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라이딩] #1 경기도 수원 화성에 가보자.
에디터 : 정혜인 기자
사진 : 정혜인 기자

어떤 지역을 여행하는 일반적인 방법은 개인의 자동차나 지하철, 비행기와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이다. 최근은 퍼스널 모빌리티의 대세화와 함께 자전거나 전동킥보드 등도 최적의 여행 수단으로 선택되고 있다. 

자전거는 스포츠라는 의미 외에도 단거리 교통수단으로도 매우 효율적인 아이템으로 볼거리, 놀거리, 먹을거리를 즐기고 부담없이 돌아올 수 있는 여행으로의 자전거 타기를 시리즈로 담기로 했다. 자신의 자전거를 가져가거나, 아니면 현지의 공공자전거 또는 대여 자전거를 이용하는 것도 좋은 '관광라이딩'에 관한 내용이다.

그 첫번째는 경기도 수원이다. 


기차와 전철로 접근 가능


수원은 경기권 중에서도 대중교통 네트워크가 좋은 도시다. 전철과 광역버스는 서울 전역과 성남, 군포, 안양, 천안 등으로 빠르게 연결되는 구조인데다 기차역도 있어서 대중교통으로 여행하기에 좋다. 자전거 휴대는 전철과 기차를 이용하는 게 가장 편리하므로 접이식이라도 짐칸이 없는 광역 버스는 제외. 전철 이용시 수원은 1호선이므로 주말 한정으로 자전거 휴대가 가능하고, 접이식은 평일에도 휴대가 가능하다. 

만약 인근 수도권에서 수원까지 자전거를 타고 간다면, 안양천과 탄천 자전거길을 이용해 도달할 수 있다. 인근 도시와 수원을 잇는 외곽 구간에도 자전거길을 폭넓게 정비한 탓에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약 90%이상을 자전거길로만 이용할 수 있어서 안전하다. 도심에도 보행자겸용도로가 곳곳에 나 있어서 초보자도 이동이 어렵지 않다. 

수원은 대중교통 네트워크가 잘 정비된 편이다.

안양천과 탄천 자전거길을 이용하면 수원까지 이어질 수 있다.

타도시와 수원을 잇는 외곽 구간에 자전거길이 잘 조성된 편이다.


자전거와 도보로 수원 화성 투어


수원은 정조대왕 시대 때 지어진 사대문과 성곽으로 이뤄진 도시다. 전쟁으로 소실된 많은 부분이 현대기술로 복원되었지만 과거의 웅장함과 건축양식을 거의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더욱 유명한 세계문화유산이다. 

성곽에는 산책로가 있어서 도보로 여행하기에 좋은데, 성곽 주변에 형성된 자연친화적인 공원과 성안에 보존된 문화재, 테마거리, 대형전통시장을 비롯한 볼거리와 즐길거리까지 두루 살펴보려면 자전거가 최적의 여행 수단이 된다. 개인의 자전거가 없어도 수원에서 운영하는 공영자전거 반디클을 이용하거나 수원 자전거 택시인 행카, 수원 화성을 도는 열차인 화성어차를 겸해서 주요 명소를 돌아볼 수 있다.  

여행코스는 수원의 사대문인 팔달문, 장안문, 창룡문, 화서문에서 대부분 시작된다.

어떤 문에서 시작해도 상관없지만 성곽길 전체를 이어서 걸어볼 참이라면 성곽이 단절되어 있는 팔달문에서 시작하는 게 좋다. 팔달산과 남문 로데오거리가 있는 왼편에서 성곽에 올라 화서문, 장안문, 창룡문 순으로 걸어서 팔달문의 오른편인 지동시장에서 종료하는 루트다.
거리가 약 5.7km로 빠르게 쉬지 않고 걸어야 1시간이고 여유를 갖는다면 3시간 정도 예상되니 시간 계산을 잘 해두는 게 좋겠다. 

자전거는 주차 후 보도로 이동하거나 끌고 갈 수 있다. 성곽에서는 자전거 주행이 불가하며, 자전거를 끌고 너무 좁은 길을 지날 때는 잠시 외곽으로 나갔다가 다시 들어가는 것이 좋다.

수원 화성은 팔달문, 장안문, 창룡문, 화서문 사대문과 성곽으로 이뤄진다. [팔달문]

팔달문을 제외한 모든 성곽은 이어져 있다. 

[장안문]

성곽길(5.7km)에서는 자전거를 탈 수 없고 도보로만 산책 가능하다.

주변으로 볼거리, 즐길거리, 먹거리가 다양하다.

유유자적 주변을 즐기기에 자전거 만한 게 없다.

자전거택시 행카와 행궁어차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

주요 명소를 도는 행궁어차


어디서나 이탈과 합류 가능한 성곽길


모든 성곽은 팔달문을 제외하고 이어져 있다. 그러나 중간 이탈과 합류가 가능하다. 팔달산을 관통하는 남쪽구간은 성곽을 오르내리는 게 거의 등산과도 비슷한 수준이고 가팔라서 권하고 싶지 않지만 그 외 구간은 짧은 비탈길이나 계단으로 쉽게 이탈이 가능하다. 그래서 성곽 주변과 성안 곳곳을 달리다가도 언제든지 성곽길을 체험할 수 있는 거다. 

