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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박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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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저 민코, 앤드류 프루트 박사가 소개하는 스페셜라이즈드 바디지오메트리 |
자전거 문화와 기술이 발전해가면서, 초창기에는 자전거의 성능적인 면에 주요 초점이 맞추어 진 편이었다. 하지만, 자전거가 그 성능을 제대로 발휘하고 더 높은 퍼포먼스를 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바로 자전거에 올라 타는 라이더와 자전거와의 관계 개선이었다.
이와같은 자전거와 라이더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스페셜라이즈드(Specialized)와 함께 개발된 바디지오메트리 핏(Body Geometry Fit)에 대해 알아보자.
안장과 신발에서 시작된 바디지오메트리 핏 |
'바디지오메트리 핏'에 대한 개념은 2005년에 만들어진 것이지만, 그 시작에 대해 거슬러 올라가면 라이더의 편안함을 위한 안장의 개발을 만날 수 있게 된다.
1997년, 미국 바이시클링 지에 실린 '보이지 않는 위험'이란 기사에서, 자전거를 타는 동안 안장에 의해 내음부 동맥의 혈류를 방해하게 되어 장기적으로 발기부전 등의 문제를 만들 수 있다는 내용을 다루었다.
이와 같은 기사를 보고 의학박사였던 로저 민코(Roger Minkow)는 혈류량을 방해하지 않는 안장에 대해 연구하게 되었고, 그 연구 결과가 스페셜라이즈드와 연결되며 우리가 알고 있는 전립선 안장의 시초가 된 것이다.
스페셜라이즈드는 안장 뿐 아니라 라이더와 자전거가 접촉되는 슈즈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게 되었고, 스포츠의학 전문가인 앤드류 프루트(Andrew Pruitt) 박사가 합류하며, 효과적이며 편안한 슈즈의 개발을 하게 된다.
안장, 슈즈 등이 성공적으로 그 성능이 입증되고, 스페셜라이즈드는 '자전거와 라이더의 연결'에 대해 더욱 집중적인 연구를 진행하여 다양한 제품이 만들어졌는데, 이와 같은 제품과 함께 통합적인 피팅 시스템인 '바디지오메트리 핏(Body Geometry Fit)'의 개념이 나온 것이다.
사이클링과 의학의 만남을 선도했던 로저 민코(왼쪽)와 앤드류 프루트 박사 |
로저 민코 박사는 혈류량 측정을 통해 안장의 변화에 따른 효과를 과학적으로 설명하며, 바디지오메트리 안장의 성능에 대해 입증하였다. |
사이클링과 의학의 결합 |
바디지오메트리 핏은 기존 피팅과 달리 통계적인 수치보다 '의학적인' 접근에 더 관심을 갖고 있다. 라이더가 허리나 무릎 등에 통증을 느낀다면, 그 원인을 찾아서 제품을 개발하거나 자전거의 세팅을 변화시키는 방법을 꾸준하게 연구해 가는 것이기 때문이다.
라이더의 통증을 해결하기 위해 의학적인 접근이 필요했고, 그런 방법으로 라이더들을 개선하다 보니 '자전거를 라이더에 맞추는' 다양한 툴과 제품이 바디지오메트리 핏에 포함되었고, 라이더들의 성능향상과 안전에 대해 모두 효과적인 방법론으로 발전한 것이다.
피팅은 사이즈를 재는 것이 아니다. |
라이더의 편안함을 기반으로 한 피팅 및 제품 개발은, 바디지오메트리 핏을 시작으로 그 트렌드가 생겼다고 볼 수 있다.
기존 피팅 방법은 유명한 라이더의 자세를 기반으로, 그 사이즈의 통계적인 수치를 통해 자전거의 세팅을 추천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되었다. 심지어 요즘에도 많은 피팅 시스템들이 이와같은 사이즈 통계를 통해 라이더에게 자전거를 맞추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피팅이라는 것은 단순한 사이즈의 개념이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다르게 가지고 있는 유연성과 근력, 그리고 자전거 라이딩에 대한 경험 등이 피팅에 적용되어야 하고, 의학적인 진단에 의해 신체적인 특이점을 더해야 하는 것이다.
