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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김수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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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또는 용부품에서 'A'는 알루미늄, 'C'는 카본, 'CF'는 카본 포크나 카본 프레임을 의미하는 등 제품의 특징을 표현하는 영어 약자가 많다. 그중 'SL'은 참으로 많이 사용되는 약자로 슈퍼 라이트(Super Light)를 의미하며, 경량을 추구하는 제품이라면 항상 붙어다니는 글자 중에 하나다.
후지바이크(Fuji)는 경량 올라운드 바이크인 '알타미라(Altamira)'를 잇는 초경량 바이크 'SL'을 출시했다. 슈퍼 라이트를 의미하는 약자로만 명명된 'SL'은 이름만큼 가벼운 로드바이크인지 살펴보자.
어디서 무게를 줄였을까? |
후지의 알타미라 SL(관련 기사)은 완성차 기준으로 6.1kg을 보여줬다. UCI가 개최하는 대회에서는 무게추를 달아야 할 정도로 가벼운 알타미라보다 SL을 더 가볍게 만들 수 있는 후지의 비결은 무엇일까?
알타미라 SL과 SL의 최상급 카본 프레임과 포크는 C-15와 FC-330으로 동일해 변화없이 그대로이다. 하지만 프레임 무게는 무려 237g이나 줄어 740g에 불과하다.
감량의 비밀은 프레임 제작 방법에 있었다. 먼저 프레임 내부의 주름과 초과된 레진을 없앴다. 후지는 고압축 몰딩(High Compaction Molding) 기법으로 다양한 지름을 갖는 굽은 부위, 헤드튜브와 바텀 브라켓에 있는 주름을 제거했다. 이 정도는 알타미라에도 적용된 것이고, SL은 이를 넘어서 시트 튜브와 포크 크라운에도 적용시켰다.
하지만 이보다 더 주효한 방법은 프레임의 접착부위를 줄이는 것이다. 카본 프레임은 일반적으로 몇개의 부위가 따로 제작되어 붙여서 만들어진다. 알타미라는 접합 부위가 8개, 즉 프레임이 3개의 파트로 나뉘지만 SL의 접합부는 4개, 2개의 파트로 줄었다. 접합부가 줄어든만큼 무게가 줄고, 강성은 높아지게 된다.
드롭아웃, 케이블 스탑과 같은 부품도 프레임과 함께 몰딩되어 무게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됐다.
고압축 몰딩(High Compaction Molding) 기법으로 탑튜브, 바텀 브라켓, 시트튜브, 포크 크라운의 내부 주름과 초과된 레진을 없애 무게를 줄였다. 하지만 이정도는 무게 감량에 도움이 된다기보다 응력집중을 방지해 프레임 내구성을 높이는 것에 큰 도움이 된다. |
SL의 무게를 확실하게 줄인 요소는 접합부의 감소다. 프레임을 2 파트로 나눠 제작해 접합함으로써 237g을 줄였다. |
케이블 스탑이나 드롭아웃 등을 함께 몰딩해 강성을 높이면서 무게를 소량 줄였다. |
가벼워져도 강성은 높아졌다? |
SL의 무게는 사실 성능에 크게 관여하지 않는 잉여의 소재를 줄였기 때문에 알타미라와 강성에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을 수 있다. 후지는 SL의 강성 강화를 위해 다운튜브에 초고장력 카본을 사용하면서 팔각형 모양을 취해 오버사이즈의 둥근 형태였던 알타미라에서 큰 변화를 줬다.
또 시트튜브, 탑튜브, 포크도 편평한 형태를 취하면서 고장력 카본으로 측면 강성을 최대화시켰다. 이전 SST에 사용했던 'I-Beam 또는 RIB 기술'을 포크에 적용시켰다. 이렇게 해서 SL은 헤드튜브에서 9%, 바텀 브라켓에서 11%, 포크에서 18% 강성 증가(알타미라 비교 시)를 이뤄냈다.
SL 프레임 카본 소재는 최상급에는 C-15 카본이 들어갔으며, 보급형 모델에도 C-10이라는 높은 등급의 카본이 사용된 것도 눈에 띄는 변화다.
