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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박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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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의 대표 자전거 기업이자 세계 최대의 자전거 기업 중에 하나로 꼽히는 자이언트(Giant)의 안토니 로(Antony Lo) CEO 존 쿠(John Koo) 부사장이 우리나라에 내방하였다.
안토니 로 CEO는 킹 류 회장과 창업 파트너로 자이언트의 창업부터 현재까지 함께 한 인물이며, 현재 TBEA(타이완자전거수출협회)의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현재의 자이언트가 있기까지 동업자이자 창립자인 킹 류 회장, 그리고 많은 파트너 기업들이 있었습니다.
자이언트가 창립된 70년대에는 타이완에서 자전거 산업이 주요 산업에 속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정부의 지원이나 수출에 관한 업무도 어려운 시기였죠. 그러나, 미국에서의 자전거 유행과 그 시장 변화를 직접 경험한 킹 류 회장은 앞으로 아시아 시장에서도 발전 가능성을 예측하였고, 자전거 생산에 투자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자전거를 타는 환경이 매우 열악한 타이완에 자전거 문화를 이끌어낸 킹 류 회장의 역할과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려는 노력, 그리고 아낌없는 피드백을 전해준 엘리트 선수들이, 타이완에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데 큰 공헌을 했습니다.
처음 10년 정도는 타이완 내에서도 시선이 좋지 않았기에 힘든 시기가 많았습니다. 정부에서 조차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정부에서 '무슨 도움이 필요하지 않나?'라고 물어보면, '초기에 도움을 주지 않아서 우리가 잘 성장했습니다. 신경을 쓰지 않으시는 것이 더 도움이 되겠습니다'라며 농담을 하곤 하죠.
1981년, 자이언트(Giant)라는 브랜드가 내수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면서 자체 브랜드 제품 생산과 더불어 모든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같이 자체적으로 품질 좋은 제품들을 생산하여 산업의 선두주자가 되기까지는 함께 성장한 파트너 업체들의 도움이 매우 컸습니다. 또한, 이렇게 생산된 자전거를 소비자들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하기까지 유통 및 판매점들의 노고가 컸고, 그런 것들이 자이언트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세계적인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유명 선수들에게 후원하는 것은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1998년까지만 해도 자이언트는 유명 선수에게 후원하기는 커녕, 유럽 시장 진출 조차도 어려웠죠.
그래서, 전세계에서 인정받는 품질의 자전거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였고, 그로 인해 생산된 것이 바로 카본 프레임이었습니다.
그 당시의 카본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정도에서 생산되는 것이 전부였고, 그나마 제품 품질이 불안정하며 소량 생산으로 가격대가 매우 높았습니다.
우리는 '카본의 대량 생산'을 성공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일본과 독일에서 자재와 시스템을 공급받고 스위스와의 협력을 통해 총 4년이라는 투자의 결과 카본 프레임의 대량 생산을 성공시켰죠. 사실, 카본 생산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고 나서야 왜 그렇게 안정적이며 생산성이 좋은 카본 프레임을 만들기 어려웠는지 알았지만 말입니다. 잘 몰랐으니 도전했던 것 같습니다.
어느 날 도로 경기를 유심히 관찰하던 우리는, 선수들에게 있어서 좋은 자전거 소재 외에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업힐에 좋은 자전거라는 것이었죠.
