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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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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 소리마저 잔잔하고 고요한 미크로네시아(북마리아나 제도)의 사이판, 모든 것이 정제된 듯 깨끗한 자연환경과 멋들어지게 찍어놓은 사진 속 풍경이 어우러져, 마치 바다 위의 작은 천국인 냥 자리한 그곳에서 발칙한 지옥 라이딩이 펼쳐진다.
사이판의 면적은 제주도의 1/10 정도이며, 가장 긴 남북간의 거리가 약 22km에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알찬 볼거리는 결코 적지 않은 곳이다. 깊숙이 숨겨놓은 보물을 찾듯 사이판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값진 비경과 주요 코스를 달리는 '헬 오브 더 마리아나(Hell of the Marianas)' 자전거 대회를 다녀왔다.
올해로 8회를 맞은 헬 오브 더 마리아나는 국제대회라 할만큼의 경기 운영 시스템을 기대할 순 없지만, 사이판만의 지역 특성이 강하게 배어 있어 다소 이색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경기이다.
사이판 지형적 특징에 따라 해안선 전체 둘레를 달리지는 못하나, 업힐과 다운힐 코스가 다양해 아기자기한 라이딩 루트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사이판답다.
면적이 작아 구석구석을 탐방할 수 밖에 없는 100km의 경기 루트는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한 해안코스와 절벽코스, 일반 자동차도로 코스로 구성돼 있다.
바다 위에서 반짝이는 블루 사파이어 '마나가하섬'과 천연 산호 방파제에서 하얗게 부셔지는 파도 경계선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절벽코스는 에피타이저, 전쟁으로 남은 오랜 기록의 흔적과 태평양 섬의 상징인 열대나무 숲길, 사연을 안고 있는 듯한 바위, 관광지로 알려져 있지 않은 숨겨진 비경을 후식으로 즐기는, 최고급 레스토랑의 화려한 코스요리처럼 쉴 틈 없는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마리아나 관광청과 북마리아나 사이클 연맹이 주최한 헬 오브 더 마리아나 대회는 지난 12월 6일에 진행됐다.
동일한 100km의 경기 코스를 개인전과 2인이 50km씩 릴레이 하거나 4명이 25km씩 릴레이 경주하는 방식의 단체전, 로드바이크와 산악자전거 카테고리로 구분해 경기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로드 카테고리에서는 타이어 두께가 1.6인치 또는 4.06cm를 넘지 않았으며, 산악 카테고리는 그 이상의 두께로 제한됐다.
주요 경기 코스는,
오전 6시 15분 마리아나 리조트 출발
- 팝스 리조트(Palms Resort)
- 마리아나 리조트
- 찰란 페일 아놀드 길(Chalan Pale Arnold Rd)
- 자살절벽(Suicide Cliff)
- [보급소]
- 버드 아일랜드(Bird Island)
- 그로토(Grotto)
- 만세절벽(Banzai Cliff)
- 마리아나 리조트
- 아메리칸 메모리얼 파크(American Memorial Park)
- 비치로드(Beach Rd)
- PIC 리조트
- [보급소]
- 사이판 국제공항
- 산빈센트(San Vincent), 파파고(Papago), 칵만(Kagman) 빌리지
- 라오라오 베이(Lao Lao Bay) 골프장
- 이사 드라이브(Isa Drive)
- 찰란 탈라포포(Chalan Talafofo)
- 킹피셔(Kinggisher) 골프장
- [보급소]
- 캐피탈(Capitol) 언덕
- 래다(Radar) 언덕
- 마리아나 리조트 도착하는 코스로 진행됐다.
참가자는 50km 지점에 있는 PIC 리조트를 9시 15분까지 지나지 못한 경우 컷오프 대상이 됐으며, 최종 완주로 인정되기 위해 오후 1시 15분까지 결승선에 도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헬 오브 더 마리아나 경기루트에는 발칙한 특징들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는 희비가 엇갈리는 급경사 왕복 코스이다.
걷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경사 구간은 U턴 지점까지 몇%의 경사도 인지, 몇m를 오르거나 내려가야 하는지 표기가 없기 때문에 사전에 답사하지 않는 이상 상황을 전혀 알 수 없다.