바디지오메트리 핏은 라이더와의 인터뷰로 시작된다. |
신체적인 진단과 측정을 통해 라이더의 특성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
스템의 각도와 길이를 쉽게 변경할 수 있는 바디지오메트리 피팅 스템, 이와 같은 다양한 툴이 제공되어 피팅에 도움을 준다. |
라이더의 신체특성에 따라 가능한 포지션을 테스트하며 측정을 이어간다. |
바디지오메트리는 옆에서 보는 X-Y축 개념에서 탈피해, 앞에서 보는 Z축 개념을 피팅에 도입했다. 이와 같은 측정 방법을 도입한 앤드류 프루트 박사는 오랫동안 라이더에게 문제로 여겨졌던 무릎 통증과 페달링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
바디지오메트리 핏은 라이더의 무릎 움직임에 주목하여, 정확한 상하 움직임을 만들도록 했고, 이것은 무릎 통증의 문제 뿐 아니라 성능 향상에도 크게 기여했다. |
로저 민코, 앤드류 프루트 박사와의 만남 |
바이크매거진은 바디지오메트리 핏 디자인의 기반을 만들 뿐 아니라 세계적인 스포츠 의학의 권위자인 로저 민코와 앤드류 프루트 박사를 만나, '바디지오메트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위에서 다룬 내용들 외에 지금까지 궁금했던 몇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들을 수 있었다.
로저 민코, 앤드류 프루트 박사에게 궁금했던 바디지오메트리에 대해 들을 수 있었다. |
- 엘리트 라이더와 동호인들의 피팅에 차이가 있는가?
두 그룹의 피팅을 위한 접근 방법은 동일하다. 알베르토 콘타도르, 톰 부넨 등 세계적인 선수들에게 적용되는 바디지오메트리 핏이나 일반 동호인들에게 적용되는 것은 기본적으로 동일하며, 제품의 선택에 있어서 '퍼포먼스를 위한 것인지' '편안함을 위한 것인지' 정도가 개인별로 차이가 있는 정도라고 보면 된다.
- 최근 스페셜라이즈드 안장의 종류가 많이 늘었다. 그 이유는?
피팅의 시작은 언제나 안장부터이다. 그래서 많은 라이더들에게 적용할 수 있는 다양한 라인업을 갖추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 가운데 홈이 있는(컷아웃 되어진) 안장의 좌우 균형이 무너질 수 있다는 이야기를 하곤 한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우리는 수 많은 안장을 만들고 피팅을 진행해 왔지만, 그런 문제를 호소하는 경우는 없었다. 그것은 아마도 정확하게 피팅을 받지 않고 안장을 선택해서 라이더가 안장 위에 똑바로 앉지 못해 발생한 문제일 것이다.
정확한 피팅을 받았다면 그런 문제는 없을 것이다.
- 자전거 팬츠의 셰미(패드)와 안장 간의 관계가 있는가?
안장의 선택만큼 셰미의 선택도 매우 중요하다. 셰미가 혈류량에 영향을 주는 부분은 거의 없지만, 편안함에는 큰 영향을 주기 때문에, 적당한 셰미를 선택하지 못한다면 제대로 안장에 앉을 수 없어서 피팅 자체에 영향을 주기도 한다.
- 슈즈 풋베드(인솔)에 관한 제품도 많은데, 풋베드 열성형에 대한 계획은 없는가?
풋베드는 슈즈와 라이더의 피팅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그것은 라이더에게 딱 맞는 제품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라이더의 문제점을 개선시키고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열성형을 이용한다면, 라이더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가져가는 것이지, 그것을 개선하는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아직 열성형 풋베드에 대한 계획은 없다.
- 리툴(Retul) 시스템과 협업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리툴의 창업자 중 3명이 나(앤드류 프루트)의 어시스턴트였다. 그래서 스페셜라이즈드는 그들의 3D 모션캡쳐 방법에 대한 관심이 많았고, 투자를 통해 지원을 하였다.
아직은 정확한 계획은 없지만, 언젠가는 그들의 기술력을 바디지오메트리 핏에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현재 가장 관심있게 진행되는 바디지오메트리 제품은 어떤 것이 있는가?
사실 바디지오메트리 페달에 대해 계속 고민을 하는 중이다. 이미 바디지오메트리 평페달은 가지고 있지만, 클릿 페달에 대해 계속 연구하고 있다.
발, 슈즈, 페달로 연결되는 관계는 무릎과 다리, 허리까지 이어져 페달링 퍼포먼스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개발한 좋은 슈즈와 잘 어울리는 페달은 그 상관관계를 개선하는데 중요한 역할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바디지오메트리 페달에 대한 고민을 꾸준하게 이어가는 것이다.
우리나라 바디지오메트리 핏의 교육을 담당하는 SBCU 이동건 프로페서는 "동일한 품질의 피팅 서비스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
'라이더에게 더 편안한 제품과 피팅'이라는 개념을 선도하며, 의학적인 접근과 과학적인 증명을 기반으로 한 스페셜라이즈드의 '바디지오메트리 핏'은 세계적인 피팅의 트렌드를 바꾼 개념이기도 하다. 국내에서는 2010년부터 SBCU를 통해 교육이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약 10여명, 연말까지 30여명의 바디지오메트리 핏 테크니션이 자격을 갖출 예정이라고 한다.
더 건강한 자전거 타기와 성능 향상을 위해 바디지오메트리 핏이 국내에도 잘 정착되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