어떻게 하면 업힐에 강한 자전거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산악자전거에 적용된 프레임 구조를 로드바이크에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경사가 심한 업힐을 오르기 위해 더욱 강성이 좋고 무게가 가벼운 프레임을 산악자전거에 적용해 왔고, 동일하게 로드바이크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때까지 모든 로드바이크는 탑튜브가 수평인 '논슬로핑' 프레임이었는데, 저희는 탑튜브가 시트튜브로 갈 수록 아래로 내려가는 '슬로핑' 프레임을 처음으로 로드바이크에 적용한 것이죠. 그렇게 개발한 것이 'TCR 컴팩트'라는 제품으로 자이언트의 후원을 받는 팀들이 그 프레임을 사용해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그 후, 다른 팀 선수들이 '슬로핑' 스타일의 프레임을 UCI에 항의하였고, UCI는 '이 프레임은 기존 프레임에 비해 성능이 우월하다'라는 이유로 한때 UCI 인증을 받지 못하는 프레임이 될 뻔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UCI가 프레임의 성능에 대해 공식적으로 '우월하다'라는 입장을 내세워서 오히려 고맙기도 했죠. 현재는 거의 대부분의 로드바이크가 슬로핑 프레임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은 모두 아실겁니다.
자이언트의 목표, '자전거의 섬, 타이완'을 만드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브랜드로 각광받기 시작한 자이언트는 단순히 자전거를 만들어 파는 기업이 아니라, 자전거와 그에 따른 문화를 판매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목표를 갖게 되었습니다.
현재 자이언트의 킹 류 회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간부들은 아직도 자전거를 즐겨타고 있습니다. 이는 건강과 젊음 유지의 비결인 것과 동시에 긍정적인 사고, 원활한 대인관계를 하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임을 알기에 자전거가 주는 이로움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이처럼 타이완을 '자전거의 섬'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자전거 문화를 확산시킬 방법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목표는 3가지 단계로 진행되었습니다.
첫번째는 고성능 자전거는 타이완에서 생산된다는 인식.
두번째는 타이완에서 자전거를 타며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세번째는 생활 속에서도 자전거가 활용되도록 하는 것.
위의 3가지를 하나씩 이루어가기 위해 자이언트는 많은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첫번째 목표인 고성능 자전거 생산에 있어서는, 이미 전세계 자전거의 하이엔드 제품들은 대부분 타이완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그 목표가 이루어졌습니다.
두번째 목표인 자전거를 타는 타이완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단계를 자전거를 타는 환경 구축이라고 생각했고, 17년 전 자전거문화발전재단을 창립해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타이완은 덥고, 비가 많이 오고, 오토바이가 도로를 장악하고 있는 등 자전거를 위한 환경은 매우 나쁜 편입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 맞는 자전거도로를 구축하고, 11월에 자동차 없는 날 행사를 매년 진행했으며, 고가에서 저가까지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를 경험할 수 있는 대여소를 곳곳에서 운영해 왔습니다.
자전거를 직접 경험한 사람들은 그것이 주는 가능성과 좋은 점을 느꼈고, 조금씩 타이완에서 자전거를 타는 인구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자전거 타는 타이완 문화 확산의 일환으로 킹 류 회장은 고령의 나이(당시 73세)임에도 불구하고 2007년 타이완 일주 라이딩에 도전했었습니다.
처음에는 조졸하게 시작되었는데, 고령의 나이에 장거리 여행을 소화하는 모습이 한 기자를 통해 보도되었고, 이후 방송 매체들을 통해 다큐멘터리로 방영이 되기까지 했었죠.
이 이야기는 타이완 사람들에게 자전거 여행에 대한 이미지를 대중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했고, 이 후로 타이완 자전거여행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수요가 급증하자 자이언트는 여행에 필요한 정비, 숙박, 보급 등에 대한 조건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이언트 트래블 타이완(Giant Travel Taiwan)이란 업체를 설립하기까지 했습니다.
현재는 자전거를 탄다면 타이완 일주 정도는 해야한다는 목표가 생겼고, 매년 많은 사람들이 타이완 자전거여행을 다니며, '자전거 타는 타이완'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킹 류 회장은 올해 80세를 맞이하여 타이완 자전거 일주를 다시 한번 시도했고, 7년 전보다 이틀 더 빠르게 일주에 성공하여 건재함을 과시했다.)
