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온을 맞이해 자전거의 나사 결합 상태를 확인해보자
에디터 : 김수기 기자
사진 : 바이크매거진

수많은 자전거 부품을 결합하는 데 쓰이는 것이 바로 나사(screw, bolt)이다. 나사는 일상생활에서도 흔히 쓰는 기계 부품으로 마찰력을 이용해 두 물체를 고정하고, 다시 해체할 수 있다. 나사는 진동이나 충격 등 외부 요인에 의해 생각보다 쉽게 풀릴 수 있어 부품의 파손 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리고 나사의 느슨한 결합과 더불어 고착 상태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2023년 시즌을 시작하기에 앞서 부품의 결합 상태를 확인해보자. 


나사- 스크류, 볼트?


나사의 모양과 크기가 다양하지만 먼저 명칭에 대해 짚어보자. 나사를 영어로 번역하면 스크류(screw), 볼트(bolt)가 있는데 둘은 사실 태생이 다르다. 스크류는 나사홈이 있거나 스스로 나사홈을 만들지만, 볼트는 나사홈이 없는 곳에 너트와 결합시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자전거에 사용하는 볼트 또는 스크류의 나사 머리는 육각 또는 톡스(별) 렌치로 푸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디레일러 한계조절 나사 정도가 십자 스크류 드라이버를 이용하는 정도이며, 육각과 톡스 렌치는 자전거 정비에 있어서 필수 공구이다.
나사홈이 나와서 하는 이야기이지만, 대부분의 나사는 오른쪽으로 돌려서 잠그는 오른나사이다. 반대로 왼쪽으로 돌려서 잠그는 나사는 왼나사인데, 극히 일부분인 자전거 페달, BB, 선풍기 등에서 찾아볼 수 있다.

나사는 스크류와 볼트로 구분할 수 있으며, 보통은 오른쪽으로 잠그는 오른나사이다.

왼쪽 페달은 왼쪽으로 잠그는 왼나사이니 주의한다. 오른쪽 페달은 오른나사를 적용한다.


풀림 방지를 위한 와셔와 고정제


나사는 나사산과 부품에 있는 나사홈이 맞물려 결합하지만 정밀가공 되지 않은 이상 마찰력이 떨어지게 된다. 접착제 전문 브랜드에서는 나사의 결합 마찰력은 공차와 오염, 침수 등의 이유로 15% 정도의 마찰력을 유지한다고 한다.
견고하게 고정되지 못한 나사는 진동에 의해 풀리게 되는데 이를 방지하기 위해 와셔(washer)나 나사 고정제 등을 사용한다. 

와셔는 부품 간의 접촉면 사이에 마찰력을 증가시켜 미끄러짐을 방지하는데, 평와셔나 쐐기 와셔, 스프링 와셔 등이 있다. 자전거 부품은 평와셔나 물결 와셔가 많이 사용되며, 페달이나 브레이크, 카세트 스프라켓, 스템, 물통 케이지 등에 주로 사용한다. 와셔는 나사를 풀거나 조이면서 빠트리는 경우가 있으니 분실에 주의한다.

나사는 진동에 의해 풀리기 쉽기 때문에, 정기적인 확인이 필요하다.

평와셔는 흔하게 사용하는 부품으로 나사의 풀림 방지는 물론 부품 표면을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보통 나사를 풀다가 와셔를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으니 정리정돈 된 곳에서 작업을 한다.


자전거 조립에는 나사가 풀리기 않도록 견고하게 고정하면서, 필요에 의해 다시 풀어야 하기 때문에 볼트 고정제(풀림 방지제)를 적당한 곳에 사용한다.
자전거 등 정밀 부품에서 주로 사용하는 나사 고정제로 대표적인 것이 록타이트 243이다. 록타이트 243은 청색의 액상 접착제로 손공구로 해체 가능한 수준의 고정강도를 가지고 있다. 또한 오일이 묻거나 고온(180도)의 환경에서 사용할 수 있고, 알루미늄이나 SUS와 같은 금속에서 우수한 능력을 보여준다.

