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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정이현 기자
사진 : 박창민 편집장 |

사이클링에서 타이어는 자전거와 지면이 만나는 유일한 인터페이스로서, 라이더의 운동 에너지 전환 및 컨트롤을 위한 핵심적인 부품이다. 과거의 타이어 설계는 단순히 구름 저항을 낮추거나, 펑크 방지 능력을 높이거나, 무게를 줄이는 등 단일 변수의 최적화에 머물렀다. 그러나 튜블리스 레디(Tubeless-Ready, TLR) 시스템으로의 완전한 세대 교체가 이루어진 현재의 월드투어 레이싱 및 하이엔드 소비 시장에서는, 다양한 특성들을 하나의 구조물 안에서 극대화해야 하는 고도의 화학적, 구조적 엔지니어링이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기술적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이탈리아의 타이어 전문 제조사 피렐리(Pirelli)는 P ZERO Race(피제로 레이스) TLR SL-R 로드 타이어를 새롭게 개발했다. 이탈리아 밀라노-볼라테(Milan-Bollate) 자체 공장에서 생산되는 이 타이어는 피렐리의 로드 타이어 라인업 중 가장 진보된 형태이자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하는 모델이다.
피렐리 P ZERO RACE SL-R TLR (28/30c)
소비자가격: 159,000원 (1개)
피렐리 P ZERO RACE SL-R TLR 팀에디션
소비자가격: 165,000원
팀에디션은 노란색 컬러가 적용된다.
이탈리아 밀라노-볼라테 공장에서 생산된다.
공기역학의 새로운 시대, PAAS
전통적으로 자전거 타이어가 림에 장착되면 단면이 전구처럼 둥근 모양을 띠게 되며, 타이어의 둥근 측면과 림의 측면이 만나는 부분에 오목한 굴곡이 발생한다. 이 굴곡은 공기 흐름의 박리를 유발하여 미세 난류를 생성하고, 이는 무시하기 힘든 공기저항으로 이어진다.
피렐리는 이 오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허 출원 중인 PAAS(Pirelli Advanced Aerodynamic System) 기술을 개발했다. PAAS 기술의 핵심은 타이어 사이드월의 두께와 형상을 조절하여, 림과 매끄러운 단차 없는 세팅을 만들어내는 데 있다.
PAAS 구조가 적용된 P ZERO Race SL-R의 사이드월은 타이어 비드 쪽으로 갈수록 그 두께가 두꺼워진다. 이렇게 두꺼워진 사이드월 고무는 타이어와 림 사이의 빈 공간을 물리적으로 채워주어, 공기 흐름이 타이어 표면에서 림 표면으로 이동할 때 매끄럽게 흐르는 상태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과거 타 제조사들이 자사 휠셋과 결합했을 때 에어로 효과를 내도록 설계된 타이어를 출시한 적은 있으나, 피렐리의 PAAS 시스템은 타이어 자체의 물리적 프로파일을 변경하여, 최신 대부분의 광폭 카본 휠셋에서 보편적인 에어로다이나믹 효과를 얻을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마치 비드가 2개 있는 듯한 디자인의 피제로 레이스 SL-R
타이어의 두께는 비드 쪽으로 갈 수록 조금씩 두껍게 디자인되었다.
타이어 장착 시, 림과 타이어가 매끈하게 이어지도록 만들어 주는 PAAS
마칙 타이어와 림이 통합 디자인된 것처럼 장착된다.
세일링 효과와 항력 감소의 이득
이러한 매끄러운 에어포일(Airfoil) 형태의 통합 구조는 자전거가 측풍을 맞을 때 더욱 극적인 효과를 발휘한다.
타이어와 림의 통합 구조가 마치 요트의 돛과 같은 형태를 띠게 되어, 측면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추진력으로 변환하는 이른바 '휠 세일링 효과(Sailing Effect)'를 극대화하기 때문이다.
프로토타입 타이어를 대상으로 한 제조사의 윈드 터널 실험실 데이터에 따르면, PAAS 디자인이 적용된 타이어는 측풍 조건에서 평균적으로 최대 5와트의 파워를 절감할 수 있으며, 특정 요 앵글(Yaw Angle) 조건에서는 최대 15와트에 달하는 엄청난 에어로다이나믹 이득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PAAS가 적용된 타이어는 측풍에서 세일링 효과가 극대화 되어, 공기저항을 줄여준다.
