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자로드] 강화도 해안 라이딩과 생새우
에디터 : 정혜인 기자

가끔은 혼잡한 도시를 벗어나 한적한 섬 라이딩이 끌릴 때가 있다.
꾸밈없는 시골 풍경과 잔잔한 바다를 배경으로 시간 조차 서행하는 듯한 공간 속에서 역동적인 움직임이라곤 나와 자전거 뿐인 그림이 꽤 낭만적으로 다가오는 계절에는 더욱 그렇다.
섬 라이딩의 또 다른 매력은 먹거리다. 섬에는 왠지 풍성한 먹거리가 가득할 것이라는 기대가 수학 공식처럼 따라붙는다. 그리고 그 기대는 결코 배반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 먹자로드로 선택한 곳은, 강화도다.

강화도 해안 자전거도로를 따라 살아있는 갯벌과 옛 선조의 역사 길을 탐방하고, 가을 제철을 맛보다
필자가 한 라이딩 거리 기준 약 55~60km.
* 지도를 클릭하면 더 크게 볼 수 있다.


강화도 양식장에서 먹는 생새우구이

서쪽 끝에 자리한 강화도는 인천에서 가장 큰 규모의 섬으로, 매년 가을 새우 성어기가 되면, 강화도 근해에서 잡아 올린 풍성한 새우 만선으로 활기를 띠는 곳이다. 그러나 자연산은 살아있는 생새우로 먹기 힘들고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자연산보다 양식이 더 인기다.
자연산과 맛과 품질에서 큰 차이가 없는 양식 생새우는 대부분 흰다리 새우이며, 9월~12월까지 맛볼 수 있다.

수도권에서 자전거로 접근이 용이한 인천의 강화도에서 9월~12월까지 생새우 구이를 맛볼 수 있다.

수족관에서 다리가 보이지 않을 정도의 빠른 속도로 헤엄치는 생새우를 소금 깔린 냄비에 사정없이 넣어버리면 요리는 끝난다.
강화도 양식 새우는 대부분이 흰다리 새우다.

주문한 양에서 일부는 회로 먹을 수 있다.

직접 생새우의 껍질을 깔 수 있다면 생새우 회에 도전!

강화도의 새우 양식장은 인터넷에 검색하는 것보다 많다. 겉으로 보기에는 음침한 공장 같기도 하고, 어판 작업장 같기도 한 콘테이너 박스가 해안도로를 따라 '새우 양식장'이라는 플랫카드 하나에 의지한 체 모습을 드러낸다. 각 양식장에서는 포장을 위한 구매만 가능하다. 현장에서 식사도 가능하나, 약 3분(자동차 기준) 정도 떨어진 별도의 식당으로 다시 이동해야 한다.
각각의 양식장에서 포장만 할 경우, 수산물 시장에서처럼 여러 상품을 두고 가격 흥정과 품질 비교를 할 수 없다 보니 믿고 구매하는 수밖에 없다. 대체로 포장은 25,000원, 식사는 35,000~40,000원이며, 1kg 기준이다.

양식장은 겉으로 보기에는 음침한 공장 같기도 하고, 어판 작업장 같기도 하다. 양식장에서는 포장 판매가 가능하며, 식사를 원할 경우, 양식장에서 운영하는 별도의 식당으로 이동해야 한다.

양식장과 식당은 별도로 운영된다.
주요 양식장으로는 박문양식장, 소루지양식장, 해운정양식장이 유명하며, 품질은 비슷하나 식사 가격으로 해운정 양식장이 가장 비쌌다.

주요 양식장으로는 박문양식장, 소루지양식장, 해운정양식장이 유명하며, 품질은 비슷하나 식사 가격으로 해운정 양식장이 가장 비쌌다.
양식장 외에도 후포항이나 초지항과 같이 나름 유명세를 탄 선착장에서도 포장과 식사가 가능하다. 어판장과 작은 횟집들이 몰려있어 활발한 분위기며, 양식장에서 운영하는 식당과 서비스나 가격적이 차이(특히 포장가격)가 있다. 대부분 횟집이기 때문에 회가 주요 메뉴이다.

양식장 외에도 후포항이나 초지항과 같이 나름 유명세를 탄 선착장에서도 포장과 식사가 가능하다.


역사와 자연이 살아있는 강화도 해안 반 바퀴

개인적으로 섬을 가장 잘 여행하는 방법은 자동차보다 자전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규모와 환경에 따라 선택은 달라지겠지만, 강화도 정도의 조건이라면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강화도는 해안도로 따라 도보여행길과 자전거길이 나 있다.
자전거길은 제주도 해안 자전거 도로처럼 깔끔한 포장 수준은 아니지만, 일반도로와 자전거도로 사이에 설치된 경계석으로 확실한 경계를 두어 많은 차량의 주차장으로 활용되거나 차선을 넘는 자동차들에 의한 위험에 노출되지 않아도 된다. 

