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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김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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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국이나 경제가 어수선하지만 올해 탔던 라이딩을 기억하고, 내년의 라이딩을 계획하면서 차분히 자전거에 대해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볼까 한다.
자전거의 즐거움은 자전거를 타본 사람은 누구나 공감하고 있으며, 힘들었던 업힐이나 장거리 라이딩도 결국 행복한 기억으로 남는다. 19세기말에 등장한 자전거는 누군가에게 재미와 도전, 추억, 고통, 환희, 동반자, 여행, 인생 등으로 기억되고 있으며, 수많은 사람들이 자전거에 대해 이렇게 말하고 있다.
즐거움을 주는
마크 트웨인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톰 소여의 모험과 왕자와 거지, 허클베리 핀의 모험 등의 소설을 발표한 작가이며, 수많은 명언을 남기기도 했다.
마크 트웨인(1835년~1910년)이 생존했던 시기에 자전거가 발명됐고, 1880년대에 마크 트웨인은 하이-휠(high-wheel) 자전거를 배웠다. 그는 8일 동안 자전거 교육을 받았고, 그의 경험을 바탕으로 'Taming the Bicycle(원문보기)'이라는 짧은 글을 썼다. 마크 트웨인은 그 글의 끝에 ""Get a bicycle. You will not regret it. If you live. (자전거를 타라. 살아 있는 동안 너는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라고 마무리하면서 자전거를 적극 추천했다.
빈폴 자전거라고도 불리는 하이-휠 자전거는 커다란 앞바퀴에 직접 달린 페달을 돌려서 타는 자전거인데, 자전거에 앉는 것조차 힘들어 보이는 하이-휠 자전거라도 그가 라이딩의 재미를 즐기기에 충분했다. 만약 마크 트웨인이 현세의 자전거를 타봤다면 아마 글을 쓰는 것을 넘어서 도시락 싸들고 '자전거 홍보대사'로 활동하지 않았을까?
마크 트웨인 외에도 존 F 케네디는 자전거의 즐거움에 대해서 “Nothing compares to the simple pleasure of riding a bike.(자전거를 타는 단순한 즐거움에 비교할 만한 건 없다)"라고 표현했다.
변화시키는
자전거로 전세계를 여행한 스콧 스톨(Scott Stoll)은 "A bicycle ride around the world begins with a single pedal stroke.(자전거를 타고 세계를 여행하는 것도 한번의 페달링으로 시작한다)"라고 하며,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속담처럼 생각에 멈추지 않고, 행동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절망에 빠진 시기를 자전거 여행으로 용기를 되찾은 경험을 바탕으로 '자전거로 나를 세운다'라는 책을 썼다.
타임머신, 투명인간을 쓴 허버트 조지 웰스(Herbert George Wells)는 자전거가 보급되던 시기에 살았고, 당시의 자전거를 보면서 미래의 이상적인 개인 교통 수단이자 사회를 바꿀 도구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전거가 가져올 밝은 미래를 예상하면서 이런 메시지를 남겼다. “Every time I see an adult on a bicycle, I no longer despair for the future of the human race. (자전거를 타는 성인을 볼 때마다 인류의 미래는 절망적이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 가질 수 없는
키스 본트래거는 트렉(TREK)의 용부품 브랜드인 본트래거를 창립한 자전거 엔지니어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Strong, light, cheap. Pick two. (튼튼함, 가벼움, 싼 가격 중에 두개를 고르라)"는 말은, 자전거 성능 간의 관계를 잘 보여준다. 세가지 요소가 모두 적용되는 자전거는 이 세상에 없다. 튼튼하고 가벼운 자전거는 결코 싸지 않고, 가볍고 싼 자전거는 튼튼하지 않다. 튼튼하면서 싼 자전거는 무거울 수밖에 없다. 그리고 이는 강성과 에어로, 무게라는 자전거 성능과 유사한 관계를 보여준다.
