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C 라이더처럼 균형잡힌 헬멧, 카스크 벨레그로
에디터 : 이진호 기자

좋은 바이크 헬멧이란 가벼우면서도 탄탄하고, 시원하면서도 스타일까지 놓치지 않는 헬멧을 말한다. 이를 모두 갖춘 제품은 언제나 라이더들의 위시 리스트에 오르지만 두루 성능을 갖춘 헬멧을 찾기란 쉽지 않다.
카스크(KASK)의 벨레그로(VALEGRO)는 팀스카이(Team Sky) 선수들에 의해 더욱 유명해진 헬멧이다. 2017년 투르 드 프랑스(Tour de France)에서 첫 선을 보인 뒤 팀스카이의 주력 헬멧으로 자리매김하며 다양한 코스에서 한결같이 제 능력을 발휘했다. 크리스 프룸 선수는 이번 지로 디 이탈리아에서 벨레그로와 함께 전설적인 역전극을 펼치기도 했다.
챔피언의 왕관, 벨레그로의 매력을 살펴봤다.


GC를 닮았다 - 균형잡힌 성능

벨레그로는 사실 세상에서 제일 가벼운 헬멧은 아니다. 통풍 면적이 가장 넓은 것도 아니다. 하지만 엣지 있게 설계한 통기구와 머리를 감싸는 안정감이 어느 한 쪽으로 균형을 잃지 않고 시너지 효과를 낸다. 투어로 치면 구간 우승보다는 종합우승을 노리는 GC(General Classification) 라이더의 성격에 가깝다. 개발과정부터 함께 한 팀스카이 선수들은 직접 경험한 극한의 라이딩 상황을 개발진에 전달했고, 이를 모두 아우르는 헬멧이 탄생됐다.

풍동실험을 거쳐 최적의 조화를 이룬 37개의 통기구를 배치하고 머리와 헬멧이 맞닿는 면적을 대폭 줄였다. 그만큼 착용감도 쾌적하다.
카스크는 "기존의 통풍성을 강조한 헬멧에 비해 머리와 패드가 맞닿는 면적이 70% 감소했다"고 밝혔다. 특히 라이더가 느끼는 열기와 무게감이 극에 달하는 업힐에서는 이같은 설계가 착용자의 피로를 덜어준다.

M 사이즈 무게 200g으로 카스크가 출시한 헬멧 중에서는 가장 가볍다. S 사이즈는 180g에 불과하다. 몰드의 강도를 고려할 때 150g 밑으로 경량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한계치에 가까운 무게까지 줄여 최상의 밸런스를 찾았다.

아울러 폴리카보네이트 소재 쉘을 충격흡수폼에 앞뒤로 덮어 씌운 'MIT(Multi In-Moulding Technology)' 기술을 적용했다. 인몰딩 설계를 헬멧 전체에 적용한 것으로 접착면이 보이지 않아 깔끔하고 강도 또한 높다.

카스크(KASK) 벨레그로(VALEGRO)

무게: 200g(M 사이즈 기준).
소비자가: 매트블랙 28만 9000원(사진) / 유광블랙 25만 9000원.



풍동실험을 통해 파악한 공기의 흐름을 고려해 통기구를 배치했고, 이 과정에 팀스카이 선수들의 의견이 반영됐다.

동봉되는 헬멧 파우치와 한글 지원 매뉴얼.



에어로와 경량의 교집합

에어로 헬멧은 공기저항을 줄이기 위한 미니멀 디자인을 선택하고, 경량 헬멧은 스타일을 함께 노리기 위한 설계가 적용되기 마련이다. 벨레그로 헬멧은 이 둘의 디자인 철학을 교묘하게 합치기 위한 노력이 가해졌다.

이마 라인은 플랫에 가깝지만 전체적인 형상은 유선형으로 디자인했고, 관자놀이 부분은 통기구와 엣지를 길게 뽑아냈다. 뒷통수 부분은 마치 자동차의 해치백 모델처럼 가볍게 쳐올렸다. 이 같이 범용성 높은 디자인은 로드와 산악에서 모두 활용할 수 있으며 어떤 선글라스와도 잘 어울리는 편이다.

세계적인 디자인상인 '아이에프 디자인어워드(iF Design Award)'의 제품 부문을 수상하며 전문가들에게도 수려한 디자인을 인정 받기도 했다.




유광과 무광 블랙 두 가지 컬러로 발매되는 벨레그로는 뛰어난 성능과 더불어 어떤 라이딩 형태에도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다.