자전거도로는 강화군청을 중심으로 남북을 분리했을 때 남단에만 자전거 길이 나 있고 해안남로 방면의 일부에는 길지 않지만, 단절구간도 있다. 그 덕에 호젓하게 농로나 시골 길도 달릴 수 있지만, 길 찾기가 불편한 점도 있는 건 사실이다.
둘레길처럼 보행자를 위한 '강화나들길' 이름의 도보여행길도 있는데 대부분 도로와 별도로 설계돼 있다. 이동 경로는 동일해도 자전거 도로와 겹쳐진 겸용도로를 만날 일은 적다.

강화도는 자전거로 여행하기에 최적화된 섬 중 하나이다.
강화대교와 초지대교를 건너는 순간부터 강화도 남단 해안로를 따라 자전거도로가 이어져있다.

해안로를 제외한 일반적인 내륙도로까지 자전거도로가 구축돼 있는 것은 아니다.

강화군청이 있는 중심부에서 해안로로 향할 때는, 강화대교 교차로에서 오른쪽 방향으로 이동하면 된다.

갑곶돈대에서부터 시작되는 자전거 길은 경계석으로 일반도로와 경계를 두었다.

강화도 남단의 해안로에만 자전거 길이 구축돼 있고 대부분 보행자 겸용 도로가 사용된다.



해안을 끼고 있어 바다와 살아있는 갯벌을 보는 일이 흔하다.


해안남로 방면 일부에는 단절구간도 있다. 그 덕에 호젓하게 농로나 시골 길도 달릴 수 있지만, 길 찾기가 불편한 점도 있다.

필자가 방문했을 때 무지개도 보는 행운도 얻었다.

자전거 도로가 끝나는 외포리 선착장에서 내륙을 가로질러 강화군청 방향으로 라이딩할 때 다시 자전거 도로를 탈 수 있다.
포장이 일부 벗겨지고 해안로 보다 더 굴곡진 코스가 많으므로 라이딩 시간 계산을 여유롭게 잡는 게 좋겠다.


강화도에는 자전거 도로 외에 강화나들길이라는 이름의 도보여행길이 따로 있다.


나들길 각 코스마다 완주 도장 인증센터가 있다.


평범하지 않은 흥미로운 코스

강화대교에서 출발할 경우 갑곶돈대를 지나면 평지만 나타나는 듯 싶다가 크고 작은 굴곡 코스가 연이어져 지루할 틈을 주지 않는다. 외포리 선착장에서 해안서로 라이딩을 마무리하고 강화도 중심내륙을 가로 질러 다시 강화대교 방면으로 향할 경우를 제외하면, 굳이 낙타등이라 표현 할만큼 굴곡이 심하지 않아 초보자도 충분히 달릴 만 하다.

또 두 바퀴가 스치는 길에 펼쳐진 옛 선조들의 역사와 문화 생활의 흔적, 살아있는 갯벌의 자연생태환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색풍경도 만날 수 있다. 곳곳에서 만나게 되는 돈대(갑곶돈대, 화도돈대, 용당돈대) 몇 곳과 광성보와 같은 유명한 역사의 현장에서는 숨을 고를 수 있는 쉼터도 마련돼 있다. 인근에서 맛 집으로 보이는 식당을 발견하거나 편의점에서 간단히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

가끔은 강화나들길로 달려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물론, 보행자를 보기 드문 평일 낮에야 가능한 일이겠지만, 그저 잠깐이라도 도로에서 달리는 것과 다른 풍요와 고요함을 준다.
해안로에 있는 강화나들길은 자전거 도로와 거리상 멀지 않은 간격을 두고 나 있지만, 로드바이크로는 다소 무리가 있는 노면이라는 점을 참고하자. 강화나들길 코스에 접어들었다가 다시 도로로 빠져나올 수 있는 구간은 많으나, 자전거 도로와 만날 수 있는 코스인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옛 선조들의 역사와 문화 생활의 흔적, 살아있는 갯벌의 자연생태환경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이색풍경도 만날 수 있다.


돈대 몇 곳과 광성보와 같은 유명 관광지 인근에는 쉼터와 편의점, 때론 맛집으로 보이는 식당도 발견할 수 있다.

만약, 강화도 관광지에 관심이 많다면, 참고하자.

허허벌판에 덩그러니 있는 용진진 앞 식당이지만, 왠지 맛집일 것 같은 포스가 풍긴다.
건너편에 편의점도 있다.



보행자가 거의 없는 평일 낮에는 강화나들길도 라이딩해 볼만하다.

