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로운 블루로드의 고된 업다운, 국토종주 동해 경북코스
에디터 : 정혜인 기자
사진 : 정혜인 기자

국토종주 동해 코스의 전체 경로는 경북 영덕~강원도 고성으로 이루어진다. 영덕 해맞이공원부터 울진 은어다리까지가 동해의 경북코스, 삼척 임원에서 고성 통일전망대까지가 동해의 강원도 코스로 분류된다.
그 중 경북 코스에 다녀왔다. 먼저 생긴 강원도 코스보다 다소 거칠고 투박하지만 평화로운 블루로드의 매력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었던 76km의 영덕~울진 간 라이딩이다. 

관련 기사
동해안 강원도 코스 : https://www.bikem.co.kr/article/read.php?num=7721


영덕 출발, 시내에서 식사/간식 준비 


바다를 가까이하고 싶어서 영덕에서 출발했다. 기차를 이용할 수 있다는 것도 선택의 이유다. 물론 버스터미널도 있다. 영덕역과 영덕시외버스터미널이 인접해 있고 동해 자전거길에서는 약 10km 떨어져 있으므로 어떤 교통수단을 이용하든 출발조건은 같다.

영덕 시내에 도착하면 간단히 요기를 하거나 간식을 구매해서 출발하는 게 좋다.
자전거코스에서 바다를 조망하며 아침식사를 하면 좋겠지만, 자전거길을 처음으로 만나는 하저해수욕장부터 첫번째 인증센터인 해맞이 공원까지는 큰 관광지가 아니라서 식당이 많지 않고 아침 시간대에는 문을 일찍 열지 않는 편이다. 평범한 어촌 마을 분위기인데다 한번씩 등장하는 식당은 횟집과 대게요리점이 대부분이다 보니 아침식사로 부담스러운 음식과 금액대를 접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편의점도 많지 않다. 자전거도로를 만나는 하저해수욕장 인근에 편의점이 있고 그 이후로는 작은 낚시 매점이 대부분이고 편의점처럼 간편식을 해결할 수 있는 곳은 찾기 어렵다.

그래도 고래블해변 근처, 후포항 일대는 번화가가 형성되어 있고, 망양휴게소와 근처에서는 부담되지 않는 식사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으니 참고하자.  

동해 코스 중 경북 지역에 해당되는 영덕~울진 간 경북 코스는 76km.
코스 파일 다운로드 : https://www.bikem.co.kr/article/read.php?num=13822

영덕역과 터미널이 있는 시내에서 첫번째 인증센터인 해맞이 공원까지 10km, 
자전거길을 만나는 하저해수욕장까지는 5km.
지도 보기 : http://kko.to/5LHQCd65RP

평범하고 평화로운 어촌 마을 분위기가 이어진다.

고래불해변이나 후포항이 아니면 번화가 같은 분위기는 찾기 어렵다.

망양휴게소, 후포항 근처에 아침 식사가 가능한 괜찮은 일반 식당이 있다.

자전거 전용도로는 많지 않지만, 번잡한 곳이 적어서 오히려 좋았던 경북 코스다.


업다운의 연속 & 애매한 자전거길


영덕 시내를 벗어나자마자 처음부터 업힐 코스다.
경사각은 대략 5%에서 시작하지만 가파른 헤어핀 코너와 체감상 10%의 급경사가 혼을 쏙 빼놓다. 시원한 다운힐로 위로를 받아보지만 그건 시작에 불과하다.
고래불해변까지 짧은 간격으로 3~4개 업다운이 이어져 서늘한 기후에도 재킷을 벗게 만든다. 

'내가 지금 그란폰도 대회에 출전 중인가'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꽤나 길고, 높은 급경사도 많다.
업힐 코스가 순탄지 않은 만큼 다운힐도 만만치 않다. 반대편에서 영덕으로 향하는 사람들도 자전거를 끌고 이동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말은, 하향 코스가 좀 더 편할 것이라는 혹자의 말에 그리 큰 의미를 둘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자전거도로 상태는 강원도 코스보다 다소 열악한 편이다.
자전거와 차량 도로가 분리되어 달릴 수 있는 곳이 있는가 하면, 보호 시설 없이 좁은 갓길에서 주행해야 할 때도 많다. 또는 예의상 그어져 있는 파란선을 따라 길을 안내 받는 정도인 곳도 많다.
하지만 다행히 주말인데도 차량이 많지 않고 양보하는 차들이 많아 위협적인 경우가 적다. 오히려 코너길이 나타날 때도 중앙선을 넘어 자전거와 거리두기를 하는 차량 운전자가 많아 미안해질 뿐이다.  

자전거도로가 사라졌더라도 후미 안전등을 사용하고 우측 가장자리를 잘 유지하고 달렸더니 그리 위협적이거나 불편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시내를 벗어나자마자 업다운 코스의 시작이다. 경사도 5%에서 10%까지는 자연스럽다.

