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땁 본편과 같이 엮어서 쓰고 싶었지만 전날도 워낙에 다이나믹하게 보낸 관계로 따로 올립니다. 아직 유럽 여행 반밖에 못왔는데 이 추세로 가다간 올해를 넘길 기세네요...  그래도 분량은 타협이 없습니다 ㅋㅋ

7월 10일.  D+16

오쏘와의 캠핑장에서의 첫날이 밝았습니다.
오늘의 임무는 레땁 당일을 위한 텐트를 설치하고, 기배형 행어를 고쳐보고, 차를 알프듀에즈에 갖다 두고 무사히 모단으로 복귀해 텐트에서 잠을 청하는 것입니다.
오늘 할일이 많은 관계로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를 해보려 합니다
는 오늘도 실패합니다-_-;;;  이동도 잦고 피로를 풀 수 있는 방법이 따로 없기에 잠에 의존해 봅니다.
게다가 해발 1400미터의 캠핑장은 너무나도 추웠습니다-_-  낮에는 해가 쨍쨍해서 따스한데 밤에는 산능성이를 타고 올라오는 바람에 오들오들 떨며 정말이지 너무 춥더군요.  아침까지 추위가 가시지 않으니 다들 침낭 안에서 꾸무적거립니다.

햇빛이 쨍쨍한 전형적인 프랑스 알프스의 여름 날씨!
저쪽 맞은편 산은 어제 갔었던 발프레쥐스 스키장 쪽입니다.  이쪽 동네 스키장은 따로 나무를 깎아 트레일을 만드는게 아니라 그저 나무가 없는 수목한계선 위에 눈이 쌓이면 그게 스키장인 부러운 곳...


머리카락이 푸드득 날아오를 것 같은 면도 강.


캠핑장의 뒷산입니다.


이것도 평범한 알프스의 뒷산....
사방이 화보입니다.


하루 세끼 유럽식으로 먹어야 건강한 느낌이 드는 지경.
아침은 시리얼, 바게뜨+잠봉 샌드위치, 바나나, 넛텔라+식빵, 잼, 버터 등이 준비됩니다.


마모뜨에서 본 대로 바게뜨 잠봉 샌드위치를 만드는 손놀림.
마모뜨의 보급소에서 할아버지들이 바게뜨를 잘라 안에 잠봉을 넣어 주는데 참 맛있어서 여행 후반부까지 저렇게 자주 해 먹었습니다.


아침을 먹고 나서 저는 어제 늦게 캠핑장에 들어온 관계로 체크인을 아직 하지 않은 상태라 혼자 리셉션으로 가봅니다.  만약 캠핑장에 너무 늦게 도착해서 리셉션이 문을 닫았다면 일단 빈자리로 들어와서 할꺼 다 하고 다음날 돈을 내면 됩니다.
하지만 너무 늦는, 예컨데 11시 이후에는 캠핑장 입구 자체를 닫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조만간 이거에 크게 당하게 됩니다...
이 오쏘와의 캠핑장은 작년 레땁 신청 이후 대략 2010년 12월 쯤 예약을 해두었는데 산꼭대기에 있다는 점만 제외하고는-_- 상당히 괜찮았습니다.  사실 모단 자체가 상당히 작은 마을이라 숙소도 많이 없어서, 모단을 중심으로 반경 25km 내의 모든 캠핑장과 숙소가 예약이 올 초에 끝난 상황이었습니다.


리셉션에 갔더니 왠 영국애들이 우르르 들어옵니다.  와중엔 역시나 영국인 답게 스카이 팀의 도그마 레플리카가 ㄷㄷㄷㄷㄷ
게다가 기어비는 스탠다드 53-39 크랭크에 무려 11-25t 카셋트!
주인한테 프로 선수냐고 물어봤더니 아니랍니다.  내일 너 고생좀 하겠구나 하하하하하하.....


내일을 위해 텐트를 설치합니다.


처음 꺼내서 설치하는 텐트인데 나름 할만하더군요.
4인용 텐트였는데 가격에 비해 상당히 괜찮더군요.  여행이 끝난 뒤 짐이 너무 많아져 가져오지 못해 약간 아쉬웠습니다.


