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에디터 : 박창민 편집장
사진 : 박창민 편집장 |
자전거의 스피드에 있어서 에어로다이나믹과 무게는 매우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또, 최근 카본 소재가 퍼포먼스 자전거에 주로 활용되면서, 이와 같은 요소는 더욱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는데, 더욱 현실적인 접근 방법에 대한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중이다.
자체 풍동 실험실을 가진 스페셜라이즈드(Specialized)는 에어로다이나믹에 대해 더욱 민감하게 접근하고 있는데, 이번 시즌에 발상의 전환을 통해 한층 더 성능을 업그레이드 시킨 로발 래피드(Roval Rapide) CLX III, CLX 스프린트 휠셋이 출시되었다.
앞 휠의 림 깊이를 더 키우면 어떨까?
휠의 림 깊이에 따른 에어로다이나믹 효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는데, 림 깊이가 깊어지면 세일링 효과로 인해 측풍에서 에어로다이나믹 성능이 크게 향상된다. 이런 이유로, 스피드에 집중한 모델은 무게가 늘어나더라도 더 깊은 림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림 깊이가 깊어지면 무게가 늘어나는 것 외에도 돌풍에 의한 컨트롤 안정성이 크게 떨어진다는 문제가 더해진다. 그래서, 컨트롤에 민감한 앞 휠의 림 깊이를 조금 더 낮게 하여 안정성을 가져가는 것이 일반적인 생각이었다.
앞 휠의 림 깊이가 더 커지면, 더 빨라지지 않을까?
스페셜라이즈드는 같은 무게에 성능 만을 비교한다면 '앞 바퀴의 림 깊이가 더 깊은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아이디어에서 휠 디자인을 새롭게 출발했다. 에어로다이나믹에 영향을 받는 것은 뒤 바퀴보다 앞 바퀴가 훨씬 크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앞과 뒤의 림 깊이를 다르게 한다면, 뒤 휠보다 앞 휠의 림 깊이가 깊은 것이 실제 에어로다이나믹에 더 좋은 성능을 보인다는 것에 집중한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같은 무게의 휠셋이더라도, 더 성능이 좋은 휠셋을 만들 수 있게 된다.
공기 저항에 더 영향을 받는 것은 앞 휠이다.
같은 무게라면, 뒤보다 앞 휠의 림 깊이가 큰 것이 더 빠르다.
문제는 앞 바퀴 컨트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앞과 뒤 휠의 림 깊이를 다르게 적용할 경우, 앞 휠의 림 깊이가 더 큰 경우에 에어로다이나믹 성능이 좋아진다. 하지만, 돌풍에 대한 컨트롤 저하로 속도를 내기 어렵다면, 그 성능은 의미가 없게 되는 문제가 있다.
이런 부분에 있어서, 스페셜라이즈드 로발 휠은 이전 세대부터 측면 돌풍에 대한 안정성에 무척 강한 자신감을 가지고 있는 제품으로 꼽힌다. 림의 중간 부분의 두께를 더 두껍게 디자인하여 타이어보다 림이 더 두꺼운 것이 로발 휠의 특징으로 꼽히는데, 이번 신형 휠에도 이와 같은 디자인을 통해, 측풍에 대한 안정성을 유지하도록 했다.
스페셜라이즈드는 돌풍 테스트를 통해 CLX III 휠의 안정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CLX 스프린트 휠도 그에 못지 않은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번 테스트 라이딩에는 돌풍 수준의 바람이 불지는 않았지만, 꽤 강한 바람이 부는 날씨였고, CLX 스프린트(Sprint) 휠셋을 장착한 상황임에도 매우 안정적인 라이딩이 가능했다.
측풍 안정성에 강점을 가진 로발 휠은, 더 커진 림 깊이에도 안정성을 유지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테스트 라이딩에도 매우 안정적인 컨트롤을 전해 준, CLX 스프린트
타이어보다 림 폭이 더 넓은 디자인으로 돌풍에 대한 안정성이 높은 편이다.
무게를 줄인 초경량 카본 스포크
이번 휠셋에서 또 하나 눈여겨 볼 부분은 카본 스포크의 적용이다. 기존 CLX II 모델까지 금속 스포크를 사용했던 스페셜라이즈드는, 캘리포니아 버클리에 위치한 애리스 컴포지트(Arris Composites)와 협업하여 초경량 카본 스포크를 완성했다.
특히, 티타늄 연결 파트를 적용하여 무게를 더 절감했는데, 스포크 1개에 1.7g이라는 최고 수준의 경량화에 성공했다. 이로써, 기존 금속 스포크를 사용한 것보다 휠셋 전체에서 100g 이상 가벼워졌고, 강도는 63% 더 향상된 결과를 만들 수 있었다.
