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라이즈드 트웬티나이너(29er)를 만나다.
에디터 : 박창민 기자
지난 7월 2일, 스페셜라이즈드 코리아는 바이크매거진 리뷰어들과 함께 29er(트웬티나이너) 산악자전거 체험 시승을 진행했다.
새로운 지오메트리로 진화된 스페셜라이즈드 29er를 만나보자.

더욱 진화된 스페셜라이즈드 29er(트웬티나이너)를 만나보자.

26인치와 차이가 없는 지오메트리
스페셜라이즈드 29er의 가장 큰 특징은 기존의 26인치 산악자전거와 거의 비슷한 탑승자의 자세를 만들어 낸다는 것이다.
이번에 시승을 한 29er는 15.5인치와 17.5인치 프레임 사이즈로 국내에 가장 흔하게 팔리는 종류였다.
29er에 대한 편견 중에 하나는 프레임이 커서 작은 사이즈라도 타기 어렵지 않겠냐는 것이었다. 하지만 스페셜라이즈드 29er는 기존 15.5인치와 거의 같은 높이를 유지하고 있어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26인치 에픽과 트웬티나이너 스텀점퍼, 둘다 S 사이즈 프레임이다.
거의 같은 크기로 보이는 프레임과 탑튜브의 높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휠의 사이즈는 큰 차이를 보여준다.

29er(왼쪽)의 핸들 높이를 기존과 맞추기 위해 짧은 헤드튜브를 사용한다.

로드 700c 휠과 비교해도 큰 29er 휠

약 74cm(29인치)의 휠 지름

큰 바퀴, 무엇이 유리한가?
그렇다면 왜 29인치 휠을 가진 29er(트웬티나이너)가 출시된 것일까?
바퀴가 크게 되면 기본적으로 지면에서 오는 충격에서 더 자유로워진다. 비포장 도로에서 흔히 만나는 돌이나 나무뿌리 등도 바퀴가 커지면서 더욱 쉽게 지나갈 수 있게 되고, 그 만큼 속도를 유지하기도 좋아지는 것이다.
이런 특징은 마치 적은 트래블을 가진 풀서스펜션 자전거를 타는 듯한 느낌을 만들기도 하여, 승차감을 훨씬 탁월하게 한다.
또한, 기존 26인치와 거의 같은 BB 높이에 비해 29er는 휠 중심의 높이가 높아서 탑승자의 안정성이 크게 증가했다. 이것은 마치 오뚜기처럼 탑승자의 무게만으로도 자전거의 중심이 잡히기 효과를 주며, 노면이 불규칙한 비포장 도로에서 균형을 잡기 위한 노력을 더 적게 들도록 한다.

29er, 그럼 다 좋은가?
26인치 휠보다 29인치 휠이 모두 좋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꼭 그런 것은 아니다. 29인치 휠을 가진 29er는 기존 26인치보다 빠른 코너링과 기술 위주의 라이딩에 불리한 편이다.
바퀴가 크기 때문에 카빙의 괘적이 크기 때문이기도 하고, 점프 등의 기술을 펼치기에 탑승자의 중심이 상대적으로 낮아 순발력이 떨어지는 원인도 있다.

장애물이 있는 지형도 비교적 쉽게 넘을 수 있는 29er

업힐에 있어서도
상대적으로 짧아진 체인스테이와 낮아진 BB 때문에 더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29er(왼쪽)는 바퀴의 반지름이 3cm이상 늘었지만,
체인스테이는 1~1.5cm 정도 늘어서 상대적인 체인스테이가 줄어든 효과를 볼 수 있다.