차를 가지고 떠나기 전 다음날 아침까지 쓸 물건들은 모조리 텐트에다 집어 넣습니다.  캠핑장 안은 완벽한 건 아니지만 어느정도 보안이 되고, 이런 싸보이는 걸 훔쳐가는 사람은 없겠지 싶어서 그냥 왠만한 건 다 두고 옵니다.  유럽의 대도시는 소매치기나 범죄가 많다고 하지만 주로 지방의 캠핑장만 다녀서인지 이런 불상사를 당한 적은 없었습니다.


광합성 중인 기배형.
앞으로 파워블로거 답게 수많은 사진을 찍으면서 포토그래퍼 방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캠핑장 안에 있던 유아용 자전거들.  깜찍하네요.
물론 아이들에게 헬멧은 필수입니다.


캠핑장의 샬레에 있던 예전 시트로엥 랠리 차.  작고 귀엽더군요 ㅎㅎ


마모뜨보단 좀 더 컸던 레땁의 배번.


떼지 마시오, 접지 마시오 라고 써 있는 레땁 배번의 뒷편.  배번에 칩이 달려 있었습니다.


오늘 알프듀에즈까지 수고해줄 드라이버 강의 복장.  레땁 기념티에 공짜로 뿌리던 스코다 벙거지 모자입니다.


모단에서 오쏘와로 다시 올 교통 수단이 없기에, 자전거를 타고 올라오기로 해 자전거는 모단의 자전거 주차장에 맡기기로 합니다.  택시는 있지만 택시비를 낼 순 없죠 ㅋㅋㅋ
는 나중에 올라올 때 업힐만 40분 정도 하면서 그냥 택시 탈껄 그랬나 싶기도 하고.....


모단으로 내려가는 길. 
모단에 내려가서 무료로 제공되는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일단 기배형의 자전거부터 수리하기로 합니다.


주차장의 포커스 차.
후원하는 팀인 카튜사 팀 로고도 덕지덕지.


스페셜라이즈드만 4개를 달고 온 영국차량.
GB=그레이트 브리튼으로, 영국 차량입니다.  마모뜨는 네덜란드인들이 많은 것 처럼, 레땁은 영국인들이 많이들 옵니다.  최근 영국에 프랑스/이탈리아 사이클링 여행사도 우후죽순으로 생기고, 팀 스카이도 생기면서 영국에 사이클링 붐이 상당하다고 하더군요.


주차장을 나서는데 순딩이 발견!


헤헤.....


순딩이 주인.  개가 이쁘다고 하니깐 무지 좋아하십니다.

모단 시내의 마빅 부스를 찾아 이동.  마빅 부스는 발프레쥐스 스키장 위에 하나와 모단에 하나 있습니다.


과도한 깔맞춤이군요 ㅎㅎ



기배형의 등장으로 사진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모단 시내의 마빅 정비소.


볼일 없는 제 자전거와 지용이 자전거는 포개 놓습니다.


저희 말고도 꽤나 많은 사람들이 정비를 위해 이곳을 찾았습니다.  단순히 체인에 기름 치고 변속 봐달라는 사람들부터 저희처럼 행어가 휜 사람들까지 모두 잘 봐줍니다.



뚜르드 프랑스에서 볼 수 있는 마빅의 붕붕이 차 위에는 왠 스캇 애딕트가 있더군요.
휠은 물론 마빅ㅋ


흔한 프랑스의 국산 자전거 타임을 타고 다니는 아저씨.
물론 레땁 등과 같은 그란폰도에선 타임 RXR이라도 안장가방은 필수입니다.  하지만 왠지 초록색 안장가방으로 깔맞춤이 부족한 모습은 2% 부족한 전형적인 프랑스인 같군요.


또 다른 국산 자전거 룩.  여긴 탑튜브 위에 가방을 달아놨습니다.


마모뜨와 레땁 당일 동호인들을 위해 중립 지원을 나서는 마빅의 모터사이클.  휠이 망가졌을 때 교체를 해주고, 간단한 정비를 봐줍니다.  하지만 펑크는 때워주지 않고 개개인이 준비해야 하죠.


휠 거치대와 헬멧.


부스의 내부.  노란 감성이 충만하네요.


마빅 부스를 지탱하는 트레일러 내부.


마빅의 각종 휠, 림등이 빼곡하게 들어차 있고, 마빅의 중립 지원 자전거가 있습니다.  마빅의 노란색 자전거는 캐넌데일의 알루미늄 캐드9 자전거로 알려져 있습니다


정비를 받기 전 어떤 이유로 정비 서비스를 받으러 왔는지 입력하는 키오스크입니다.  별건 없고 그냥 차례 입력과 통계를 위한 것 같네요.  실제로 정비 받을 땐 미캐닉이 새로 물어봅니다-_-ㅋㅋ


기배형의 자전거를 받아 앞바퀴를 빼는 수염난 마빅 아저씨.