그리고, 허브도 카본 스포크에 맞게 플랜지가 작아진 로우 플랜지 허브(Roval Low Flange Hub)로 개발되었다. 이것은 높아진 강성의 카본 스포크의 승차감을 개선함과 동시에, 무게도 함께 줄일 수 있었는데, 기존 허브 대비 50g 이상 가벼운 것이 특징이다.
이와 같은 경량화를 통해, 기존 로발 래피드 CLX II 모델에 비해 새로운 CLX III는 215g 가벼워진 무게로 1.3kg의 경량 레이스 휠로 업그레이드 될 수 있었다.
1.7g의 초경량 카본 스포크 2개가 패키지에 스패어로 포함된다.
1g 단위로 측정이 가능한 저울이어서, 2g으로 표기되었다.
스포크 연결을 위한 부품도 2개가 포함된다.
티타늄 엔드로 마감되어 내구성과 무게를 줄인 스포크
휠 패키지에는 스포크 텐션의 측정값이 표기되어 있다.
카본 스포크의 강한 강성에 대응할 수 있도록 개발된 로우 플랜지 허브
로발 로우 플랜지 허브는 승차감 개선 뿐 아니라 경량의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프리허브 바디는 DT SWISS 래칫 EXP 제품으로, 시마노 및 스램 호환 바디가 모두 패키지에 포함된다.
래칫 EXP 프리허브 바디는 특별한 공구 없이 교체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플랫스탑 림 비드 후크
새로운 CLX III 및 스프린트 휠은 클린처 타이어와도 호환되며 더욱 안정성이 높은 후크 림을 사용한다. 그리고, 지난 CLX II 림에 비해 후크 상단의 넓이를 크게 넓힌 것이 특징이다.
플랫스탑(FlatStop)으로 불리우는 이 설계는, 노면과의 충격으로 인해 발생하는 핀치 펑크를 예방할 뿐 아니라, 펑크가 난 상황에서도 타이어가 림에서 완전히 빠져서 발생하는 사고를 예방하는 효과를 가져온다.
물론, 타이어에서 림으로 연결되는 매끄러운 연결이 줄어들며 에어 드래그가 다소 발생할 수는 있지만, 전체적인 안전성의 향상을 통해 라이더가 더 자신있게 스피드를 높일 수 있는 것이 장점이 된다.
후크 상단을 넓게 설계해 핀치 펑크를 예방하는 플랫스탑 디자인이 적용되었다.
타이어와의 안정적인 결합이 가능해서, 클린처 및 튜블리스 타이어 모두 사용할 수 잇다.
핀치 펑크 예방 뿐 아니라, 펑크 발생 시 타이어가 벗겨지는 사고도 더 줄여준다.
스피드와 빠른 반응성을 경험하다.
이번 리뷰를 위해 CLX III와 CLX 스프린트 휠셋을 모두 받았지만, 촉박했던 시간과 함께 장마가 겹쳐서 모두 테스트를 할 여유는 없었다. 그래서, CLX 스프린트 모델을 더욱 집중해서 살펴보고 싶었다. 두 휠셋 모두 1.3kg 대의 무게이며, 림 깊이가 더 큰 스프린트 모델을 통해 라이딩 안정성과 스피드에 대해 더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테스트 라이딩은 약 150km 정도 진행했는데, 새로운 로발 휠의 아이디어가 과연 실제 라이딩에도 적합하게 활용되는 지 확인이 필요한 시간이었다.
라이딩 전에 몇 가지 궁금한 점 있었다. 과연 63mm의 휠이 레이스에 사용될 만큼 충분한 반응성과 안정성이 있을 지, 5mm 이하의 림 깊이 차이라면 동일한 림 깊이를 쓰는 게 더 공기 저항에 유리한 것이 아닌 지, 카본 스포크로 강성이 더 높아진 휠의 승차감이 어떤 지 등이었다.
일단, 로발 휠은 카본 림부터 매우 강성이 높은 편이고, 카본 스포크까지 더해지면서, 반응성에 있어서는 58mm 깊이의 뒤 휠에서 기대했던 것보다 확실히 좋았다. 무게에 있어서도 가벼운 편이기 때문에, 업힐 성능까지 충분히 만족할 수준이다.
대신, 승차감에 있어서는 희생이 있는 듯 하다. 스페셜라이즈드 터보 28c 타이어를 함께 장착했는데, 4시간 라이딩이 지난 후부터는 피로감이 기존 휠에 비해 확실히 높은 편이었다.
약 150km의 라이딩 테스트.