알타미라의 둥근 형태 다운튜브에서 팔각형 각진 형태로 변경된 SL의 다운튜브. |
탑튜브도 납작한 형태로 모습을 바꿨다. |
사각모양의 시트튜브. 후지는 각진 형태의 튜브를 선택한 것은 초고장력 카본을 사용하기 위해서다. 초고장력 카본은 평면이 아닌 곳에서 강성이 낮아지는 특성을 갖고 있다. |
포크의 측면 강성을 높이기 위해 'I-Beam 또는 RIB' 기술이 들어갔다. |
'I-Beam 또는 RIB' |
프레스핏 BB. |
커스터마이징된 SL |
SL은 가벼움, 강성과 더불어 승차감을 위해 상하로 얇은 시트스테이로 순응성을 높였고,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조향감을 위해 52 사이즈를 기준으로 2가지 포크 옵셋을 제공한다. 또 작은 사이즈에서 불필요한 강성을 줄이기 위해, 사이즈별로 카본 레이업과 직경을 달리했다.
순응성을 위한 얇은 시트 스테이. |
두 개의 포크 옵셋을 제공해 안정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핸들링 조작감을 제공하다. |
사이즈마다 카본 레이업과 튜브 직경을 달리해 사이즈마다 적정 강성을 부여했다. |
체인스테이 프로텍터와 체인 캐쳐 |
스펙 및 지오메트리 |
S 사이즈를 기준으로 헤드튜브 각도를 달리해 포크 옵셋이 다르다. |
후지 SL 1.1 소비자가격: 1,500만원 / 스램 레드 22 / C-15 카본 프레임 / FC-330 포크 |
후지 SL 1.5 소비자가격: 550만원 / 시마노 듀라에이스 / C-15 카본 프레임 / FC-330 포크 |
후지 SL 2.1 소비자가격: 430만원 / 시마노 울테그라 Di2 / C10 카본 프레임 / FC-440 포크 |
후지 SL 2.3 소비자가격: 260만원 / 시마노 울테그라 / C10 카본 프레임 / FC-440 포크 |
후지 SL 2.5 소비자가격: 220만원 / 시마노 105 / C10 카본 프레임 / FC-440 포크 |
후지 SL 1.1 프레임셋 소비자가격: 230만원 / 프레임: 740g / 포크: 280g |
정민혁 프로의 테스트 라이딩 |
정민혁 프로는 SL에 대해서 "경량 로드바이크이면서 강성도 좋아 업힐에서의 라이딩이 만족스러웠다"고 "딱히 흠잡을만한 요소가 없는 업힐을 위한 로드바이크"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민혁 프로는 리뷰 자전거(S사이즈)가 본인에게 유효탑튜브 길이가 약간 짧다고 느꼈고, 핸들바가 뒤로 살짝 휘어있어 사이즈를 선택할 때 어중간한 사이즈라면 한치수 큰 사이즈나 긴 스템으로의 교체가 나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테스트 라이딩에 있어서는, 후지 SL 팀 레플리카 모델이 사용되었다. C10 카본과 보급형 휠이 장착된 모델이다 보니 후지 SL의 본격적인 성능을 보기에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었다.
◆ 정민혁 강사(제임스 바이시클 에이드)의 최근 테스트 기록 (업힐 2km 코스)
에디터의 구매 매력도 |
사실 SL의 전작인 알타미라도 가벼움과 강성, 조향의 균형 등에서 만족스러웠던 기억이 있다. SL도 기대를 져버리지 않고 라이딩 만족감을 충족시켜줬다. 특히 SL은 알타미라를 넘는 가벼움과 강성을 최상급 SL 1.1의 4.96kg으로 제대로 보여주고 있다.
1.X 버전 라인업에 시마노 울테그라 (Di2)나 스램 포스가 장착된 모델이 없어 아쉽지만 최상급 프레임 가격이 230만원으로 책정되어 합리적인 가격으로 소비자의 입맛에 맞게 꾸밀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사실 밋밋하게 표현했지만 SL을 포함해서 후지의 로드바이크는 무게나 강성, 균형이 잘 잡혀 있어 딱히 포장할만한 문구가 필요없는 매력적인 자전거이다.
관련 웹사이트
후지바이크: http://www.fujibikes.com/sl/
신기그룹: http://synkeyb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