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스를 향해 스위로 간다.
에디터 : 이경훈

6월 28일.  D+4

캠핑 듀 듀흐날에서 일어나 얼른 출발 준비를 합니다.
아침은 언제나 그렇듯 간단히 시리얼과 빵으로 해결하고, 설거지를 마친 후 캠핑장의 서비스존에서 캠핑카에 물을 채우고 나서 출발합니다.

출발 전에 차량 보넷을 열고 이리저리 둘러보는 운전병 출신 예비역 병장.  뭔가 막 좋다고 우와우와 하는데 저는 차에 대한 지식이 없어 그런가보다 합니다.

오늘도 평탄하고 끝없는 벨기에의 고속도로를 달립니다.  벨기에와 독일의 고속도로는 무료라 참 좋았습니다.
오늘의 이동 목표는 남부 벨기에->룩셈부르크->프랑스->스위스->샤모니 입니다.
물론 목표가 저랬다는 것이지 프랑스의 살인적인 톨비를 피해서, 그리고 시간 관계상 루트를 바꾸곤 합니다.

룩셈부르크 국경.
물론 EU 통합으로 국경사무소는 썰렁하고 차들은 풀 악셀로 지나갑니다.

신경써서 보지 않으면 지나치기 쉬운 유럽의 국경들.

룩셈부르크를 들어왔으니 일단 기름을 만땅으로 넣어 봅니다.

룩셈부르크는 세계에서 GDP가 가장 높은 부자 동네로, 대부분의 제품이 면세인 듯 했습니다.  때문에 기름도 싸고, 과자도 싸고, 왠만한 건 다 싸더군요.  디젤을 먹는 캠핑카로 프랑스에서 가장 싸게 넣었을 땐 리터당 1.3유로 가량, 이탈리아에선 1.6유로 가량이었는데, 룩셈부르크는 비교도 안되게 1.1유로 가량-_-;;;  때문에 룩셈부르크의 수많은 주유소들은 언제나 프랑스, 벨기에, 독일 차량으로 바글바글 합니다.

유럽에서 본 유일한 브롬톤.  뭔가 푸랑크 슐렉을 닮은 듯한 분이 타고 지나갔습니다.

룩셈부르크 곳곳에 걸린 자전거 광고.  여기는 앤디가 모델인 광고인데, 뚜르 드 프랑스에 관한 책 광고입니다.

이번 뚜르 드 프랑스에는 룩셈부르크가 공식 스폰서로 들어가 있을 만큼 최근 레오파드-트렉 팀과 함께 나라 전체가 '자전거'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고 있습니다.  뚜르의 캐러밴에서 던져주는 룩셈부르크 홍보 책자에는 자전거 도로, 아르덴느 클래식의 라이딩 코스 등이 수록되어 있어 라이더들을 유혹하더군요.

룩셈부르크의 공식 언어는 독일어, 프랑스어, 그리고 룩셈부르크 지방어 입니다.  그래서 나라 이름을 룩셈부르크(독일어)나 뤽상부흐(프랑스어) 등으로 모두 불립니다.  저희가 지나간 룩셈부르크 시티는 프랑스에 인접해서인지 모두들 불어를 사용했습니다.

이왕 룩셈부르크 지나가는거 차 안에서 대충이나마 훑어보고 가기로 합니다.

룩셈부르크 중앙역.  붉은색의 자전거 도로가 인상적입니다.
주인의 취향이 고스란히 노출된 쵸퍼 스타일의 자전거-_-

룩셈부르크 시티는 사람들도 많고 활기찹니다.

하지만 유럽 전역에서 보이는 '늑대'를 데리고 다니는 아저씨들은 여기도 예외가 아닙니다.
'개'라고 부르기엔 위압감이 상당히 큰 대형견들-_-  다행히 대부분 순합니다.

헐벗고 신발도 없지만 왠지 자연을 느끼는 듯한 배낭 여행객들.
하하하 우리는 캠핑카에 있지 (BGM♬ I'm on a boat)

자전거 경찰.  남녀가 한쌍으로 다닙니다.

여기저기 훑고 다니며 시내의 화려한 건물들을 구경하고

프랑스 방향으로 나갑니다.
프랑스로 나오자마자 국경도시인 메츠Metz에 들어가 나머지 필요한 캠핑 용품을 구입하고,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여기는 메츠의 데카뜨롱 Decathlon.  아웃도어 전문 마트로, 대형 창고 같은 건물이 레포츠 용품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이런 바지도 있습니다.
는 낚시용 바지.

사냥용품, 생존 용품, 서바이벌 등등 다 있습니다.

물론 캠핑용품도 있습니다.

자전거도 팝니다.
비트윈 b'Twin이라는 브랜드인데, 프랑스 내수 전용입니다.  자전거 참 묵직묵직 육덕육덕하니 근육질로 생겼습니다.  비트윈은 예전에는 뚜르에 참가하는 디비젼 1팀에 스폰서도 하고 그랬었습니다.  사실  Decathlon 자전거도 프랑스에는 있는데, 이제 단종이 됐는지 이 매장에는 없었습니다.

