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시클 쿠리어, 변국종 실장
에디터 : 김수기 기자


이름도 생소한 바이시클 쿠리어!
한국 자전거 메신저의 길을 연 변국종 실장을 만나다.

광화문 새문안교회 뒷편에 사무실을 차린 변국종 실장

1. 회사명이 '바이시클 쿠리어'인데, 쿠리어가 무슨 뜻인가요?
- 쿠리어는 영어로 'courier'이고, 특송 즉 특별한 배송이라는 뜻이죠. FEDEX나 DHL과 같이 오토바이 퀵서비스와는 다른 특송서비스 이미지를 강화하기 위해 썼습니다. 보통 자전거로 배달하는 사람들을 메신저(messenger)라고 하는데, 심부름꾼과 같은 의미를 담고 있어서 메신저보다는 쿠리어라는 단어를 선택했습니다. 배달하는 사람도 특별하고, 받는 사람도 특별하다는 것이죠.

2. 자전거 배달 사업을 하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 제가 10년 전부터 오토바이 퀵 사무실에서 자전거로 일했습니다. 다행히도 일하게 된 사무실 사장님의 친구분이 일본에서 자전거 메신저에 대한 정보를 알고 있어서 어렵게 사무실을 구하게 됐죠.
고객에게 자전거를 끌고 가서는 '오토바이 왔습니다'라고 했죠. 자존심이 좀 상하지만 고객들이 자전거가 느리다고 생각하니까 어쩔 수가 없었죠. 빨리 도착해서는 귀띔으로 자전거로 왔다고 알려주기도 했죠.
처음에는 만원 벌기가 힘들었는데, 돈보다는 자전거에 대한 열정으로 일을 했습니다. 지금까지 타본 자전거가 50대가 넘고, 집에 자전거만 12대니까 어느 정도인지 이해가 되실 겁니다.
그러다가 올해 4월에 사무실을 열었습니다. 시쳇말로 '맨땅에 헤딩'이라는 말처럼 사업을 시작했죠. 오토바이랑 같이 일하다보니 나만의 색깔을 잃어버리는 것 같더라구요. 어떤 일이든지 누군가는 시작을 해야 하고, 힘들더라도 자전거로 뭔가는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 거죠. 근데 지금은 후회막심입니다. ㅎㅎㅎ
그래도 제가 자전거 배달계의 밑거름이 되고, 사업의 비전을 보고 누군가가 도전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3. 오토바이 퀵 서비스와는 어떻게 다른가요?
- 오토바이 퀵의 가격은 10년동안 크게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중복배송을 하게 되니 배달시간이 늘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자전거는 주문 오는대로 배달하니까 그만큼 빠르죠. 서비스는 가격에 따라 결정되는 거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게 오토바이가 뿜어내는 매연과 이산화탄소는 자전거는 없다는 거죠. 오로지 사람의 힘으로만 가는 친환경사업입니다. 10년동안 제가 오토바이로 일을 했다면 얼마나 많은 이산화탄소와 매연을 만들어냈겠습니까? 어떻게 보면 저도 사회에 기여를 한 셈이 되는 것이죠.
그리고 자전거를 타는 사람은 다 아는 묘한 매력에 빠져 들죠. 재미와 건강 그리고 돈벌이까지 되니 엄청난 사업이라는 것은 틀림없죠.

오로지 사람의 힘으로만 움직이는 자전거의 매력에 빠져 사업을 차렸다.
4. 현재 몇명이 일을 하고 있나요?
- 현재 30명이 일을 하고 있는데, 모두가 회사주인이라는 생각으로 일을 하고 있습니다. 5명은 사무실에서 상주하고 있고, 25명은 지역별로 아르바이트 형식으로 일하고 있죠. 거의 광고나 기사를 보고 연락와서 일을 하고 있죠. 그 중에 5명은 여성인데 주부들도 취미삼아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일감이 늘어서 직원들이 100명 정도로 서울전역을 배달 가능한 수준으로 회사가 컸으면 합니다.

5. 일을 하면서 힘든 점은 무엇인가요?
- 자전거를 타다 보니 넘어져서 다친다는 게 제일 많지만 그게 힘들거나 그렇지는 않아요. 제일 힘든 게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죠. 아직도 자전거로 배달한다고 하면 다들 반응이 좋지는 않죠. 막상 배달하면 오토바이랑 그렇게 시간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더 빠를 수도 있는데도요.
오죽하면 사업자등록할 때도 시간이 많이 걸리더군요. 등록담당하는 분도 자전거 배달이 있냐고 반문하시더군요.ㅎㅎ

6. 자전거 배달에 대한 가족의 생각은 어떤가요?
- 배달 시작했을 때에는 돈을 좀 벌어오니까 별말은 없었는데, 사업을 시작하니까 난리죠. 사무실 임대료에 광고비 등에 돈들어갈 곳이 많아서 집에 돈을 들고 가기는 커녕 갖고 나와야 되니깐요.

7. 단골은 없으신가요?
- 10년동안 오토바이 사무실에 있어서 단골은 있지만, 제 단골은 아니죠. 회사단골이었지. 미디어에 소개된 기사를 보거나 전단지를 보고 연락하시는 분이 좀 있지만 아직까지는 고전하고 있습니다.

8. 앞으로의 계획은 무엇인가요?
- 제일 큰 목표는 정부기관을 거래처로 만들고 싶습니다. 정부에서도 인정하는 친환경사업이라는 것을 알리는 거죠. 그래서 청와대나 정부기관에 민원을 넣어보지만 별 반응은 없습니다. 정부에서 자전거를 외치고 있는데, 정작 이렇게 외면하니 속상합니다.

자전거가 느리다는 사람들의 인식이 사업에 있어서 큰 걸림돌이라고 한다.

9. 나에게 자전거란?
- 생각은 많이 나지만, 일단 자전거로 돈을 버니까 생활이자 삶이라고 볼 수 있죠. 한마디로 밥과 같다고 할 수 있겠네요.
밥을 먹지 않으면 배고픈 것처럼 자전거를 타지 않으면 정신적으로 굶주리죠. 그리고 실제로 제가 자전거를 타지 않으면 돈을 못버니 진짜 배가 고프죠.^^

여러분은 이 사진을 보고 어떤 느낌이 드시나요?

문의: 바이시클 쿠리어 변국종 실장 (070-8823-59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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