이미 록타이트 243이 도포된 나사를 다시 풀었을 때는, 잔여물을 제거한 후 나사 중간에 고정제를 다시 도포하고 결합한다. 록타이트 243의 경우 혐기성 접착제이기 때문에 외부로 노출된 고정제는 닦아내주고, 결합 부위를 둘러서 얇게 도포한다. 초기 경화 시간은 30~60분 정도이다.
열가소성 플라스틱(ABS, PC, PVC 등)은 크랙을 유발하니 사용 부위의 재질에 주의한다.

자전거에서 나사 고정제를 사용하는 대표적인 부품은 브레이크 고정 볼트, 로터 고정 볼트, 스템 볼트, 크랭크암 볼트, 체인링 볼트(다트), 스포크 니플 등 주행 중 풀렸을 때 매우 위험한 부품, 또는 나사를 풀 일이 드문 부품이다.

나사 풀림을 방지하는 고정제는 혐기성 고정제이기 때문에 외부로 노출되는 부위까지 도포할 필요는 없다.
고정제가 도포된 나사를 풀게 되면 나사에 묻은 잔여물을 제거하고 새로 도포한다.

나사 고정제는 보통 금속에 사용하며, 열가소성 플라스틱에 묻지 않도록 한다.

스템과 핸들바의 나사는 정기적인 점검과 함께 고정제가 주로 활용되는 곳이다.

핸들바나 크랭크암이 풀리는 사고가 종종 일어나니 시즌온을 맞이해 한번씩 점검해보자.

스포크 풀림을 방지하기 위해 사용하는 락앤롤의 니플 크림은 나사 고정제의 대용품이 될 수 있다.

브레이크 캘리퍼나 로터 등을 장착할 때도 고정제가 도움이 된다.


오버 토크나 고착에 주의


나사를 단단히 잠그기 위해 과도한 힘을 줘서 나사 머리나 나사산이 뭉개지거나 나사가 부러지는 경우도 있다. 심각하면 카본 프레임이나 부품이 손상을 입기도 한다.
특히 시트포스트 클램프와 스템의 나사는 오버토크로 인한 사고가 가장 잦은 곳이다.
망가진 나사 제거는 공구가 따로 필요할 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공구를 제대로 사용하고, 필요 이상의 토크로 조이지 않게 토크 렌치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나사산이 망가지거나 나사 머리가 조금이라도 뭉개졌다면, 늦기 전에 새 나사로 교체할 것을 추천한다.

나사를 고정하고 풀 때는 나사 머리에 공구를 정확하게 맞추어 돌리고, 적정 토크로 작업을 한다.

카본 부품은 더 적은 힘으로 고정력을 높이기 위해 카본 그리퍼(카본 그리스)를 사용한다.
카본 그리퍼는 마찰력을 증대시켜 고정 토크를 줄여주기 때문에 나사 보호에 도움이 된다.

나사산과 나사홈의 접촉면은 시간의 경과나 온도 변화로 눌러 붙는 고착 현상이 발생한다.
고착이 심하면 풀 때 나사가 손상될 수 있는데, 나사산에 다목적 그리스를 도포해 놓으면 고착을 방지할 수 있다.

쓰래드 BB와 페달 등은 강한 토크로 고정하기 때문에, 고정제보다는 고착 방지를 위한 그리스를 이용한다.


나사 관리만 잘 해도 안전 라이딩


자전거는 거의 전체의 부품을 나사로 고정하여 완성되는 제품이다. 게다가 시속 100km에 가까운 속도에서도 안전하게 달려야 하는데, 가벼운 무게를 유지하기 위해 튼튼하고 강력한 볼트를 적용하기 어렵다.
자전거 사고 중에서 꽤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이 라이딩 중 부품이 풀리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나사 관리만 잘해도 더욱 안전하고 즐거운 자전거 타기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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