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베이 사이클]12단 이상, 이제는 고단 변속 시스템 시대!
에디터 : 박창민 기자

이번 시즌의 타이베이 사이클(Taipei Cycle) 전시회는 지난 시즌에 이어 불과 5개월도 되지 않은 짧은 주기, 그리고 전기자전거에 대한 테마가 급부상하며, 자전거에 대한 새로운 트렌드를 읽는 것이 그렇게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변화를 느끼게 만드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12단 변속 시스템과 그것을 넘어선 13단 변속까지, 고단 변속 시스템에 관한 것이었다.


고단 변속 시스템이 어려운 이유

자전거 변속 시스템이 개발되기 시작했던 1930년대는 2~3단 정도의 기어 변속으로 언덕과 평지의 페이스를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 하지만, 복잡한 변속 방법과 시스템으로 더 이상의 다단 변속이 쉽지 않았다.
그 후, 캄파뇰로에 의해 평행사변형 구조의 뒤 디레일러가 발표되며, 고단 변속 시대가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다. 스프링과 케이블에 의해 장력을 유지하며, 체인을 원하는 위치로 쉽게 옮길 수 있었기에 가능해진 일이다.
그렇다해도, 핸들바에 위치한 작은 변속 레버와 뒤 바퀴 중심에 위치한 뒤 디레일러는 케이블로 연결되어 있고, 기어 변속 단수가 늘어날 수록 매우 정확한 디레일러의 움직임이 필요해지기 때문에 고단으로 올라갈 수록 변속 시스템은 어려워진다.
먼저, 케이블의 연결에 있어서 마찰 발생이 정밀한 움직임에 방해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스프라켓의 강도를 유지할 수 있을 만큼의 두께와 그것에 맞는 체인의 두께를 가지고 10장 이상의 스프라켓을 넣으려니, 공간에 대한 제약이 생길 수 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도 꾸준하게 기어변속은 발전하여, 현재는 11단과 12단이 로드와 산악 자전거의 주요 기어비로 자리를 잡은 상황이다.

12단 스프라켓의 로드 구동계는 이번 시즌부터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12단 구동계의 산악자전거는 이미 주류로 자리를 잡으며, 이제 13단으로의 업그레이드를 기대하게 만든다.

시마노도 XTR 12단 그룹셋을 발표하며, 고단 변속 시스템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500%가 넘는 변속 비율을 가진 카세트로 산악을 공략 중인 시마노 XTR

1장의 체인링으로도 충분한 기어비 활용이 가능한 시대가 오고 있다.


1단 체인링, 고단 변속을 가속 시킨다.

현재 발전된 기술력으로 가능한 것은 더 얇은 스프라켓으로도 충분히 강성과 강도가 높은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이미 12단의 산악자전거 시스템은 몇년전부터 발표되어 보편화를 만들어 내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정밀한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기술은 세계적인 구동계 브랜드인 시마노, 스램, 캄파뇰로 등에 집중된 편이다보니, 새로운 경쟁 구도가 만들어지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하지만, 고단 스프라켓의 개발과 함께 1장의 체인링으로도 폭넓은 기어 변속이 가능해지다보니, 앞 변속을 없앤 1X 시스템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그리고, 1X 시스템은 뒤 변속에만 집중하면 되기에 고단 변속 시스템에 대한 진입장벽을 크게 낮추는 결과로 이어졌다.
이미 스램은 1X 시스템을 기반으로 산악자전거 시장을 장악했고, 그래블과 사이클로크로스를 중심으로 로드바이크에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1x13 변속 시스템을 발표한 로터

13단 변속으로, 로드와 산악에 모두 적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였다.

로터의 1x13 구동계의 로드바이크

산악에서 13단으로의 도전은 다양한 업체에서 시도되고 있다.

선레이스의 12단 산악 카세트

선레이스의 12단 디레일러


12단 변속을 지원하는 체인의 발표도 다양하게 이어진다.



캄파뇰로와 스램의 로드 12단

지난 해 캄파뇰로는 로드바이크를 위한 첫 2 x 12단 그룹셋을 출시하며, 라이더들의 이목을 끌었다. 그리고, 그 뒤를 이은 로드 12단 그룹셋은 스램이었다. '무선 전동 변속'이라는 최첨단 키워드를 앞 세운 스램은 출시와 함께 다양한 완성차에 바로 적용되며 큰 인기를 끌 수 있었다.

캄파뇰로와 스램의 12단 그룹셋은 기존의 고단 변속 업데이트와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 지금까지 변속의 수가 늘어난 것은 주로 변속 시 발생되는 충격을 줄이기 위해 촘촘한 기어 수의 배열이 큰 의미를 가졌다.
하지만, 이번 12단 발표는 촘촘한 기어의 배열보다, 폭 넓은 기어비에 더 집중시키며, 앞 기어 변속을 최소화하면서 폭넓은 기어비를 활용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이와 같은 개발의 이유는, 앞 변속이 뒤 변속에 비해 아주 조금 더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변속의 폭이 커서 그 충격에 의한 스피드 저하가 발생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가능한 앞 기어를 변속하지 않고도 폭넓은 카세트의 기어비로 다양한 지형을 커버하도록 한 점이 최근 12단 변속 시스템의 특징이다.

지난 해 처음으로 로드바이크 12단 그룹셋을 발표했던 캄파뇰로

캄파뇰로는 올해 12단 전동 변속 EPS를 발표하며, 가장 빠르게 12단의 기계식과 전동식 그룹셋을 완성했다.

스램은 올해 '무선'이라는 키워드로 AXS(액세스) 12단 시스템을 발표해 큰 인기를 얻었다.

12단 시스템은, 촘촘한 변속도 중요하지만, 폭넓은 카세트의 변속으로 앞 변속을 최소화하는 데 기술력이 집중되었다.
변속 충격이 적은 뒤 변속을 주로 활용하게 되어, 라이더는 끊김없는 페달링을 이어갈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캄파뇰로가 11단 프리허브와 호환되는 12단을 출시한 것과 달리, 스램은 XD 및 XDR 프리허브의 독자적인 규격을 발표하며 12단 시스템으로 변화되었다.
이로써, 휠 제조사들은 XD 및 XDR 호환 프리허브를 생산해야 된다.

사진은 DT SWISS의 스타래칫 프리허브의 XDR 버전이다. 디티스위스는 3폴스 등 거의 모든 휠셋에 호환 XDR 프리허브를 이미 출시했다.

스램의 산악 12단 시스템을 위한 XD 호환 허브

XD 호환 허브는 이미 대부분의 휠 제조사에서 출시한다.
XDR은 XD와 깊이만 조금 다른 수준이어서, XD를 출시한 제조사들은 쉽게 XDR 프리허브까지 출시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초센(CHOSEN)의 XDR 호환 허브

시마노의 산악구동계 12단 프리허브도 독자 규격을 적용했기에, 휠셋 제조사에서 그 규격의 허브를 출시하고 있다.


고단 기어 변속은 라이더에게는 더 많은 기회를 부여하는 결과를 만들어 준다. 더 빠르게, 더 쉽게, 다양한 코스를 탈 수 있게 해 주기 때문이다. 기어 변속의 발전은 앞으로 전동과 더 쉬운 변속 방법으로 변화될 것이라 기대되고 있다. 라이더들은 그런 변화를 그저 즐겁게 받아드리며, 더 많은 라이딩을 즐길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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