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의 자전거 보관함, 드러난 관리수준의 차이
에디터 : 정혜인 기자
현재 국내에서 자전거를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시스템은 크게 자전거 보관함과 자전거 주차장 시설이 있다.
그 중에서 캐비넷 형태의 개별 수납형으로 이뤄진, 수도권 내 지하철역과 연계된 자전거 보관함들을 찾아봤다. 현재 파악된 수로는 14곳의 수도권 전철역 역사 내·외부, 1곳의 한남대교 남단 한강공원 인근, 1곳의 성동구청 청사 내에 위치해 있으며, 총 18개의 보관함이 cctv 보안 아래 무인 관리되고 있다.

2009년 3곳에 자전거 보관함이 도입된 이후로 다양한 장소에서 추가 도입한 결과 지금에 이르게 됐으며, 타 지역 지차체에서도 이를 설치하기 위해 예산을 추진 중이기도 하다
보관함은 각 지역 구청에서, 또는 한강사업본부와, 서울메트로, 서울도시철도공사에서 설치 및 관리되는 것으로, 각각의 시스템이나 관리방식에서 조금씩 차이가 있다. 현재 보관함이 위치해 있는 곳과 사용 규정은 무엇이며, 각 기관의 관리 및 시스템 실태는 어떤지 살펴봤다.

수도권 지역 전철역 내부 또는 인근 외부에는 총 18개의 자전거 보관함이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주요 보관함 운영시간 ; 전철 역사 내부 - 전철 운행시간
                                전철 역사 외부 - 24시간 (일부 제외)
장기간 방치 가능 시기 : 각 관리처에서 달리 제시하며 약 2~10일(특별 명시가 없으면 법규상 10일).
보관 자전거 표준 규격 : 27인치 내 휠 크기와 50~60mm 두께의 타이어.


관리 허점 드러낸 '성동구청 관할 보관함'

성동구청에서 설치 및 관리하는 보관함은 성동구청(2,5호선 왕십리역) 청사 내, 성수역(2호선), 뚝섬역(2호선) 세 곳에 위치해 있다.
캐비넷과 2단 레일형 거치 형태를 볼 수 있으며, 모두 외부에 두고 있다. 멀리서 외관상 보기에는 전혀 손색이 없어보였지만, 취재 당시 뚝섬역에 있는 캐비넷은 설치된지 오래된 탓인지 시스템이 오류가 나고, 7개의 칸은 고장난 체 복구를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성동구청청사(2, 5호선 왕십리역) 내
공영주차장입구 쪽에 잠금 캐비넷 10칸 & 2단 레일형 거치대가 설치돼 있다. 자체 홈페이지가 운영되지 않고, 현장에는 사용방법이 어디에도 표시돼 있지 않은 것이 조금 아쉽다.

이용방법 - 회원가입 절차 없이 키패드에 '* 원하는 비밀번호 #'를 누르면 잠금 비밀번호 설정. 

뚝섬역 1번 출구 계단(경사로 없음) 앞.
20개의 캐비넷으로 구성돼 있으며, 1~7번 칸은 고장으로 인해 올해 연말까지 사용 불가능하다.
공기주입기는 표시만 있을 뿐, 물품은 확인 되지 않는다.

뚝섬역 보관함은 별도의 회원가입없이 화면에서 안내/신청을 누른 후, 후불 교통카드인 티머니(T-money)카드로 인식증 절차를 밟으면 바로 사용가능하다.

성수역 3번 출구 계단 (경사로 없음) 뒤편,
20칸의 캐비넷과 2단 레일형 보관대가 2개 설치돼 있다.
보관함은 자리가 남는데 반해 레일형 보관대는 빈자리 없이 꽉 들어차 있고, 그 주변으로도 많은 자전거들이 널부러져 있어 어수선한 분위기다. 보관대의 추가설치가 필요한 실정이다. 
캐비넷 형태의 보관함은 사용 방법을 모르거나 시스템 오작동이 두렵다는 이유로 사용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캐비넷 앞에 무작정 세워놓은 오토바이로 3~4개 칸을 사용할 수 없게 된 상황임에도, 1시간이 지나도록 주차단속은 이뤄지지 않았다.

캐비넷 안은 비어있는데도 굳이 바깥에 세워놓은 자전거들.

뚝섬역 보관함과 시스템이 달라, 휴대폰 인증번호로 보관 가능하다.
   

보관상황이 보이는 '송파구청 관할 보관함'

잠실나루역 1번 출구 옆에 설치된 보관함은 회원제로 운영되나, 휴대폰 문자로 인증번호를 부여받아 주차관리시스템에 입력하면 비회원도 주차할 수 있는 보관 방식이다.
보관함 앞에는 대형 공기주입기가 비치돼 있어 누군에게나 눈에 띄고 사용이 용이하다.