5년 전 구축된 공영자전거 시스템 유바이크(U-bike)는, 자이언트라는 큰 기업이 위험할 정도로 힘든 난관을 겪게 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차별화된 시스템 개발, 거듭된 실패와 개선이 필요했고, 지속적인 정부 지원 아래 자이언트가 운영 및 관리 함에 따라 현재는 150개 스테이션과 6500여대의 공영자전거를 성공적으로 운영 중입니다.
하지만, 한때 너무나 큰 손실 탓에 프로젝트를 중단하려 했었는데, 타이페이 시의 권유와 '생활 속 자전거'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지속하였습니다.
타이페이 시의 인구는 약 280만 명이고, 타이완의 전체인구는 2300만 명입니다. 그리고 유바이크는 지난 2년간 약 2800만 명이 이용하여 타이완 인구보다도 많은 이용률을 보였고, 생활 속 자전거 문화를 개척하는데 큰 몫을 해내고 있습니다.
현재 자이언트는 타이페이에만 운영되고 있는 유바이크 시스템을 자국 내 타도시에서도 요청 받아 해당 지역 지원 아래 개발을 진행 중인 상태입니다.
7년 전 제(안토니 로) 아내에게 자전거 타는 것을 권유했는데, 자전거 매장에 가서 여성을 위한 자전거가 없다는 불만을 들은 것으로 여성 자전거에 대한 필요성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지금 리브(Liv) 탄생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내에게 추천할 여성용 자전거가 예쁜 바구니 달린 것이 전부였는데, 집이 위치한 곳은 해발 300m를 오르내려야 하는 곳으로 아내의 마음에 들리가 없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자전거 문화 확산'을 기업 모토로 하는 자이언트에 '여성 브랜드 개발'의 필요성을 알고 있었으므로, 현재 자이언트 CFO인 보니 투(Bonnie Tu)를 중심으로 '리브/자이언트(Liv/giant)'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게 되었습니다.
제품의 개발, 연구, 기획, 디자인 등 거의 모든 업무를 여성이 담당하고 있으며, 여성에게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고, 자전거 뿐 아니라 용품까지 그 규모를 키워왔습니다.
리브는 성능에 있어서도 마리안느 보스 선수의 수많은 우승, 졸란다 네프 선수의 2014년 산악자전거 UCI 월드컵 종합우승 등을 통해 증명하였고, 세간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리브의 매출은 자이언트 매출 중 10%를 차지하고 있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 리브/자이언트에서 '리브'라는 독립 브랜드를 선언하며, '자이언트의 딸' 이미지가 아니라 성인이 된 '숙녀'의 이미지로 변화하며 더욱 공격적인 시장 공략을 할 예정입니다.
자이언트의 경영 이념에는 본사의 역할과 지사의 역할이 분명이 나뉩니다. 본사는 어느 나라에 지사에 필요한지를 판단해 지사를 설립할 뿐, 해당 국가의 지사에는 해당 자국민을 위주로 구성하고 그 나라의 문화와 특징을 고려해 운영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죠. 한국지사 역시 그와 같은 방식으로 지난 5년간 운영되어 왔으며, 기대보다 빠른 성장속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국 지사 설립 5년의 시간이 지나오면서 수입하는 제품 종류도 다양해지고, 판매수량이 점차 높아지면서, 전문 대리점들도 들어서는 것을 볼 수 있게 됐으며, 이제는 자이언트 코리아를 통해 체계적인 유통과 실속 있는 가격으로 정당한 방향의 자전거 문화를 알리는데 주력하는 자이언트 코리아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경쟁 브랜드에 대한 질문에 항상 '경쟁사는 바로 자이언트'라고 이야기를 전합니다.