프로팀에서도 많이들 사용하는 앞바퀴형 거치대를 사용합니다.


양말도 마빅이랑께
유럽의 흔하디 흔한 반바지+긴양말 패션.
신발은 마빅과 같은 산하의 프랑스 스포츠 브랜드였던 살로몬 신발.


소프트케이스에 넣고 비행기 수화물로 보낼 당시 뒷 드레일러를 분리하지 않아 행어가 심하게 휜 기배형의 자전거.  항공 운송시 반드시 뒷드레일러를 분해해서 완충재로 감싼 후 프레임에 테이프 등으로 달아놔야 하며, 무엇보다 예비 행어를 반드시 챙겨야 합니다.


미캐닉에게 행어가 이래이래 됐다 하니 고민 좀 하다가, BMC용 예비 행어가 있는지 확인 하고, 없는 관계로 손으로 힘을 줘서 펴봅니다(!).  부러질 뻔한 상황인데 노련하게 잘 피던 아저씨.  행어가 약간 휘어있는 상태라 이후 +-나사를 조절해 맨 바깥쪽 스프라켓은 사용이 안되도록 조절하고, 체인이 스프라켓 안쪽으로 떨어지지 않도록 잘 조정했습니다.  의외로 쉽게 해결되고 이후 기배형은 체인으로 인한 트러블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유럽의 경우 서비스료와 인건비가 무척이나 비싸 샵에서 정비를 받으면 꽤나 많은 비용이 드는데, 마빅에서 무료로 정비 서비스를 제공해서 참 다행이었습니다.  프랑스 뿐만 아니라, 추후에 참가한 이탈리아의 그란폰도 피나렐로(라피나렐로)에서는 비토리아에서 정비 지원을 나왔더군요.


기배형의 여행이 끝날 때까지 잘 버텨준 행어.


우리 뒤에 있던 정비받으러 온 흑인 라이더.
헤드튜브 길이가....  하하하....


정비를 받고 나오는 다른 라이더들. 유럽에서 현재 단연 인기 최고인 레오파드 팀복을 입고 있네요. 레땁 당일날 수많은 사람들이 레오파드 팀복을 입고 있고, 같은 동호회도 아닌데 왠지 모르게 레오파드 트레인도 형성되더군요 ㅋㅋㅋ 프랭크의 룩셈부르크 챔프 져지도 있고 스위스 챔프 져지도 있는 등 유럽인들도 프로 팀복을 무지 좋아하덥니다.


일단 배고프니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모단의 까페에서 사 먹은 간단한 바게뜨 핫도그.  바게뜨 안쪽을 파내고 소세지랑 겨자를 넣었습니다.


까페 아저씨가 찍어준 단체 사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잊지 않겠다.


이제 모단 외곽에 있는 자전거 보관소에 자전거를 맡긴 후, 저와 지용이는 차를 몰고 알프 듀에즈에 차를 두고 버스를 타고 복귀하기로 하고, 기배형과 면님은 자전거를 두고 발프레쥐스를 구경한 후 캠핑장으로 바로 복귀하기로 합니다.


자전거 보관소 앞에는 자전거를 맡기고 난 동호인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레땁에서 많이 본 져지인 레오파드와 라파가 있군요.  많이 본 져지 순: 라파>레오파드>스카이>나머지.  대부분 영국인들입니다.

이제 두 그룹으로 나눠서 저와 지용이는 걸어서 캠핑카로 가고, 면님과 기배형은 버스를 타고 발프레쥐스로 향합니다.

먼저 저와 지용이의 하루.


캠핑카로 다시 걸어서 돌아가는 길에 왠 고양이가 슥 지나갑니다.
프랑스 고양이들은 사람에 관심이 없고, 사람도 고양이에 관심이 없습니다-_-  고양이들이 그냥 대로변에 사람들 사이에서 걸어다니는데 서로 별 신경을 안쓰는 훈훈한 모습.
다들 하나같이 잘 먹고 괴롭힘을 당하지 않아서 뚱뚱합니다.


뭐 임마?
얘는 뭔데 자꾸 따라올까... 하며 계속 뒤돌아보던...


