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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박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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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자전거 역사에 있어서 스페셜라이즈드(SPECIALIZED)의 스텀점퍼(Stumpjumper)는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한다. 스페셜라이즈드의 첫 산악자전거이자 지금까지 꾸준하게 변화를 거듭하며 발전된 산악자전거이며, 세계 최초의 양산 산악자전거로 알려져 있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이 스텀점퍼가 이번 시즌 또 한번 변화를 가져왔다. 그것도 아주 놀랍게!
첫 MTB, XC 레이스, 트레일 바이크로 |
스페셜라이즈드 스텀점퍼가 오랜 역사를 가진 만큼 그 변화도 다채롭다. 첫 양산형 산악자전거로 출시되었을 때부터, XC 레이스 바이크로 발전되어 오며 하드테일과 듀얼 서스펜션 바이크로 분리될 때까지, 스텀점퍼의 변화는 스페셜라이즈드 산악자전거의 발전을 보는 듯 했다.
스텀점퍼는 지난 해 스텀점퍼 하드테일(HT) 모델이 에픽(EPIC) HT로 흡수되며, 트레일 바이크 카테고리로 완전히 자리를 잡으며 또한번 변화를 가져왔다. 그러면서, 더욱 트레일 바이크로의 역량을 높였으며, 650b+ 타이어의 채택 등으로 더욱 강화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이번 시즌 스텀점퍼는 29인치 휠과 완전히 변화된 프레임 설계로 트레일 바이크가 가질 수 있는 퍼포먼스와 라이딩 스타일의 완성도를 크게 높였다.
트레일 바이크로 완전히 자리를 매김한 스텀점퍼는, 이번 시즌 놀라운 업데이트를 보여주며, 퍼포먼스와 완성도를 동시에 높였다. |
라이딩 밸런스와 강성에 집중하다. |
기존 스텀점퍼는 트레일 바이크로의 좋은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강력한 퍼포먼스를 위한 강성에 있어서는 다소 부족하다는 평을 받곤 했다. 그러나, 이번 시즌 다운힐 바이크 데모(DEMO)에서 보여주었던 사이드암 구조의 리어 서스펜션 시스템이 채택되며, 더욱 짧아진 체인스테이와 FACT 11m 카본을 이용한 강성 높은 프레임으로 강성에 대한 의구심을 완전히 없애주었다.
길어진 탑튜브와 짧아진 스템, 그러면서 강성 높은 리어 스테이가 함께 공존하는 프레임은, 업힐에서 가볍고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다운힐에서 컨트롤이 좋은 자전거로 변화되었다.
라이딩 밸런스와 강성을 동시에 만족시키며, 라이딩 품질을 크게 높였다는 것이 이번 스텀점퍼 변화의 큰 획이 될 것이다.
다운힐 바이크 데모(DEMO)를 통해 성공적인 모습을 보여주었던 사이드암 리어샥 구조가 스텀점퍼에 적용되었다. |
리어샥을 기준으로 프레임의 좌우가 비대칭으로 설계된 사이드암 시스템 |
새로운 구조와 FACT 11m 카본의 사용으로, 높은 강성과 라이딩 밸런스를 만들어 낸 것이 이번 스텀점퍼의 가장 큰 변화가 될 것이다. FACT 11m은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S-Works 등급의 카본이었다. 12m 카본이 새롭게 출시된 후 11m의 높은 강성을 적은 부담으로 만날 수 있게 된 것이다. |
변화된 지오메트리와 짧아진 스템이 트레일 라이딩 품질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하고 있다. |
테스트 라이드 by 이창용 |
글 : 이창용 (이창용 바이크아카데미)
트레일 바이크라는 카테고리는 우리나라 라이더들이 그다지 선호하지는 않는다. "XC는 무조건 하드테일"과 같은 맥락처럼 풀서스펜션은 무조건 트래블이 긴 올마운틴 또는 엔듀로 모델을 선호하는 편이다. 하지만, MTB파크나 셔틀라이딩이 아닌 "올마운틴 라이딩"을 즐기는 라이더들의 라이딩 스타일을 보면 트레일 바이크가 제격이라는 생각이 든다.