U턴 지점에서 되돌아가야 하는 헛헛한 상황에 놓일 때마다 자기와의 싸움은 되풀이되는 것이다. 그러나 되돌아 가는 길이 오르막인 곳에서 만감이 교차하는 선수들의 표정이 이내 아름다운 풍경을 닮아가는 모습에 경기의 매력을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하게 된다.
사이판의 아스팔트는 일반 포장도로와 달리 산호도로라는 점도 이색적이다. 이 때문에 일반 도로보다 미끄럽고 비가 오는 날엔 더욱 위험하다.
경기가 펼쳐지는 12월은 우기가 아님에도 기후적 특성 상 간간히 내리는 여우비와 보슬비로 거리가 촉촉해지는 일이 다반사다. 특히 경기는 동트는 시간에 출발신호가 울리기 때문에 한밤중에 내린 비가 다 마르지 않고 경기가 시작되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낮에 뜨거워진 아스팔트를 살짝 적시는 수준일지라도 도로가 젖어있는 날에는 내리막길은 물론 평지에서도 난이도 높은 라이딩 실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처럼 경기 이름에 지옥(Hell)이라는 단어가 붙은 것은 단순히 어려운 코스가 있기 때문만은 아닌 것이다.
이번 경기는 나이와 국가를 초월한 150여명의 참가자들이 함께 했다.
사이판 지역 주민이 약 50%를 차지한다면, 나머지 50%는 비행기에 자신의 자전거를 싣고 온 해외 참가자들이다.
50%라 하더라도 전체 참가 인원 수가 워낙 적은 편이라 복잡하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대회가 치러졌으며, 한국, 필리핀, 태국, 타이완, 일본, 중국,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남녀노소 불문한 선수들이 참가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실력 또한 국적과 나이의 다양성 만큼이나 가지각색이다. 출발신호가 울리고 20~30분이 체 안되 벌어진 간격 만큼이나, '우승에 의미를 둔' 1등과 '참가에 의미를 둔' 꼴등의 기록이 이를 대신 증명한다.
이번 경기에서는 2시간 45분을 기록한 1등보다 7시간 6분을 기록한 꼴등에게 더욱 시선이 쏠렸다.
경기 중에 몇 번이고 넘어지고, 앞뒤 타이어가 펑크가 나는 상황이 연이어졌지만, 오뚜기 같은 마인드로 경기에 임한 한국 여자 선수 때문이었다.
마지막 최고 업힐 구간에서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는 바람에 경기 제한 시간인 7시간이 조금 넘어 최종 결승점을 통과했지만, 포기 대신 완주를 선택한 한국인의 강한 끈기를 볼 수 있었다.
그녀 뿐 아니라, Cut Off(주행제한)를 면치 못한 라이더가 아니라면, 대부분이 중도 포기 없이 완주하는 모습을 주었다.
헬 오브 더 마리아나는, 멋진 커리어우먼이 연상되는 경기였다. 아름다운 풍광 뒤에 숨어있는 도전적인 코스가 열정을 불태우도록 자극하고 함께 즐길 수 있게 한 대회의 매력포인트가 아닌가 생각된다.
취재협찬 : 마리아나 관광청
관련웹사이트
마리아나 관광청 : http://www.mymarianas.co.kr
사이판의 면적은 제주도의 1/10 정도이며, 가장 긴 남북간의 거리가 약 22km에 불과한 작은 섬이지만, 알찬 볼거리는 결코 적지 않은 곳이다. 깊숙이 숨겨놓은 보물을 찾듯 사이판 구석구석에 숨어있는 값진 비경과 주요 코스를 달리는 '헬 오브 더 마리아나(Hell of the Marianas)' 자전거 대회를 다녀왔다.
미크로네시아의 사이판에서 펼쳐지는 헬 오브 더 마리아나(Hell of the Marianas) |
사이판 다운 경기 코스 |
올해로 8회를 맞은 헬 오브 더 마리아나는 국제대회라 할만큼의 경기 운영 시스템을 기대할 순 없지만, 사이판만의 지역 특성이 강하게 배어 있어 다소 이색적으로 즐길 수 있는 경기이다.
사이판 지형적 특징에 따라 해안선 전체 둘레를 달리지는 못하나, 업힐과 다운힐 코스가 다양해 아기자기한 라이딩 루트를 경험할 수 있는 것이 사이판답다.
면적이 작아 구석구석을 탐방할 수 밖에 없는 100km의 경기 루트는 아름다운 풍광을 배경으로 한 해안코스와 절벽코스, 일반 자동차도로 코스로 구성돼 있다.