어린이용 로드도 판매합니다.
유럽의 자전거 소비자가 얼마나 많은지, 이러한 유아용 로드도 나이별로 종류가 많고, 여성용 자전거도 종류가 다양합니다.  한국 같은 척박한 시장환경보다 재고 부담이 훨씬 덜하다는 점이 아무래도 크겠죠.

자전거 휠도 이렇게 진열대에 놓고 팝니다.  물론 고가 제품보다는 저가형 제품이 많습니다만, 마빅 크로스라이드 휠을 그냥 카트에 넣어서 계산대에 가서 계산하면 되는 문화적 충격이....

각종 레버, 크랭크, 케이블 등도 잘 포장해서 판매합니다.

애프터마켓용 소라 크랭크는 포장지 뜯는 맛이 좀 있겠군요.

속도계 중의 으뜸인 가민은 그래도 비싸서 그런지 잠궈두고 팝니다.  보고 싶으면 직원에게 문의를.

데까뜨롱에서 구입한 텐트입니다.  캠핑카가 있는데 왠 텐트냐 싶지만, 나중에 참가할 프랑스의 레땁 L'Etape du Tour 대회에서 숙박 문제로 텐트를 구입해 갑니다.  120유로나 하지만 호텔비보다는 한참 싸서 선택한 옵션입니다.  당일날 이동 문제 때문에 캠핑카는 사용하지 못하는 문제가 있었는데, 나중에 레땁 편에서 다시 설명을 하겠습니다.

쇼핑을 마치고 바로 옆에 있는 퀵에 가서 패스트푸드 섭취.  프랑스판 롯데리아입니다.

이날 프랑스의 통신회사인 Orange의 SIM 카드를 구입해 스마트폰에 넣어서 이용해 보려 했지만, 복잡한 충전식, 점원의 무지 (상품을 제대로 알고 있지 않습니다), 그리고 정말 엄청나게 빠른 자동응답기의 말로 결국 SIM카드를 이용한 현지 전화번호 개통과, 3G 이용은 여행이 끝날 때 까지 사용하지 못하게 됩니다.  인터넷이 제때 되지 않아 고생을 몇 번 해서인지, 다음번 여행 때는 제대로 준비해야 할 부분입니다.

수많은 캠핑카들이 돌아다니는데, 생활자전거든 로드사이클이든 대부분 자전거를 달고 다닙니다.

공포의 프랑스 톨게이트!!!
프랑스는 고속도로 톨비가 무척 비쌉니다.  대충 200km 가는데 50유로(7만원 정도?) 이상 나오는 것 같습니다.

결국 톨비의 압박을 감당하지 못하고 스트라스부르에서 독일로 빠져나가 아우토반을 타고 스위스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스트라스부르는 대도시인데다 퇴근시간이라 교통정체가 있더군요.

스트라스부르에서 자전거를 이용하는 언니들.

스트라스부르에서 강 건너편인 오펜부르크로 도망갑니다.  역시나 신경쓰지 않으면 놓치기 쉬운 국경표시-_-

주유소 슈퍼에서 산 넛텔라 찍어먹는 과자.  넛텔라 뿐만 아니라 킨더 제품 등 유럽의 과자 상품은 페레로에서 꽉 잡고 있는 듯 합니다.  이외의 과자로는 뭐 감자칩 정도 밖에 없는 듯...

주유소에서 본 멋쟁이 아저씨.  저런 차도 정식 번호판 받고 고속도로 달리는 독일은 정말이지...
덕후 중에 으뜸은 양덕후라 하였고, 그 중에 제일은 게르만덕후라는 말이 사실이었습니다.

독일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모터사이클이 고속도로에서 빠른 속도로 가까이 오면 기꺼이 오른쪽으로 살짝 비켜줍니다.  모터사이클이 고속도로를 타는 것은 당연하거니와, 자신보다 속도가 빠르니 안비켜줄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느낌이 항상 듭니다.

스위스 국경.
스위스는 EU 회원국이 아닌 중립국이기 때문에 국경 사무소가 아직은 좀 뭔가 있습니다.
하지만 직원들이 별 관심 없이 대부분 그냥 통과시켜 줍니다.  두근거리면서 여권도 준비했는데 흐응...
스위스 국경도시인 바젤을 지나 베른을 거쳐 샤모니 방향으로 갑니다.

밤이 되어 저녁을 늦게나마 먹습니다.  해가 지는 10시 이후였지만 아직도 이동해야 할 거리가 많았기에 휴게소에 차를 대고 간단하게 저녁을 해 먹습니다.

파스타와 고기.

이동을 계속하다가 스위스의 거대한 호수인 레만 호수변의 도시 몽트뢰Montreux에 도달합니다.  밤이 늦었기에 일단 여기서 노숙을 하고, 다음날 아침 일찍 이동을 계속하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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