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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박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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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를 취미로 타는 사람들이라면 어느정도 시간이 지난 후 '자전거 해외여행'이라는 꿈을 꾸는 경우가 많다. 자전거를 타고 해외를 가든, 아니면 여행의 한 테마로 자전거와 함께 가는 것이든 자전거와 함께 멋진 경치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가슴을 떨리게 만든다.
캠핑 여행처럼 짐이 많은 경우는 공항에서 짐을 넣는 것이 문제다. |
짐정리, 이것이 가장 큰 문제다.
어차피 해외여행을 가고자 한다면 비용상의 문제를 해결한 경우라 생각을 하고, 비용에 대한 가장 큰 문제는 거론하지 않기로 했다.
그렇다면 비용 다음에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자전거'라는 커다란 짐이다. 이것을 어떻게 넣어 수화물로 붙여야 하는지, 과연 무사히 자전거가 목적지까지 도착해 있을지, 많은 고민거리들이 생기게 되고, 이 상황에서 자전거 해외여행을 포기하는 경우도 발생하게 된다.
그리고 짐을 붙이는 문제 뿐 아니라 어떻게 포장된 자전거를 공항까지 이동하고, 또 도착한 공항에서 숙박지까지 이동할 지 문제들이 첩첩산중이다.
다양한 자전거 포장 방법
자전거를 비행기에 수화물로 넣기 위해 포장하는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자전거 유통 시 사용하는 '자전거 박스'부터 자전거를 넣기 위해 판매하는 '소프트 케이스'와 '하드 케이스' 등 포장을 위한 제품들도 있다.
자전거 박스에 넣으려면 충분한 분해가 필요하다. 그만큼 정비 실력도 요구된다. |
먼저 필자의 경우는 '자전거 박스'를 주로 사용하는 편이다. 이것은 소프트 케이스보다 단단하고 저렴하며(보통 자전거 전문샵에서 무료로 구할 수 있다) 가볍다.
또한 이것은 자전거로 여행을 하는 라이더에게 유리한데, 목적지에 도착하여 자전거를 조립하고 박스를 버려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되돌아 올 때 어디에선가 또 박스를 구해야 한다. 물론 기존의 박스를 버리지 않고 보관할 곳이 있다면 문제가 없고, 여행 중인 나라에서도 자전거 전문샵에 가면 몇일 안에 자전거 박스를 구할 수 있다. 모든 서비스에 비용을 부과하는 미국에서조차도 자전거 박스에 대해서는 인색하지 않으니 무료로 구할 수 있을 것이다.
일반 가방처럼 생긴 소프트 케이스 |
소프트 케이스에 안전하게 넣으려면 옷이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충전물을 함께 넣어야 한다. |
'자전거 가방'이라고 검색하면 대부분 자전거를 탈 때 사용하는 가방이 나오겠지만, 몇몇 검색에서는 자전거를 넣는 가방이 검색되기도 한다.
이것은 자전거 캐리백이라고도 하고, 하드 케이스와 달리 '소프트 케이스'로 불리기도 한다.
가장 큰 장점은 무엇보다 보관성에 있다. 물론 접어 놓아도 한짐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보통 배낭 크기의 가방에 들어갈 수 있고 무게도 비교적 가벼운 편이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자전거를 보호하기에는 전혀 무방비 상태라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전거를 최대한 많이 분해하고 옷 등의 충격 흡수제를 함께 넣어 단단히 묶어둘 필요가 있다.
단단한 하드 케이스는 자전거를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이다. |
소프트 케이스와 하드 케이스의 중간쯤 되는 케이스도 있다. |
자전거 캐리백 중에 가장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하드 케이스'이다. 이것은 말 그대로 단단한 케이스 안에 자전거를 보호할 수 있는 충전물이 들어 있어 자전거를 적당하게 분리 후 넣기만 하면 거의 안전하게 목적지까지 보내준다.
하지만, 이것의 문제는 부피와 무게, 그리고 구매 가격이다. 자전거를 충분히 넣기 편안한 크기다보니 부피가 큰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고, 무게에 있어 케이스만 넣어도 나의 수화물 무게를 충분히 채울 수준이 된다. 또한 케이스의 가격도 검색을 해 본다면 만만치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또 하나의 문제는 이 큰 부피의 케이스를 내가 여행하는 내내 어딘가에는 보관하고 있어야 한다는 것인데, 왠만한 침대의 절반 크기의 케이스가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이것을 사용하는 이유는 내 자전거가 '소중하기' 때문이다.
