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몽블랑을 오르다.
에디터 : 이경훈

6월 30일.  D+6

어제부터 내린 비가 아침까지 무지하게 내립니다.  결국 오전에 자전거를 타겠다는 계획은 무산되고, 늦게 일어나 뒹굴뒹굴 하다가 점심을 먹기 전 샤모니 시내로 나가 몽블랑을 구경하고, 시내에서 점심을 사먹기로 합니다.

리셉션 앞에 있던 사이클로크로스.  주인장의 자전거로 보입니다.

샤모니의 메흐드글라스 캠핑장 리셉션.  유명한 관광지라 영국인 등 외국인들이 많으며, 주인 아주머니가 영어를 매우 유창하게 합니다.

휴게실과 샤워실 등.
세차게 내리는 비 때문에 오전 내내 춥고 온통 젖어 있었는데, 금방 마르기 시작합니다.

캠핑장 전경.

캠핑장에서 공짜로 주는 티켓을 들고 버스를 기다립니다.

기다리다가 버스 시간이 너무 늦을 것 같아 일단 걸어봅니다.  언제 비가 왔냐는 것 처럼 쨍쨍합니다.

가다보니 이런 물이 콸콸콸 무섭게 흐릅니다.  아침까지의 비로 수량이 장난 아닌 모습.

마돈을 타고 지나가는 언니.

풀밭으로 좀 걷다가, 다시 정류소로 가 버스를 타고 샤모니 시내로 이동합니다.


흘러 내려오는 빙하

몽블랑을 볼 수 있는 래귀 듀 미디 전망대로 오르는 곤돌라.
가격이 무려 1인당 42유로로 무지 비싸지만 지금 아니면 언제 보겠냐는 심정으로 티켓을 삽니다.
한국인들이 많이 오는지 한국어 책자를 줍니다.

입구에 붙어있는 안시 동계올림픽 홍보물.
fail
지금쯤 철거가 되어 있겠지....

커다란 짐과 떡대로 우리를 불편하게 만든 독일 사람들.

킁킁킁킁

세계 각국 사람들이 타는 케이블카.  지용이 말대로 세계 각국의 암내 가스실입니다.  그중에 으뜸은 인도인들인지라....

중간 지점에서 갈아탑니다.

있어야 할 몽블랑은 구름 때문에 보이지 않고...

갈아타는 지점인데도 벌써 엄청 춥습니다.  별 정보 없이 온 우리는 그냥 반팔에 바람막이+반바지로 올라갔다가 얼어 죽는 줄 알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죄다 패딩이나 겨울 잠바를 입었습니다.  게다가 선글라스는 필수!

구름속에서 이렇게 올라가다가

갑자기 떡하니 나옵니다.

여기부터는 사진 감상.



해발 4000미터쯤 되는데 사람들이 막 눈 속을 걸어댕깁니다.


몽블랑 정상.

저어어어어 밑에 보이는 사람들과 길.  중간에는 베이스캠프 마냥 텐트도 있네요.


구름 아래로 보이는 샤모니 옆의 마을.



눈밭으로 내려가는 입구.

여기도 뭔가 살아가긴 합니다.


내가_웃는게_웃는게_아니야
몽블랑 보러 가실 땐 반드시 선글라스 착용하세요.


몽블랑을 배경으로 기념샷.  추워서 어벙벙 움츠러들었네요-_-


"여기까지 왔는데 몽블랑 눈도 먹어야죠"

전망대에 있는 기념품 가게도 가고 돌아다니다가 고산증에 계단 하나하나 오르기가 너무나도 힘들어집니다.  머리는 빙글빙글 다리는 딱딱하게 굳고...   결국 하산 결정.

내려가는 길.  곤돌라가 정말 무섭게 내려갑니다.  한번씩 쿵쾅쿵쾅 하는데 다들 꺅

샤모니 시내로 가서 지역 음식인(사실 스위스 음식이지만 스위스에서 먹으면 엄청나게 비싼) 퐁듀를 먹으러 갑니다.

음식을 기다리는 중.  몽블랑 갔다왔더니 체력이 소진되어 다들 매우 배가 고픈 상황.

이건 하끌레뜨 (Raclette)라고 치즈를 불에 녹여 긁어 낸 후 감자나 고기와 함께 먹는 놈입니다.

감자.  뒤에는 퐁듀가 보입니다.

같이 나오는 말린 고기.  잠봉 등

맛은.... 음.....
굉장히 난해합니다.
대단히 느끼하면서 대단히 짜고, 어떻게 이런 맛이 나지 싶은 그런 느낌.
특히 피클인 줄 알았던 말린 오이 같이 생긴 건 엄청나게 짜면서 시면서 오묘한 그런 맛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감자나 짠 고기 이런거 가리지 않아서 잘 먹긴 했습니다만, 매일 먹기는 힘든 음식들이네요-_-

먹으면서 점점 표정이 안좋아지는 지용.

시무룩.

결국 외면.

원래는 아침에 라이딩을 하지 못해서 얼른 캠핑장으로 복귀해 오후에 라이딩을 하려 했지만, 체력이 방전되고 시간도 대략 4시 경으로 늦은 듯 해서 오늘의 라이딩을 포기합니다.


지용이는 떡실신으로 먼저 캠핑장으로 복귀하고, 저랑 면님은 슈퍼가서 먹거리 조금 사고 시내를 좀 더 구경하다가 들어갑니다.

곳곳에 널부러진 주인을 기다리는 개님.


세인트 버나드를 데리고 다니는 아저씨가 단연 인기 최고입니다.

이후 캠핑장으로 복귀했는데, 피로가 갑자기 몰려오면서 7시부터 취침을 시작합니다.  저녁도 안먹고 그냥 스트레이트로 자다가, 얇은 침낭을 가져와서 그런지 추운 날씨에 견디지 못하고 일어나서 캠핑카의 히터를 틀고 잡니다. 
아침에도 추위 때문에 벌벌 떨면서 일어났습니다.  수건처럼 얇은 여름용 침낭을 가져가서 고생좀 하다가, 나중에 결국에는 좋은 침낭을 하나 더 사게 됩니다-_-

내일의 일정은 마모뜨가 열리는 부르 드와장으로 이동하는 것입니다.  대략 200km의 운전을 지용이가 또 수고해줄 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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