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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박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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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구동계의 기준은 여전히 시마노가 차지하고 있다. 그리고, 스램이 경쟁사로 다툼을 하고 있으며, 캄파뇰로는 가장 오랫동안 하이엔드 구동계로의 이미지를 지켜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경쟁 속에 새로운 구동계가 자리잡는 것은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니다. 물론, 최근에는 디지털이라는 키워드를 앞세워 새로운 변속 시스템들이 출시되고 있지만, 여전히 경쟁 상대로 여기기에는 쉽지 않다.
이 속에서 나름대로 자리를 잡으며 조금씩 그 시장성을 확대하고 있는 구동계 브랜드가 있으니, 그것이 바로 마이크로시프트(microSHIFT)다. 1999년 창립 이래 8년이라는 시간 동안 성능과 품질, 고객중심의 제품이라는 철학으로 꾸준하게 영역을 확대하고 있는 마이크로시프트의 타이완 본사를 탐방하였다.
빠르고 안정적인 변속을 만들다. |
마이크로시프트의 탄생은 세계 고급 자전거 생산의 중심지라는 타이완 타이중에서, 유일하게 생산하지 못하는 변속 시스템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한 것이었다. 현재는 스램 공장이 타이중으로 이전하면서 생산지로의 역할을 하고는 있지만, 왕성하게 자전거 산업이 발달되기 시작했던 1990년 대에는 대부분 시마노에 의존해야 했다.
그때, 원하는 스타일의 변속 시스템을 좋은 품질과 가격, 그리고 제때 공급할 수 있는 공급원이 필요했고, 그 필요에 의해 마이크로시프트가 탄생한 것이다.
이렇게 탄생된 마이크로시프트는 타이완의 생산 능력을 바탕으로 변속 시스템을 만들 수 있었고, 후발주자인 만큼 품질과 성능에 더욱 집중한 생산을 진행해야 했다. 자칫 성능과 품질에 조금이라도 불만족이 발생할 경우, 기존 브랜드에 비해 훨씬 큰 타격을 받으며 저가 부품으로 낙인 찍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이크로시프트는 경량이라는 목표보다, 정확하고 빠른 변속을 만드는 데 집중했고, 그 결과 성능과 품질면에서 만족을 주는 제품으로 탄생하게 되었다.
품질 및 성능 관리에 유독 신경을 쓰고 있는 마이크로시프트 |
거의 모든 부품을 자체 생산하며, 그 품질을 유지하고 있다. |
미국의 유명한 프로컨티넨탈 팀인 젤리벨리 팀에서 사용 중인 마이크로시프트. 선수들도 성능면에서 만족을 느낀다며 피드백을 전했다. |
정밀한 가공과 진단, 그리고 테스트 |
마이크로시프트 제품의 특징 중에 하나는 거의 모든 부품을 자체적으로 제작하는 것이다. CNC 머신을 통해 각 제품에 필요한 부품들을 정확하게 절삭하고, 각 부품은 여러가지 측정 방법을 통해 그 정밀도가 측정된다.
또한, 부품의 사용에 따른 내구성 테스트 및 추위나 오염 등의 외부 환경에 따른 테스트도 진행되어, 실제 라이딩 중 겪을 수 있는 문제점들을 미리 방지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다.
타이중 공장 내의 CNC 머신 |
CNC 머신을 통해 정밀성이 필요한 부품들을 자체적으로 생산하고 있다. |
시프팅 반복 테스트 장비 |
냉동 테스트 장비 |
맞춤 제작을 통한 서비스 |
마이크로시프트의 장점 중에 하나는 위에서 이야기한 자체 부품 제작에 있고, 그로 인해 자전거 브랜드사에서 원하는 맞춤 제품의 제작이 가능해졌다.
간단하게는 완성차 브랜드의 로고가 새겨진 제품을 생산하는 것에서부터, 완성차의 디자인 상 필요한 맞춤 마운팅 시스템 등이 흔히 적용되는 예다. 그런 것 외에도, 로드바이크 드롭바 컨트롤러와 산악용 디레일러의 조합에 대한 요청 등, 각기 업체들이 가진 애로사항들을 직접 해결하여, 완성차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에도 크게 일조를 하고 있다.
완성차 브랜드의 로고를 삽입하여 전체적인 자전거의 완성도를 높이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
경우에 따라서는 기존 시프터의 마운트가 새롭게 개발되는 자전거에 잘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마이크로시프트는 자체 개발 능력을 통해 이런 애로사항들을 해결한다. |
산악 전동변속 시스템 eXCD |
현재 전동변속 시스템은 크게 시마노, 캄파뇰로를 시작으로, 스램이 지난 해 가세하였고, 이번 시즌 FSA가 정식 런칭하였다. 그리고, 모든 전동변속 시스템의 시작은 로드바이크였으며, 시마노만이 산악 시스템까지 전동변속을 출시한 상태다.
