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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박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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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부터 자전거 시장의 성장에 가장 큰 걸림돌 중에 하나는 바로 중고 자전거의 순환이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 순환이 제대로 이어지지 않으면 전체적으로 자전거 유통 시장은 꽉 막힌 하수구에 물을 붓는 것처럼 언젠가 그 한계를 들어낼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와같은 상황에서 반갑게도 중고 자전거 인증 판매 시스템을 비즈니스 모델로 잡은 스타트업 브랜드 '라이트브라더스(Wright Brothers)'가 지난 해 첫 선을 보이며 자전거 유통의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그 시작의 중심에 서 있는 김희수 대표를 만나, 라이트브라더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브랜드 컨셉 기획의 이력 |
기업 및 브랜드 컨셉 기획이 지금까지 주로 했던 일이었습니다. 전략적인 브랜드 컨셉을 위한 전반적인 기획을 하는 것이죠.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이니스프리, 오설록 제주차, 신세계 건설 등의 브랜드 컨셉 등이 지금까지 주요한 고객이었습니다.
브랜드 컨셉에 있어서 '철학'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냐면 이제는 제품의 품질 차별화를 만들기 매우 어려운 시대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미 상품에 대해서는 상향평준화가 이루어진 시대이기 때문에, 왜 이 브랜드를 선택해야 하는지가 브랜드의 철학으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봅니다.
자전거를 타면 모르던 새로운 세상이 보인다 |
사실 기존까지는 자전거를 구매해본 적이 없었습니다. 전에 타던 자전거는 친구가 선물해 준 것이었으니까요.
처음 자전거를 타고 서울에서 능내역까지 지금 부사장님과 함께 갔었습니다. 그런데, 정말 이 나이가 될 때까지 이런 모습을 본 적이 처음이었어요. 자전거를 타고 여기까지 온 것도 좋았었는데, 자전거를 타니까 내가 모르던 곳과 사람들을 만나고 정말 멋진 것이 있더라고요. 자전거를 타면 '내가 모르는 곳을 많이 가 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조금씩 자전거를 자주 타면서 로드바이크로 바꾸었고, 그렇게 재미가 들었습니다.
'자전거를 타면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어'라는 부사장님의 이야기를 들었는데, 그렇게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저는 약간의 직업병이 있는 것 같아요. 어떤 프로젝트가 생기면, 그 브랜드의 산업군과 그 브랜드를 사용하는 사람들의 라이프스타일 등을 살펴보는 버릇이 있거든요.
자전거를 소개 받아서 처음으로 운동을 했을 때도 이와같은 것에 관심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자전거 산업 자체는 대단히 하이테크적인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실제 유통구조는 여전히 고전적인 방법이 적용되고 있다는 것이 신기했습니다.
산업 자체가 생산자와 유통자에 집중되었고, 실제 사용하는 라이더들에게는 환경이 별로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생각되었습니다. 그래서 그 안에서 비즈니스 가능성을 보게 되었습니다.
기업과 브랜드 컨셉 기획 경력을 바탕으로 중고 자전거라는 유통 변화를 만들고 있는 김희수 대표 |
중고 유통을 생각하게 된 이유? |
자전거를 타면서 자동차와 많이 비교했던 것 같아요. 처음으로 자전거를 산 후, 다음 자전거로 기변을 할 때, 꽤 비싸기 때문에 지금 가진 것을 중고로 팔고 새것을 사면 좀 더 저렴해지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런데, 자전거에서는 제가 가진 중고를 제가 직접 팔아야 하더라고요.
아직 자전거에 대해서도 자세히 모르는데, 그것을 자전거 전문 커뮤니티에서 중고로 판매한다는 건 정말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새 자동차를 8개 정도 사 봤지만, 한번도 지금 타던 자동차를 중고로 파는데 신경 써본적이 없었던 것과는 사뭇 비교되는 상황이었습니다.
자동차의 경우는 자동차 제조사보다 판매 후의 시장이 거의 4배가 큽니다. 그런데, 자전거는 사기도 어렵고 팔기도 어렵고 타기도 어렵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전거 리스도 하고 싶었는데, 그것도 중고 가격이 정착되지 않으니 어려운 상황인 것이었죠. 그래서, 중고 자전거를 먼저 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겁니다.
아직 본격적인 시도가 없었던 중고 자전거 시장 |
어떤 산업이 커진다는 것은 누군가가 큰 규모의 자금이 들어오는 것이 필요한데, 자전거 시장은 아직 그 정도의 규모가 아닌 것 같기도 합니다. 그리고, 자동차의 중고 가격을 만들기 시작했던 리스 켈리(켈리 블루 북으로 중고 자동차 시세를 처음으로 산업화 함)와 같은 사람이 아직 없었던 것 같습니다.
21세기의 유전은 데이터라는 말이 있듯이, 중고 가격에 대한 정보를 데이터로 만들게 된다면, 그것이 가진 정보가 대단히 의미있는 것이 되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드릴 시각이 필요하다. |
원래 있었던 시장을 상자라고 저는 생각을 하는데, 기존까지는 제가 자전거 시장에서는 상자 밖에 있었기 때문에 더 새로운 눈을 가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막상 자전거 시장 안의 상자로 들어오고 나니까 많은 사람들이 '이래서 안돼, 저래서 안돼'라는 이야기를 계속 듣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무엇을 해도 안된다는 이야기를 들으니까 그것이 정말 어려웠던 것 같아요.