스피드와 안정성, 그리고 페달링 반응에 만족도가 높았다.
카본 스포크 등 전체적으로 높아진 강성 탓에 승차감은 어느정도 희생이 필요한 듯 했다.
로발 래피드 CLX III
올라운드 레이스 휠셋인 CLX III는 51mm 림 깊이의 앞 휠과 48mm 림 깊이의 뒤 휠로 구성된다. 림 내부폭은 21mm로 25~30mm 타이어까지 두루 사용할 수 있으며, 일반적인 레이싱 스타일의 라이딩에서 고른 성능을 보여주는 것이 특징이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가벼운 애리스 카본 스포크와 로우 플랜지 허브가 적용되며, 실측 무게 1.32kg(앞뒤 휠셋)이라는 경량 레이스 휠셋으로 개발되었다.
로발 CLX III (앞 51mm / 뒤 48mm)
소비자가격 : 210만원(앞) / 260만원(뒤)
실측 무게는 앞 600g, 뒤 720g (림 테이프 및 튜블리스 밸브 포함)
앞 휠의 논드라이브 사이드는 12개의 스포크 적용
앞 휠 드라이브 사이드는 6개 스포크가 래디얼로 장착된다.
림 내부 폭은 모든 휠이 동일하게 21mm로 디자인되었다.
앞 휠의 외부 폭은 35mm
앞 휠의 림 깊이는 51mm
뒤 휠의 림 깊이는 48mm로 앞보다 3mm 작다.
림 폭도 뒤 휠은 31.5mm가 적용된다.
로발 래피드 CLX 스프린트
더 빠른 스피드를 위해 개발된 CLX 스프린트는 앞 63mm, 뒤 58mm의 림 깊이로, 일반적인 레이스 휠에서는 매우 깊은 편이다. 하지만, 여전히 가벼운 무게와 반응성으로 올라운드에 가까운 성능을 보여주며, 다양한 라이딩에 대응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로발 CLX 스프린트 (앞 : 63mm / 뒤 : 58mm)
소비자가격 : 210만원 (앞) / 260만원 (뒤)
실측 무게는 앞 640g, 뒤 740g (림 테이프, 튜블리스 밸브 포함)으로 1.38kg 세트 무게다.
스포크 패턴은 CLX III와 동일하다.
뒤 휠의 드라이브 사이드는 16개 스포크가 적용. CLX III와 동일하다.
뒤 휠의 논드라이브 사이드는 8개 스포크가 적용된다. (CLX III와 동일)
뒤 휠의 림 깊이는 58mm
림 폭도 34mm로 넓은 편이다.
앞 휠의 림 깊이는 63mm로, 에어로다이나믹에 최적화 되었다.
앞 휠의 림 폭은 35mm
로발 래피드 CL III
래피드 CL III 휠셋은 기본적인 형태가 CLX III와 동일하며, 디티스위스 허브 및 금속 스포크가 적용된다. 앞 51mm와 뒤 48mm의 림 깊이가 적용되면서 1.55kg 수준이기 때문에, 여전히 가벼운 휠에 속하고 있다.
로발 래피드 CL III (앞 : 51mm / 뒤 : 48mm)
소비자가격 : 100만원 (앞) / 130만원 (뒤)
트렌드를 변화시키는 이정표가 될 것인가?
라이딩 테스트를 하기 전에는 로발 휠의 새로운 개념이 좀 이해하기는 어려웠다. 휠의 공기 저항을 위해 굳이 앞 휠의 깊이만 크게 할 필요가 있었는지 의심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5시간이 넘는 라이딩을 하면서, 에어로다이나믹과 반응성을 동시에 만족시키기 위한 나름의 노력이었다는 것이 납득되기 시작했다. 림 깊이가 커지면 그만큼 페달링 반응이 떨어지게 되기 때문에, 선수들은 너무 깊은 림을 선호하지 않는다. 전체적인 스피드의 향상보다 빠른 반응성에 의한 경쟁이 로드 레이스에서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런 관점에서 테스트를 진행할 수록, 반응성과 스피드를 모두 높이는 방법으로 앞 휠의 깊이를 더 크게 하는 것이, 꽤 괜찮은 방법이라는 생각으로 바뀐 것이다.
최근에는 측풍 안정성에 대한 에어로다이나믹 발전이 충분히 향상된 상태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개념의 전환은 더욱 가능해진 시대다.
스페셜라이즈드의 새로운 개념이 휠의 트렌드를 변화시키는 또 하나의 이정표가 될 이유는 충분한 듯 보인다.
관련 웹사이트
스페셜라이즈드 코리아 : https://www.specialized.com/kr/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