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마노 100년, 로드 레이스에 혁신과 변화를 만든 듀라에이스
에디터 : 박창민 편집장
사진 : 시마노 제공

자전거 동호인이라고 생각하는 라이더라면, 시마노(SHIMANO)라는 이름을 모를 리 없을 것이다. 자전거 자체를 생산하는 곳은 아니지만, 시마노는 현재 세계 자전거 업계에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브랜드임에 틀림없기 때문이다. 1921년 싱글프리휠 생산으로 시작한 시마노는 뛰어난 품질과 성능을 인정받으며, 현재까지 가장 보편적인 생활자전거부터 투르 드 프랑스에서 우승을 차지하는 최고의 레이스 바이크까지 'SHIMANO'의 이름을 새기고 있다.
올해로 100주년을 맞이한 시마노는 생활자전거, 산악자전거, 로드바이크까지 거의 모든 자전거 분야에서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로 성장했고, 이번 시간에는 '로드바이크'의 혁신을 이룬 시마노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1973년 첫 선을 보인 시마노 듀라에이스는 그 후로 로드 레이스 트렌드를 바꾸게 된다. 


듀라에이스, 로드 레이스를 변화시키다.


로드바이크의 등급을 정하는 기준을 시마노 부품 등급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듀라에이스 급' '울테그라 급' '105 급' 등을 붙여 등급을 매기는 것이 이미 익숙해질 정도로 시마노의 인지도는 높다. 그 중에서도 '듀라에이스(DURA-ACE)'는 최상급 로드바이크 등급으로 구분되고, 플래그십 자전거에 장착되는 부품으로 알려져 있다.

듀라에이스의 시작은 1973년으로 거슬러 오른다.
시마노 역사의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듀라에이스는, 이미 미국에서 성공적인 자전거 부품 업체로 성장한 시마노가 '로드 레이스'를 기반으로 한 유럽 시장 진출을 위해 준비해온 프로젝트였다.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한 프로젝트로 '듀라에이스'가 만들어졌다. 

로드 레이스 부품은 성능을 기반으로, 뛰어난 내구성이 중요한 시장이었고, 그 당시에는 캄파뇰로(Campagnolo)와 같은 브랜드에서 이미 단단하고 가벼운 알루미늄을 부품 소재로 활용되고 있었다.
이에, 시마노는 알루미늄 가공에 대한 기술 투자 및 연구와 개발 끝에, 듀라루민(duralumin)을 소재로 개발한 업계 최초의 자전거 부품을 시장에 선보였고, 그것이 바로 '듀라에이스' 역사의 시작이 된다. 그리고, 기존의 알루미늄과 비교할 수 없는 성능을 가진 듀랄루민으로 인해, 시마노 듀라에이스는 로드 레이스에 강력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벨기에의 플란드리아 팀은 시마노 듀라에이스를 사용하며 레이스에 나선 첫 팀이었다. 

듀라에이스를 출시하였지만, 유럽 부품에 익숙한 로드 라이더들에게 인지도를 높이는 것은 쉽지 않았다. 그래서, 시마노는 레이싱 팀 후원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벨기에 팀 플란드리아(Flandria)와 계약하며, 선수들과 미캐닉에게서 실제 레이스에서 겪는 피드백을 들을 수 있었다.
그리고, 선수와 스텝들의 피드백을 빠르게 제품 개발에 적용한 시마노는, 조금씩 듀라에이스의 인지도를 유럽에 알리며 더 많은 팀에서 듀라에이스를 원하는 상황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듀라에이스의 첫 모델 업데이트는 1978년, EX 시리즈의 11T 기어 탄생과 기능의 향상이었다. 그리고, 이 제품은 유럽에서 '듀라에이스'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켰다.
그 후, 1980년 에어로다이나믹 디자인을 적용한 AX 시리즈를 출시하며, 공기저항에 대한 선수들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했다. 하지만, 이 시리즈는 내구성 문제로 실패하며 시마노에 타격을 주었다.

1978년 발표한 EX 시리즈는 듀라에이스의 존재를 확실히 각인시킨다. 
공기역학을 적용한 AX 시리즈가 1980년에 발표되었지만, 내구성 문제로 실패한다.
이와같은 컨셉은 2000년 이후에 업계에 적극적으로 적용되며, 시대를 앞선 시마노의 혁신을 보여준다. 