자전거도로에서 라이딩 하는 것보다 자연을 더 가까이 느낄 수 있지만, 로드바이크로는 다소 무리가 있을 수 있다.


강화초지대교가 바라보이는 초지진 선착장 근처에서 식사를 해결할 수 있는 식당과 차 한잔 마실 수 있는 예쁜 카페가 있다.

자전거 보관이 용이하고 분위기 좋은 카페를 초지진 선착장 안쪽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커피를 맛보지 않았지만, 강화도 정취를 느끼며 쉬었다가기에 좋은 장소인 것 같다.


강화도 접근하기

강화도는 다른 섬과 달리 수도권에서 자전거로 접근이 가능하다. 지하철이나 기차는 없지만, 김포시와 연결된 강화대교와 초지강화대교만 건너면 자전거 도로와 쉽게 만날 수 있다.
그러나 두 개의 대교를 타기까지가 꽤 고난이도다. 한강과 아라뱃길을 십분 활용한다 해도 갓길조차 허용하지 않는 일반도로 구간이 길기 때문이다.
초지대교를 건널 계획이라면, 아라뱃길이 끝나는 지점에서 해안로를 따라 이동하면 되고, 강화대교를 건널 계획이라면, 신행주대교에서 벗어나자마자 48번 국도를 따라 가면 된다. 국도에서는 약간의 인도와 자전거도로를 만나긴 하나 도로주행이 많고, 차도에 차량수가 상당한 편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청라국제도시역(공항철도)이 가장 근접하다. 또는 고양시 행신역이나 능곡역(경의중앙선)에서 신행주대교를 건너 김포로 접근하거나, 강서구에 위치한 방화역과 강매역(5호선)에 내려 한강에서 아라뱃길을 따라 접근하는 방법도 있다. 이 또한 일반도로를 타야 하니 모험이 필요한 건 마찬가지다.
차량으로 이동할 경우, 해안로에서 멀지 않는 강화군청 또는 갑곶돈대, 강화광성보 등에 주차 후, 표지판에 등장하는 해안로를 따라 라이딩을 즐기면 된다.
강화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가는 버스가 있긴 하나, 수도권에서 출발하는 버스는 짐칸이 없는 게 대부분이다. 그래도 희망적인 소식은 오산, 평택, 청주, 광주 등에서 출발하는 경우, 짐칸이 있는 시외버스가 운행된다고 하니 참고하자.  

서울에서 강화도까지 자전거로 이동할 경우, 안전한 자전거도로를 가장 많이 접할 수 있는 방법은 신행주대교를 건너 아라뱃길을 타고 이동하는 방법이다.
[지도 크게 보기-사진 클릭]

파란선 박스 2
대중교통을 이용할 경우, 청라국제도시역(공항철도)이 가장 근접하다.

파란선 박스 1
고양시 행신역이나 능곡역(경의중앙선)에서 신행주대교를 건너 김포로 접근하거나, 김포에 위치한 방화역이나 강매역(5호선)에 내려 한강에서 아라뱃길을 따라 접근하는 방법도 있다.
[지도 크게 보기-사진 클릭]

강화초지대교와 강화대교를 건너면 강화도에 쉽게 접근할 수 있다.
(사진-강화대교)

강화대교
다리를 건너자마자 직진하면 강화 군청과 풍물시장이 있는 중심지, 초지대교 방면으로 향하면 해안도로를 만날 수 있다. 

강화초지대교
초지대교를 통해서 강화도로 진입할 경우 다리를 건너자 마자 왼쪽으로 가면 강화도 남쪽 해안로, 오른쪽으로 가면 갑곶돈대, 강화군청 방향이다.


강화도의 가장 큰 매력은 자전거 도로가 구축돼 있다는 점이다.
일반도로와의 경계선까지 확보돼 있어 안전하기까지 하다. 높지 않은 굴곡 코스가 라이딩 내내 계속되고, 주변으로 볼거리와 편의시설이 다양해 지루하지 않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포장이 일부 벗겨진 자전거 도로의 상태나 단절구간이 있긴 하나 예민하게 볼 수준은 아닌 정도이다.
자전거 도로가 강화도 인근 지역까지 뻗어 있다면 더할나위없이 좋겠지만, 강화도까지 도달하기 위한 과정이 꽤 고되다는 것이 여행길을 막는 핑계거리다. 하지만 강화도에서 가장 가까운 청라국제도시역까지 약 12km 정도니 크게 부담되는 거리는 아니다. 
이 또한 부담된다면, 자전거를 분해하거나 미니벨로를 접어서 수도권에서 출발하는 시외버스를 이용하는 방법도 염두해 볼만하겠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위의 기사는 개인적인 용도 및 비상업적인 용도의 '퍼가기'를 허용하며, 상업적인 용도의 발췌 및 사진 사용은 저작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