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자전거여행 #1]우리는 자전거 타러 간다
에디터 : 김수기 기자
여러분은 해외여행을 간다면 어디를 가고 싶으신가요? 멀리 유럽, 미주, 인도양의 어느 섬, 지구 반대편 호주, 남극?
신혼여행을 제외한 해외여행지로 손꼽을 수 있는 곳은 우리나라와 가까운 곳이죠. 일본, 중국, 홍콩, 발리, 세부, 사이판 등이 인기있는 곳이고, 다양한 여행상품이 우리를 유혹합니다.
하지만 위에 언급한 여행지 외에 가까우면서도 잘 모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대만, 타이완이죠. 해외여행가기를 좋아하는 집사람에게 '왜 대만에는 가고 싶어하지 않냐?'라고 물어보니 '잘 몰라서'라는 대답이 나왔습니다.

대만은 일본보다 조금 멀고, 홍콩, 필리핀보다 가까운 곳에 있다.

잘 알려져 있지 않기 때문에 대만 여행의 장점은 고사하고, 단점조차 알 수 없는 것이죠. 저 또한 타이완은 세미나, 전시회 등의 해외출장지일 뿐 관광지로서는 고려해본 적이 없으니 말 다했죠. 서점의 여행 서적 제목에 나와 있는 관광지 이름만 살펴봐도 타이완은 가깝지만 알려지지 않은 미지의 여행지입니다. 

타이완 600만번 째 여행객 김희경씨

작년 연말에 타이완을 찾은 600만번 째 관광객이 한국인 가족이었다는 소식을 바이크매거진에서 알려드렸습니다. 600만의 관광객이라는 숫자는 큰 숫자이지만 홍콩을 찾는 4,000만의 관광객과 비교하면 적죠. 참고로 작년 한국관광공사가 목표치로 세운 외국인 관광객 수는 900만여 명입니다.

잘 알려 있지 않아 더욱 흥미진진했던 타이완에서의 4박 5일.
타이완 관광청과 자이언트바이시클이 후원한 '타이완 자전거 여행'의 취재 차, 타이완을 '출장'으로서 다녀왔지만 취재원이 아닌 관광객으로서 타이완 자전거 여행기를 써보겠습니다.

-여행 개요-
1일 : 인천공항 - 타오유안 공항 - 타이중 시 자이언트 공장 방문 - 일월담 이동
2일 : 일월담 도로 라이딩 - 켄딩 시 이동
3일 : 켄딩 자이언트 마에스트로 체험장 라이딩 - 카오슝 이동
4일 : 카오슝 시티 라이딩 - 타이중 이동
5일 : 타이중 Liv, 자이언트 매장 방문 - 타오유안 공항 - 인천공항

9시 30분 비행기를 타기 위해 인천공항에 새벽같이 도착했다.
공항버스에서 내릴 때는 동이 트기 전이었지만 수속을 마치고 탑승구에 오니 해가 떠올랐다.

탑승하기 앞서 124번 게이트에서 인증샷.
왼쪽부터 맨땅에헤딩(이하 존), 김_정훈(이하 짐), 내꿈은국가대표(이하 장)

1월 11일부터 한국 날씨가 추워진다고 했지만 따뜻한 남국으로 떠나는 우리의 옷차림은 가벼웠다.

인천공항에서 타이완 타오유안 공항(Taoyuan, 桃園)까지의 비행거리는 1,463km고,
2시간 30분 정도 걸린다. 비행시간이 길지 않아 지겹지 않다.
이륙하자 기내식 먹고, 화장실 한번 다녀오고, 
승무원이 기내 면세품 판다고 외치자마자 착륙한다고 벨트 매란다.
입대하자마자 제대하는 그런 속도??

내가 앉은 좌석은 소리가 나지 않아 기내 방송은 포기하고, 존, 짐, 장의 사진을 찍어본다.
존은 경남 창원에서, 짐은 광주에서 막차를 타고 올라왔고, 장은 남양주에서 첫차를 타고 왔다.

잘 챙겨먹지 않는 아침이지만 기내식을 사양하는 것은 여행객으로서 무례다.
식단은 새우 볶음면, 빵, 과일, 부자나 거지나 똑같이 뚜껑을 핥아먹는 요거트.

폭풍 흡입.

타오유안 공항에서 수하물을 기다리며 타이완 관광청 서울사무서에서 챙겨준 선물보따리를
전달했다. 인증샷은 상대방에 대한 배려다.

