말을 이용해 자출 테스트를 해놓고서 막상 자출했을 때 겪게 될 문제에 대해 생각해 보자.

자출 코스는 네이버 지도에서 검색하거나 인터넷 카페 '자출사'에서 질문을 하면 답을 얻을 수 있다. 

건물 출입
회사에 도착해서 자전거를 끌고 출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자전거 출입을 막는 경비 아저씨와 실랑이를 벌이게 된다. 건물 관리 규정상 자전거 출입이 불가하고, 엘레베이터를 사용할 수 없다고 한다. 사람이 없을 때 엘레베이터를 타겠다고 해도 나는 위에서 시키는대로 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돌아올 뿐이다. 출근해야 하는데 이와 같은 실랑이를 벌이다 보면 맥이 탁 풀리고, 자출을 포기하게 된다.
자출하기 전에 관리사무소에 건물의 자전거 출입에 대해 문의를 먼저 할 필요가 있다. 평소에 경비 아저씨와 친목을 다져 놓는 것도 자출에 도움이 된다.

자전거 출입과 엘레베이터 이용에 관해 관대한 건물에서 일을 하는 것도 참 어려운 일이다.

자전거 보관 
자전거 건물 출입이 가능하고, 사무실 한켠에 공간이 있으면 다행이지만 그렇지 못한 경우에는 건물 외부에 보관을 해야 한다. 지하 주차장이나 외부인 출입이 뜸한 곳이면 그나마 양반이다. 대부분 외부 자전거 보관소에 보관해야 한다. 근무를 하는 와중에 밖에 세워둔 자전거의 안위를 걱정하느라 일이 손에 안잡혀 상사에게 한소리 듣기 십상이다. 안전하게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지 먼저 살펴볼 일이다. 몇몇 자치구에서 운영하는 보관소가 대안이 될 수 있지만 그 수가 적어 안타까울 뿐이다.

내 눈에 보이지 않는 자전거는 내 것이 아니라는 말이 있듯이 자전거 보관도 만만치 않는 일이다.

지하주차장에 있는 자전거 보관소에는 '분실시 책임없음'이라는 안내글이 있다.

 외부 보관소는 아무리 강한 자물쇠를 채워놓아도 불안하다.

샤워 시설
아침 기온이 높지 않지만 출근길 라이딩 중에 땀이 나기 마련이다. 땀냄새를 없애기 위해 간단히 물수건으로 닦아내거나 향수를 뿌릴 수 있지만 찝찝함은 여전하다. 회사에 샤워실이 없는 경우, 근처 헬스장이나 목욕탕을 이용하는 것이 편하다. 샤워만 한다는 조건으로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 또 동사무소나 시나 구에서 운영하는 수련관에 체력단련실을 운영하는 경우도 있어 샤워시설을 이용할 수 있다. 

샤워시설이 없다면 회사 근처 헬스장, 목욕탕을 이용하는 게 편하고,
자전거 보관까지 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다.

여의나루역에 있는 여의도안내센터에서 무료로 샤워를 할 수 있다.
시나 자치구에서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보관과 샤워를 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 주길 바랄 뿐이다.

직장 상사와 가족
자전거 출퇴근을 하겠다고 하면 직장 상사와 가족은 열에 아홉은 반대를 한다. 힘들게 자전거 타고 와서 근무에 지장을 주지 않겠냐, 자전거는 위험하다라는 핀잔과 염려로 자출을 극구 말린다. 자전거를 타지 않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그럴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반항심에 대이들다간 본전도 못건진다. 안전하게 자전거를 탈 것이며, 근무에 지장을 주지 않도록 자출횟수를 조절하겠다는 말로 상대를 구슬리는 스킬이 필요하다. 

'자전거 타기+펑크난 타이어와 씨름+출근 시간과의 싸움' VS '위에 나열한 것'. 과연 자출 의지를 확실하게 꺾어버리는 것은 아마도 후자일 것이다. 전자는 시간과 노력으로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이지만 후자는 주위 사람과의 교섭이 필요한 문제다. 자전거 출퇴근을 하다보면 아마도 건강과 환경보다는 '넉살과 친화력'이 먼저 좋아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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