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자이언트컵 2011 참관기, 1편
에디터 : 박창민 기자
지난 7월 21일, 자이언트 코리아의 이정휘 팀장, 다운힐러 이창용 선수와 함께 대만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자전거 3대를 싣고 떠났다. 바로 23,24일 열리는 '자이언트컵 2011'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이번 글을 자전거 대회 관련 소식으로 올리지 않고, 이렇게 컬럼으로 쓰게 된 이유는 자이언트 직원들과의 교류와 그들의 문화를 보며, 대회와 다른 자전거 문화에 대한 이야기로 진행되는 것이 더 맞을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럼 이제 이야기를 시작해보자.

자이언트컵 2011 참가를 위해 대만에 도착했다.

무더운 대만과의 만남
매년 '타이페이 사이클' 전시회를 보기 위해 대만을 다니는 필자이지만, 그것은 3월이고 이번에는 7월 하순이다. 한참 여름이 시작되는 시점이다보니 공항을 나오자마자 느끼는 대만의 무더운 날씨가 바로 체감이 된다.
호텔에 짐을 풀고 바로 자전거를 조립하여 '타이쭝'에 새롭게 오픈하는 자이언트 빌딩을 찾아가 보기로 했다. 호텔에서 불과 10분 거리였지만, 우리가 찾는 것을 잘 알지 못했던 호텔 직원 탓에 1시간 넘게 자전거를 타고 타이쭝 거리를 해메였고, 땀으로 흠뻑 젖은 우리 일행은 낮에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지 않은 이유를 몸으로 직접 체험하게 되었다.

타이쭝에 새롭게 오픈한 자이언트 빌딩, 2층까지 자전거를 타고 오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1층과 2층은 깨끗하게 정비된 전문샵으로 만들어졌다.

저녁 식사와 리브(Liv) 스토어 탐방
우리가 호텔에서 잠시 나간 사이 자이언트 본사 직원들이 호텔에 찾아왔었다고 한다. 다름 아닌 환영식과 함께 저녁식사를 대접하기 위해서였다.
푸짐한 저녁식사를 대접 받은 후, 우리는 세계적으로 독특한 개념의 자전거 전문샵인 리브(Liv) 스토어를 탐방했으면 하는 요청을 하였다. 그러자 저녁 9시가 다 된 시간에 '지금 가보자'라며 우리를 '리브 스토어'에 바래다 주었고, 여성 전문 자전거 매장인 리브(Liv) 스토어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여성 전용 자전거 전문샵 자이언트 리브(Liv) 스토어.
리브 스토어는 여성들이 쉽고 편하게 자전거에 다가갈 수 있는 다양한 노하우를 가지고 있었다.

리브 스토어의 내부

미캐닉룸은 손님이 기다릴 수 있는 의자와 테이블, 그리고 커피 머신이 준비되어 있었다.
마치 오늘 오픈한 샵처럼 깔끔한 미캐닉룸이 믿겨지지 않았다.

자이언트 본사 탐방
대만의 타이쭝까지 왔으니 자이언트 본사를 보고 싶은 욕심이 있었다. 그래서 한번 봤으면 한다고 뜻을 전하니 급하게 일정을 잡아 타이쭝 외곽에 위치한 본사 건물을 탐방하게 되었다.
본사는 사무 업무를 보는 건물과 바로 옆에 위치한 공장으로 이루어졌다.
처음 년간 3000대의 자전거를 생산하며 시작한 공장이 지금은 년간 1백5십만대를 생산하는 규모가 되었다. 그런데, 이 공장은 고급 모델들만 생산하는 곳으로 전세계 공장에서 생산되는 자이언트 자전거의 1.5%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아쉬운 것은 공장 내부에서의 촬영은 절대 금지라는 것!

타이쭝 외곽에 위치한 자이언트 본사.
바로 옆에 공장도 위치하고 있지만 공장 내부는 촬영금지여서 아쉽게 구경만 하고 나왔다.

본사 입구를 들어서자 2012년 TCR Advanced ISP 모델을 볼 수 있었다.

대만에서 가장 오랜된 대회인 '자이언트컵'에 참가하다.
우리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바로 '자이언트컵(Giant Cup)' 대회를 직접 체험하기 위해서였다.
특히 이번 대회를 위해 우리나라 다운힐 챔피언인 이창용 선수가 합류를 했고, 자이언트 코리아의 이정휘 팀장도 직접 대회에 참가하기로 했다.
여기서 간단히 자이언트컵에 대해 소개를 해 보자.
대만에서 열리는 자이언트컵은 올해로 17번째를 맞는 대만에서 가장 오래된 대회이기도 하다. 또한 로드바이크와 산악자전거 대회를 모두 하는 유일한 대회이면서, 경쟁대회 중 가장 큰 규모라고 한다. 이번 대회의 참가자는 약 1200명, 업체 참가 부쓰는 70개로 전체 3000여명의 인원이 움직이는 규모다.
이 자이언트컵 대회는 각 나라의 자이언트 지사가 있는 곳이면 그 나라에 맞게 열리는 경우가 많다. 유럽에서도 매년 열릴 뿐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오는 9월 18일에 춘천에서 열릴 계획이다.