동네 돼냥이 2.


관심을 주는 사람이 신기해서 밥 주나 싶어 기다리다가 좀 만져볼려고 하니 슥 빠져나갑니다.


밥 줄꺼 아니면 그냥 가라는 식의 시크한 프랑스 고양이들.


미니 형제
신형 미니, 구형 미니.


구형 미니는 무려 영국에서 타고 온 것이었습니다 ㄷㄷㄷㄷ  그릴에 붙어있는 영국 지도
계속해서 입에 붙더군요.  '하여간 영국놈들....하여간 프랑스놈들.....'

그리고 캠핑카를 타고 알프 듀에즈로 출발.

코스는 마모뜨에서 제일 처음에 넘었던 오르막인 글랑동을 거꾸로 올라가기로 합니다.
글랑동은 마모뜨때는 1등급 업힐이었는데, 거꾸로 오르면 20km의 평균 경사도 7%의 무시무시한 등급외 오르막이 됩니다.  발로와르에서 갈리비에를 오르는 것과 맞먹는 오르막이죠.


글랑동을 거꾸로 오르다보니 마모뜨에서 이곳을 벌벌 떨며 내려갔던 기억이 납니다.


오늘 역시 한참을 운전한 강군.


지금껏 올라온 글랑동의 길.
글랑동 정상에 거의 다 왔을 때 잠깐 내려 경치를 만끽합니다. 


글랑동의 경치.


저 밑에 있는 헤어핀에서도 차가 꾸역꾸역 올라오고 있네요.  대부분 레땁 때문에 알프 듀에즈에 차를 갖다 놓으려는 무리들.


작품 활동에 여념이 없는 뽀또강.  정신없이 내리막을 내려가던 마모뜨 때는 보지 못했던 경치에 감탄사만 나옵니다.


아직 정상은 아니고 대략 정상에서 5분 거리에 차를 잠깐 세우고 공기좀 흡입했습니다.


알프스의 흔한 바이크 투어리스트.  전혀 난폭하지 않고 차나 자전거에 조심하면서 다닙니다.  어차피 한두번 브레이크 잡아서 피해도 몇십분씩 더 헤어핀을 즐길 수 있는 여유가 있지요.  게다가 헬멧 벗으면 대부분 할아버지/할머니들.....


헤어핀 윗층에는 차량이 올라가는 중.


헤어핀 2층 위에는 차량이 내려오는 중.

로컬 프랑스인들은 이러한 헤어핀에서 무척이나 대담하게(!) 운전합니다.  감속없이 핸들만 틀어서 코너링하질 않나, 맞은편에 광폭의 캠핑카가 올라오고 있는데 브레이크 안밟고 스치듯이 지나가질 않나 (야이 프랑스 놈들아!!!!!)....

그와는 대조적으로 영국인들은 무지 벌벌 떨면서 운전합니다.  브레이크도 잘 밟고, 프랑스애들이 비키라는 식으로 위협운전 하면 쫄아서 잘 비켜줍니다-_- 


글랑동의 식상한 포즈.jpg


글랑동의 식상한 포즈_2.jpg
글랑동 정상에 와서 사진을 좀 찍고 가기로 합니다.


해발 1924m의 글랑동 꼭대기는 구름이 노니는 곳.


다들 차를 세우고 경치를 구경할 만큼 절경입니다.


글랑동의 삼거리.  부르 드와장으로 가는 방향, 꼴 드라 크화 드 퍼 가는 방향(모리엔느 계곡 방향) 그리고 생 꼴롱방 방향(모리엔느 계곡 방향)이 있습니다.


꼴 드라 크화 드 퍼가 저쪽에 위에 보입니다.  글랑동보다 100m 가량 해발고도가 높으며, 원래 마모뜨의 코스이지만 내리막이 워낙 위험한 관계로 최근에는 글랑동으로 코스가 변경되었죠. 글랑동이나 저쪽이나 뚜르 드 프랑스에서 이따금 쓰이는 코스로, 둘 모두 부르 드와장에선 1등급, 반대편으로는 등급 외의 산악구간입니다.

시간이 늦어 황급히 부르 드와장 방향으로 갑니다.