마이크로시프트는 첫 전동변속 시스템의 출시를 산악용으로 맞추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 물어보자, "로드바이크보다 산악자전거의 구동계는 내구성면에서 훨씬 어려운 편입니다. 그래서 산악자전거 구동계를 출시한다면, 로드바이크용 전동변속은 어렵지 않게 상품화할 수 있기에, 산악 시스템을 먼저 선보이는 것입니다"라며 답변을 전했다.
마이크로시프트 산악자전거 전동변속 시스템 eXCD는 아직 정식 출시 이전이기에 디자인 완성도가 조금 떨어지기는 하지만, 그들의 철학에서 볼 수 있듯이, 사용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구성된 것이 특징이다.
자전거 거치 및 이동 시에 실수로 변속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락아웃 레버, 한눈에 라이더가 쉽게 확인할 수 있는 변속 인디케이터 등이 타 브랜드의 제품에 비해, 편의성과 기능에 집중한 마이크로시프트의 특징을 잘 보여준다.
마이크로시프트의 산악 전동변속 시스템 eXCD |
사용자 편의성을 위해 현재 기어와 배터리 상태를 표시하는 인디케이터와 직관적인 버튼 디자인 |
라이딩을 하지 않을 때 락아웃하여 불필요한 작동을 막는 기능도 눈에 띈다. |
46T 스프라켓, 이해하기 쉬운 그립시프트 |
마이크로시프트는 전동변속 시스템 외에도 한장의 체인링 사용자를 위한 46T 스프라켓과 생활 라이더들에게 이해하기 쉬운 그립시프트를 새롭게 선보였다.
T수가 큰 스프라켓을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매우 강한 압력의 단조 기술로 만들어야 제대로된 스프라켓이 만들어지기에 큰 T의 스프라켓 생산이 녹녹한 것은 아니다. 조금이라도 강성과 내구성이 떨어지게 되면, 큰 스프라켓일 수록 휘는 등의 문제를 발생시키기 때문이다. 그리고, 스프라켓 전용 단조 기계를 가진 업체가 세계적으로도 몇 곳 밖에 되지 않기에, 그 기계를 보유한 마이크로시프트의 기술력에 더욱 신뢰를 느끼게 된다.
이번에 46T 스프라켓을 발표하게 되며, 1X 시스템을 사용하는 라이더들은 기존보다 더 큰 변속구간을 경험할 수 있게 될 것이다.
46T 스프라켓이 적용된 11단 카세트가 새롭게 발표되었다. |
또, 이번에 발표한 그립시프트가 눈에 띈다. 기존 그립시프트에서 크게 기능적인 변화를 준 것은 아니지만, 변속 시 30% 더 부드럽게 만들었고, 숫자로 표시한 기어비가 아니라 스피드와 경사도를 가시적으로 표시한 점이 특징이다.
새로운 마이크로시프트 그립시프트의 인디케이터에는 숫자 대신 토끼와 거북이 그림으로 스피드에 대한 이해를 높였고, 자전거를 탄 라이더가 언덕을 오르는 모습인지 내리막을 내려가는 모습인지를 보여주어 가시성을 높인 것이다.
기존보다 30% 더 부드럽게 변속이 가능한 신형 그립시프트가 발표되었다. |
써 볼 수록 매력을 느끼는 마이크로시프트 |
필자가 마이크로시프트에 대해 알게 된 것은 꽤 오래 되었지만, 실제로 사용하게 될 기회는 거의 없었다. 특히, 상급 시스템에 대한 경험은 우리나라에서 더욱 어려운 상황이기도 했다. 그러다가, 이번 시즌에 로드바이크 변속 시스템 아르시스(ARSIS)를 직접 사용해 보고, 빠르고 정확한 변속 성능에 놀라움을 느꼈다. 그리고, 그 리뷰가 페이스북에 전해지며, 전 세계 수백명의 라이더가 마이크로시프트에 대한 만족을 댓글로 전하면서 필자만의 경험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 팩토리투어를 통해 마이크로시프트가 제품을 대하는 철학이 매우 정직하다는 점을 느꼈다. 그만큼 품질과 성능에는 자신있지만, 아직 인지도를 만들기에는 역부족인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디자인적인 면에서도 조금 미흡한 면이 있기도 하다.
그래도, 한번 사용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적극적으로 사용해 보자. 아마도 그 매력을 여러분도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관련 웹사이트
마이크로시프트 : http://microshift.com.t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