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KOM 챌린지, 105km 업힐에 도전하라!
에디터 : 박창민 기자
로드 라이더에게 업힐(uphill)은 가장 어려운 기술이자 도전이고 때로는 가장 큰 즐거움이기도 하다. 그만큼 길고 험한 업힐은 나 자신의 한계와 부딪히고 때론 자전거에 대한 세세한 느낌까지 몸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준다.
지난 11월 9일(토) 타이완의 화롄에서는 세계에서 가장 극적인 업힐 대회가 열렸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한 이 대회는 105km라는 거리와 3275m라는 고도차이가 수치 만으로도 그 험난함을 의미하는데, 그들의 도전을 만나보자.

105km 거리, 3725m 고도의 극적인 업힐 대회, 타이완 KOM 챌린지를 만나보자.

105km, 3275m의 극한의 업힐, Taiwan KOM Challenge

일상적인 로드 라이더에게 105km의 거리 만으로도 충분한 라이딩이며 경쟁을 위한 대회로도 전혀 손색이 없을 거리이지만, 이번에 소개할 '타이완 KOM 챌린지'는 그 거리의 대부분이 업힐로 이루어진 극한의 경쟁이다.
이번 대회의 또 하나 극적인 부분은 바로 고도에 있다. 100km 넘게 업힐을 이어가다 보니 바닷가 해발 0m에서 시작한다해도 정상의 높이가 3275m로, 전 세계 어디를 가도 흔하게 경험하기 어려운 곳이기 때문이다.
해발 3275m는 제주도 한라산의 정상 1950m보다도 훨씬 높고, 백두산의 2700m 정상보다도 더 높은 곳을 자전거로 올라야 하는 높이다.
보통 해발 3000m 정도면 공기의 양이 해발 0m보다 30% 정도 줄어들게 되며, 계단을 오르는 가벼운 움직임에도 쉽게 숨이 차게 된다. 하지만, 이곳에서 자전거로 업힐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해발 3275m는 미시령의 약 4배, 백두산 정상보다도 높은 곳이다.

엘리트 라이더들과 함께 라이딩

타이완 KOM 챌린지를 기획하고 운영하는 타이완 사이클리스트 연맹(Taiwan Cyclist Federation)은 세계적인 라이더들을 이 대회에 초정하여 함께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
올해는 사이먼 클락, 티파니 크롬웰, 스테파노 페라치, 마리안느 보스 등의 선수들이 초대를 받았지만, 일정이 잘 맞지 않아 오리카-그린엣지의 사이먼 클락과 티파니 크롬웰 선수가 월드 클래스 선수로 출전할 수 있었다.
그 외에도 이탈리아의 에너비트 팀, 타이완과 일본, 홍콩, 중국 등에서 프로 선수들이 초청되어 경쟁의 자리를 함께 했다.

화롄의 출발지인 바닷가에서 시범 라이딩을 보여준 엘리트 초청 선수들

이탈리아에서 온 에너비트 팀 선수들

타이페이 101 빌딩을 배경으로 기념 사진을 촬영

타이완 사이클리스트 연맹의 천젠 통 대표가 타로코 협곡의 멋진 경관과 3275m의 도로를 오르는 선수들에게 인사말을 전했다.

각 부문 우승자에게 전달되는 챔피언 져지

일출과 함께 출발, 6시간의 대장정

화롄의 바닷가에서 시작되는 '타이완 KOM 챌린지'는 일출 시간과 거의 같은 6시 30분, 바닷가로 이어진 도로를 통해 시작된다.
그리고 약 6시간의 라이딩으로 오후 1시 정도에 경기는 마무리되는데, 100km의 업힐 라이딩을 평속 17km/h 정도로 유지해야 겨우 시간 내에 결승선에 도착할 수 있게 된다.
컷오프 시간은 6시간 30분으로 시간 내에 코스를 통과하지 못한 라이더들은 후미에서 버스를 통해 정상까지 이동할 수 있다.
선두를 달리는 엘리트 선수들의 경우는 일반적으로 4시간 내외에 경기가 마쳐지는데, 이번 대회에서는 1위를 달린 라힘 에마미(Rahim Emami) 선수가 3시간 26분 59초로 평속 30km/h를 넘는 스피드를 보여주었고, 여자 1위를 차지한 에리 요나미네 선수도 4시간 16분 12초로 '역시 엘리트구나'라는 실력을 보여주었다.

