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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김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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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에 입문하고, 라이딩에 나서는 즐거움이 아직도 생생하다. 낮에 타고 집에 왔지만 몸이 근질근질해서 밤에 또 끌고 나가 한소리를 들어도 입문기의 라이딩 재미는 늘 새로웠다.
입문하고 나서 점점 라이딩 반경이 넓어지면서 만나게 되는 고개 중에 서울권 입문자를 울리는 유명한 고개가 있다. 바로 암사동에 위치한 아이유고개(암사고개)와 남양주의 미음나루고개이다. 한강 자전거길에서 잠수교 정도의 오르막만 봤던 입문자는 아이유고개와 미음나루고개를 오르는 순간 심박은 솟구쳐 오르고, 단내로 가득한 가쁜 숨을 몰아쉬며 멈추게 된다.
업힐이 두려운 입문자라면 아이유고개와 미음나루고개를 정복하고, 업힐공포증을 극복해보자.
아이유고개와 미음나루 고개
아이유고개(정식 명칭은 암사고개)는 남쪽 한강자전거길을 따라 구리암사대교를 지나 하남방면으로 가면 나오는 언덕이다. 아이유고개는 정상까지 세번의 경사가 센 구간이 있어 3단 고음 아이유를 빗대어 이와같은 이름이 만들어졌다. 거리는 1km가 되지 않아 짧고, 평균경사도는 5.5%이다.
체력이나 회복력이 약한 입문자가 초반부터 욕심을 내고, 쉬는 구간에 잠깐 회복하지 않고 밀어붙인다면 숨이 차거나 다리근육이 잠겨서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경사가 센 구간이 3개여서 아이유고개라 불리는 암사고개.
아이유 고개 고도표를 보면 3번의 업힐 구간을 볼 수 있다.
지도 보기 : http://kko.to/unemrhPfj
미음나루고개는 남양주 석수동에 위치하고 있으며, 북쪽 한강자전거길을 따라 왕숙천 합수부를 지나서 나오는 식당가에 있다. 이 고개는 서측 방향보다 서울로 오는 동측 방향의 업힐이 더 어렵다. 서측 방향은 초반의 짧은 고각 구간만 오르면 이후의 경사도는 심하지 않다. 동측 방향은 400m 정도의 거리이지만 평균 10% 경사도로 입문자라면 부담되는 경사도이다.
동측 업힐은 짧아서 평지부터 탄력을 받아 오르려는 입문자가 변속 타이밍을 놓쳐 페달링이 되지 않아 실패하는 경우가 많다. 10% 내외의 업힐을 오르기에 파워와 지구력이 부족한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서울 방향(동측)의 미음나루 고개는 짧지만 10%대의 경사도로 입문자에게 벽처럼 느껴진다.
덕소 방향(서측)은 초반부의 경사가 센 편이지만 동측에 비해 수월하다. 대신 길이 좁고, 자동차 통행이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미음나루 고개 고도표를 방향에 따라 난이도가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다.
지도보기 : http://kko.to/ZtQlZOPfj
기어비는 가볍게, 무정차 완주에 집중
아이유고개와 미음나루고개는 거리가 짧기 때문에 입문자가 하기 쉬운 실수가 바로 기어비를 무겁게 쓴다는 것이다. 짧은 거리니까 빨리 올라가겠다는 생각에 기어를 충분히 낮추지 못해 중간쯤에서 페달링이 되지 않아 멈추게 된다.
업힐을 성공적으로 오르기 위해 시간보다는 쉬지 않고 오르는 무정차 성공에 촛점을 맞춰 업힐 전에 기어비를 최대한으로 낮춘다. 기어비를 낮추기 위해 체인링(앞)은 작은 것으로, 스프라켓(뒤)은 큰 것으로 변속한다. 만약 장착된 구동계의 기어비가 충분히 낮지 않다면 체인링과 스프라켓을 교체하고, 간혹 뒷디레일러도 변경이 필요할 수 있다.
기어비를 가장 낮춘 상태에서 먼저 무정차 업힐을 성공한 후에 기어비를 조금씩 높여 경사도와 거리에 따라 자신이 사용할 수 있는 기어비를 확인한다.
시마노의 11-34T나 스램의 10-36T와 같은 기어비가 넓은 스프라켓은 업힐에서 큰 도움이 된다.
업힐이 약한 라이더라면 저단 기어비를 위한 작은 체인링도 고려할 아이템이다.
나만의 케이던스 스타일 찾기
자신이 평소에 편하게 페달링 횟수(케이던스, RPM)와 업힐에서의 페달링 횟수는 다르다. 업힐에서 기어비를 낮췄으니 케이던스가 빨라질 수 있지만 경사도가 올라가면서 케이던스는 떨어진다. 사람마다 편하게 느끼는 케이던스가 다르기 때문에 정상까지 지속적으로 오를 수 있는 회전수를 찾아야 한다.