노력을 요구하는
식인종이라는 별명이 보여주듯이 에디 먹스는 시대를 풍미한 자전거 레이스의 전설적인 선수이다. 올해 마크 카벤디시에 의해 그의 TDF 스테이지 최다우승(34승) 기록은 깨졌지만 그의 화려한 전적은 아직도 건재하다.
화려한 커리어를 자랑하는 에디 먹스는 라이더의 엔진을 강조하며 "(자전거나 용부품을) 업그레이드하지 말고, 업힐을 올라라(실력을 높여라)"라고 말했다. 장비가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훈련과 노력으로 자신의 실력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고통을 인내하는
"Shut up legs(다리야 시끄럽다)"라는 말은, 옌스 보이트 선수가 라이딩 중에 고통을 호소하는 다리를 향해 외친 것으로, 많은 라이더들에게 영감을 주었다. 놓아버리고 싶은 페달을 계속 돌리도록 자신에게 동기부여하는 투지 높은 모습은 누구에게나 감동을 주며, 그의 도전정신을 떠올리게 한다.
옌스 보이트는 2015년에 방한(관련 기사)한 적이 있다.
자전거는 즐거움의 대명사로 쓰이기도 하지만 옌스 보이트처럼 고통의 연속, 그리고 고통을 이겨낸 성취감 등으로 표현되기도 한다.
예를 들어 그렉 르몽(Greg LeMond) 선수는 "It never gets easier; you just go faster.(결코 쉬워지지 않는다. 그냥 더 빠르게 달려라)"라고 했다. 훈련을 통해 실력이 늘어 기록은 단축되지만 결코 쉬워지는 것이 아니다는 뜻이다.
파우스토 코피(Fausto Coppi)는 "Cycling hurts. It always will.(자전거는 힘들고, 항상 그럴 것이다)"라며, 사이클링의 본질은 고통에 있음을 피력했다.
빈첸조 니발리(Vincenzo Nibali)는 속도와 고통을 비례 관계로 설명한 "The faster you go, the faster it hurts.(더 빨리 갈수록, 고통은 더 빨리 온다"는 말을 남겼다.
결국 레이스의 승리는 에디 먹스의 말처럼 "The race is won by the rider who can suffer the most." 고통을 가장 잘 참는 자에게 돌아가게 될 것이다.
랜스 암스트롱(Lance Armstrong)의 "Pain is temporary. Quitting lasts forever.(고통은 잠시이지만 포기는 영원하다)"와 크리스 프룸(Chris Froome)의 “Pain is still the friend that always tells me the truth.(고통은 내게 항상 진실을 말해주는 친구다)”라는 말은 역경을 이겨내는 도전 정신에 대해 역설했다.
자전거에서 인생을 찾다
알버트 아인슈타인(Albert Einstein)은 인생은 멈추면 넘어지는 자전거처럼 계속 페달링을 하면서 균형을 이루며 전진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Life is like riding a bicycle. To keep your balance, you must keep moving.").
하지만 지치고 힘들 때 자전거는 아서 코난 도일(Arthur Conan Doyle)의 말처럼 마음의 안식처가 될 수 있다. "When the spirits are low, just hop on a bicycle and go for a spin down the road.(마음이 지칠 때, 자전거를 타고 길을 따라 달려라)"
스누피로 유명한 '피너츠'의 작가인 찰스 슐츠(Charles M. Schulz)는 인생을 10단 자전거에 비교하면서 “Life is like a ten-speed bicycle. Most of us have gears we never use.(인생은 10단 자전거와 같다. 우리의 대부분은 한번도 사용하지 않은 기어가 있다)”라고 했다.
그때 당시의 최신형 10단 구동계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전체적인 기어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한다는 의미였다. 마치 사람의 잠재력이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이를 온전히 사용하지 못함을 자전거 구동계에 빗대어 표현한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더 작은 코그로 넘어가거나 기어를 한단 내려서 케이던스를 높이는 기어 변경처럼 인생을 다채롭게 즐겨보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