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에픽라이드, 태평양테라스 536km 코스를 소개합니다.
에디터 : 엄기석
사진 : 코리아에픽라이드

오는 6월 4일에 열리게 되는 바이크패킹 라이딩 이벤트인 '코리아에픽라이드(KoreaEpicRide)'는 우리나라에서 열리는 공식적인 첫 어드벤처 바이크패킹 그래블 라이딩 행사로 큰 의미를 갖는다.
코스에 있어서도, 기존처럼 하루에 완주할 수 있는 형태가 아니고, 캠핑과 모험적인 라이딩을 각오해야 겨우 완주에 성공할 수 있는 높은 난이도의 루트로 설계되었다.

그래서, 코리아에픽라이드의 설계를 담당하고 있는 엄기석씨의 글을 통해 코리아에픽라이드의 공식 코스인 '태평양 테라스(Pacific Terrace)'를 소개한다.


태평양 테라스 코스를 소개합니다.


글 : 엄기석


이 루트의 이름은  "태평양 테라스(Pacific Terrace)"입니다. 이 루트는 한반도의 동쪽 림을 따라 태평양을  바라보면서 라이딩을 즐길 수 있으며, 536km 길이에 2만m에 달하는 상승고도를 자랑합니다.

이 코스는 한반도의 등줄기를 이루는 산맥을 따라 오르내리면서 아열대의 울창한 산림을 가로지르는 산림도로와 차량이 드문 시골의 포장도로나 마을과 농경지를 지나가는 작은 길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산림도로는 가끔 가파른 곳(15% 이상의 경사도)이 있지만, 전반적으로 노면 상태가 좋으며, 대부분 지방 산림청에 의해 관리됩니다. 가장 긴 단일 비포장 산림도로는 57km구간으로, 출발점에서 200km를 넘어 만나게 되는 정선군 임계면에서 시작됩니다.


산림도로에는 수많은 갈림길이 있기 때문에, 올바른 루트를 찾기 위해 주의를 할 필요가 있으며, 가급적 GPS 트랙 로그를 참조할 것을 권장합니다. 대부분의 길은 산 아래의 마을로 연결되므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하지는 않으나, 적절한 식량과 물을 필요로 합니다.
또, 필요에 따라 의도적으로 더 긴 라이딩을 즐기기 위해 이 루트와 연결되는 인근의 많은 산림도로를 따라 루트를 추가 구성할 수도 있습니다.

산 아래쪽에서는 더위에 지친 몸을 식혀줄 시원한 계곡을 만날 수도 있습니다.  라이딩을 하는 도중에 많은 시골 마을을 지나게 됩니다. 우연히 만나는 지역 주민과의 짤막한 대화도 라이딩이 주는 즐거움의 일부입니다. 또한, 물이나 기타 필요한 것을 얻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루트는 한국 최고의 산이라고 할 수 있는 설악산의 남쪽에서 시작됩니다.
서핑, 해수욕장으로 유명한 양양에서 오대산으로 향하는 면옥치 마을이 정확한 출발점입니다.
총 면적 398.237㎢인 설악산국립공원은 1982년 유네스코로부터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습니다. 설악산국립공원에는 천연보호구역을 포함해 10종의 천연기념물이 지정돼 있으며, 산양 등의 멸종위기종과 눈잣나무 같은 희귀종이 서식하고 있습니다.

처음에 화강암으로 시작되었던 지질은 임계지역에 이르면 석회암지대로 바뀝니다. 석회암은 물에 잘 녹으므로 바위 속에 수많은 동굴이 형성되어 있습니다.
대표적인 석회동굴로 삼척의 대금굴, 환선굴, 관음굴이 있는데, 이들은 약 5억 3천만 년 전 캠부리아기에서 오르도비스기에 형성된 것입니다. 이 지역에서 계곡물은 가끔 땅속으로 흐르기 때문에 계곡 중간에서 갑자기 물이 사라졌다가 아래쪽에서 다시 솟아나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루트에서 유일한 싱글 트랙 구간은 태백지역에 있는데, 출발점에서 약 300km 정도에서 시작되며 약 2.3km정도 이어집니다.
이 지역은 1980년대까지 석탄 채굴을 위한 광산으로 유명하였으나, 지금은 거의 다 폐광되고 약간의 광산만 가동 중입니다.   라이딩하면서 과거에 석탄을 실어 나르기 위한 철도를 볼 수 있습니다.