기술 라이딩보다는 주행성에 더 큰 효과가 있다.
29er의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주행성이 좋아졌다는 것이다. 다운힐이 좋아진 것은 당연한 부분이고, 언덕을 오르는 힘도 휠 사이즈에 비해 상대적으로 늘지 않은 체인스테이 덕에 좋아진 편이다.
뿐만 아니라 자전거의 중심을 잡기 쉬운 편이어서 오르막을 오를 때 중심을 잡기 위한 노력이 덜 필요하고, 오로지 페달링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바이크매거진 리뷰어들과의 라이딩
바이크매거진은 김학수(또너군), 김정훈(김_정훈), 강수정(봄) 등의 리뷰어들과 함께 29er를 체험하며 그 느낌에 대해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리뷰어 : 김학수

29er을 처음 접하였을때
"과연 산악코스에서 괜찮은 성능을 보여줄까?" 라는 선입견이 있었지만
그것은 기우였다.
휠크기가 커진 대신 낮은 BB설계로 인해 업힐 시 오뚜기같은 무게 중심이 잡혀
안정적인 주행감과 가벼운 페달링을 느낄 수 있었으며
거친 노면에서는 마치 풀샥을 타는 듯한 부드러운 승차감을,
그리고 다운코스에서는 표준(26인치 휠) 사이즈의 휠베이스와
동일한 지오메트리로 정확한 컨트롤이 가능했다.


리뷰어 : 김정훈

새로운것을 접하고 즐기는 것은 늘 신나고 흥분된다.
Specialized의 29er는 그 느낌이 다른 때보다 곱절이었다.
알루미늄 이외의 프레임을 처음 접했을 때 보다 그 느낌이 더욱 와닿고 더욱 구체적이었다.
바퀴가 커지면서 다리가 짧은 필자와 같은 사람은 발이 땅에 닿지 않으면 어쩌나 하는
몹쓸 걱정도 있었지만, 그런 불편함은 전혀 없고,
생각지도 않았던 위시리스트(Wishlist)가 생겨버렸다.

기존 26인치 자전거에 비해서 안정성이 엄청나게 좋아졌다.
큰 바퀴 덕분에 자잘한 돌이나 나무 뿌리는 쉽게 오를 수 있고, 균형 잡기가 쉬워져
더 자신감을 가지고 들이댈 수 있었다.
다만 테크닉이 부족해서인지 큰바퀴 덕분에 회전반경이 커져서
좁은 길에서 다루기가 어려운 느낌도 있었다.
그리고 아직은 국내에서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보니,
혹시 구입하게 된다면 관련 부품(타이어부터 시작해서)의 선택 폭이 넓지 않은 점은
어쩔 수 없이 감당해야 할 문제로 보인다.


리뷰어 : 강수정

29er를 타고 업힐을 하다가 다시 26인치로 바꿔탔을 때,
자갈이나 나뭇가지같은 장애물을 밟거나 피해가며 라이더가 중심을 잃지 않기 위해
많은 체력 소모를 한다는 것을 알았다.
29er의 큰 장점 중 하나인 장애물 돌파력은 라이더의 체력을 아껴주기 때문에
업힐시 26인치 라이더보다 유리하다.
하드테일임에도 불구하고 트래블이 작은 리어샥이 달려 있는 듯한 편암함을
느낄수 있어서 본인의 스타일에는 XC용 풀샥보다는 29er 하드테일로 바꾸는 것을
적극 고려해 보고 있다.

카빙턴에서는 무척 유리하지만 회전반경이 26인치보다는 크기 때문에
숏턴을 필요로 하는 구간에서는 스킬의 연습이 필요할 듯하다.
튜브나 타이어같은 소모성 부품을 손쉽게 구하기 어려운 것도 현재로써는
단점이 아닐까 한다.

29er, XC를 즐기는 여성라이더에게 제격이 아닌가싶다.
스페셜라이즈드에서 여성용 29er도 출시되었다니 여성라이더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생소함에 구매가 꺼려지겠지만 일단 타본다면...
그 매력에 빠질 수 있을 것이다.



주행 위주의 라이더라면, 풀서스펜션 XC보다 29er를 권장하고 싶을 만큼 이번 체험은 산악자전거 선택에 큰 전환점이 되었다. 밴쿠버에서 만난 샵 매니저도 스페셜라이즈드 29er 데모 라이딩을 진행하고 있는데, "부드러운 라이딩 느낌과 주행성"에 대해 매우 좋다고 강조했었다.
이제, 산악자전거의 선택에 있어서 새로운 전환 시기가 온 듯 하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위의 기사는 개인적인 용도 및 비상업적인 용도의 '퍼가기'를 허용하며, 상업적인 용도의 발췌 및 사진 사용은 저작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