잠실나루역 1번 출구 옆.
윗칸이 유리막으로 돼 있어 현재의 자전거 보관 상항이 쉽게 파악된다.
회원제로 운영되나, 비회원은 임시 인증번호를 부여받아 사용가능하다. 
그러나 문이 자동으로 닫히기 때문에 자전거를 넣고 빼는 데에 가급적 30초 내 해결하는 것이 좋다. 

보관함 바로 맞은 편에 비치돼 있는 공기주입기.


연회비 받는 '강남구청 관할 보관함'

강남구청에서 설치 및 운영하는 보관함은 삼성역(2호선), 학여울역(3호선), 수서역(3호선, 분당선, 외부)에 위치해 있으며 총 150칸이다.
유일하게 연회비를 받아 유료로 진행되는 곳으로 1년에 1만원의 요금을 받고 있다.
단 100% 회원제로 운영되며, 각 캐비넷 수×3의 수를 회원으로 받아 운영한다. 
또 최장 2일이상 방치할 경우, 이동조치 하겠다는 경고장이 전 캐비넷 각 칸마다 붙어있다.
회원가입은 강남구 자전거 홈페이지 에서 등록 가능하다.

삼성역 1, 2번 출구
총 60칸이 설치돼 있으며, 캐비넷이 전철역 외부에 있긴 하나, 통유리로 씌여져 이중 잠금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100% 유료 회원제로 운영돼 회원이 아니면 문을 열수가 없다. 
강남구청 관할 보관함은 최대방치 기간은 2일이다.

강남구청이 관할하는 삼성역, 수서역, 학여울역의 보관함은 전부 같은 구조와 시스템으로 카드를 대고 입구를 통과할 수 있다.

수서역사 내 자전거 표시를 따라 가면 내외부의 보관함을 만날 수 있다.

수서역 1번 출구에 있는 보관함.

보관함과 함께 그 주변으로 자전거 거치대와 자전거종합서비스센타(무료대여 및 수리)가 있다.

수서역 2번 출구에 있는 보관함.

학여울역 1번 출구 (SETEC 전시장) 건너편
학여울역에서 하차하면 4개의 층을 올라가야 지상 1층으로 빠져나올 수 있다. 에스컬레이터가 작동되지 않고 엘리베이터 이용객이 많을 때는 다소 힘에 부칠 수도 있다.
 
입구 옆에 작은 공기주입기가 마련돼 있다.


한강에 오리알(?) 같은 '한강사업본부 관할 보관함'

서울의 최장거리 자전거도로가 구비돼 있는 한강에 자전거 보관함이 1곳 있다.
한남대교 남단 하부(레인보우 카페 인근)에 위치해 있는 것으로, 10칸이 설치돼 있다. 관리가 가장 허술한 것으로 보여지는 이곳은, 보관 가능 시간이 2시간에 불과해 이용자 수 또한 가장 적을 것으로 보인다.
 
한남대교 남단(한남역 근처)에 위치한 보관함은, 2시간 이상 사용할 수 없다는 점과 외부에 있음에도 9시~24시까지만 이용 가능하다.

회원가입이 필요없으며, 키패드에 '*비밀번호#'을 눌러 잠금번호를 설정하는 방식이다.
유리창을 통해 내부에 자전거가 이미 보관돼 있는지 확인이 전혀 불가능하며, 관리를 끊은지 오래인양 두꺼운 먼지로 뒤덮혀 있다.
직접 보관함을 사용하려고 모든 보관함을 열어보았지만, 내부에 자전거가 있는건지 아니면 오류가 있는건지 어떤 보관함의 문도 열리지 않았다.


깨끗한 '서울메트로 관할 보관함'

서울메트로에서 설치 및 관리하고 있는 보관함은 종합운동장역(2호선), 삼각지역(4호선), 수서역(3호선, 분당선, 내부) 3곳으로, 미관상 깨끗한 외관을 유지하고 있다.
각 역사당 20칸이 설치돼 있으며, 종합운동장역과 삼각지역은 유일하게 수동식이 아닌, 기계식 형태를 갖추고 있다.
이는 홈페이지 ID 등록 회원제로 운영되며, 가입은 서울메트로 자전거보관함 사이트를 통해 가능하다.
서울메트로 관할 보관함의 최대 방치기간은 1회당 14시간 이상, 총 10일간 방치 할 수 없다. 

서울메트로의 기계식 보관함 관리 시스템.
3곳은 아이디 등록후 7일 후 정식 회원에 등록되며, 그동안 임시 아이디를 받아 사용하게 된다.