출국장에는 우리를 기다리는 자이언트 어드벤쳐의 '제프'가 바이크매거진 팻말을 들고 기다렸다.
제프는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초등학교에서 선생님을 하다가 자이언트 어드벤쳐에 입사한
신입사원이었지만 꼼꼼하고, 유머있고, 배려심 깊은 20대 후반의 청년이었다.

여행 내내 우리의 발이 되어준 밴.
나중에 자세히 소개하겠지만 없는 게 없는 만능 자동차였다.
대만에 도착하니 약간 비가 내리는 날씨였지만 '짐'처럼 반소매를 입어도 춥지 않았다.
1월의 대만 기온은 15도 안팎이며, 해가 지면 바람이 불어 얇은 점퍼가 필요하다.

첫 방문지인 자이언트 공장으로 고고싱!
타이완의 아파트는 빼곡하게 맞붙어져 있어 신기했다.

타이중 시 다지아 구(Dajia, 大甲)에 있는 자이언트 공장 [스트릿뷰] 
타이중 시는 타이완의 중서부 해안에 위치한다.

공장 건너편 주차장에 가득찬 스쿠터를 보고 의아해했다.
자이언트 직원이라면 자출해야 되는 거 아닌가 싶었다. 여하튼 타이완은 스쿠터 천국이었다.
줄줄이 걸려 있는 현수막은 대만 총통 선거 기간임을 알려준다.

자이언트 본사 1층 전시장에는 자이언트의 대표적인 모델이 뽐뿌를 주고 있다.

순서대로 다운힐 GLORY, XC XTC 29er, 사이클로크로스 XTC,
엔듀런스 DEFY, 퍼포먼스 TCR ADVANCED SL

이날 자이언트 공장 견학을 온 팀은 우리까지 4팀이었다. 미국, 중국, 일본 그리고 한국!
중국팀은 자전거 라이딩 중에 방문해서 잔디밭에 자전거를 예쁘게 주차했다.

공장견학을 끝내고 라이딩을 이어가는 중국 라이더들.
카메라를 들이대니 화이팅을 외친다.

드디어 자이언트 공장 내부로 들어가는 시간이지만
내부에서는 촬영이 거의 불가능해서 안타깝게도 몇장의 사진으로 만족해주길 바란다.

공장 출입구에 서있는 컨테이너 트럭을 보니 생산량이 어마어마해 보인다.
멀리 자이언트 기념탑이 보인다.
견학은 알루미늄 자전거 생산 라인을 둘러봤고,
프레임 튜브부터 시작해서 완성차 박스 포장까지 전과정을 볼 수 있었다.

제품 포장 라인에서 촬영할 수 있어 모두 카메라를 꺼내 들었다.
'존'은 뭐에 놀랐는지 눈이 동그랗다.
사진에 나오지는 않았지만 왼쪽 편에는 휠에 스포크를 끼우는 작업이 한창이었다.
숙련된 아주머니의 능수능란한 손놀림에 입이 쩍 벌어졌다.
공중파의 '달인'을 소개하는 코너에 나와도 될만큼이었다.

자이언트 공장에는 2천명이 일하고, 하루 생산량이 5천대다. 연간 생산량은 150만대이고,
한국에 수출되는 물량이 3만대라고 하니 일주일만에 한국 물량을 뚝딱 해치울 수 있다.

자이언트는 자사 자전거 외에도 해외 유명 브랜드 자전거도 생산하고 있다.

2시간 작업 후에 10분 휴식시간이 있었는데, 휴식시간에는 한국 가요가 나왔다.

모든 공정의 마지막인 박스 포장 과정이다.
위에 있는 '30.8'은 포장라인에서 자전거 한대 당 포장시간이 30.8초가 걸렸다는 의미다. 

목표 생산량은 699대이지만 실제는 651대 생산해서 93.1%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자전거 생산라인 당 몇 대의 자전거를 골라 조립해서 불량품이 나오는지 검수하는 장면이다.
검수하는 과정에서 불량이 나오면 그 라인은 올스톱이다.

검수하는 자전거는 한국에 수출될 자전거였다.

공장 견학을 거의 끝나는 지점에서 본 '바테잎 감는 아주머니'.
엄청난 속도와 일정한 간격으로 하루에 100개 이상을 감는다고 한다.

공장 설명을 해준 왠지 콩을 좋아할 것 같은 '잭(Zack)'과 함께

조금 늦어진 일정으로 예약한 식당으로 못가고, 지나가다 나온 식당에서 늦은 점심을 먹었다.
여행의 묘미는 바로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다.
일월담의 자이언트 대여점이 6시에 문을 닫는다고 여유를 즐기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다.

메뉴판을 보니 가격은 4천원 이하로 저렴한데, 뭐가 뭔지 모르겠다.