자전거 업계에서 라이트브라더스의 비즈니스 모델을 이야기하면 모두 안 된다고 하는데, 이 상자 밖에서 이야기를 하면 다들 가능성과 재미가 있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습니다.
그렇기에, 롯데, IBK 스타트업, 벤처캐피탈 등에서 저희를 새로운 유통 플랫폼으로 인정하여 투자를 결정했던 것이죠.
저희는 새로운 유통 플랫폼을 만든 것인데, 업계에서는 아직도 대리점으로 인식하여 한계를 만들다보니, 그것이 또 하나의 어려운 문제입니다. 지금까지 자전거 산업의 카테고리에는 대리점 외에는 없었기 때문에 새로운 유통 구조를 만들기가 더욱 어려운 것이죠.
새로운 것을 새로운 것으로 받아드릴 수 있는 시각이 필요한 것 같습니다.
김희수 대표는 지난 'IBK 창공' 데모데이를 통해 라이트브라더스와 자전거 중고 시장에 대해 발표했다. |
IBM 창공 데모데이에서 라이트브라더스는 최신 기술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스타트업 기업들과 함께 했다. |
하늘에는 라이트 형제, 땅에는 라이트브라더스 |
라이트 형제가 자전거 수리 및 제조에 대한 기술에서 영감을 받아서 비행기를 처음으로 만든 스토리 자체가 매우 좋았습니다. 자전거 수리공에서 자신의 자전거 브랜드까지 만들었던 라이트 형제가, 비행기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다른 과학자들과는 완전히 다른 시각으로 접근하여 도전하고, 처음으로 비행기를 만든 것이죠.
직관적인 이름보다는 조금 더 다양한 비즈니스를 담기 위해서는 이와같은 브랜드 이름이 매우 마음에 들었습니다.
"하늘에는 라이트 형제, 땅에는 라이트브라더스"라는 느낌도 좋고요.
특히, 라이트 형제는 자전거 산업에서도 제법 업적을 남겼고, 에어로 다이나믹의 기본 이론을 정립하는 등, 저희 회사 브랜드와 잘 어울린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자전거 수리공이자 빌더였던 라이트 형제는, 다른 과학자들과 달리 에어로 다이나믹 이론을 바탕으로 비행기 제작에 성공했다. |
기억에 남는 오키나와 센추리런 |
지금까지는 오키나와에 다녀온 것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첫 해외 자전거 여행이기도 하고, 직원들과 첫 시작할 때 드림빌딩을 했던 것이 회사의 기반 작업을 하고 나서 겨울에 따뜻한 오키나와에 라이딩을 가자라는 것이었고, 그것을 실제 할 수 있었기 때문에 더욱 기억에 남습니다.
오키나와에서는 센추리런 대회에 출전했던 것인데, 다른 직원들은 센추리 코스(160km)를 탔고, 저와 여직원은 둘이서 좀 짧은 시사이드 코스(100km)를 탔습니다.
그런데, 도쿄에서 왔던 10명 정도의 라이더들이 함께 달릴 수 있는 기회를 주어서, 같이 라이딩하는 재미를 제대로 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자전거를 타면서 늘 도전의식 생기게 되는데, 가깝게는 동부3고개를 넘는 것이고요. 올해 나이 50세가 되었는데, 제 생일 축하 기념으로 해외 라이딩을 가는 것도 하고 싶습니다.
서비스 디자인 회사, 라이트브라더스 |
라이트브라더스에서는 자전거 간편판매, 중고 자전거 안심 구매, 새 자전거 구매, 미캐닉 서비스, 비파괴검사, 리스 프로그램 등이 준비되어 있고, 롯데와 함께 기획하는 중고자전거 장기 렌탈 프로그램도 기획하고 있습니다.
구매할 수 있는 방법이 많다면, 소비자가 유입되는 방법도 다양하게 변화되겠죠. 이런 유통 변화가 시장의 규모를 키우는 방법과 새로운 생태계를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전거 중고거래의 거래 표준을 만드는 것이 시작이었다면, 자전거 타기 좋은 다양한 서비스를 만들어서 자전거 애프터마켓의 리더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라이트브라더스는 자전거 판매 회사가 아니라 '서비스 디자인 회사'이기 때문에 계속 새로운 프로그램과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비파괴검사, 자전거 간편판매, 중고 안심 구매, 새 자전거 구매, 미캐닉 서비스, 리스 프로그램 등 다양한 유통 서비스를 디자인하고 있는 라이트브라더스 |
"라이트브라더스와 함께, 자전거를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자전거를 소비하는 멋진 시간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라며 김희수 대표는 '자전거는 라이딩 하는 시간과 경험을 함께 하는 것'이라는 그녀의 생각을 전달해 주었다.
새로운 시각과 새로운 아이디어로 시장이 변화되기를 항상 기대해 왔던 필자에게 라이트브라더스는 신선함으로 다가왔다. 여전히 변화에는 어려움과 극복할 것들이 있겠지만, 그 변화를 응원하는 사람들과 함께 힘을 얻고 새로운 변화가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관련 웹사이트
라이트브라더스 : https://wrightbrother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