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정비,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한 이유?
에디터 : 김수기 기자
사진 : 김수기 기자

자전거 정비는 쉬운 듯 하면서도 어려운 작업이다. 익숙하지 않은 공구와 민감한 부품으로 정비 입문 시절에 갖은 실수를 경험하면서 정비 경험치를 쌓아 가며 셀프 정비 레벨을 높여간다.
그러나 셀프 정비를 하면서 조심해야 할 부분이 바로 경험해보지 못한 정비 불량과 파손이다. 그리고 정비에 무관심하거나 허술하게 관리하다 보면 놓쳐버린 워런티로 상당히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자전거는 라이더가 간단히 상태를 체크할 수 있는 부분도 있지만 전문가의 경험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부품 교체와 정비는 다르다


정비 비용도 줄이고, 정비의 재미를 즐기기 위해 직접 정비하는 경우가 많다. 주기적으로 교체하거나 청소해야 하는 체인이나 트레이너 장착 또는 기어비 변경을 위한 카세트 스프라켓, 닳아버린 브레이크 패드와 타이어, 바람이 새는 튜브 등은 공구가 저렴하면서 셀프로 간단히 처리할 수 있는 부품이다. 
이처럼 셀프 정비는 부품 교체에 그치기 때문에 교체한 부품 외에 발생한 문제를 놓치기 십상이다. 그나마 셀프 정비가 가능하면 부품 수명에 대한 이해라도 있지만 자전거에 관심이 적은 라이더는 자전거에 생긴 문제에 대해 둔감하다. 대충 체인 윤활만 해도 잘만 타고 다니고, 내 자전거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한다. 어제 들리던 소음이 오늘도 나니 자전거 상태가 어제와 동일하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바이크매거진은 홈미캐닉 메뉴를 통해서 정비를 쉽게 따라할 수 있도록 동영상 자료를 제공하고 있다.
셀프 정비는 자전거를 즐기는 방법 중에 하나이지만,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
*자전거 정비 쉽게 따라하기: https://www.bikem.co.kr/content/content_list.php?gnum=24

셀프 정비가 가능하더라도 경험이나 공구의 한계로 전문 미캐닉의 손길이 필요할 때가 있다.

정비에 무관심하다 보면 교체 주기를 놓치거나 자전거에 생긴 문제를 해결하기에 늦어버리는 경우가 발생한다.
전문가에게 맡기면, 자전거 상태를 제대로 확인 받을 수 있다.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무관심의 피해


이번 기사를 준비하면서 튠업 바이시클에서 자문을 받았다. 장동연 대표에게 들은 사례를 보면 인터넷 커뮤니티에 올라오는 정비 문의글은 애교(?)였다. 비용도 비용이지만 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상황 직전까지 간 정비 사례를 보면서 누구라도 놓칠 만한 것들이었다.
자전거는 부품만 갈아 끼운다고 해서 최상의 상태를 유지하는 게 아니다. 교체하는 중에 과도 또는 과소 토크로 인한 체결 불량으로 파손이 발생할 수 있고, 지금까지 없었던 소음이 들릴 수 있다.
그리고 디스크 브레이크와 튜블리스 타이어, 일체형 핸들바, 전동구동계가 많아지면서 관련 작업도 의뢰가 증가했다. 또 속도계와 라이트, 블랙박스, 물통케이지 등 액세서리를 설치하면서 볼트가 망가지거나 부러지는 사례는 비일비재하다. 또, 평소에 볼 수 없었던 크랭크 안쪽이나 프레임의 파손은 눈썰미가 있어도 지나칠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이 흔하지는 않아도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베어링의 손상은 조금씩 진행되기 때문에, 누적된 부식이나 파손은 눈치채기 어렵다.

조임 토크를 초과하거나 과하게 꺾은 상태로 조립하게 되면 레버 클램프에 손상이 갈 수 있다.

소음 원인을 찾다가 비비쉘 주위에 발생한 크랙을 발견한 사례도 있다.

라이딩 중에 큰 충격을 받았다면 림과 스포크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튜블리스 타이어 사용이 많다보니 림테이프나 실란트 관련 정비도 늘어났다.

전동구동계는 레버와 배터리, 케이블 등에 손상, 누액, 절단 등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디스크 브레이크는 로터와 패드 마모, 브레이크 오일의 상태와 누유를 확인해야 한다.

프레임이나 부품, 구동계 등의 미세 크랙은 눈여겨 보지 않는 이상 놓치기 쉽다.

볼트는 나사산이 뭉개지고, 볼트 헤드가 손상되고, 아일렛이 흔들리는 등의 문제가 생기면 큰일이다.

휠셋이나 체인링, 카세트 스프라켓 등은 공회전을 시켜 일정하게 회전하는지 확인해본다.


정비는 정기적으로


간단 정비를 넘어 블리딩, 프레스핏 BB, 휠 빌딩까지 가능한 홈미캐닉룸을 꾸민 동호인도 있지만 대다수는 부품 교체도 어려워 하는 사람이 많다. 자전거를 자주 만지고,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는 라이더라면 모르겠지만 일반적인 동호인이라면 정비의 중요성을 간과하는 편이다. 자전거나 부품이 망가져야 정비를 받으러 가지 점검을 미리 또는 정기적으로 받는 라이더는 드물다.

튠업 바이시클의 장동연 대표는 AS나 워런티를 위해 구매 2년 이내로 점검을 받아보는 것을 추천한다. 2년이 지나고 나서 발견한 문제는 비용이 발생하기에 사전에 찾을 수 있다면 정비비가 아깝지 않고, 문제가 없다면 마음 놓고 자전거를 탈 수 있다. 워런티는 구매를 증빙할 수 있는 영수증이나 이체 또는 카드 결제 내역이 있어야 하니 구매 시 꼼꼼히 챙긴다. 

성수기에는 정비나 수리 시간이 오래 걸리기도 하고, 해외직구나 중고 구매자, 조립 완성차가 많아지면서 전문정비샵의 필요성은 더욱 높아졌다. 숙련된 미캐닉의 경험은 자전거 상태를 최상으로 유지시키고, 셀프 정비에서 놓칠 수 있는 문제와 워런티 적용 등 개인적으로 해결하기 힘든 일까지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올 시즌 동안 고생한 자전거가 내년에도 잘 달릴 수 있도록 지금 바로 자전거 상태를 확인해보는 건 어떨까?

튠업 바이시클의 장동연 대표는 가끔 너무 늦게 정비를 맡기러 온 안타까운 자전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정기적으로 점검만 받았더라면 간단한 청소와 윤활 정도로 끝날 일이 부품 교체나 워런티 접수 또는 회생불가 판정에 이를 수 있다. 자전거 가격을 떠나서 구매 후 2년 안에 점검을 받는 것이 자전거와 돈을 아끼는 방법이라고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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