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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박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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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바이크에 디스크 브레이크가 이슈로 떠오른지는 벌써 몇년이 지났다. 그리고, 드디어 UCI 로드레이스에서도 디스크 브레이크를 장착한 라이더들을 만나게 되고, 조금씩 변화가 오는 듯 하다. 이런 시기에, 때론 혁신적인 제품으로 시대를 앞서지만, 때로는 아주 신중한 모습으로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캄파뇰로(CAMPAGNOLO)에서 공식적으로 디스크 브레이크 그룹셋을 발표하였다. 이른바 DB 프로젝트로 불리우며, 지난 해 프로토타입을 선보인 캄파뇰로의 디스크 브레이크를 만나보자.
글로벌 프레스 캠프를 통한 디스크 브레이크 발표 |
이번 디스크 브레이크 발표는 스페인 그란카나리아 섬에서 열린 캄파뇰로의 두번째 글로벌 프레스 캠프를 통해 이루어졌다. 전 세계에서 초청된 기자들을 대상으로 제품을 소개하고, 직접 테스트에 나서며 그 성능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낸 것이다.
기자들은 세미나를 통해 기술적인 부분을 이해하고, 60km의 라이딩을 함께 진행하며 그 성능을 테스트하며 함께 논의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스페인 그란카나리아에서 열린 프레스 캠프에서, 캄파뇰로는 디스크 브레이크를 공식 발표하였다. |
호환성을 통한 6가지 그룹셋 동시 출시 |
이번에 발표된 디스크 브레이크 그룹셋은 H11 시리즈의 기계식과 EPS 전자식, 그리고 HO 시리즈로 출시된 기계식 제품들의 조합으로 이루어지게 된다. H11 시리즈는 카본을 기본으로 한 하이엔드 제품군에 호환되고, HO는 알루미늄 퍼포먼스 라인업인 포텐자(POTENZA)를 위한 것이다. 그리고, 모든 디스크 브레이크 시리즈는 동일한 캘리퍼를 사용하여 성능을 상향평등화 시킨 것이 특징이기도 하다.
정리해보면, 카본으로 구성된 H11 컨트롤레버는 기계식과 EPS 전자식으로 출시되는데, 기계식은 수퍼레코드, 레코드, 코러스에 호환되고, 전자식은 수퍼레코드 EPS와 레코드 EPS에 호환되는 제품이다. 그래서, H11 레버가 5개의 그룹셋에 호환되고, 포텐자 라인업에 호환되는 HO 시리즈가 포함되어, 총 6개 그룹셋의 디스크 브레이크 시리즈가 출시되는 것이다.
6가지 그룹셋에 호환되는 디스크 브레이크가 출시되었다. |
기계식 하이엔드 레버 |
EPS용 레버 |
포텐자용 디스크 브레이크 레버 |
캘리퍼와 로터는 모두 동일하게 적용되어, 상향평준화된 모습이다. |
크랭크가 포함된 디스크 브레이크 그룹셋 |
캄파뇰로 디스크 브레이크 그룹셋 시리즈의 특징 중에 하나는 크랭크가 포함되었다는 점이다.
브레이크와 크랭크가 무슨 상관이 있을까? 그런 생각을 하는 라이더들이 있겠지만, 캄파뇰로는 아주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며 디스크 브레이크 크랭크를 개발했다.
그 이유는, 디스크 브레이크의 경우 쓰루액슬을 사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쓰루액슬의 뒤 허브는 142mm로 일반 QR액슬의 135mm보다 7mm 더 넓게 된다.
그래서, 카세트 스프라켓의 위치가 3.5mm 더 바깥으로 이동하게 되며, 체인라인이 그만큼 틀어지게 된다. 일반 크랭크를 사용할 경우, 기어변속의 트러블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캄파뇰로는 142mm 뒤 허브 폭을 위한 크랭크를 새롭게 개발한 것이다.
이 크랭크는 동일한 페달위치(Q팩터)를 가졌지만, 체인링의 위치가 기존 크랭크보다 바깥쪽으로 3.5mm 정도 이동되도록 설계하였다.
디스크 브레이크 크랭크 시리즈는 카본 그룹셋을 위한 H11과 포텐자를 위한 HO 시리즈로 2가지가 출시되며, 사소한 부분까지 신경을 쓰는 캄파뇰로의 세심함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었다.
더 넓어진 뒤 허브 폭을 감안해, 완벽한 체인라인을 만들기 위한 디스크 브레이크용 크랭크가 함께 발표되었다. |
H11 로고를 통해 디스크 브레이크용 제품인지 알 수 있다. |
포텐자용 디스크 브레이크 크랭크 |
HO 로고로 구분한 포텐자 시리즈 |
레버의 프리셋 기능 |
캄파뇰로의 브레이크 레버는 매우 인체공학적인 디자인으로 레버의 위치를 조절하는 프리셋 기능의 필요가 없을 정도였다. 하지만, 손이 작은 누군가에는 브레이크 위치가 조금 아쉬웠을 경우도 있을 것이다.