글랑동 업힐의 시작인 알몽의 댐 부근에서 부르드와장을 거치지 않고 바로 알프 듀에즈로 올라가는 샛길을 따라 갑니다.
빌라흐 데 헤뀔라Villards des Reculas라는 마을을 거쳐 산 중턱인 유에즈Huez로 바로 가는 길입니다.
헤뀔라 마을을 지나가려고 하니 왠 아저씨들이 배드민턴 치면서 놀다가 우리에게 황급히 다가와서 '여긴 캠핑카가 지나갈 수 없다네.  돌아가게나'라고 심각하게 얘기해줍니다.
이 마을도 해발 1300미터 가량에 위치한 마을이라 한참을 올라온 관계로 일단은 알겠다고 하고 진행해 봅니다.  이미 한참 올라온데다, 시간이 점점 늦어져 되돌아가면 좀 많이 늦을 것 같더군요.

그래서 가다보니


이런 극악의 난이도 길이 계속해서 등장합니다.
이미 건물 벽은 수많은 캠핑카들이 할퀴고 간 자리가 ㄷㄷㄷㄷㄷㄷㄷㄷ
하지만 대한민국 육군 운전병은 강했습니다.  육공트럭 2만키로 경력의 드라이버 강은 가볍게 난관을 헤치고 알프듀에즈로 고고


가다보니 또 아름다운 경관을 놓칠 순 없죠.  부르 드와장을 둘러싼 계곡에서 내려다보는 절경
은 사실 너무 높고 무서워서 어정쩡.


난간 바로 밑에 대략 1000m 아래의 땅이 보입니다.  그랜드캐년이 정말 따로 없네요.
저어어어어어어어 밑에 알프 듀에즈의 입구와 그 앞의 캠핑장이 보입니다.


부르 드와장 계곡.  일년 중 300일은 해가 쨍쨍.


산으로 둘러싸였지만 도로가 곳곳에 나 있어 자전거 타기엔 정말 환상적인 곳이죠.


무서우니 온몸이 잔뜩 경직된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식상한 포즈.jpg


식상한 포즈를 타파하기 위해 드라이버강이 나섰습니다.


신선한 아리따운 포즈
하지만 근육은 더럽단다.
알프스를 내려보는 새침떼기 소년
배경은 정말 웅장하네요-_-ㅋㅋ


유에즈까지 가는 정말 좁고 난이도 높은 길.  가끔 다니다보면 도대체 얘들은 어떻게 여기다 길을 만들 생각을 다 했나 싶을 정도입니다.  그래도 산을 깎거나 파괴하는 건 최소한으로 해서인지 헤어핀이 많고 구불구불합니다.

알프듀에즈에 도착한 후 시간이 많이 늦은 관계로 (대략 3~4시쯤 됐던 거로 기억합니다) 빨리 돌아가고 싶지만, 일단 주린 배를 채우기 위해 냉장고를 열어 봤는데....

음식을 다 텐트에다 두고 왔군요 하하하하....

차를 더 뒤져보니 먹다남은 바게뜨와 크로아상, 그리고 작은 포장으로 된 꿀과 넛텔라(무려 첫날 독일의 호텔 조식부페에서 가져온 것ㅋㅋㅋ)로 대충 끼니를 해결하고 돌아갈 준비를 합니다.


헌데 갑자기 날씨가 어두워지더니 급 비가 내립니다.
그리고 우박이 엄청나게 쏟아집니다-_-;;;;;;;;;;;

엄지손톱만한 우박이 계속 떨어지길래 차량의 방충망이 파괴될 것 같아 지붕의 창문도 잘 닫아둡니다.  밖을 내다보니 걸어다니던 사람들이 순식간에 증발했네요.
우박이 한동안 내리다가 그치고, 다시 해가 쨍쨍한 날씨로 변합니다.  이것이 알프스의 흔한 지랄맞은 날씨.  해가 쨍쨍해도 언제 비나 눈이(!) 내릴 지 모르기 때문에 라이딩 시에는 항상 방풍 자켓을 휴대해야 합니다. 


우박이 그치고 난 알프 듀에즈의 모습.  작은 저수지가 있습니다.  물론 스키장이기 때문에 해발 1800m가 끝이 아니고, 스키장의 정상은 3000m가 넘는 곳입니다.  프랑스에서도 꽤나 인기있는 스키장이죠.


버스로 향하는 저와 지용이.  여름이나 겨울이나 인기있는 리조트라 호텔이 즐비합니다.


우리가 타고 갈 버스.  프랑스의 이제르 주 버스입니다.