숨겨진 핵심 - 3D 드라이 패딩

헬멧 안쪽을 보면 다른 제품들과 비교해 다른 부분이 발견된다. 보통 헬멧 패드는 둥글게 위아래를 재봉하는 형태가 일반적이다. 그러나 벨레그로는 5mm 두께의 재봉하지 않은 패드가 바로 몰드에 부착됐다. 처음 접했을 때는 성의없는 공정으로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이 패드가 바로 벨레그로의 핵심이다.

재봉을 하지 않은 대신 패드가 눌리지 않고 품이 살아있어 머리와 몰드 사이 공간을 유지한다. 이는 결국 원활한 통풍으로 연결된다. 패드 중간중간에 홈 처리를 해 내부 통기로를 확보한 것도 보너스다.

3D 드라이 패딩으로 이름 붙인 패드 표면에는 레지스텍스 카본(Resistex® Carbon)이 사용됐다. 이 섬유는 땀이 증발하는 속도를 높여 두피의 습기 발생을 늦추고, 머리의 열을 조절한다. 정전기 방지와 박테리아 억제는 기본이다.

보통의 헬멧 패드(사진 좌측)와 벨레그로에 부착된 패드.
재봉하지 않은 5mm 두께의 패드가 7줄로 부착된다.







레지스텍스 카본 섬유는 땀 증발 속도를 높이고, 두피가 일정한 온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옥토핏과 넓은 후면 지지대

인터내셔널 핏으로 출시되며, 다른 헬멧 같은 사이즈보다 조금 여유로운 핏으로 만들어졌다. 카스크 모지토(Mojito)와 비교하면 뒷통수 공간이 더 여유롭다. 핏 조절은 카스크만의 방식인 옥토핏(OKTO FIT)을 사용해 딸깍하고 조절되는 느낌이 경쾌하다. 다이얼을 조일수록 후두부뿐 아니라 측면의 프레임도 같이 당겨져 머리를 고정한다.
귀가 닿는 부분을 여유롭게 파냈고, 후면 지지대가 움직이는 각도가 상당히 넓어 걸리적 거리는 느낌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단, 이마 부분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데 라인에 패드가 없어 밀착되는 느낌이 덜하다. 시원함을 추구하는 이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일테고, 이마에서 흐르는 땀이 많거나 딱 붙는 핏감을 원하는 이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다. 스트랩은 고정형 디바이더와 함께 턱끈의 길이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카스크만의 피팅 조절 다이얼 시스템 '옥토핏(OCTO FIT)'.





핏 시스템의 상하 이동 각도가 넓고 촘촘하게 조절이 가능하다.


후면 지지대에 부착된 젤패드가 착용감을 높인다.


보편적으로 이마라인에 일자로 배치되는 패드가 없다. 이는 공기흐름을 원활하게 하지만 흐르는 땀으로 불편함을 느끼게 할수도 있다. 

귀 부분을 길게 커팅하고 닿는 부위 또한 깎아올렸다.

고정형 디바이더를 사용하며, 항균 가죽 턱끈의 연결부로 핏을 조절한다.



올라운드 라이더의 선택

많은 헬멧 제조사는 프로팀 후원을 통해 제품을 알린다. 여기에 벨레그로가 돋보이는 것은 최근 투르 드 프랑스를 포함한 그랜드투어를 독식하며 가장 강력한 GC 라이더 경쟁력을 갖춘 팀스카이 선수들이 사용하기 때문이다. 과하지 않은 디자인에 시원한 통기성, 가벼운 무게는 모든 능력치가 높은 크리스 프룸 선수의 모습을 닮기도 했다.

벨레그로는 3D 드라이 패드와 옥토핏, MIT 기술과 친환경 가죽 턱끈 등 카스크의 기술을 눌러담은 올라운드 헬멧이다. 모든 성능이 고르게 분포돼 어떤 라이딩도 거뜬하다. 'Made in Italy'가 주는 신뢰감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어디에나 잘 어울리는 디자인이 질리지 않고 오래 눈길을 잡아끈다.

지난 지로 디 이탈리아에서 전설적인 역전극을 펼쳤던 크리스 프룸 선수. 이로써 크리스 프룸 선수는 지난해 투르 드 프랑스, 뷰엘타 에스파냐에 이은 지로 디 이탈리아까지 3대 그랜드투어를 연속으로 우승한 라이더가 되었다.


관련 웹사이트
세파스: http://www.cephas.co.kr/
카스크: https://www.kask.com/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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