이번 디스크 브레이크 레버의 경우는 기존과 다른 설계이기 때문에, 브레이크의 더욱 섬세한 조절을 할 수 있도록 레버의 위치를 조절하는 프리셋 기능이 포함되었다. 그리고, 그와 함께 변속 레버의 위치도 조절할 수 있는 기능이 함께 포함된다.
또 하나, 디스크 브레이크 레버는 기존 기계식 레버보다 아래 부분이 조금 더 바깥으로 향한 디자인이 적용되어, 드롭을 잡았을 때 보다 쉽게 브레이크를 컨트롤 할 수 있게 되었다.
브레이크 레버의 위치를 조절할 수 있는 홀이 있다. 2.5mm 육각렌치로 레버의 위치 조절이 가능하다. |
후드를 벗겨낸 모습과 레버의 위치를 조절하는 방법. 변속 레버도 안쪽에서 동일한 방법으로 위치 조절이 가능하다. 브레이크 레버와 변속 레버의 간격은 2mm가 적정하다. |
레버에는 조절을 위한 홀이 하나 더 있다. 이것은 브레이크 모듈레이션을 더 짧거나 길게 조절할 수 있는 기능으로, 라이더의 스타일에 맞게 조절하면 된다. |
다운힐을 하기 전 더 풍부한 모듈레이션을 느끼기 위해 L로 조절하였다. |
기존 림 브레이크 레버보다 바깥쪽으로 조금 더 휘어진 디스크 브레이크 레버. 드롭을 잡았을 때 더 수월한 컨트롤이 가능하다. |
형태에 있어서는 림브레이크(오른쪽)과 큰 차이가 없다. 위로 8mm 더 사이즈가 커진 것이 그 차이다. |
미네랄 오일, 그리고 냉각보다 단열에 집중 |
캄파뇰로는 이번 디스크 브레이크에 미네랄 오일을 사용하고 있다. 미네랄 오일은 조금 더 친환경적이며, 부품을 손상시키는 경우가 적지만, 그 대신 열에 민감한 것이 단점으로 뽑힌다.
이런 민감성 때문에 브레이크로 인해 발생되는 열로 브레이크의 느낌이 바뀌거나 제동력이 떨어지는 등의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캄파뇰로는 냉각시스템보다, 열이 오일까지 전달되지 않도록 단열에 더욱 집중한 점이 특징이다.
이 단열을 위해 브레이크 패드와 피스톤을 새롭게 설계했고, 실제 10km 이상의 헤어핀이 포함된 다운힐을 하는 도중에도 브레이크의 느낌이 바뀌거나 제동력에 문제가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또, 패드와 피스톤은 자석을 이용하여 부착하기 때문에, 스프링을 사용하는 제품에 비해 빠른 움직임도 특징이다.
미네랄 오일이 적용되었다. |
패드는 열의 전달과 진동의 전달을 감소시키도록 디자인되었다. |
헤어핀이 많은 10km 정도의 다운힐에서도 완벽한 성능을 보여주었다. |
스페이서를 없앤 캘리퍼 |
캘리퍼 설계에도 캄파뇰로는 세심한 퍼포먼스에 집중하였다. 기존 디스크 브레이크 제품들이 하나의 캘리퍼를 이용해, 로터 사이즈에 따른 스페이서를 통해 세팅을 한 것과 달리, 캄파뇰로는 140mm 로터와 160mm 로터를 위한 캘리퍼를 따로 설계하여 출시한 것이다.
그 이유는 스페이서가 브레이크 세팅과 퍼포먼스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며, 특히 로터의 사이즈가 커질 수록 그 영향력은 커지게 된다. 캄파뇰로는 스페이서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사소한 성능의 차이에도 신경을 쓰며, 아예 처음부터 스페이서가 없이 장착할 수 있는 디스크 브레이크를 개발해 그 문제의 원인을 제거한 것이다.
캄파뇰로는 로터 사이즈에 따른 캘리퍼를 따로 개발하여, 프레임과 캘리퍼 사이의 스페이서를 제거했다. |
캘리퍼 스페이서 발생시킬 수 있는 문제를 아예 제거한 것이다. |
부드럽게 가공된 로터 |
현재 UCI 대회에서 사용하고 있는 디스크 브레이크의 로터는 가장자리가 부드럽게 연마된 제품들이다. 혹시나 라이더들이 로터에 부딪히더라도 날카로운 로터에 부상을 당하는 경우를 없애기 위해서다. 하지만, 실제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는 로터의 경우는 단순히 커팅만을 한 제품이기 때문에, 비교적 날카롭게 만들어져 있다.
캄파뇰로는 일반 라이더들에게 판매되는 제품까지 로터의 가장자리를 부드럽게 연마하여 제작하였다. 일반 라이더들도 그룹 라이딩을 하고, 아마추어 대회에 출전하는 데, 안전에 소홀할 수 없다는 점이 그들의 철학인 것이다.