자이언트는 매번 우리 만의 꿈이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시간 조차도 부족합니다. 다른 브랜드와 경쟁할 여유는 더욱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 바로 우리 스스로가 경쟁 상대인 이유입니다. 우리의 목표를 이루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깨닫지 못했던 것을 얻게 되고 동시에 스스로 발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안토니 로 부회장은 타이완에 돌아간 직후, '한국 자전거 종주'에 대한 계획을 잡으라고 지시하며 한국의 자전거와 인프라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이번 인터뷰는 자전거 판매 뿐 아니라 '자전거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자 노력하는 자이언트의 기업 정신이 더욱 빛을 발하는 시간이었고, 우리나라에도 이와같은 올바른 자전거 문화 확산이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관련 웹사이트
자이언트 코리아 : http://www.giant-korea.com/
안토니 로 CEO는 킹 류 회장과 창업 파트너로 자이언트의 창업부터 현재까지 함께 한 인물이며, 현재 TBEA(타이완자전거수출협회)의 회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킹 류 회장과 함께 창업하여 올해 42년을 맞이한 자이언트의 안토니 로(Antony Lo) CEO. |
창립 42주년, 타이완의 새로운 산업을 만들다. |
현재의 자이언트가 있기까지 동업자이자 창립자인 킹 류 회장, 그리고 많은 파트너 기업들이 있었습니다.
자이언트가 창립된 70년대에는 타이완에서 자전거 산업이 주요 산업에 속하지도 않았을 뿐 아니라, 정부의 지원이나 수출에 관한 업무도 어려운 시기였죠. 그러나, 미국에서의 자전거 유행과 그 시장 변화를 직접 경험한 킹 류 회장은 앞으로 아시아 시장에서도 발전 가능성을 예측하였고, 자전거 생산에 투자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자전거를 타는 환경이 매우 열악한 타이완에 자전거 문화를 이끌어낸 킹 류 회장의 역할과 최고의 제품을 생산하려는 노력, 그리고 아낌없는 피드백을 전해준 엘리트 선수들이, 타이완에 새로운 산업을 만드는데 큰 공헌을 했습니다.
자이언트의 세일즈 부분을 총괄하고 있는 존 쿠(John Koo) 부사장 |
파트너 업체들의 도움이 가장 큰 원동력 |
처음 10년 정도는 타이완 내에서도 시선이 좋지 않았기에 힘든 시기가 많았습니다. 정부에서 조차 관심을 갖지 않았는데, 최근 들어 정부에서 '무슨 도움이 필요하지 않나?'라고 물어보면, '초기에 도움을 주지 않아서 우리가 잘 성장했습니다. 신경을 쓰지 않으시는 것이 더 도움이 되겠습니다'라며 농담을 하곤 하죠.
1981년, 자이언트(Giant)라는 브랜드가 내수 시장에서 큰 영향력을 미치면서 자체 브랜드 제품 생산과 더불어 모든 상황이 바뀌기 시작했습니다. 이와 같이 자체적으로 품질 좋은 제품들을 생산하여 산업의 선두주자가 되기까지는 함께 성장한 파트너 업체들의 도움이 매우 컸습니다. 또한, 이렇게 생산된 자전거를 소비자들에게 효율적으로 전달하기까지 유통 및 판매점들의 노고가 컸고, 그런 것들이 자이언트의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카본 프레임 대량 생산의 가능성을 열다. |
세계적인 브랜드로 거듭나기 위해 유명 선수들에게 후원하는 것은 중요했습니다. 하지만 1998년까지만 해도 자이언트는 유명 선수에게 후원하기는 커녕, 유럽 시장 진출 조차도 어려웠죠.
그래서, 전세계에서 인정받는 품질의 자전거를 만드는 것이 급선무였고, 그로 인해 생산된 것이 바로 카본 프레임이었습니다.
그 당시의 카본은 프랑스와 이탈리아 정도에서 생산되는 것이 전부였고, 그나마 제품 품질이 불안정하며 소량 생산으로 가격대가 매우 높았습니다.