인덱스 시프팅의 세계를 열다.


시마노는 에어로다이나믹 시리즈였던 AX의 실패에 굴하지 않고 변속 시스템의 역사를 바꾸는데, 그것이 바로 인덱스 시프팅을 적용한 '시마노 인덱스 시스템(Shimano Index System, SIS)의 출시였다.
1984년 출시된 이 7400 시리즈는, 기존까지 라이더의 감으로 시프트 레버를 위아래로 움직이며 변속했던 것을, 1단씩 변속할 수 있는 인덱스 시스템으로 혁신을 이룬 것이다. 기존 시프팅 시스템은 레버를 위아래로 조금씩 움직이며 정확한 변속의 위치를 라이더가 직접 맞추어야 했다. 변속 중 충격이 가해지거나 레버의 강도를 조절하는 다이얼이 조금 풀리면 라이딩 중 케이블이 풀려 원하지 않는 변속이 되기도 했다.
시마노 SIS 발표 후, 선수들은 거친 로드에서도 정확하게 변속을 할 수 있게 되었고, 변속 트러블에 대한 고민을 줄여 레이스에 집중할 수 있는 변화가 만들어졌다.

정확한 변속은 우승을 만드는 변화가 되었다. 

1984년 출시한 7400 시리즈 
1단씩 정확한 위치로 변속할 수 있는 인덱스 시프팅 시대를 열었다. 


듀얼컨트롤레버, 로드 레이스의 역사가 되다.


인덱스 시프팅의 혁신을 이룬 시마노는, 또 한번의 혁신을 준비했다.
그것이 바로 '듀얼컨트롤레버(Dual Control Lever)'의 탄생이다. 기존까지 다운튜브 상단에 변속레버를 위치시킨 것과 달리, 브레이크 레버와 변속 레버를 하나로 합쳐, 라이딩 도중 핸들에서 손을 떼지 않아도 변속을 가능하게 만든 혁신이었다.
1990년 듀얼컨트롤레버가 적용된 STI(Shimano Total Integration) 컨셉을 출시한 시마노 듀라에이스는, 로드 레이스의 환경을 완전히 바꾸는 계기를 만들었다.
기존까지 경쟁 선수가 변속 레버를 컨트롤 하는 것을 항상 쉽게 확인할 수 있었던 것과 달리, 듀라에이스를 이용하는 선수들은 핸들에서 손을 놓지 않고 변속을 했기 때문에 서로의 눈치싸움에서 확실한 우선순위를 가져갈 수 있었던 것이다. 또, 강력한 어택 중에도 자유롭게 변속을 할 수 있었기에, 경쟁자들과 완전히 다른 환경에서 레이스를 참가할 수 있었다.

로드 레이스의 역사를 바꾼 듀얼컨트롤레버가 1990년 발표된다. 
듀얼컨트롤레버가 포함된 듀라에이스 7400 그룹셋 


프로 레이스를 장악한 듀라에이스


시마노 듀라에이스는 2000년 대에 들어서며, 이와같은 혁신적인 기능과 부드러운 변속으로 선수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부품으로 자리할 수 있었다.
그리고, 2009년 전동변속 시스템인 Di2를 발표하고, '변속 트러블 없는 구동계'의 완벽성을 알렸다. 또, 투르 드 프랑스와 같은 최고의 레이스에서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고, 2013년 투르 드 프랑스에서는 모든 스테이지에서 옐로우저지를 입은 선수가 시마노 듀라에이스를 사용하는 기록을 만들었다. 또한, 그해 TDF 22개 스테이지 중 11개 스테이지 우승자가 시마노 듀라에이스를 사용해 선수들에게도 가장 영향력 있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2000년 대에 들어서며 듀라에이스의 영향력은 빠르게 커졌다. 
프로 대회 우승자들의 듀라에이스 점유율도 빠르게 상승한다. 
2009년 발표한 전동변속 시스템 Di2는 '완벽한 변속'이라는 트렌드를 만들어냈다. 
2013년 TDF는 모든 옐로우저지 라이더가 듀라에이스를 사용했고,
스테이지 우승 11개가 듀라에이스와 함께 하는 역사를 기록했다. 