바다 위에서 반짝이는 블루 사파이어 '마나가하섬'과 천연 산호 방파제에서 하얗게 부셔지는 파도 경계선을 내려다볼 수 있는 절벽코스는 에피타이저, 전쟁으로 남은 오랜 기록의 흔적과 태평양 섬의 상징인 열대나무 숲길, 사연을 안고 있는 듯한 바위, 관광지로 알려져 있지 않은 숨겨진 비경을 후식으로 즐기는, 최고급 레스토랑의 화려한 코스요리처럼 쉴 틈 없는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경기가 펼쳐진 지난 12월 6일이 되기 하루전 마리아나 리조트에서 참가자 패키지를 수령하도록 했다 |
대회 진행을 돕기위해 한국에서 원정 온 자원 봉사단 학생들 |
출정을 기다리는 자전거들 |
출발을 앞두고 자전거 사전 점검하는 참가자들 |
동트는 시간에 울리는 출발 신호를 위해 준비하는 150여명의 라이더들 |
출발 후 20~30분도 체 안 돼 리딩 그룹을 형성한 1위(러시아),2위(러시아),3위(일본) |
참가자들이 많지 않고 수준 차이가 큰 편이라 초반부터 여러 그룹으로 나뉘어지는 편이다. |
보급소에서 제공되는 오렌지와 컵에 든 물 |
여성 참가자들의 모습이 꽤 많이 보였다. 우승을 경쟁하지 않는다면 사이판을 즐겁게 둘러보는 좋은 기회가 되기도 한다. 로드바이크 외에도 다양한 자전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
깨알같은 경기 코스와 진행방식 |
마리아나 관광청과 북마리아나 사이클 연맹이 주최한 헬 오브 더 마리아나 대회는 지난 12월 6일에 진행됐다.
동일한 100km의 경기 코스를 개인전과 2인이 50km씩 릴레이 하거나 4명이 25km씩 릴레이 경주하는 방식의 단체전, 로드바이크와 산악자전거 카테고리로 구분해 경기에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로드 카테고리에서는 타이어 두께가 1.6인치 또는 4.06cm를 넘지 않았으며, 산악 카테고리는 그 이상의 두께로 제한됐다.
주요 경기 코스는,
오전 6시 15분 마리아나 리조트 출발
- 팝스 리조트(Palms Resort)
- 마리아나 리조트
- 찰란 페일 아놀드 길(Chalan Pale Arnold Rd)
- 자살절벽(Suicide Cliff)
- [보급소]
- 버드 아일랜드(Bird Island)
- 그로토(Grotto)
- 만세절벽(Banzai Cliff)
- 마리아나 리조트
- 아메리칸 메모리얼 파크(American Memorial Park)
- 비치로드(Beach Rd)
- PIC 리조트
- [보급소]
- 사이판 국제공항
- 산빈센트(San Vincent), 파파고(Papago), 칵만(Kagman) 빌리지
- 라오라오 베이(Lao Lao Bay) 골프장
- 이사 드라이브(Isa Drive)
- 찰란 탈라포포(Chalan Talafofo)
- 킹피셔(Kinggisher) 골프장
- [보급소]
- 캐피탈(Capitol) 언덕
- 래다(Radar) 언덕
- 마리아나 리조트 도착하는 코스로 진행됐다.
참가자는 50km 지점에 있는 PIC 리조트를 9시 15분까지 지나지 못한 경우 컷오프 대상이 됐으며, 최종 완주로 인정되기 위해 오후 1시 15분까지 결승선에 도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100km의 경기코스 |
발칙한 지옥 라이딩, 급경사 왕복코스 & 산호도로 |
헬 오브 더 마리아나 경기루트에는 발칙한 특징들이 몇 가지 있다. 그 중 하나는 희비가 엇갈리는 급경사 왕복 코스이다.
걷는 것조차 쉽지 않은 경사 구간은 U턴 지점까지 몇%의 경사도 인지, 몇m를 오르거나 내려가야 하는지 표기가 없기 때문에 사전에 답사하지 않는 이상 상황을 전혀 알 수 없다.
U턴 지점에서 되돌아가야 하는 헛헛한 상황에 놓일 때마다 자기와의 싸움은 되풀이되는 것이다. 그러나 되돌아 가는 길이 오르막인 곳에서 만감이 교차하는 선수들의 표정이 이내 아름다운 풍경을 닮아가는 모습에 경기의 매력을 간접적으로나마 체감하게 된다.