캄파뇰로의 로터는 소비자들에게 출시되는 제품도 가장자리를 연마하여 부드럽게 만들었다. |
날카로운 로터에 혹시 부상을 당할 우려를 없앤 것이다. |
존다에 이어, 보라원, 샤말 디스크 브레이크 휠 출시 |
캄파뇰로는 디스크 브레이크 제품군의 출시와 함께 3가지 휠셋을 동시에 선보였다. 존다(ZONDA)의 경우는 지난 해 디스크 브레이크 모델을 이미 출시하였고, 이번 시즌에 보라원(BORA ONE)과 샤말 울트라(SHAMAL ULTRA) 시리즈에 디스크 브레이크 모델이 추가되었다.
존다의 경우는 지난 해 바이크매거진 리뷰를 통해 소개되었으며, 이번 프레스 캠프에서는 35mm 프로파일의 보라원 제품이 주요 제품으로 소개되었다.
카본 림으로 개발된 보라 시리즈 중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모델이 보라원이며, USB 세라믹 베어링과 디스크 브레이크를 위해 새롭게 설계된 플랜지와 림이 특징이다.
디스크 브레이크 전용 모델답게 림에는 브레이크 마찰면이 없으며, 그 결과 조금 더 가벼워진 림과 공기역학적으로 유리한 설계가 가능해졌다. 허브는 기존 플랜지보다 브레이크로 인한 뒤트림 강성을 높이기 위해 오버사이즈로 디자인되었으며, 앞 바퀴에도 메가 G3 스포크 패턴를 적용했다.
보라원 디스크 브레이크 휠. 앞 바퀴에도 메가 G3 스포크 패턴이 적용된 점이 특징이다. |
보라원 뒤 휠 |
쓰루액슬이 기본이며, 아답터를 통해 QR액슬로 적용할 수 있다. |
USB 세라믹 베어링과 알루미늄 허브 바디 |
샤말 울트라 휠도 함께 발표되었으며, 올 하반기에 공식 출시될 예정이다. |
디스크 브레이크, 강한 제동력이 아니라 뛰어난 모듈레이션 |
라이더들이 가진 디스크 브레이크에 대한 가장 큰 오해가 '강한 제동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물론 유압이라는 특성 상 적은 손의 힘으로도 강한 제동력을 만들 수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강한 제동력은 디스크 브레이크가 생각하는 주요한 목적이 아니다. 디스크 브레이크를 사용할 경우 얻게 되는 섬세한 브레이크 강도의 조절, 즉 모듈레이션의 조절이 디스크 브레이크의 더 큰 목적이다.
이런 이유로, 산악자전거에 있어서도 디스크 브레이크가 적용된 이후, 더욱 섬세한 컨트롤이 필요한 라이딩 기술들이 만들어지고 그로 인해 더욱 빠른 스피드의 다운힐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로드바이크의 경우도 섬세한 제동력의 조절은 매우 중요하다. 코너링에서 내가 원하는 정확한 스피드를 만들 때 더욱 빠르게 코너를 탈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차이는 직접 사용했을 때 확실하게 느낄 수 있게 된다.
캄파뇰로도 이런 모듈레이션 특징에 매우 집중하여 디스크 브레이크를 개발하였고, 지금까지 사용해 본 디스크 브레이크 중에 모듈레이션 조절은 단연 최고로 볼 수 있다.
물론, 디스크 브레이크로 인해 늘어나는 무게가 로드바이크 라이더들에게 가장 큰 관심사이다. 긴 업힐에 있어서는 무게가 그만큼 영향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하지만, 디스크 브레이크의 휠은 무게가 허브로 집중된 편이다. 림은 기존 림 브레이크 모델보다 더 가벼워졌다. 이 결과, 회전 가속도를 높이기 위한 파워는 오히려 더 적게 드는 점이 특징이다. 짧은 언덕이나 가속 구간에서 스피드를 높이는 데 더 유리할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림의 무게가 가벼워지면 오히려 휠 회전 가속을 위한 파워는 줄어들게 된다. |
단연 최고의 모듈레이션 조절 성능을 가진 캄파뇰로 디스크 브레이크 |
어쨌든, 캄파뇰로의 디스크 브레이크 발표를 통해, 세계 3대 주요 부품 브랜드가 모두 로드바이크를 위한 디스크 브레이크 시스템을 갖추며, 본격적인 디스크 브레이크 시장을 열게 되었다. 그리고, 이제는 라이더가 그 장단점을 파악하여 선택하게 되는 시점이 된 것이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디스크 브레이크 경험자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사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라는 의견이 대다수다. 물론 필자의 경우도 수년간 디스크 브레이크를 경험하며, 그 의견에 동의하는 바이기도 하다.
이제, 디스크 브레이크의 시장은 확실하게 오픈되었으며, 그 결정은 라이더들에게 맡겨지게 될 것이다.
관련 웹사이트
동진임포츠 : http://www.djsports.co.kr/
캄파뇰로 : https://www.campagnolo.com/WW/e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