우리는 '카본의 대량 생산'을 성공하면 되겠다는 생각으로, 일본과 독일에서 자재와 시스템을 공급받고 스위스와의 협력을 통해 총 4년이라는 투자의 결과 카본 프레임의 대량 생산을 성공시켰죠. 사실, 카본 생산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고 나서야 왜 그렇게 안정적이며 생산성이 좋은 카본 프레임을 만들기 어려웠는지 알았지만 말입니다. 잘 몰랐으니 도전했던 것 같습니다.
카본 대량 생산을 시도했던 자이언트는, 현재 카본 자전거에 대한 뛰어난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
컴팩트로드 디자인, 로드 업힐 경쟁을 바꾸다. |
어느 날 도로 경기를 유심히 관찰하던 우리는, 선수들에게 있어서 좋은 자전거 소재 외에 필요한 조건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바로 업힐에 좋은 자전거라는 것이었죠.
어떻게 하면 업힐에 강한 자전거를 만들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산악자전거에 적용된 프레임 구조를 로드바이크에 적용하기로 했습니다. 경사가 심한 업힐을 오르기 위해 더욱 강성이 좋고 무게가 가벼운 프레임을 산악자전거에 적용해 왔고, 동일하게 로드바이크에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때까지 모든 로드바이크는 탑튜브가 수평인 '논슬로핑' 프레임이었는데, 저희는 탑튜브가 시트튜브로 갈 수록 아래로 내려가는 '슬로핑' 프레임을 처음으로 로드바이크에 적용한 것이죠. 그렇게 개발한 것이 'TCR 컴팩트'라는 제품으로 자이언트의 후원을 받는 팀들이 그 프레임을 사용해 좋은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그 후, 다른 팀 선수들이 '슬로핑' 스타일의 프레임을 UCI에 항의하였고, UCI는 '이 프레임은 기존 프레임에 비해 성능이 우월하다'라는 이유로 한때 UCI 인증을 받지 못하는 프레임이 될 뻔 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UCI가 프레임의 성능에 대해 공식적으로 '우월하다'라는 입장을 내세워서 오히려 고맙기도 했죠. 현재는 거의 대부분의 로드바이크가 슬로핑 프레임을 채택하고 있다는 것은 모두 아실겁니다.
자이언트, 타이완을 자전거의 섬으로 만들다. |
자이언트의 목표, '자전거의 섬, 타이완'을 만드는 것입니다.
세계적인 브랜드로 각광받기 시작한 자이언트는 단순히 자전거를 만들어 파는 기업이 아니라, 자전거와 그에 따른 문화를 판매하는 기업이 되어야 한다는 목표를 갖게 되었습니다.
현재 자이언트의 킹 류 회장을 비롯한 대부분의 간부들은 아직도 자전거를 즐겨타고 있습니다. 이는 건강과 젊음 유지의 비결인 것과 동시에 긍정적인 사고, 원활한 대인관계를 하게 해주는 중요한 요소임을 알기에 자전거가 주는 이로움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었습니다.
이처럼 타이완을 '자전거의 섬'으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자전거 문화를 확산시킬 방법에 대해 연구했습니다.
목표는 3가지 단계로 진행되었습니다.
첫번째는 고성능 자전거는 타이완에서 생산된다는 인식.
두번째는 타이완에서 자전거를 타며 여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
세번째는 생활 속에서도 자전거가 활용되도록 하는 것.
위의 3가지를 하나씩 이루어가기 위해 자이언트는 많은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첫번째 목표인 고성능 자전거 생산에 있어서는, 이미 전세계 자전거의 하이엔드 제품들은 대부분 타이완에서 생산되고 있으며, 그 목표가 이루어졌습니다.
TBEA(타이완자전거수출협회)의 회장을 맡고 있는 안토니 로는 타이완의 자전거 문화 발전에 끊임없는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
자전거를 타는 타이완 만들기 |
두번째 목표인 자전거를 타는 타이완을 만들기 위해, 가장 중요한 단계를 자전거를 타는 환경 구축이라고 생각했고, 17년 전 자전거문화발전재단을 창립해 운영해 오고 있습니다.