첫번째 터닝포인트 '자살절벽' |
자살절벽에서 다운힐 할 때 내려다보이는 마나가하섬 |
두번째 터닝포인트 '새섬' |
세번째 터닝포인트 '만세절벽' |
다섯번째 터닝포인트 '킹피셔 골프클럽' |
여섯번째 터닝포인트 '레이다' 가장 높은 코스 |
간밤에 내린 비로 물기가 아직 남아 있는 다운힐 코스, 의지와 상관없이 쾌속을 경험하게 했다 |
낙타등 코스 |
미소를 잃지 않는 여유 라이딩 |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것을 증명해 보이는 참가자들 |
사이판의 아스팔트는 일반 포장도로와 달리 산호도로라는 점도 이색적이다. 이 때문에 일반 도로보다 미끄럽고 비가 오는 날엔 더욱 위험하다.
경기가 펼쳐지는 12월은 우기가 아님에도 기후적 특성 상 간간히 내리는 여우비와 보슬비로 거리가 촉촉해지는 일이 다반사다. 특히 경기는 동트는 시간에 출발신호가 울리기 때문에 한밤중에 내린 비가 다 마르지 않고 경기가 시작되는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한낮에 뜨거워진 아스팔트를 살짝 적시는 수준일지라도 도로가 젖어있는 날에는 내리막길은 물론 평지에서도 난이도 높은 라이딩 실력을 발휘해야 한다. 이처럼 경기 이름에 지옥(Hell)이라는 단어가 붙은 것은 단순히 어려운 코스가 있기 때문만은 아닌 것이다.
비에 젖은 도로가 다 마르지 않아 낙차하는 사고도 있었다 |
남녀노소, 국적불문 다양한 참가자들 |
이번 경기는 나이와 국가를 초월한 150여명의 참가자들이 함께 했다.
사이판 지역 주민이 약 50%를 차지한다면, 나머지 50%는 비행기에 자신의 자전거를 싣고 온 해외 참가자들이다.
50%라 하더라도 전체 참가 인원 수가 워낙 적은 편이라 복잡하지 않은 분위기 속에서 대회가 치러졌으며, 한국, 필리핀, 태국, 타이완, 일본, 중국, 미국 등 다양한 국가에서 남녀노소 불문한 선수들이 참가해 화기애애한 분위기가 조성되기도 했다.
실력 또한 국적과 나이의 다양성 만큼이나 가지각색이다. 출발신호가 울리고 20~30분이 체 안되 벌어진 간격 만큼이나, '우승에 의미를 둔' 1등과 '참가에 의미를 둔' 꼴등의 기록이 이를 대신 증명한다.
참가에 의미를 둔 '꼴등'이지만, 포기하지 않는 열정만큼은 '1등'이었던 한국 참가자 |
20대 여자부문에서 1등도 한국 참가자가 차지했다. |
이번 경기에서는 2시간 45분을 기록한 1등보다 7시간 6분을 기록한 꼴등에게 더욱 시선이 쏠렸다.
경기 중에 몇 번이고 넘어지고, 앞뒤 타이어가 펑크가 나는 상황이 연이어졌지만, 오뚜기 같은 마인드로 경기에 임한 한국 여자 선수 때문이었다.
마지막 최고 업힐 구간에서 자전거를 끌고 올라가는 바람에 경기 제한 시간인 7시간이 조금 넘어 최종 결승점을 통과했지만, 포기 대신 완주를 선택한 한국인의 강한 끈기를 볼 수 있었다.
그녀 뿐 아니라, Cut Off(주행제한)를 면치 못한 라이더가 아니라면, 대부분이 중도 포기 없이 완주하는 모습을 주었다.
사이판에 매료된 참가자들은 헬 오브 더 마리아나를 경쟁에 불타는 경기가 아니라, 함께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만들었다 |
헬 오브 더 마리아나는, 멋진 커리어우먼이 연상되는 경기였다. 아름다운 풍광 뒤에 숨어있는 도전적인 코스가 열정을 불태우도록 자극하고 함께 즐길 수 있게 한 대회의 매력포인트가 아닌가 생각된다.
취재협찬 : 마리아나 관광청
관련웹사이트
마리아나 관광청 : http://www.mymariana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