SmartEVO² 컴파운드의 성능
타이어의 구름 저항과 접지력을 결정짓는 가장 근본적인 요소는 노면과 직접 맞닿는 트레드 고무의 특성이다.
타이어의 개발에 있어서는, 구름 저항, 젖은 노면에서의 접지력, 그리고 마모 수명이라는 세 가지 요소가 서로 상충하는 이른바 '마의 삼각관계'를 형성한다.
피렐리는 이러한 물리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고 수준의 모터스포츠에서 축적된 데이터와 월드투어 레이싱의 요구사항을 결합하여 새로운 SmartEVO² 컴파운드를 개발했다.
이 컴파운드는 각기 다른 특성을 지닌 3가지 폴리머의 블렌드를 기반으로, 혁신적인 혼합 공정과 새로운 원자재를 활용하여 합성된다.
주행 중 타이어가 빠르게 회전하며 발생하는 고주파 변형 환경에서는 고분자 사슬이 높은 탄성을 유지하여 에너지 손실(구름 저항)을 최소화한다. 반면, 코너링이나 급제동 시 발생하는 저주파, 고하중의 환경에서는 폴리머의 특성이 변화하며 노면과의 마찰계수를 극대화한다.
결과적으로 SmartEVO² 컴파운드는 타이어가 단순히 직선을 달릴 때와 극한의 코너링 상황에서 각기 다른 화학적 반응을 통해 뛰어난 성능을 갖추게 된다.

라이트코어(LiteCore) 케이싱 구조
트레드 컴파운드가 타이어의 표면 특성을 결정한다면, 케이싱(Casing)은 타이어의 뼈대이자 공기압을 담아내는 구조물로서 타이어의 형태, 승차감, 그리고 수직 순응성 등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이다.
기존 피렐리의 레이스 타이어 라인업은 스피드코어(SpeedCore) 케이싱을 표준으로 사용해 왔지만, 이번 SL-R 모델에서는 피렐리 역사상 가장 가볍고 효율적인 튜블리스 레디 구조인 라이트코어(LiteCore)를 새롭게 도입했다.
라이트코어 케이싱의 가장 혁신적인 구조적 변화는 타이어 내부에 존재하던 기밀층, 즉 공기가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주는 내부 부틸 코팅층을 완전히 제거했다는 점이다. 전통적인 튜블리스 타이어들은 내부 공기 유실을 막기 위해 얇은 고무 막을 케이싱 안쪽에 덧대었으나, 이는 타이어의 유연성을 떨어뜨리고 무게를 증가시키는 원인이 되었다. 피렐리는 이 기밀층을 제거하는 대신, 공기 유지의 역할을 튜블리스 실란트에 전적으로 위임하는 결정을 내렸다.
기밀층을 없애 무게를 줄인 라이트코어 케이싱 적용
라이트코어는 기밀층을 제거함으로써 120 TPI(Threads Per Inch) 구조의 케이싱이 가지는 본연의 유연성을 극대화하여, 노면에 대한 순응성과 승차감이 대폭 향상되었고, 구름 저항을 극도로 낮추는 결과를 만들어냈다.
라이트코어 시스템은, 과거 모델들이 트레드 아래에 3겹, 사이드월에 2겹의 케이싱을 배치했던 것과 달리, 트레드 아래를 2겹으로 줄이고 오히려 측면 사이드월을 3겹으로 강화하는 구조로 설계되었다.
트레드 중앙부의 케이싱을 2겹으로 줄임으로써 지면과 닿는 접지 면적의 변형 저항은 최소화되어 구름 저항이 낮아지는 반면, 코너링 시 자전거가 기울어지며 발생하는 강력한 횡압력을 버텨야 하는 사이드월은 3겹으로 보강되어 타이어가 무너지거나 밀리는 현상을 방지한다.
기존의 P ZERO Race TLR RS 모델과 비교하여 추가로 10%의 구름 저항을 더 낮출 수 있었던 배경에는 이러한 구조적 최적화가 자리 잡고 있다.