타이완은 덥고, 비가 많이 오고, 오토바이가 도로를 장악하고 있는 등 자전거를 위한 환경은 매우 나쁜 편입니다. 하지만, 그 상황에 맞는 자전거도로를 구축하고, 11월에 자동차 없는 날 행사를 매년 진행했으며, 고가에서 저가까지 다양한 종류의 자전거를 경험할 수 있는 대여소를 곳곳에서 운영해 왔습니다.
자전거를 직접 경험한 사람들은 그것이 주는 가능성과 좋은 점을 느꼈고, 조금씩 타이완에서 자전거를 타는 인구가 늘기 시작했습니다.
킹 류 회장, 타이완 일주 라이딩에 성공 |
자전거 타는 타이완 문화 확산의 일환으로 킹 류 회장은 고령의 나이(당시 73세)임에도 불구하고 2007년 타이완 일주 라이딩에 도전했었습니다.
처음에는 조졸하게 시작되었는데, 고령의 나이에 장거리 여행을 소화하는 모습이 한 기자를 통해 보도되었고, 이후 방송 매체들을 통해 다큐멘터리로 방영이 되기까지 했었죠.
이 이야기는 타이완 사람들에게 자전거 여행에 대한 이미지를 대중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했고, 이 후로 타이완 자전거여행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이렇게 수요가 급증하자 자이언트는 여행에 필요한 정비, 숙박, 보급 등에 대한 조건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자이언트 트래블 타이완(Giant Travel Taiwan)이란 업체를 설립하기까지 했습니다.
현재는 자전거를 탄다면 타이완 일주 정도는 해야한다는 목표가 생겼고, 매년 많은 사람들이 타이완 자전거여행을 다니며, '자전거 타는 타이완'의 기초가 되었습니다.
(킹 류 회장은 올해 80세를 맞이하여 타이완 자전거 일주를 다시 한번 시도했고, 7년 전보다 이틀 더 빠르게 일주에 성공하여 건재함을 과시했다.)
'자전거를 타는 타이완' 만들기 프로젝트를 이어가고 있는 자이언트, 세계에서 자전거 타기 어려운 환경으로 손꼽혔던 타이완에서 이제 공영자전거는 생활 속에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
생활 속 자전거 활용, 공영자전거 구축 |
5년 전 구축된 공영자전거 시스템 유바이크(U-bike)는, 자이언트라는 큰 기업이 위험할 정도로 힘든 난관을 겪게 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차별화된 시스템 개발, 거듭된 실패와 개선이 필요했고, 지속적인 정부 지원 아래 자이언트가 운영 및 관리 함에 따라 현재는 150개 스테이션과 6500여대의 공영자전거를 성공적으로 운영 중입니다.
하지만, 한때 너무나 큰 손실 탓에 프로젝트를 중단하려 했었는데, 타이페이 시의 권유와 '생활 속 자전거'라는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지속하였습니다.
타이페이 시의 인구는 약 280만 명이고, 타이완의 전체인구는 2300만 명입니다. 그리고 유바이크는 지난 2년간 약 2800만 명이 이용하여 타이완 인구보다도 많은 이용률을 보였고, 생활 속 자전거 문화를 개척하는데 큰 몫을 해내고 있습니다.
현재 자이언트는 타이페이에만 운영되고 있는 유바이크 시스템을 자국 내 타도시에서도 요청 받아 해당 지역 지원 아래 개발을 진행 중인 상태입니다.
올해 Liv/giant에서 Liv라는 단일 브랜드로 거듭나며, 숙녀로 성장하고 있는 자이언트의 여성 브랜드 '리브(Liv)' |
숙녀가 된 리브(Liv)의 시작과 계획 |
7년 전 제(안토니 로) 아내에게 자전거 타는 것을 권유했는데, 자전거 매장에 가서 여성을 위한 자전거가 없다는 불만을 들은 것으로 여성 자전거에 대한 필요성을 알게 되었고, 그것이 지금 리브(Liv) 탄생의 계기가 되었습니다.