알프듀에즈 관광 사무소 트럭
은 무쏘 스포츠?????!!!!!!!!!!!

알프듀에즈에서 모단으로 돌아가는 버스는 공짜는 아니고, 작년 11월에 레땁 신청 시에 추가로 12유로를 지불하고 신청한 것입니다.  당시에는 어떻게 될지 몰라 4명의 버스를 다 신청하긴 했는데, 저와 지용이만 이용하게 되네요.  티켓을 늦게 집으로 직접 배송해 줘서-_-;;  티켓이 한국에 가 있는 상황이라 저희 배번을 담당자에게 얘기해 주고 확인 받은 후 탑승했습니다.


버스 안은 각종 암내로 이미 가득.... 아.........
하지만 후각은 금방 둔해져서 다행입니다.


고...공룡알....
의자에서 계속 머리가 툭툭 떨어지며 두피가 쭈글쭈글 접히는데 무척이나 신경쓰이더군요-_-;;;;


이분도 잠깐 갔습니다.

모단으로 복귀하는 버스는 애초에 예정되었던 글랑동 방향으로 오지 않고 갈리비에를 넘어 텔레그라프를 거쳐 왔습니다.  아마 글랑동을 넘어오는 차량이 많은데 길이 좁아서 코스를 변경한 듯 합니다.  저희도 캠핑카를 끌고 글랑동 올라가는데 모단으로 복귀하는 버스들 때문에 식겁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어서...  버스 승객들 대부분이 글랑동을 넘어 왔기 때문에 다들 갈리비에로 가는 방향으로 버스가 접어들자 '여긴 어디' 하는 반응.  저와 지용이는 수없이 다닌 길이라 익숙해 하며 괜시리 뿌듯해합니다 ㅎㅎ

뒤에 있는 영국인 아저씨들이 계속해서 여기가 어딘지 궁금해 하길래 갈리비에 가는 길이며, 레땁 당일날 시합 코스의 역방향이라고 알려줬습니다.  처음에는 오오오 길 멋지다 라는 반응이 나오더니....  가면 갈수록.... 말이 점점 없어지며....  갈리비에 꼭대기에 가니 한숨을 쉽니다 ㅋㅋㅋ


갈리비에 꼭대기쯤 있는 앙리 데그랑쥬 기념비.  뚜르 드 프랑스를 만든 장본인이죠.


이후 갈리비에의 터널을 지나니 엄청난 안개로 앞이 보이지 않는 상황.


터널을 나오자마자 으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슬슬 내려가다보니 안개는 걷히지만 발로와르까지 정말 끝없이 내려갑니다.  버스 안은 한숨만 가득ㅋㅋㅋㅋ  사람들이 '아 차라리 모르고 왔으면 나았을 껄...'하는 말까지 터져나옵니다.

이후 텔레그라프까지 내려오는데도 다들 근심만 한가득.  서로 전화기로 모단에서 기다리는 동료에게 '나 지금 시합코스로 오고 있어'라는 내용을 전하기가 바쁩니다. 

그렇게 다들 내일의 공포를 미리 맛보고 나서 모단의 기차역에 하차합니다.  기차역은 자전거를 맡겨둔 보관소와 좀 떨어진 관계로 많이 걸어가야 합니다.  체력적으로 많이 피곤하고 배고파서 좀 힘들더군요.


모단에 있던 흔한 아우디 왜건 택시.

이후 모단 시내로 터덜터덜 걸어가 자전거를 챙긴 후, 레땁 전날 있다는 파스타 파티장으로 가서 공짜 파스타를 먹습니다. 


파스타 파티
기배형과 면님은 파스타 파티 장소를 찾지 못해 못먹었다고 합니다.  저희도 원래 생각했었던 마을 광장 앞이 아니라 버스 탑승하는 곳에서 해서 길을 물어물어 다녔네요.



파스타라고 해도 그저 식은 파스타에 생 소스를 부어준 수준.  그래도 배고파서 맛나게 두그릇씩 먹고 과일주스와 물도 챙겨서 먹습니다.  과일 주스라고 생각했던 건....  진짜 과일이었음!!!  그냥 말그대로 사과를 갈아서 걸쭉하게 넣은 것이더군요-_-;;;  한입 빨았다가 깜짝 놀라서 뱉을 뻔.  유럽의 과일 식품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파스타를 얼른 먹고 기배형과 면님이 기다리는 캠핑장으로 얼른 갑니다.  시간이 매우 늦은 상황이라 걱정이네요.