고래블해변에 다다를 때까지 3~4개의 업다운이 나타난다.

자전거도로 표시와 설비가 다소 옹색하지만, 차량이 적어 불편하지는 않았다.

해맞이공원~고래블 구간의 업다운은 조금 수월해진다.

고래블해변, 거대한 고래 조형물 옆에 인증센터가 있고, 건너편은 작은 번화가가 형성되어 있다.

파란선 외에 별도의 자전거도로가 없지만 다행히 주말에도 차량이 적어 위협적이지 않다.

월송정 인증센터
월송정에는 멋진 소나무 군락과 산책로, 바다 뷰 포인트가 있어서 잠시 들러 휴식을 즐기기에 좋다.

월송정~망양휴게소 구간은 평지가 많다. 하지만 망양휴게소 위치가 고지대다.

망양휴게소 인증센터

망양휴게소~울진 은어다리까지 평지가 많고 부담스럽지 않는 코스가 주로 이어진다.

망양정으로 향하는 왕피천 케이블카

높은 곳에서 바다를 조망하고 싶다면 망양정에서 휴식을 갖는 것도 좋겠다.

울진 은어다리 인증센터, 울진 시내이자, 경북코스의 기/종착지다.

울진종합버스터미널이 은어다리 근처에 있다. 
동서울행 버스는 인터넷 예매 불가, 현장에서만 차표를 예약 및 구매해야 한다.


평화로운 바다 위 거센 파도의 물폭탄


같은 동해 코스 라도 강원권과 경북권의 바다길 풍경은 다르다. 다운힐을 타고 내려오면서 마주하는 거대한 바다풍경에 짜릿해지는 순간이 많은데, 그 분위기는 제주도의 서쪽 코스를 닮아 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고 허벅지가 터질 것 같은 고된 시간 뒤에 맛보는 짙은 파랑색의 시원한 바다냄새가 응어리진 스트레스까지 통쾌하게 날려버리는 듯하다. 차안에서는 결코 느낄 수 없는 탁 트인 바다를 눈만이 아닌 온몸으로 체감하는 느낌이다.

파도가 제주도와 다르게 거세서인지 웅장함은 더욱 크다. 잡생각마저 달아나게 만드는 거친 파도소리와 도로 위를 넘나드는 파도의 위력은 위협적이기까지 하다. 하지만 하얗게 부서지는 파도 위로 자욱하게 피어 오른 물안개의 몽환적인 풍경에 힘듦을 잃고 무의식 중 페달링을 하게 만든다. 

우연히 물폭탄이라도 맞게 되면 바닷물에 젖은 옷이 찝찝하면서도 동해의 환영인사라도 받는 듯 왠지 반가운 기분이다. 

다운힐을 달리다보면 바다를 배경으로 한 멋진 풍경이 자주 등장한다.

바위가 많은 해변의 느낌은 제주도 서쪽 풍경을 닮았다.

왜 블루로드인지 알 것 같은 이국적인 모습이다.

평화롭고 잔잔한 구간은 힐링 그 자체


비시즌 계획 없는 숙박은 민박으로 해결


영덕 시내~울진 은어다리의 86km 거리는 자전거 좀 탄다 하는 사람들에게는 1일 라이딩 코스다. 하지만 영덕 시내에서 출발이 늦었거나 라이딩에만 집중하는 게 목적이 아니라면 어두워지기 시작하는 오후 5시 전(10월 기준)에 종착지 도착이 쉽지 않다고 봐야한다. 그렇다고 어느 지점에서 숙박을 하게 될지 확신이 서지 않아 미리 숙박을 잡기가 애매하기도 할테다.

다행히도 동해코스에는 크고 작은 관광명소가 다양하고 트레킹 코스가 유명해서 종주 코스에 숙박시설이 자주 발견된다.
비싼 호텔이나 펜션은 당연하고, 주말이라도 금액이 부담없는 민박과 야영장도 많다. 코스 길가에 위치한 민박집 중에서 위치 정보는 검색이 되지만 연락처와 가격대, 예약 가능 여부 등 그 어떠한 정보도 표시하지 않는 곳이 비교적 저렴한 편이다. 예쁘고 멋지게 가꿔진 숙박시설 느낌이 아니라, 평범한 가정집처럼 생겼지만 민박이라고 써 있는 곳들이다. 

숙박업이 주요 생계수단이 아닌 듯, 밤에는 과감하게 불을 꺼버리는 곳이 많으니, 현지인 냄새 물씬 나는 바닷가 집에서 하룻밤 머무르고 싶다면 해가 지기 전에 민박을 찾아보는 것도 좋겠다.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선스
위의 기사는 개인적인 용도 및 비상업적인 용도의 '퍼가기'를 허용하며, 상업적인 용도의 발췌 및 사진 사용은 저작자의 허가를 받아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