더 많은 사용자를 위한 울테그라 탄생


시마노 듀라에이스 시리즈는 '레이스'라는 카테고리에서 최고의 퍼포먼스를 보여주기 위해 개발되었다. 그리고, 이와같은 기술력을 더 많은 라이더들이 체험할 수 있도록 만든 것이 바로 울테그라(Ultegra) 시리즈다.

첫 울테그라 6400 시리즈가 출시된 것은 1987년이었다. 울테그라(Ultegra)의 네이밍은 'Ultimate'와 'Integrity'를 합쳐서 만든 것으로, 시마노 최신 기술과 레이싱 퍼포먼스를 갖추면서 양산을 통한 가격경쟁력을 갖도록 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첫 버전부터 시마노 인덱스 시스템(SIS)이 적용되었고, 곧 이은 1992년 버전에서 듀얼컨트롤레버 기술이 울테그라에 포함되어 출시되었다.
그 이후로도, 울테그라 시리즈는 듀라에이스를 통해 발표되고 레이스에서 그 성능을 인증받은 기술들이 그대로 적용되어 출시가 이어졌으며, 시마노 로드 그룹셋 중에 가격 대비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갖춘 시리즈라는 명성을 이어간다.

인덱스 시프팅을 적용한 울테그라 6400 시리즈가 1987년 처음 소개된다. 
6500 시리즈는 1997년 발표되며, 경량 로드 부품으로 입지를 높였다.


울테그라 시리즈의 최근 변화는 2010년에 있었는데, 기존 시리즈와 달리 레이스 퍼포먼스에 더욱 집중된 라인업으로 업그레이드가 진행되었기 때문이다. 이것은 로드바이크 시장이 세계적으로 성장하면서 퍼포먼스 라이딩을 원하는 라이더들이 늘어났고, 그에 빠르게 대응하여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것이었다.
특히, 2011년 발표된 6770 시리즈 울테그라는 기존에 발표된 듀라에이스 Di2 전동시스템보다 더 발전된 기술의 Di2를 적용하며, 기존까지 듀라에이스를 통해 발표된 기능을 답습하는 시리즈가 아닌, 독립적인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이때 발표된 Di2는 디지털 기술을 통해 더 작아진 커넥터와 E-Tube Project 시스템과의 연동을 통해 PC에서 세팅을 관리할 수 있는 최신 기술들이 포함되었다.

로드 레이스 컨셉으로 성능을 강화시킨 울테그라 6700 시리즈 
2011년 발표한 울테그라 Di2는 기존 듀라에이스 Di2보다 더 진보적인 기술력을 적용해
독립적인 변속 그룹셋으로 입지를 높이기 시작한다. 


카본 로드바이크가 유행을 하는 트렌드에 맞추어 경량화 시킨 6800 시리즈가 2013년 발표된 후, 시마노는 디자인 뿐 아니라 시리즈 번호까지 완전히 변화시킨 R8000 그룹셋을 2017년 발표해 울테그라에 대한 만족도를 크게 높였다.
또, 그래블 바이크의 성장에 따라 울테그라 RX 시리즈가 2018년 출시되며, 울테그라는 더 많은 라이더들에게 최고의 성능을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그룹셋의 이미지를 이어가고 있다.

경량 레이스 컨셉과 새로운 시리즈 번호를 알린 울테그라 R8000 
그래블 라이더를 위해 산악 변속 기술을 적용한 RX 시리즈도 2018년 출시된다.

 

로드바이크 그룹셋의 변화


현재 로드바이크 그룹셋은 전동변속과 디스크 브레이크를 기반으로, 11단 카세트를 넘어 12단, 13단까지 발전을 이어가고 있다. 시마노는 여전히 부드럽고 빠른 변속을 기반으로 인지도를 이어가고 있지만, 아직 12단 로드용 카세트 출시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새로운 시마노 듀라에이스 그룹셋의 발표는 시장을 또한번 움직이게 하는 영향력을 가졌음에 틀림없다.
100년의 시마노 역사와 반세기의 듀라에이스 역사가 앞으로 어떻게 변화될 지 주목할 시점이다.


관련 웹사이트
시마노 100년 : https://www.shimano.com/en/100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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