자이언트컵 2011 개막을 알리며 킹류 자이언트 회장은 인사말을 전했다.
올해 78세인 킹류 회장은 아직도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며 각종 행사에 참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회 개막을 축하하는 북을 치고 있는 킹류 회장

이날도 경기장 첫 바퀴는 킹류 회장이 선두로 달렸다.

크리테리움 로드바이크 대회와 올해 첫 열리는 사이클로크로스
대만의 자이언트컵 대회는 2일간 진행되며 첫날(23일)은 로드바이크 경기로 진행되었다. 이번 경기장은 타이쭝의 오래된 공항(지금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다)에 2km 정도의 크리테리움 코스를 만들어 진행되었다. 한눈에 거의 모든 경기의 진행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단순 관람객으로 참가한 필자에게는 더없이 편리했다.
그리고, 세계적인 사이클로크로스 인기에 힘입어 올해는 첫 사이클로크로스 경기도 진행했다. 단순한 코스지만 장애물을 만들어 자전거를 들고 뛰어야만 하는 경기는 보는 사람들에게 재미있는 볼거리와 흥미를 남겨주었다.
여기서, 자이언트 코리아의 이정휘 팀장은 사이클로크로스 부문에 참여했고, 초반에 1위를 달리다가 막판에 근소한 차이로 3위를 기록했다. 그 덕에 대만 잡지 기자와 인터뷰도 하는 기회가 되었다.

대만에서는 제법 많은 여성 라이더를 볼 수 있었다.



우승자의 샴페인 세레머니

올해는 첫 사이클로크로스 대회가 열려 흥미를 끌었다.

사이클로크로스 1위를 차지한 여성 라이더, 첫 대회인만큼 산악자전거를 이용한 참가자도 많았다.

사이클로크로스 3위를 차지한 자이언트 코리아 이정휘 팀장

3위에 올라 기분이 좋아진 이정휘 팀장

대만 기자와의 인터뷰까지 진행되었다.

TTT(팀 타임 트라이얼) 경기도 진행되었다.

타이쭝에 새로운 자이언트 빌딩 세워
자이언트컵이 열리는 첫날은 대만에 새롭게 세워진 자이언트 빌딩이 오픈하는 날이기도 했다. 1층과 2층에 자이언트 스토어를 차린 이 빌딩은 자전거를 타고 2층까지 오를 수 있도록 디자인한 독특한 설계와 현대적인 감각이 눈에 띄는 곳이다.
킹류 회장은 자이언트컵 개막식 인사말을 마치고 바로 이곳으로 이동하여 오픈식에 참여하였고, 일일이 손님들과 이야기를 나누며, 국내에서 가진 대기업 회장의 이미지와는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새로운 자이언트 빌딩의 오픈을 축하하며 인사말을 전하는 킹류 회장

킹류 회장은 오픈식이 끝난 후 매장 내부에 함께 들어와 손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2층은 고급 모델을 중심으로 전시되었으며, 조금 더 여유있는 공간을 준비했다.

자이언트 피팅 장비를 체험하는 이창용 선수.
샵에서 비교적 쉽게 사용할 수 있게 제작되었고, 컴퓨터에 측정값을 입력하면
그것에 맞는 자이언트 자전거 모델을 확인할 수 있다.

야외 대화면으로 만나는 투르 드 프랑스의 감동
자이언트가 이번 행사에서 준비한 것 중에 하나는 타이쭝 정부청사 건물의 외벽에 설치된 대형 LED 모니터로 실시간 중계하는 '투르 드 프랑스'를 시청하는 것이 있다.
이 행사는 자이언트가 투르 드 프랑스 중계권을 구매하여 대만 방송국에 전달한 후, TV를 통해 생중계를 볼 수 있도록 했고, 타이쭝 시는 정부청사 건물에 설치된 대형 LED 모니터를 통해 그 중계방송을 방영한다.
자이언트는 방송을 보러 온 모든 타이쭝 시민들에게 소정의 선물을 나누어주고, 방송이 진행되는 중간 중간 재미있는 이벤트를 열어 투르 드 프랑스를 잘 모르던 사람들에게도 작은 관심을 갖게 하는데 목적을 두었다.
게다가 이날은 이번 투르 드 프랑스의 가장 의미 있었던 날로, 20번째 스테이지 TT 경기가 열려 케이델 에반스가 극적인 개인종합 우승을 차지한 날이기도 하다.

23일 저녁에 정부청사 광장에 준비된 투르 드 프랑스 시청 이벤트에 인사말을 전하는 킹류 회장.
킹류 회장은 거의 모든 행사에 참여하여 인사말을 전했고, 그 행사의 가치를 높이는데 일조했다.

대형 화면을 통해 보는 투르 드 프랑스 생중계의 감동.
자이언트는 중계권을 구매하여 대만 방송국에 전달하고 함께 시청할 수 있는 시간까지 만든 것이다.


이렇게 대회 첫날과 야간 행사가 끝이 났다.
여태껏 필자가 생각해 왔던, '자전거를 많이 생산'하는 '자이언트'에서 '자전거를 많이 생각'하는 '자이언트'로 그 이미지가 바뀐 날이었다.
또한 우리나라의 자전거 기업들이 갖추어야 할 태도와 방향이 어떤 것일지 고민한 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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