아내에게 추천할 여성용 자전거가 예쁜 바구니 달린 것이 전부였는데, 집이 위치한 곳은 해발 300m를 오르내려야 하는 곳으로 아내의 마음에 들리가 없었을 것입니다.
게다가, '자전거 문화 확산'을 기업 모토로 하는 자이언트에 '여성 브랜드 개발'의 필요성을 알고 있었으므로, 현재 자이언트 CFO인 보니 투(Bonnie Tu)를 중심으로 '리브/자이언트(Liv/giant)'라는 브랜드를 런칭하게 되었습니다.
제품의 개발, 연구, 기획, 디자인 등 거의 모든 업무를 여성이 담당하고 있으며, 여성에게 맞는 제품을 개발하는 것이 목표였고, 자전거 뿐 아니라 용품까지 그 규모를 키워왔습니다.
리브는 성능에 있어서도 마리안느 보스 선수의 수많은 우승, 졸란다 네프 선수의 2014년 산악자전거 UCI 월드컵 종합우승 등을 통해 증명하였고, 세간의 많은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현재, 리브의 매출은 자이언트 매출 중 10%를 차지하고 있지만,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올해 리브/자이언트에서 '리브'라는 독립 브랜드를 선언하며, '자이언트의 딸' 이미지가 아니라 성인이 된 '숙녀'의 이미지로 변화하며 더욱 공격적인 시장 공략을 할 예정입니다.
한국 진출, 목표했던 성과 '기대 이상' |
자이언트의 경영 이념에는 본사의 역할과 지사의 역할이 분명이 나뉩니다. 본사는 어느 나라에 지사에 필요한지를 판단해 지사를 설립할 뿐, 해당 국가의 지사에는 해당 자국민을 위주로 구성하고 그 나라의 문화와 특징을 고려해 운영하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죠. 한국지사 역시 그와 같은 방식으로 지난 5년간 운영되어 왔으며, 기대보다 빠른 성장속도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한국 지사 설립 5년의 시간이 지나오면서 수입하는 제품 종류도 다양해지고, 판매수량이 점차 높아지면서, 전문 대리점들도 들어서는 것을 볼 수 있게 됐으며, 이제는 자이언트 코리아를 통해 체계적인 유통과 실속 있는 가격으로 정당한 방향의 자전거 문화를 알리는데 주력하는 자이언트 코리아가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한국 지사 설립 이후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자이언트 코리아의 이옥내 지사장과 함께 기념 촬영에 나섰다. |
자이언트의 경쟁 브랜드는 자이언트 |
경쟁 브랜드에 대한 질문에 항상 '경쟁사는 바로 자이언트'라고 이야기를 전합니다.
자이언트는 매번 우리 만의 꿈이 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할 시간 조차도 부족합니다. 다른 브랜드와 경쟁할 여유는 더욱 생각할 수 없다는 것이 바로 우리 스스로가 경쟁 상대인 이유입니다. 우리의 목표를 이루는 과정을 거치다 보면 깨닫지 못했던 것을 얻게 되고 동시에 스스로 발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안토니 로 부회장은 타이완에 돌아간 직후, '한국 자전거 종주'에 대한 계획을 잡으라고 지시하며 한국의 자전거와 인프라에 대한 관심을 보였다.
이번 인터뷰는 자전거 판매 뿐 아니라 '자전거 문화' 확산에 기여하고자 노력하는 자이언트의 기업 정신이 더욱 빛을 발하는 시간이었고, 우리나라에도 이와같은 올바른 자전거 문화 확산이 이어지기를 기대해본다.
관련 웹사이트
자이언트 코리아 : http://www.giant-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