참가자들이 출발 전 명단표에 서명을 하고 있다.

참가자들의 안전한 라이딩을 기원하며 전통 공연이 이어졌다.

출발 대기 선.
날씨가 흐려서 아쉽게 일출을 보지는 못했다.

타로코 협곡을 통해 업힐을 오르기 시작한 참가자들


협곡에서 자주 만나게 되는 터널



높은 산 덕분에 하루에도 몇번씩 날씨가 바뀐다. 비가 오다가 다시 맑아진 하늘.


여성 부문에서 우승을 차지한 에리 요나미네 선수

중간 보급소

호주 프로 선수인 티파니 크롬웰

지난해 우승자였던 존 엡센 선수는 비행 도중 감기에 걸려 정상적인 컨디션을 보여주지 못했다.


해발 2600m를 넘어서 만난 27%의 경사.
몇몇 선수들은 보급소에서 운동화로 갈아신고 걸어 오르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전체 1위를 차지한 라힘 에마미 선수
기록 : 3시간 26분 59초

여성부 우승을 차지한 에리 요나미네 선수
기록 : 4시간 16분 12초

이번 대회에 큰 의미를 두고 있는 스페셜라이즈드 마이크 신야드 대표가 참석해, 내년부터 스페셜라이즈드-룰루레몬 팀에서 활동하게 될 티파니 크롬웰 선수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타이완 KOM 챌린지, 어떻게 참가할 수 있을까?

이미 유럽에서는 제법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는 '타이완 KOM 챌린지'가 우리나라에는 아직 생소한 편이다.
이제 4회를 마친 길지 않은 역사에다가 아직 한국에는 본격적인 홍보를 하지 않았기 때문인데, 내년부터 한국 라이더들의 참석을 권유하기 위해 바이크매거진에 취재 요청을 한 것이었다.
가장 궁금했던 '타이완 KOM 챌린지' 참석 조건에 대해서 운영진에 물어보니 "타이완 라이더들에게는 인증된 대회 2개 이상을 완주한 라이더가 참석할 수 있지만, 해외 라이더들에게는 조건 없이 누구나 도전할 수 있도록 개방하고 있다"라고 답변해 주었다.
참가 비용은 대회 등록비가 2,000NTD(타이완달러, 약 8만원)며, 등록비와 호텔, 픽업 등이 포함된 투어 패키지로 3박 4일 15,000NTD(2명 숙박 공유, 약 60만원)과 20,000NTD(1인 숙박, 약 80만원) 정도로 준비되어 있다.
대략 우리나라에서 대회 참석을 위해 3박 4일 일정으로 간다면 항공료를 포함해 전체 비용이 150만원 정도면 충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극한의 업힐 대회, 한번쯤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

극한의 업힐, 도전해 보겠는가?

다음 타이완 KOM 챌린지는 2014년 11월에 열린 예정이다. 아마도 대회 참가 신청은 8월 정도부터 진행될 것으로, 그 소식도 그때 정리하여 올리도록 하겠다.
국내에서 제법 유명한 업힐 코스인 미시령은 해발 826m로 이미 많은 라이더들이 그곳에서 라이딩을 해 보았을 것이다. 타이완 KOM 챌린지 정상 울링(Wuling)의 해발은 미시령의 거의 4배의 높이, 그리고 고소증상이 나타난다는 해발 3000m를 넘는 곳으로, 전혀 새로운 도전이 될 것이다.
극한의 업힐, 한번쯤 도전해 보지 않겠는가?

더 많은 사진은 [미디어 갤러리]에서 볼 수 있다.

관련 웹사이트
타이완 KOM 챌린지 : http://www.taiwankom.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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