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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이경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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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7일. D+3
오늘은 헤라스베르켄 (Geraadsbergen. 네덜란드어는 G를 ㅋ 발음이 섞인 ㅎ 발음입니다. W는 ㅂ, V는 ㅍ, J는 ㅇ 발음으로 뭔가 독어+스페인어+영어가 합쳐진 느낌이네요)에 있는 RVV의 가장 큰 승부처, 카펠뮤르(Kapelmuur)를 가기로 합니다.
Kapelmuur는 262km의 RVV 중 마지막에서 두번째인 244km 지점에 있는 급한 오르막으로, 가장 큰 승부처이자, 가장 관중이 많고, 가장 유명한 곳으로 RVV의 상징과도 같은 곳입니다.
Kapelmuur의 의미는 성당의 벽으로, 꼭대기에는 성당이 있습니다.
유럽 구경도 하는 제 자전거
한국의 자전거 도로는 사실상 우레탄 조깅코스인 경우가 많지요.
그리고 그 밑에 Muur(벽)라고 써 있는 표지판 발견!
길을 잃어서 어버버 하는데 왠 벨기에 총각이 "니들 뮤르에 가니?"라고 하면서 길을 친절하게 알려주네요.
예상외로 힘들고 거친 길입니다. 특히 코펜베르그의 길보다 바닥이 더 험해 경사도는 조금 더 낮지만 좀더 까다로운 느낌이었습니다. 게다가 레이스의 최종 승부처인 만큼 선수들에겐 지옥의 길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일단 얼른 내려가서 다시 한번 헤매지 않고 한방에 잘 올라보기로 합니다.
여기서 빠질 수 없는 것이 바로 RVV 패러디 샷. 지용이의 카메라로 둘이서 사진을 찍기로 합니다.
적절한 패러디 샷: 포풍젖산님의 작품
http://blog.naver.com/polkadot09/50114729349
점심은 조테헴의 젤베란트(Silverland)라는 곳에서 스파게티와 와플, 샐러드로 먹습니다. 나름 괜찮긴 했는데 입맛에 약간 맞지 않고 비쌌네요.
이렇게 벨기에의 코블 관광은 끝났습니다. 원래는 프랑스와 벨기에 국경지대에 있는, 파리-루베(Paris-Roubaix)의 최대 난코스인 아르덴느 숲까지 보고 이동하려 했지만, 시간 관계상 포기하고 바로 프랑스 알프스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파리-루베 설명글 http://cafe.naver.com/cyclingproject/1832
아르덴느 숲은 이번 여행에서 못 볼 줄 알았는데 여행의 마지막에, 파리에서 독일로 돌아오는 길에 잠깐 들리게 됩니다. 추후에 소개하겠지만, 여기는 벨기에의 코블스톤과는 완전히 다른, 정말 차원이 다른 길입니다.
1차대전의 귀신들이 튀어나올 것 같이 생겼습니다.
이러한 거칠고 솟아오른 돌길이 2.5km가량 끝없이 이어져 있는 곳입니다.
벨기에의 코블과 프랑스의 파베가 가장 다른 점은, 벨기에의 코블은 일반 승용차들도 매일 진입하며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길이라 부드럽게 다듬어져 있지만, 프랑스의 파리-루베 파베 구간은 농기계들도 쉽게 진입하지 않으며, 일반적으로 닫은 길이라 뾰족하고 모난 돌들이 그대로 있습니다. 때문에 풀샥 MTB로도 쉽지 않은 듯한 그런 길이며, 로드 사이클로 시속 40km 이상을 내면 정말 엄청난 충격이 전해지는, 상상하기 힘든 길입니다. 사실 어느 정도 속도가 있으면 돌 사이사이를 떠다니기 때문에 천천히 다닐 때보다 흔들거림은 덜하지만, 자전거로 오는 충격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됩니다.
아르덴느 숲은 여행기 막판에 다시 등장합니다.
일단 시간이 늦었지만, 먹고는 살아야 하기에 가는 길인 브뤼셀 근처의 까르푸를 들리기로 합니다.
브뤼셀은 시민들이 쓰레기를 아무렇게나 버려서 꽤나 더럽다고 하던데, 듣던대로 주차장 곳곳에 쓰레기가 날라댕깁니다-_-
이러한 성모마리아 상은 프랑스나 벨기에 곳곳에 서 있습니다.
만약 캠핑장의 리셉션이 닫았다면, 일단 들어가서 자리를 잡아 두고, 다음날 아침에 리셉션에 가서 계산을 하면 됩니다. 보통 밤 11시까지는 정문을 닫지 않기 때문에 괜찮습니다.
애초에 계획을 짤 때는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여기도 가고 저기도 가고 하지만, 역시 막상 여행을 하다보니 생각치도 못한 변수나, 의외로 하나하나 시간이 오래 걸린다던가, 체력적인 한계가 와서 인지 많이 지체됩니다.
내일의 계획은 최대한 알프스에 일찍 도착해 쉬는 것입니다..... 과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