재료나 조리방법을 모르니 제프에게 사람들이 많이 먹는 것으로 부탁했다.

큰 그릇에 있는 거는 생선탕이고, 위에 있는 그릇에는 오리 모래주머니탕 그리고 밥이 나왔다.
음식맛은 한국과 비슷했는데, 한국사람들은 진한 맛을 추구한다면 대만은 담백하고 깔끔했다.

한국식당처럼 물은 주지 않고, 차나 맥주 등을 시켜서 마신다. 그리고 반찬이 없다.
그러니 면이나 볶음밥이 아니면 밥과 함께 반찬이나 탕을 시켜야 한다

식당 한켠에 있는 자이언트 자전거(유콘).

한국의 거리와 유사하면서도 다른 모습의 대만 거리 풍경.


대만 중심부에 있는 난토우(Nantou, 南投) 현에 있는 리우에탄(RiYuetan, 日月潭, 위성사진)에
있는 자이언트 자전거 대여점[홈페이지, 스트릿뷰]에 늦지 않게 도착했다.

대여점이라기보다는 매장 같은 분위기와 넓은 크기에 놀랬다.

여성자전거부터 유아자전거까지 없는 게 없다.

짐, 장, 존은 수많은 자전거 중에 맞는 사이즈의 '카본' 프레임을 찾느라 열심이다.

자전거마다 대여료 안내 푯말이 있다.
큰 숫자는 한시간 기본 이용료이고, 한시간마다 200NT$가 붙는다.
현재 대만환율은 1NT$당 38원 정도한다.

철인 운동을 하는 '장'에게 '트리니티'를 추천했다.

대여점 한쪽에는 판매용 의류와 헬멧이 진열되어 있다.

자전거 용품

1:10 비율의 자이언트 자전거 미니어처

정비실

휴식공간과 함께 샤워실도 갖추고 있다.

TCR ADVANCED SL 라보뱅크도 빌릴 수 있다.
최초 한시간 약 8만원이고, 세시간 빌리면 9만 6천원이다.

대여료가 800NT$ 이상은 카본급이다.

첫날밤을 보낼 일월담 델라고(Dellago) 호텔[홈페이지]이다. [스트릿뷰]

호텔에 왔으니 시설이 어떤지 살펴보자.



와이파이 잘 뜨는 호텔을 찾으시면 델라고 호텔로!

대만은 110V이므로 11자형 플러그와 멀티탭만 있으면 전자제품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다.


델라고 호텔 건너편에 있던 한층에 방 하나만 있는 특이했던 호텔.

드디어 저녁 시간이 됐다. 호텔 메뉴판에는 한자와 함께 영어가 있어서 음식을 예상할 수 있었다.
한자는 중국식 한자가 아닌 우리와 같은 한자를 쓰기 때문에 학창시절에
한자 10번씩 쓰는 숙제를 좀 열심히 했다면 어지간한 메뉴는 알 수 있다.

이렇게 메뉴판을 파고 든 지 20분 정도 되니까 주방장이 웃었다.

테이블 세팅지마저 일월담의 관광지를 소개하는 치밀함이 느껴진다.

주문을 하고 뜨거운 차를 마시며 어떤 음식이 나올지 기대를 했는데..

주문을 정말 잘했다고 느낄정도로 맛있었던 저녁 식사.
다만 생강이 크고, 많이 나왔지만 계속 먹다보니 괜찮았다.

여기에서 우리는 '牛', '鮮', '鷄', '豚'자가 들어가면
적어도 실패하지 않는다는 주옥같은 깨달음을 얻었다.
참고로 '湯(탕)'에 '飯(반)'이나 '麵(면)'이 없으면 그냥 국물만 나오니 '飯(맨밥)'을 시키면 된다.

제프가 챙겨준 이름표와 멀티스카프.

저녁 식사 후, 편의점에서 사온 타이완 비어.
쏘는 맛은 적지만 풍미작렬!

기념 촬영 실패!
'미안해요, 고의는 아니었어요.'

다음날의 일월담 30km 일주코스를 위해 건배!



-후원-


대만관광청 : http://www.tourtaiwan.or.kr/
자이언트 바이시클 : http://www.giant-korea.com

타이완 자전거 여행 참가자 여행 후기 보기
*내꿈은국가대표 (장용석, 장)의 블로그
*맨땅에헤딩 (옥태희, 존)의 블로그
*김_정훈 (김정훈, 짐)의 블로그

[프리뷰]타이완 자전거 여행기
[타이완 자전거여행 #2]우리는 로드바이크 타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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