트레드 중앙 2겹, 사이드월 3겹 구조의 라이트코어 케이싱
펑크 저항력
하이퍼포먼스 타이어들이 가장 취약한 부분은 바로 펑크 방지 능력이다. P ZERO Race TLR SL-R의 중앙 트레드 두께는 불과 1.9 mm에 불과하다. 피렐리의 RS 모델이 2.4 mm인 것과 비교하면 극도로 얇은 두께이다.
1.9 mm라는 얇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펑크 예방에 대한 점수는 높은 편에 속하는데, 트래드 하단 2중 레이어가 날카로운 물체의 침투를 매우 효과적으로 방어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의도적으로 두껍게 설계된 PAAS 사이드월 구조 덕분에 더 두꺼운 측면 보호 능력과 함께 핀치펑크 보호력도 높아졌기 때문이다.
림과의 호환성
고성능 타이어의 성능은 그 타이어가 장착되는 휠 시스템(WheelSystem)과의 궁합에 의해 최종적으로 완성된다. 최근 자전거 휠셋 시장은 타이어의 공기 볼륨을 극대화하여 승차감과 코너링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림의 내부 너비(Internal Width)를 22 mm에서 25 mm까지 극단적으로 넓히는 추세이다.
P ZERO Race TLR SL-R은 이러한 광폭 림의 대중화에 발맞춰, 림 내부 너비 22~25mm의 넓은 림에 장착될 것을 전제로 형태가 설계되었다.
그리고, 22mm 이상의 림에 장착했을 때 실제 타이어 폭은(28-622 기준) 29mm 이상으로 실측 폭이 넓어지는데, 이는 접지 면적의 형태가 원형에서 둥근 타원형으로 최적화되어 측면 하중에 대한 지지력이 더욱 강해지는 결과를 만든다.
25mm 림 내부폭에 설치 시, 31mm 폭(28c 사이즈)으로 실측되었다.
이번 테스트에서도 28c 타이어를 림 내부폭 25mm 훅리스 휠에 장착했는데, 실측 타이어 폭은 31mm로 측정되었다.
또, 훅리스 림에도 호환되는데, 최대 공기압인 73psi 이하로 사용해야 하는데, 실제 28c 기준의 타이어로 55~65psi 공기압에서 최적의 성능을 발휘하고 있다.
이번 테스트에 있어서도, 앞 57, 뒤 60psi로 라이딩을 진행했고, 스피드와 컨트롤에 있어 매우 높은 라이딩 품질을 만들어냈다.
광폭 림에 최적화된 타이어이며, 훅리스의 최대 공기압은 73psi
스피드를 높이는 타이어 기술
로드 라이딩에 입문하면, 처음에 프레임의 업그레이드로 놀라운 변화를 경험하고, 그 다음은 휠셋을 업그레이드 하면서 그 차이에 놀라게 된다. 하지만, 프레임과 휠셋의 등급이 어느정도 이상으로 오른 다음에는, '타이어'의 차이가 주는 라이딩 품질 차이를 느끼며 다시 한번 즐거운 경험을 하게 되는 편이다.
피렐리는 다소 큰 변화가 없었던 타이어의 구조적인 형태에 있어서, PAAS라는 공격적인 디자인을 내세웠다. 이 변화는 장착 후에 타이어에서 림으로 매끈하게 연결되는 형태를 보면서, 확실한 차이를 느끼게 된다.
기분의 차이일 수 있겠지만, 휠이 측풍에서도 조금 더 매끈하게 달리는 것 같았고, 낮은 공기압임에도 코너링에서 사이드월 지지력이 높아진 것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일반적인 동호인이라면 FTP가 3.5w/kg을 넘는 경우가 드물다. 피렐리는 피제로 레이스 SL-R 타이어를 통해 5와트 이상의 절감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하니, 실제 라이더는 체중 2kg을 감량한 수준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물론, 공기저항이 적은 업힐 라이딩에 해당되지는 않겠지만...)
최신 로드 라이딩은 '스피드'라는 목표를 향해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피렐리의 피제로 레이스 SL-R 타이어는 이런 관점에서 확실히 타이어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관련 웹사이트
세파스: https://cephas.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