산에서 편하게 긴 거리를 달리고 싶다면 트레일 바이를 타는 걸 추천한다.
트래블이 길고 무거운 자전거를 타고 힘겹게 업힐을 오르고, 하루에 타고자 하는 목표 거리는 XC를 탈 때처럼 길다. 그렇지만, 라이딩 스킬에 부족으로 다운힐에서 두려움을 느끼는 것은 매한가지다. 이게 부쩍 늘어난 최근 올마운틴 라이더들의 라이딩 모습이다. 대부분의 올마운틴 라이더들은 XC에서 넘어온 경우가 많다. 그래서, 내리막을 조금 더 편하게 타기 위해 트래블이 긴 자전거로 바뀌었을 뿐 라이딩 스타일은 그대로 XC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간단 시승기? "업힐은 XC처럼, 다운힐은 올마운틴처럼" |
스페셜라이즈드 스텀점퍼 ST 29 모델은 위에 설명한 라이더들에게 정말 적합한 모델이다. 시승 느낌을 아주 간단하게 정리한다면, "업힐은 XC처럼, 다운힐은 올마운틴처럼"이다.
업힐에서 스텀점퍼가 주는 느낌은 트레일 바이크답지 않게 경쾌하다. 무겁고 쭉쭉 늘어지는 올마운틴의 느낌과는 아주 다르다. 마치 XC용 풀샥을 타고 있다는 느낌에 가까웠다. 29인치를 타보지 않은 라이더들은 첫 가속에서는 약간 무겁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출발하고 나면 지속적으로 가속을 붙여 나가는 데는 문제가 없다.
뒷바퀴에 사용된 퍼가토리(Purgatory) 타이어는 업힐에서 탁월한 성능을 보였다. 중앙 노브가 사이드보다는 강한 컴파운드를 사용한 덕분에 업힐 시에 타이어에서 발생하는 저항이 대폭 줄었다.
업힐은 XC 풀서스펜션 모델을 타는 듯 가볍고 경쾌하다. |
29인치 휠은 노면의 흐름을 읽는 데 매우 유리하다. 산에서 만나는 나무뿌리나 작은 단차들을 부드럽게 밟고 넘어갈 수 있다. 늘 타던 코스였지만 스텀점퍼를 타면서는 브레이크를 조금 더 많이 잡은 것 같다. 노면의 충격이 심해서가 아니라, 속도가 너무 빨라서였다.
특히 점프대를 올라 설 때 느껴지는 가속감은 쉽게 적응되지 않았다. 펌핑으로 자전거에 큰 압력이 가해졌음에도 자전거는 그 힘을 그대로 받아내며 버티고 있다가 점프대 끝에서 위로 힘껏 밀어 올려줬다. 트레일 바이크로 이렇게 떠도 돼나 싶은 생각이 드는 높이까지 가볍게 올려줬다.
130mm트래블이 유일하게 짧게 느껴졌던 순간이기도 했다. 높이 뜬 뒤, 랜딩에서 버텀아웃을 경험하면 그때서야 비로서 트레일 바이크를 타고 있다는 걸 몸으로 느끼게 된다. 그 외에 일반적인 산악 주행에서는 올마운틴 자전거를 타고 있다는 착각이 들만큼 안정성이 높은 주행이 가능했다.
29인치 휠과 함께 빠르게 가속되는 스피드가 놀랍다. 점프대 끝에서도 스피드를 유지하며 힘껏 올려준다. |
스텀점퍼의 최대 장점이 나타난 건 코너링이였다. 속도가 빠르고 회전반경이 큰 코너에서 라인 바깥쪽으로 살짝 밀려나는건 29인치 휠을 사용한 자전거에서 느낄 수 있는 공통적인 느낌이다. 이 부분에서는 스텀점퍼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연속으로 깊게 돌아야 하는 코너에서 스텀점퍼의 움직임은 휠사이즈를 잊게 만들만큼 아주 민첩하게 움직였다.
