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가 추천하는 바닷길 자전거 트레킹
에디터 : 바이크매거진

동해안 따라 쉬엄쉬엄 걸으면서 또는 자전거로 여행하기 딱 좋은 구룡포!

경주 감포에서 구룡포를 거쳐 호미곶을 돌아 포항으로 가는 바닷길은 사람들에게 알려지지 않은 드라이브 코스이다. 과메기로 전국에 알려진 구룡포는 차를 두고 걸어다니기 딱 좋은 여행지가 아닐까 싶다. 응암산 ~ 말봉재는 자전거 트레킹을 즐기러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도 많다.

한반도 동쪽 땅끝마을 일출, 구룡포 방파제 바다낚시, 관풍대, 구룡포 해수욕장 백사장, 일본인 가옥거리, 구룡포항, 구룡포 토속음식인 모리국수, 과메기, 피데기 오징어, 그리고 성동리 메뚜기마을 팜스테이. 이번 주말, 혼자서 배낭 하나 메고 다붓한 어촌마을 여기저기를 쏘다녀 보며 오랜만에 여유를 누려본다.

이 곳은 9마리의 용이 승천한 포구, 구룡포(九龍浦)이다. 신라 진흥왕 때 장기현령이 마을을 순시하다가 지금의 용주리를 지날 때 갑자기 폭풍우가 휘몰아 쳤다고 한다. 용 10마리가 승천하다가 그 중 1마리가 죽자 바닷물이 붉게 물들면서 폭풍우가 그쳤는데, 그 후 9마리의 용이 승천한 포구라 하여 구룡포라 불린다.

구룡포 해안의 분주한 아낙네들

한반도 동쪽 땅끝마을

동쪽 끝점이 동경 129。 35′10″ 위도 36。02′51″인 석병리는 대한민국 동쪽 끝마을이다. 석병(石屛)은 마을을 끼고 있는 긴 해안선이 깎아 세운 듯한 암벽으로 되어 있는 곳이 많아 마치 병풍을 세워놓은 모양을 하고 있다 하여 부르게 되었다. 마을 남동쪽 바닷가에는 병풍 모양을 하고 끝이 뾰족한 아흔아홉 골짜기를 이루고 있다 하여 '아흔아홉 골짜기' 라고도 불리는 병풍바위가 있다.

관풍대

구룡포 방파제는 바다낚시터로 유명하다. 벵어돔, 감성돔, 우럭, 고등어, 깔따구 등이 잡힌다고 한다. 방파제 옆에 조그마한 바위섬이 하나 보인다. 경치가 아름다워 바람 맑고 달 밝은 밤이면 신선이 놀았다고 하는 관풍대(觀風臺)이다. 섬까지 다리가 놓여있어서 바다를 가로지르며(?) 편하게 걸어갈 수 있다.

모리국수

모리국수
구룡포 하면 과메기이다. 그러나 숨겨진 토속음식이 또 하나 있다. 바로 모리국수! 생선과 해산물, 콩나물과 파, 칼국수를 넣고 고춧가루 팍팍 뿌려서 칼칼하게 끓여낸 음식이다. 미역초(벌레문치), 장갱이, 아귀 등 그 날 잡히는 싱싱한 잡어를 재료로 끓이기 때문에 그때그때 마다 생선이 바뀐다.

옛날 구룡포 뱃사람들이 출출할 때 커다란 냄비에 갓 잡은 생선과 해산물, 국수를 듬뿍 넣어 막걸리와 함께 배 속 뜨끈하게 먹던 음식이라고 한다. 음식 이름을 묻는 사람들에게 "내도 모린다"라고 대답했던 게 입으로 전해지고 전해져서 모리국수란 이름을 갖게 되었다. 제철에 나는 생선, 게, 해산물 등 이것저것 모조리 집어넣어 끓였다고 해서 모리라 부르게 되었다는 사람도 있다. 일제시대 구룡포엔 일본인 가옥 거리가 생길만큼 일본인 선원이 넘쳤다. 일본어로 '모리'는 '많은'이란 뜻인데 그 푸짐한 양 때문에 모리국수 라고 이름 붙였다고 하기도 한다.

