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여행 경로 선택과 일정 만들기
에디터 : 박창민 (바이크매거진)

자전거 여행은 목적지보다 이동 경로가 중요하다.
지도에 이동할 경로를 그리면서 계획을 세워보자.

자전거 여행은 목적지가 아니라 경로가 중요하다.

일반 여행과 자전거 여행의 차이가 무엇인지 물어보는 경우가 많다.
일반 여행에서는 가고자 하는 목적지가 중요해서 목적지에 도착할 때까지 잠을 자기도 하고 도로만 보면서 빠르게 운전을 해서 목적지에 어떻게든 빨리 도착하려 하고, 그곳에서 어떤 것을 하는 지가 주요 관심사지만, 자전거 여행은 이동하는 경로가 바로 여행 목적인 것이다.
어디를 통해 무엇을 보고 무엇을 느끼고 어떤 길을 자전거로 갔는지가 중요하기 때문에 경로의 설정과 이동 방법 등이 무엇보다 자전거 여행의 질을 결정한다.
목적지에만 목표가 있다면 차라리 자전거를 차에 실어 이동하는 편이 편하고 안전하며 재미있는 여행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작은 마을을 자전거로 여행하는 것이 더 안전하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기 쉽다.

여행 경로는 작은 마을 중심으로
처음에 자전거 여행을 하려고 계획을 세우다 보면 큰 도시를 기준으로 잡는 경우가 많다. 전국일주의 예를 들면 서울에서 출발하여 대전, 대구를 거쳐 부산으로 가는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경로를 잡는데, 이것은 그렇게 좋은 계획이 아니다.
대도시에 가까와지면서 사람과 차량이 늘어나게 되고, 보고 느끼는 것보다 안전하게 이 도시를 통과하는데 주력하게 된다. 대도시는 차가 많다보니 그만큼 위험한 요소도 많고 자전거 분실 등의 사고는 대부분 대도시에서 발생한다.
그렇다고 대도시를 피해갈 수는 없지만 길이 그것 밖에 없다거나 반드시 대도시에 가서 필요한 물건을 구할 때가 아니면 가능한 작은 마을을 중심으로 여행 경로를 잡으면 훨씬 좋은 사람들과 많은 것들을 보고 더욱 안전하게 여행할 수 있을 것이다.
인구가 적은 마을일 수록 여행자에게 친절하고 더 많은 정을 느끼게 된다.

도로 역주행이 안전할 때가 있다.
사실 이 이야기를 할 때 조심스럽기는 하다. 하지만 길이 좁은 지방도로 등에서는 차와 같이 오른쪽 차도를 사용하는 것보다 왼쪽 차도를 이용하여 차와 마주보고 가는 것이 오히려 안전하다.
갓길이 넓고 내 옆에 차가 지나가는 것이 그렇게 신경쓰이지 않을 만큼 넓은 도로는 문제 없지만, 내 옆에 차가 지나갈 때 내가 비켜야 하든가 아니면 차가 중앙선을 넘어서 비켜야 안전하게 통과하는 도로라면 차를 마주 보고 달리면서 필요할 때 옆으로 비켜 서는 것이 안전한 주행에 도움을 준다.
처음에 익숙하지 않겠지만 차가 적은 좁은 지방도로를 달릴 때 역주행을 해 보면 이해가 될 것이다. 나의 바로 옆을 지나가는 차를 직접 확인할 수 있어서 안전하게 차를 피하거나 위험 상황을 대처할 수 있다.

좁고 갓길이 없는 도로는 차를 마주보면서 역주행하는 것이 더 안전하다.

몸이 적응될 때가지 조금씩 이동 거리를 늘린다.
하루에 이동하는 거리를 결정하는 것은 어렵다. 보통 내가 최대한 갈 수 있는 거리에 절반 정도가 적절한데, 필자는 하루에 250km 정도를 타 보았고 그래서 여행할 때 하루 이동 거리를 절반 수준인 100~120km로 설정해서 계획한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동호인들은 하루에 자신이 탈 수 있는 거리를 마음껏 타 본 적이 없어 이런 계산이 어려운데, 아직 하루에 100km 이상 달린 적이 없는 경우는 50~60km를 하루 이동거리로 생각하면 괜찮다. 그리고 평상시 100km 정도의 거리를 타 보고 크게 무리가 없다면 100km 정도를 계획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여행 첫날부터 계획했던 거리만큼 달리는 것은 무리가 있는데, 기간별로 몸이 익숙해지는 시간을 보면 다음과 같다.
- 여행 시작 후 2주 후 : 자전거 타는 것이 몸에 익숙해져서 계획했던 거리를 달리는 것이 어렵지 않다.
- 여행 시작 후 1개월 후 : 하루에 이동할 수 있는 거리가 늘어나서 10~20% 정도 더 달릴 수 있다.
- 여행 시작 후 2개월 후 : 날씨만 괜찮다면 자전거 타는 것 자체가 문제가 되지는 않는다.
위와 같은 시간은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통상 장거리 여행을 하면 겪게 되는 경험으로 2개월 이상 여행을 하게 되면 자전거 타는 것이 신경 쓰이지 않을만큼 익숙해진다.
물론 대부분의 경우는 2주를 넘기 전에 자전거 여행이 끝나게 되고, 몸이 자전거 타는 것에 익숙해지기도 전에 여행을 마치게 된다.
그래서, 여행을 시작하고 1주일 정도는 하루 이동거리의 80% 정도, 그 다음에 90~100% 정도의 거리를 이동하는 것으로 계획하고 이동 거리를 만들어 보자.
하루에 100km 정도 이동을 생각하는 경우도 처음 시작은 80km 정도로 하는 것이 좋다는 의미로 1주일 정도 후에 90~100km를 이동하도록 계획하는 것이 무리가 없다.

표지판 거리에 주눅들지 말고 내가 계획한 이동거리를 무리하지 않게 가는 것이 중요하다.

무릎에 문제가 있다면 바로 휴식을
자전거 여행을 하면서 신체적인 문제로 포기하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이 바로 무릎의 통증이다. 이것은 평상시 많이 사용하지 않던 허벅지와 무릎 사이의 근육이 경직되면서 신경계를 건드려서 발생하는 문제로 끝내 무릎을 거의 움직일 수 없게 만든다.
조금이라도 자전거 페달링을 할 때 무릎에 통증을 느낀다면 그 자리에서 30분 이상 휴식을 취하고 무릎 주위의 근육을 마사지해서 풀어주어야 한다. 무릎 뒤 부분이 아플 때에도 원인은 다른 근육에서 오는 경우가 많아서 가능한 모든 근육을 충분히 마사지 해서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가능하다면 그곳에서 숙박을 하는 것도 좋다.
무릎이 아픈 상황에서 1시간 정도만 더 이동하더라도 다음날 아예 자전거를 탈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아플 때는 충분한 휴식이 최고의 선택이다.

무릎이 아플 때는 바로 30분 이상 휴식을 취하고
파스 등을 이용하여 마사지를 하는 것이 좋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재미있는 여행과 얼마나 많은 것을 느꼈냐는 것이다. 무리한 경로와 일정은 자전거 여행에 대한 재미를 반감시키고, 때로는 안전을 위협하기도 한다. 게다가 파트너와 함께 여행할 때는 중간에 포기하게 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의미있는 경로와 재미있는 일정을 만들어서 자전거 여행을 계획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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