해가 점점 지기 시작하는데, 모단에서 오쏘와까지의 거리는 무려 업힐만 8km가 넘습니다.  꾸역꾸역 운동화 신고 가방 메고 올라갑니다만, 역시 피곤하고 힘듭니다.

설상가상으로 가다보니 점점 비가 오기 시작해, 캠핑장에 도착할 때쯤엔 폭우로 바뀝니다.  춥디추운 알프스의 밤에 비까지 맞으니 몸이 완전히 다운되더군요ㅠㅠ 


그래도 다행히 큰 문제 없이 캠핑장에 도착했습니다.  이 때 시간이 대략 10시쯤 됐었는데, 내일 아침 7시에 시합이 시작되어 5시에는 일어나야 하는 만큼 얼른 씻고 잠을 청해 봅니다.

이번엔 기배형과 면님의 하루 일기입니다.


알프스의 흔한 뿌연 개울.  알프스는 옛날옛적 산호초 바다가 융기한 지형이라 전체적으로 석회질입니다.  때문에 대부분의 지하수와 개울은 석회가 포함되어 뿌연색이나 푸른 빛을 띄며, 정수하지 않으면 그대로 마실 수 없습니다.  


모단은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잇는 알프스의 장거리 터널 중 하나인 발프레쥐스 터널이 있는 곳입니다.  고속도로 터널은 모단을 거치지 않고 바로 고속도로로 연결되지만, 철길 터널은 모단의 기차역을 거치기 때문에 나름 모단의 신시가지가 번창하는 요인이죠.  사진은 이탈리아에서 들어오는 피아트의 차량들이 대기하는 모습.

나중에 라피나렐로를 위해 이탈리아로 향할 때 다시한번 모단을 지나가게 됩니다.  바로 발프레쥐스 터널을 이용했지요.  하지만 가격은 자비가 없더군요......  왕복 티켓이 대략 68유로가량 했었습니다.(10만원 정도)  편도는 45유로정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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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로 위에 있던 알수 없는 귀여운 신호기


모단 시내에서도 노점상들이 각종 의류와 용품을 판매합니다.  짭도 있고 정품도 있고 그런게 왠지 한강에서 노점상하는 모습과 닮아 있더군요. 


모단의 프랑스 초딩들이 그린 뚜르의 모습.  퀄리티가 상당히 높네요.


모단의 노점상 뿐만 아니라 나중에 뚜르를 관람하러 갔을 때도 봤던 아기자기한 디테일의 프로투어 피규어.


모단과 발프레쥐스를 오가던 무료버스. 


시합 전날 발프레쥐스를 자전거로 오르는 무모한 사람들이 있습니다.
아 우리도 캠핑장에 자전거 타고 올라갔지....


말프레쥐스 맞은편의 경치입니다.  캠핑장이 있는 오쏘와 방면.
이곳에선 자출만 해도 레전드가 될 기세....


룩의 몬드리안 TT 자전거


포커스의 TT 자전거.


캐년의 TT 자전거.


스캇의 TT 자전거.


허친슨 타이어.


시합 전날인데다, 날씨도 좋아 어제보다 사람이 많이 북적거립니다.


라파 로켓 에스프레소!


커피 만들어주는 형.


라파의 트레일러에 걸려있던 봉크백.

라파의 부스에선 뚜르를 틀어주고 있습니다.  자덕들이 너도나도 레땁 봉크백을 들고 뚜르 관람중.


옹기종기 모여 앉아 이날의 뚜르를 라이브로 시청하고 있습니다.


저희가 알프 듀에즈 갔다올 때 두분은 재미나게 발프레쥐스에서 놀고 계셨군요 허허허


라파 종이컵;


조...좋은 늘어짐이다......


두분이 쉬고 계셨던 천막의 기하학적 무늬는 자세히 보니 자전거 부품들 오오오


최근에는 한국에서도 많이 본 레땁 액트1 져지.  여기서도 많이 사서 다음날 입고 타더군요.  한국 돌아왔을 때 이 져지 입으신 분들 보고 깜짝깜짝 놀랐었습니다.  (설마 다녀오셨나?)


현장에서 판매하는 라파 의류.  뒤에는 치가 떨리는 갈리비에 져지가 있네요.  정말 갈리비에 아....  갈리비에........  정말 치가 떨립니다.


라파에서 판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