지금 구룡포에 남아있는 모리국수 집은 까꾸네와 꿀꿀이식당 두 군데이다. 간판도 없이 허름한 식당이지만, 어떻게 알고 오는지 전국에서 사람들이 솔솔 찾아온다. 모리국수 양이 어찌나 푸짐한지, 3사람이 찾아가면 식당 할머니가 2인분만 시키라고 알려주신다. 구수한 향토 토박이 음식을 좋아하시는 분에게 추천~
☎ 까꾸네 054-276-2298, 꿀꿀이식당 054-276-4067

구룡포 과메기

과메기 하면 포항 과메기지만, 포항 과메기 중 으뜸으로 쳐주는 것이 바로 구룡포 과메기이다. 겨울 구룡포에 들어서면 해안 곳곳 발길 닿는 데마다 과메기를 덕장에 줄줄 꿰어 내걸어 바닷바람에 얼렸다 말리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과메기란 동해안 청정 해안 지역에서 동결과 해동을 반복하면서 얼 말린 꽁치(청어)를 일컫는 말이다. 청어 눈을 꼬챙이로 꿰어 말렸다는 관목(貫目)에서 유래하였다.

구룡포의 명물 과메기를 건조시키는 덕장

포항 구룡포 지역에서 생산되는 과메기는 전국 시장의 80%를 점유하고 있다. 그만큼 타 지역의 과메기에 비해 품질과 맛이 월등하다. 과메기의 품질과 맛은 원재료인 꽁치의 선도, 바람, 온도, 청정한 바닷물에 의해 좌우된다. 영향학적 통계 수치로 볼 때 소고기보다 과메기가 우수하다고 할 만큼 웰빙식품이다. 과메기의 오묘한 맛을 굳이 한 마디로 표현하라면 시원, 비릿, 고소~. 과메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그 짭조름한 바다내음 비릿내에 중독되어 헤어나오질 못한다.

구룡포항(위판장)

새벽 5시부터 아침 10시까지 구룡포항은 뱃고동 소리와 경매소리로 시끌벅적핟하다. 활오징어를 내리자마자 플라스틱 상자에 실린 채로 경매가 시작된다. 경매장 바닥에 쫙 깔린 대게는 그 자체가 구경거리다. 일반인은 이해할 수 없는 용어와 손짓으로 정신없이 경매가 끝나고 나면, 또 다른 한 쪽에서 다시 경매가 시작된다. 갓 잡아올린 싱싱한 생선과 해산물을 즉석에서 구입하고 새벽 위판장의 살아있는 활기를 느낄 수 있는 곳, 구룡포항이다.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1920년대 초 대형어선을 이끈 일본인 선주들이 구룡포에 대거 몰려들었다. 만선 깃발과 함께 사람들이 넘쳐났고, 시간이 지나자 이들을 상대로 한 유곽, 옷가게, 철공소 등이 들어섰다. 현재 구룡포 읍내 장안마을은 당시 일본인들이 집단 거주하던 곳으로 '선창가' 혹은 '종로거리'로 불렸다. 10여년 전 여명의 눈동자 드라마 촬영으로 유명세를 타기도 했던 곳인데, 좁은 마을길을 따라 100여 미터 걷다 보면 시간의 흐름이 역류하는 느낌을 받게 된다. 좁은 골목 좌우로 퇴락한 2층 목조 가옥이 즐비하기 때문이다.

20년대 초 일본인들이 모여살던 구룡포 일본인 가옥거리

언덕 위에 위치한 아담한 공원에는 해방 전 일본인들의 신사와 선원들의 무사고를 기원했던 용왕당이 남아 있다. 이 곳에서 시선을 아래로 돌리면 구룡포 읍내와 바다가 한 눈에 들어온다. 계단 아래로는 과메기가 해풍에 말라가고 그 사이로 군데군데 2층 목조가옥이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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