태백을 지나면서 커다란 산줄기는 백두대간과 낙동정맥으로 나뉘어지며, 루트는 낙동정맥을 따라 갑니다.
울진 지역의 소나무는 질이 좋아서 오랜 세월 동안 이용되었는데, 기둥·서까래·대들보 등 건축재, 조선용으로 쓰였습니다. 연교차가 30도에 육박하는 기후 때문에 목질이 더 튼튼하고 습기도 덜 먹기 때문에 단단하다는 의미로 '금강송'이라고 부릅니다. 

영양을 지나 영덕지역에 이르면, 넓은 지역에 끝없이 펼쳐지는 복숭아 과수원을 만나면서 라이딩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게 됩니다.
라이딩이 끝나면 바닷가로 달려가서 시원한 맥주와 함께 해수욕을 즐기는 매력에 빠지기를 추천합니다.

지도에서 알 수 있듯이, 코스는 한반도의 동해안을 따라 나란히 달립니다. 동해안을 따라서는 로드 사이클링 코스도 있습니다. 
만약, 일정이 짧거나, 출발점으로 되돌아 와야 할 경우에는 동해안 자전거도로를 라이딩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론, 버스를 탈 수도 있습니다.


<전반적인 난이도>

겨울을 제외한 3계절의 난이도는 '보통' 수준으로 평가됩니다.
루트에서는 비교적 쉽게 물과 식료품을 구할 수 있으며, 여름에 장마나 태풍에 의한 산사태로 산림도로가 붕괴되는 것을 제외하면 노면의 상태도 좋은 편입니다. 가끔 지나게 되는 가파른 구간 때문에 MTB용 구동계가 권장되지만, 리지드 포크를 장착한 그래블 바이크로도 가능합니다.


<가능시기, 최적시기>

5.16일부터 10.31일까지 약 5개월 동안 라이딩이 가능합니다.
이 지역은 매년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장마가 오고, 7월 중순부터 8월 말까지는 매우 덥습니다. 따라서 라이딩에 가장 적합한 시기는 5월에서 6월, 9월에서 10월입니다.


<불가능 시기 - 겨울철>

겨울(1월~3월)동안은 눈이 쌓여 라이딩이 불가능 합니다. 포장도로의 눈은 즉시 치우지만, 깊은 산악지대에서는 1~2미터 가량 눈이 쌓이며, 봄까지도 남아있습니다.


<산불통제기간>

이 지역은 산불발생이 잦은 곳입니다. 그래서 봄철(2.1~5.15)과 가을철(11.1~12.15)에는 모든 산림도로의 진입이 금지됩니다.


<캠핑>

포장도로 주변에서는 비교적 쉽게 상업적 캠핑장을 찾을 수 있습니다.
또, 사유지나 특별히 금지된 지역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공유지에서 와일드 캠핑이 가능합니다. 특히, 물이 흐르는 계곡 주변이나 전망이 좋은 산꼭대기 부근에서 좋은 와일드 캠프 사이트를 찾을 수도 있습니다. 


<물>

산림지역의 흐르는 물은 대부분 깨끗하여 그냥 마셔도 될 정도입니다. 그러나, 혹시 모를 경우를 대비하여 정수기를 휴대하기를 권장합니다. 또, 안전하게 식료품점에서는 생수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식료품 조달>

이 루트에서는 대형 식료품점이 있는 중간규모의 마을을 약 10곳 정도 지나므로, 하루나 이틀치의 식량만 휴대하면 됩니다.   한국의 식료품 조달 여건은 매우 좋은 편입니다. 


<동물의 위협>

루트에서 가장 위협적인 동물은 멧돼지입니다.
하지만, 라이딩하면서 멧돼지를 만나는 것은 매우 드문 일이고, 만난다 하더라도 멧돼지가 도망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일단, 멧돼지를 만나면 등을 돌려 도망치지 말고, 침착하게 주시하면서 천천히 뒷걸음으로 바위나 나무 뒤로 숨습니다.
만일, 피할 사이없이 멧돼지가 달려들면, 자전거 앞바퀴를 높이 들어 몸집을 커다랗게 보이도록 합니다.


어드벤처 라이딩의 새로운 시대를 마주하다.


코리아에픽라이드가 가진 의미는 기존까지 스피드 위주로 진행되었던 자전거 라이딩 행사에서, 모험과 탐험, 그리고 캠핑을 접목한 새로운 시대로의 확장을 시도하기 때문이다.
이번 기사를 통해, 코리아에픽라이드 뿐 아니라, 도전적인 어드벤처 라이딩이 우리나라에서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많은 라이더들이 새로운 라이딩에 도전하기를 기대해본다.


관련 웹사이트
코리아에픽라이드 : http://www.koreaepicride.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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