가장 많이 찾는 구간이 화서문과 방화수류정이다.
그 중에서도 10명이면 10명이 자전거를 멈춰 세우는 곳은 화홍문 옆에 있는 방화수류정이다. 수원천이 관통하는 화홍문 앞에서 바라보면 별볼일 없어 보인다. 하지만 사방이 시원하게 뚫린 방화수류정의 정자에 올라 성밖을 내다보면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 이유이자, 최고의 명소로 꼽는 용연이라는 연못의 아름다운 절경을 볼 수 있다. 반대로 성밖에서 용연을 바라보면 연못을 감싸 앉은 방화수류정의 웅장함과 신비로운 분위기에 압도된다. 

굳이 식당에서 식사를 하지 않아도 된다면 간단하게 음식을 포장해서 용연 주변에서 피크닉을 즐기는 사람들처럼 쉼과 허기를 충족시켜도 좋을 곳이다. 

야간에는 낮보다 아름다운 빛의 산책로로 탈바꿈하니 참고하자. 

어디서든 이탈과 합류가 가능

팔달산 부근인 남쪽은 고각이다.

화흥문과 방화수류정이 가장 핵심 전망 포인트

용연에서 바라본 방화수류정

방화수류정에서 내려다본 용연

성 밖에서 본 화흥문과 방화수류정

야간에는 낮보다 아름다운 빛 산책로가 만들어진다.


성안의 풍요로운 볼거리


성곽길과 성곽 주변을 돌아봤다면 성안에 채워진 풍요를 즐길 차례다.
다양한 볼거리가 있지만 꼭 들려야 할 곳은 화성행궁과 행궁의 윗마을인 행리단길, 그리고 행궁의 아랫마을인 행궁길이다. 화성행궁은 왕이 궁궐을 벗어나 머무르는 행궁 중 하나로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를 수원 화산 현륭원으로 이장하면서 화성 성곽 축조와 함께 건립한 곳이다.

규모가 한국의 모든 행궁 중에서 매우 크다는 게 특징인데 행궁 앞 광활한 광장만 봐도 짐작된다. 보통 행궁안을 들여다보지 않고 광장에서 라이딩을 하며 인증샷을 남기는 게 대부분이지만 여유가 된다면 1500원의 저렴한 티켓값으로 값진 역사의 한 흔적을 즐길 것을 권하고 싶다. 

행궁길과 행리단길은 서울의 옛거리를 현대 감각으로 재해석한 북촌이나 인사동, 종로 익선동 같은 곳이다. 낡은 집과 구멍가게 등 오래된 건물과 가게들로 빼곡한 골목에는 아기자기한 카페와 술집, 액세서리 판매점, 공방 등으로 채워져 있다. 

행궁길은 주로 공예 공방과 예술문화 전시관, 행리단길은 카페가 밀집되어 있어서 비슷한 듯 다른 느낌을 준다. 그저 골목을 거닐거나 느린 속도로 페달링을 하는 것만으로도 감성에 젖는 시간이 될 테지만 성곽 전망을 바라보며 커피나 맥주한잔을 기울이고, 아기자기한 공예품을 관람하는 것도 특별한 경험이 되는 곳이다. 

주변에는 수원 전통 문화관, 수원 화성 박물관 등과 같은 전시 문화공간이 많다. 특히 수원 전통 문화관은 사랑채라 불리는 복합문화공간으로 한옥과 푸른 잔디로 꾸며진 쉼의 공간이기도 한다. 커피숍이 운영되고 있지만 그저 부담없이 들러서 한옥의 툇마루에 앉아 땀을 식히고 가도 좋은 곳이다.

탁트인 광장 뒤에 자리한 화성행궁

수원 전통 문화관

커피숍이 있고, 전시회도 펼쳐지는 곳이지만 그냥 쉬었다 가도 좋은 곳

행궁길과 행리단길은 공방거리와 카페거리로 구분할 수 있다.

공예 전시회가 펼쳐지기도 하는 행궁길

이색 카페가 많은 행리단길

분명 차없는 거리라고 표시되었지만 차가 굉장히 많은 아이러니는 아마도 교통체증 때문에 바뀐 변화인 듯 하다.


맛거리, 통닭거리 & 순대타운


사대문 안과 주변에는 오래된 맛집이 굉장히 많아서 일일이 나열하기도 힘들다. 그 중 통닭거리와 지동시장의 순대타운은 수원 사람들도 즐겨 찾는 곳 중 하나다. 그렇다고 둘 다 특별한 맛이 있는 건 아니다. 

통닭은 얇은 튀김옷을 입힌, 과거에 시장에서 튀겨먹던 아주 흔한 옛날식 닭튀김이다. 브랜드 치킨의 강한 바삭함이나 다양하고 화려하게 양념한 맛을 기대하긴 어렵다.
그러나 수원 통닭거리의 줄이 줄어들지 않는 독특한 이유가 있다. 닭발과 닭똥집 튀김을 서비스로 닭과 함께 내어준다는 거다. 과거에는 리필도 해주는 곳이 있었고 닭튀김 양도 굉장히 푸짐했다. 지금은 예전만큼 양이 많지 않고, 닭똥집 튀김만 주는 곳도 있지만 옛 감성이 그대로인 것이 아직도 이곳을 많이 찾는 이유일테다.

순대타운은 서울 신림동의 순대타운과 유사하다. 철판에 순대와 돼지곱창, 야채 등을 넣어 볶아주는 방식이며 한 건물안에 빼곡하게 채워진 오픈형 가게가 간판으로 구역을 나누고 있는 모습도 유사하다. 어느 집이 특별히 맛있다고 하기는 굉장히 모호하다. 다 비슷비슷하기 때문이다. 맛보다는 사장님의 서비스와 친절도, 그리고 친밀도가 단골집이 되는 기준이겠다.

수원 통닭거리

지동시장 순대타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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