첫 무정차 도전이라면 너무 낮지도(근육 피로), 너무 높지도(호흡 가빠짐) 않은 분당 70회전(RPM) 안팎으로 올라가본다. 무정차 성공 이후에 RPM을 올리거나 기어비를 조금 올려서 자신의 업힐 스타일을 만들어간다.
케이던스는 케이던스 센서만 있으면 스마트폰 어플리케이션이나 사이클링 컴퓨터(속도계)로 확인할 수 있으니 구매를 적극 권장한다. 추가적으로 심박 센서도 있으면 더욱 좋다.
케이던스 센서가 있으면 업힐 페이스를 확인하고, 유지할 수 있어 구매를 권장한다.
심박 센서나 파워미터도 자신의 페이스를 찾는 데에 도움이 된다.
자전거 세팅도 중요
입문자는 자전거에 대해 잘 모르다보니 관리가 부족하다. 특히 타이어의 공기압이 부족해 타이어가 주저 앉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가속 성능을 떨어뜨리고, 펑크 위험도를 높인다. 타이어 측면에 있는 최저/최대 공기압을 확인하고, 주기적으로 공기압을 맞춰준다.
입문자를 보면 안장 높이가 잘 맞지 않는 경우가 많다. 안장 높이가 맞지 않으면 다리가 쉽게 피로해지고, 힘을 제대로 쓰기 힘들다. 페달링을 할 때 무릎이 완전히 펴지지 않아야 하고, 페달을 뒤꿈치로 밟아서 아래로 내렸을 때 충분히 무릎이 펴지는 정도가 적당하다.
안장의 높이는 다리 길이가 같다 하더라도 개인차가 있기 때문에, 주기적인 피팅 서비스를 받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타이어 측면에 표시된 최저/최대 공기압을 참고해 주기적으로 공기압을 체크한다.
몸무게가 많으면 최대압에 가깝게, 적으면 최대압에서 10~20psi 낮춰준다.
기사 보기: https://www.bikem.co.kr/article/read.php?num=12239
안장에서 앞과 뒤에 앉는 포지션 변화
업힐을 오르면 앞바퀴가 높아지면서 자연스럽게 몸이 뒤쪽으로 쏠린다. 무게중심이 뒤에 있으면, 몸이 처지면서 더 힘들게 느껴지기 때문에, 평지 라이딩 때보다 안장 앞쪽으로 앉으면 조금 더 자연스러운 포지션이 만들어진다.
그러나, 안장의 어디에 앉느냐에 따라 페달링에 따른 근육 활용이 바뀐다. 약간 뒤에 앉으면 힘을 주기에 편하지고, 대신 페달링의 케이던스를 높이기에는 좀 힘들다. 또, 앞쪽에 앉으면 케이던스를 높이면서 가볍게 페달링하는 것이 편해진다.
이렇듯 안장 위에서 앞뒤로 조금씩 포지션을 옮기는 것 만으로도 긴 업힐에서 근육을 고르게 사용하여, 업힐 완주에 도움이 된다.
그리고, 상체를 너무 숙이지 않는 것이 좋다.
상체가 숙여지면 배가 눌리고, 횡격막이 충분히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줄어든다. 그래서, 호흡량이 줄어들고, 업힐이 길어질 때 가장 필요한 산소공급이 부족해질 수 있다.
힘든 업힐 중에 앞을 쳐다볼 여유가 없겠지만 앞바퀴에만 시선을 두지 말고, 몇 미터 앞을 보면서 심적 여유를 갖는 것도 호흡에 도움을 준다.
무정차 성공, 다회전 연습, 다른 업힐 도전
업힐에서 무리하지 않고, 낮은 기어비와 자신에게 맞는 케이던스, 적절한 심박 등만 지키면 아이유고개와 미음나루고개는 무난히 넘을 수 있다. 사실 위에 열거한 내용은 아이유고개와 미음나루고개에만 국한된 팁이 아니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다. 여러번 도전하고, 자전거를 끌고 오르기도 하면서 마일리지를 쌓아야 무정차 업힐은 물론 기록도 단축시킬 수 있다. 몇번 도전하면 코스를 이해하고, 쉬는 구간이나 남은 거리 등을 계산해 얻을 수 있는 심리적 안정감도 업힐에 힘이 된다.
업힐 초보 여러분도 벽처럼 느껴졌던 업힐이 나중에 가보면 과속방지턱(?)처럼 보여질 때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