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라이즈드 기명호 지사장, 이제는 문화에 투자할 때!
에디터 : 박창민 기자
2011년, 스페셜라이즈드의 한국 지사로 스페셜라이즈드 코리아가 출범한 지 어느덧 2년이 지났다. 지난 2년 간, 지사장으로서 활동한 기명호 지사장과 함께 자전거와 문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어보았다.

스페셜라이즈드 코리아 기명호 지사장을 만나 자전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라이더 중심"이 가장 중요한 스페셜라이즈드 정책

스페셜라이즈드 정책의 큰 줄기는 글로벌이나 코리아나 크게 다른 것이 없습니다. 단지 실정상 국내에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을 조금씩 수정하는 정도죠.
창립자이자 대표인 마이크 신야드는 "자전거 라이더"를 중심으로 모든 정책이 움직이는 것을 기본으로 삼고 있는데, 이런 이유로 소비자와의 직접적인 소통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자전거를 통해 삶을 변화시키고, 재미있게 사는 라이더"들이 많아지고, 그들과의 소통을 통해 그런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기본적인 정책인 것이죠.


지사로는 독특하게 타 브랜드도 함께 유통하고 있는데?

스페셜라이즈드 코리아는 스페셜라이즈드 제품 외에도 폭스 레이싱 샥, 파크툴, 피니쉬라인, 호프, 테릭스 등 타 브랜드에 대한 유통을 함께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책은 스페셜라이즈드 코리아와 거래하는 대리점에게 스페셜라이즈드가 취급하지 않는 제품들을 동시에 공급할 수 있는 방식이어서, 스페셜라이즈드 본사에서도 우리의 유통 구조를 보며 지금은 지사들의 새로운 유통 방향으로 고려하고 있습니다.
서로 보완할 수 있는 좋은 브랜드가 한 곳에 모인다면 그 시너지 효과가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죠.


올바른 문화를 소개하는 것은 산업 종사자들의 몫이다.

이제는 우리나라 자전거 라이더들의 수준도 충분히 높아졌기 때문에 선진국의 문화가 적용되는데 문제가 없는 시점이 되었습니다.
지금까지는 자전거 산업에 가장 일선에 있는 종사자들이 너무 일률적인 문화를 소비자들에게 보여주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해외에서 보고 온 다양한 자전거 문화를 소개하고 올바른 자전거를 보여주는 것은 산업에 종사하는 우리들의 몫이라고 생각하는데, 가끔은 소비자들이 우리보다 더욱 잘 알고 스스로 문화를 만들려는 노력을 보여주곤 합니다.
이럴 때일 수록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대리점들이 더욱 노력해야 하고, 대리점들에게는 유통사들이 올바른 문화를 전파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해서는 안 되겠죠.

공급자들의 질적인 향상이 필요할 때다.

자전거는 단순한 소비재가 아니다보니 서비스가 뒷받침되어야 하는 산업입니다. 대리점을 기반으로 한 유통 공급자들은 라이더들에게 더욱 좋은 서비스를 하기 위해 노력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가령 자전거를 타면서 서비스를 잘 받은 라이더는 자전거를 타지 않는 친구들에게 '자전거가 참 좋은 것이다'라고 소개할 수 있겠죠. 그런 것이 자전거 인구를 늘리는 가장 큰 기반이 될 것이라고 봅니다.
가격에 대한 경쟁력을 내세운다면 당연히 수익성이 떨어질 것이고, 서비스의 질이 낮아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장기적으로 주변에 자전거를 타는 라이더의 수가 더 줄어드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저희 대리점은 아니지만 바이클로(biclo)가 대리점들의 수준을 높이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봅니다. 그곳에서 자전거를 구매한 고객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고, 저희도 바이클로를 통해 많은 부분을 배우곤 합니다.


브랜드 스토어를 통해 브랜드의 문화를 제대로 전달한다.

스페셜라이즈드는 프로그램 스토어 시스템을 통해 브랜드 스토어를 지향하는 편입니다. 많은 대리점보다 필요한 수 만큼의 대리점에 공급하고, 그들에게 정확한 제품의 지식과 다양한 자전거 제품군을 소개하는 것이죠.
멀티 브랜드 대리점도 나쁘지는 않지만, 국내 여건 상 대리점의 규모가 크지 않다보니 각 브랜드의 대표 제품들만 샵 안에 비치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샵 안에서도 브랜드 별로 경쟁을 해야 하는 상황이고, 소비자가 찾는 제품 라인업이 없는 경우가 많이 생기게 되겠죠.
또한 대리점도 여러 유통사와 거래를 하다보니 다양한 제품에 대한 문화와 특징을 모두 이해하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올바른 자전거를 소비자에게 권하는 것 또한 매우 어려운 문제가 되겠죠.

턱없이 부족한 국내 자전거 문화

해외는 자전거를 구매하면 바로 자전거를 탈 수 있는 다양한 자전거 문화와 인프라가 있어서,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자전거를 구매 후 즐길 수 있는 곳이 매우 한정되어 있고, 그나마 강변 자전거길이 개통되었지만 벌써 포화상태에 가깝습니다.
지금처럼 자전거 라이더들이 자전거에 관심을 갖고 스스로 타려고 노력할 때, 국내 대형 유통사들이 힘을 합쳐 자전거 문화에 투자한다면 더욱 좋은 결과를 만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로운 문화를 소개하기 위해 유통사들이 힘을 합친다면 자전거 문화 발전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사진)지난 해 사이클로크로스 대회로 열렸던 '인디페스티벌'

소비자만큼 소중한 것은 없다.

유통사로서 직접 소비자들을 만나는 경우는 한정되어 있지만, 저희는 소비자를 직접 만날 때 더욱 친절하고 낮은 자세로 대할 것을 항상 교육합니다.
자전거를 타는 라이더인 소비자만큼 자전거 산업에 소중한 사람들은 없기 때문이죠.
이런 점에서 자전거 산업 종사자들은 소비자들에 대한 서비스와 고마움에 대한 표시로 생각하더라도 문화와 이벤트에 함께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자전거 문화가 발달되면, 자전거를 잘 모르는 사람들도 쉽게 접근하고 올바른 선택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라며 기명호 지사장은 판매 경쟁에서 벗어나 문화에 투자하여 국가 수준에 맞는 자전거 문화를 만드는 것이 현재 가장 중요한 과제라고 인터뷰를 마치는 시점까지 강조하곤 했다.
잘 만들어진 자전거 인프라 하나가 전세계의 라이더들을 모으듯이 우리도 자전거 문화 선진국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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