종합운동장역 6번 출구 방향
기계식 형태이며, 해당 홈페이지 ID 등록 회원제로 운영된다.

자동으로 도어가 열리며, 별도의 닫기 버튼이 각 칸마다 설치돼 있다. 

삼각지역 1,6번 출구 방향
20대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다. 1일 1회당 14시간 이상, 총 10일간 방치 할 수 없다.

수서역 1번 출구 방향
이곳은 24시 이용 가능하며, 20개의 칸에서 보관 중인 칸은 빨간색 등이 켜져 표시된다.

후불 교통 티머니(T-money)로 등록 가능하며, 타사 교통카드는 이용이 불가하다.


전철역 입구부터 남다른 '서울도시철도공사 관할 보관함'

5,6,7,8호선을 관할하고 있는 서울도시철도공사는 고려대역(6호선), 석계역(6호선), 화랑대역(6호선), 봉화산역(6호선), 먹골역(7호선), 신풍역(7호선) 6곳에 보관함을 설치 및 운영하고 있다.
보관함은 각 전철역 내부에 위치해 있으며, 시스템은 회원제와 비회원제가 함께 사용할 수 있도록 돼 있다. 또 보관 가능 대수가 전철역 외부에 표기 되기 때문에 성수기 시즌 혼란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도록 했다. 
회원가입 및 자세한 이용방법은 서울도시철도공사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5678 서울도시철도 공사 관할 자전거 보관함이 설치된 6곳 전철역 출구(각 전철역당 1개 출구)에는 '자전거 주차가능표시' 전광판과 경사로가 설치돼 있다.
대합실까지 내려가지 않고도 보관함과 가까운 출구에서 미리 확인할 수 있으며, 간혹 오류가 난 경우 '99'로 표기된다.

석계역 2번 출구 방향.
2008년 처음 설치된 것으로 나머지 5곳 보관함의 디자인과 보관 시스템이 다르다.

특별히 석계역에는 전동식 자전거 리프트가 설치돼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그러나 구간이 짧고, 이용이 번거로워 이용자 수가 적은 편이다.

고려대역 2번 출구 방향.
6개 역 동일하게 20대 보관 가능하며, 던롭방식의 공기주입기가 설치돼 있다.
석계역을 제외한 5개역 보관함은 외관을 아기자기한 그림으로 꾸며 산뜻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화랑대역 1번 출구 방향.

봉화산역 1번 출구 방향.

먹골역 1번 출구 방향.

신풍역 4번 출구 방향.

(왼) 석계역 보관 시스템
(오) 나머지 5곳의 보관 시스템.

시스템은 조금 다르나, 회원과 비회원이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비회원은 휴대폰 인증번호를 문자로 전송 받아 화면에 입력하면 바로 사용가능하다.


효율성과 실제 사용자의 입장을 고려해야 할 듯...

보관함 서비스로 자전거 이용 활성화 확대는 물론, 도난사고를 줄이는데 효과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관리 소홀로 인해, 시스템 오류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방치된 자전거를 매번 점검 하지 않아 비수기에도 빈칸이 없는 보관함도 있다. 
자전거를 보관함에 가져가기에 앞서, 인근 보관함에 빈칸이 있는지, 없는지에 대해 미리 확인하기가 어렵다. 특히 성수기 시즌, 공급 대비 수요가 많기 때문에 회원 등록 유무와 상관없이 자전거를 보관하지 못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또 비회원 사용 가능 보관함 중에서 티머니 카드를 사용해야 하는 등의 제약으로 사용이 난감하긴 마찬가지다. 

샌프란시코 지하철 역사 내부의 자전거 주차시설
지하철 이용 시간에만 사용이 가능하지만, 역무원이 바로 옆에 있어서 강제적인 도난 사고가 적고 실제 지하철 이용자들에게 매우 편리하게 활용되고 있다.

밴쿠버 시내의 자전거 주차대.
대규모의 자전거 주차 시설도 좋지만, 상가 주변에 이렇게 쉽고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자전거 주자 시설은 이용자의 편의를 크게 높여 준다.
게다가, 광고 게시를 통해 주차 관리 비용까지 마련할 수 있으니, 더욱 좋은 방법이 아닐까 싶다.

대외적으로 보면 분명히 좋은 시스템이긴 한 것 같으나 효울적으로 사용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과연 좋은 시스템이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 이에 무료보다는 저렴하더라도 일정한 요금을 책정해 사용에 대한 책임을 지게 하고, 해당 요금으로 시스템 개선 및 관리의 수준을 높이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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