자전거 정비 기술이 기본이다.
자전거를 박스나 가방에 넣기 위해서는 어쨌거나 분해가 필수다. 단순히 앞뒤 바퀴만 뺀다고 될만큼 단순한 분해가 아니라, 헤드를 분리하여 포크를 빼고 디레일러를 풀고 페달과 핸들을 분리해야 하는 수준이 필요하기도 하다.
위에서 설명한 '하드 케이스'의 경우는 크기에 따라 앞뒤 바퀴만 분리해도 안전하게 자전거를 넣을 수 있는 경우가 있지만, 박스나 소프트 케이스의 경우는 자전거를 거의 분해하다시피 분리해야 충격에 의해 고장이 나는 경우가 적다.
이렇게 분리한 자전거를 목적지에 도착하여 조립하려면 또한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인데 이정도의 정비 기술을 습득하거나 그런 수준의 미캐닉이 동반되어야 안전한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자전거 분리 및 조립을 위해서는 기본적인 공구가 필요하다. 사용법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을 뿐 아니라, 실수로 이런 물건을 가방에 들고 탑승하지 않도록 조심하자. |
공항에서의 대처법
자전거를 가지고 해외에 나가보면, 우리나라에서 출국할 때와 해외에서 출국할 때의 차이점이 있다. 우리나라에서 출국할 때는 1인당 가지고 들어갈 수 있는 수화물의 무게에 대해 심각하게 따지는 편이다. 보통 20kg이 한계고, 5kg 정도의 서비스 무게를 주곤 하는데 자전거를 케이스에 넣어 무게를 달면 보통 20kg 내외가 된다. 거기에 개인 짐을 더하면 25kg을 넘어가기 쉽다.
이런 경우 체크인을 도와주는 항공사 직원들과 적절하게 협의하여 추가 비용을 줄이는 방법을 찾는 것이 일단 최선의 방법이 된다.
그에 반해 호주, 미국 등과 같이 어느정도 선진국에서는 공항에서 자전거 무게를 수화물 무게에 추가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호주 2번, 미국 1번 공항을 통과하면서 항상 수화물 무게를 초과했지만, 자전거 무게에 대해 한번도 문제를 삼은 적은 없었다.
무게 초과 뿐 아니라 자전거 여행자들이 가장 크게 실수하는 부분은 '자전거 공구'를 실수로 가방에 넣고 그냥 탑승장에 가는 경우다. 최근 테러와 범죄가 급증하면서 공구나 자전거 부품 등을 들고 탑승장에 가면 모두 압수당하기 쉽다.
필자의 경우도 2번이나 휴대 공구와 자전거 부품을 빼앗긴 적이 있다.
그리고, 자전거는 큰 수화물이기 때문에 입국 심사에서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다. 또한 몇 나라에서는 자전거 타이어에 묻은 흙을 문제삼아 공항에서 세척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다.
가능한 깨끗한 상태로 자전거를 가져가는 것이 좋고, 입국 심사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주는 것이 더 빠르고 좋은 결과를 만들어 줄 것이다.
꼭 자전거를 가져가야 할까?
자전거 여행을 위해 꼭 나의 자전거를 가져가야 할까?
이런 발상의 전환을 했다면 자전거의 대여 또는 구매 등의 방법을 알아볼 수도 있다.
자전거를 가지고 비행기를 타는 것은 위에서 이야기했 듯이 그렇게 만만한 것은 아니다. 그래서 하루나 이틀 자전거로 라이딩을 즐기는 것이라면 그곳의 자전거 대여소를 찾는 것도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그리고 목적지에서 자전거를 구매하는 방법도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 특히 자전거 선진국이라면 다양한 자전거를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기도 하다. 그리고 장기간 여행을 하는 자전거 여행자들의 경우는 구매 후 입국 시 중고로 판매하고 돌아오는 경우도 많다.
자전거 두대, 그리고 여행용 짐을 합치면 60kg이 훌쩍 넘는다. |
해외로 자전거 여행을 가고 싶은 꿈을 가진 라이더는 많이 있지만, 막상 해외 여행을 다녀온 라이더는 많지 않다. 작지만 구체적인 준비를 통해 올해는 나의 애마와 함께 해외 여행을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