헤드튜브 각도와 45mm스템의 조합이 잘 맞아 떨어진 느낌이다. 또한, 프레임에 측면으로 눌리는 힘이 가해져도 스윙암이 뒤틀리면서 뒤가 늦게 따라온다는 느낌을 느낄 수 없었다. 라이더가 눌러준 힘을 그대로 타이어까지 전달해서 높은 그립력을 만들어 낼 수 있었다.
지금까지 타봤던 29인치 자전거 중에서는 가장 민첩한 움직임이였던 것 같다.
지금까지 타 봤던 29인치 중에 가장 민첩한 움직임이라고 느껴진다. |
자전거 디자인에서부터 설계 모든 곳이 스펴셜라이즈드스럽게 세심한 느낌이였다. 특히 체인스테이 가드는 소음을 느끼지 못할만큼 그 성능이 완벽했고, 스프라켓과 가까운 곳까지 완벽히 보호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었다. 최상급 스펙의 부품 구성은 아니지만 프레임이 만들어내는 성능이 모든 부품의 스펙을 높여준 느낌이였다.
한가지 아쉬웠던점이 있다면 장착되었는 엑스퓨전의 가변 시트포스트에서 발생하는 유격음은 내리막 주행에서 상당히 거슬렸다.
체인스테이 가드까지도 세심하게 개발된 스페셜라이즈드스러움이 느껴진다. 체인과 체인스테이의 간격이 넓지 않음에도 소음이 거의 없고 커버력이 뛰어나다. |
제품 이미지 |
사이드암 리어 서스펜션 구조는 신선하다. 보는 이로 하여금 흥미를 불러 일으키며 왠지 남보다 앞선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는 듯한 자부심까지 갖게 해준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매우 심플한 라인의 연결이 시원한 느낌을 만든다.
스페셜라이즈드 스텀점퍼 ST 콤프 카본 29 |
다운튜브 가드 |
SWAT 물통케이지. 하단에 핸드툴이 장착되어 있어서, 편리하다. |
스텀점퍼에 사용되는 거의 모든 사이즈의 툴이 포함되어 있다. |
물통케이지 마운트 부분이 열리는 또 하나의 SWAT 시스템 |
프레임 안에 튜브, CO2 툴 등의 다양한 공구를 보관할 수 있다. |
보관을 위한 파우치가 포함되어 있다. |
폭스 리듬 포크, 130mm 트래블 |
앞 타이어 : Butcher, 뒤 타이어 : Purgatory |
체인링 가드 장착이 가능한 싱글 체인링 |
시마노 XT/SLX 구동계가 적용된다. |
엑스퓨전 가변 시트포스트 |
스펙 및 지오메트리 |
제품명 | 스페셜라이즈드 스텀점퍼 ST 콤프 카본 29 (Specialized Stumpjumper ST Comp Carbon 29) |
프레임 | FACT 11m 카본 |
포크 | 폭스 플로트 리듬 34, 51mm 오프셋, 130mm 트래블 |
핸들바 | 스페셜라이즈드 6061 알로이 |
스템 | 스페셜라이즈드 알로이 |
시트포스트 | X-Fusion Manic |
안장 | Body Geometry Phenom Comp, 크로몰리 레일, 143mm |
변속레버 | 시마노 SLX |
변속기 | 시마노 XT |
브레이크 레버 | 시마노 SLX |
브레이크 | 시마노 SLX |
카세트 스프라켓 | 시마노 SLX 11-46T, 11단 |
체인 | KMC X11 |
크랭크셋 | 레이스페이스 Aeffect, 30T |
B.B | 쓰레드 BB, 24mm 스핀들 |
휠셋 | 스페셜라이즈드 실드 카드리지 베어링, 로발 Traverse 29 림, DT Swiss 스포크 |
타이어 | 앞 : 스페셜라이즈드 Butcher, 뒤 : 스페셜라이즈드 Purgatory |
실측무게 | |
소비자가 | 4,700,000원 |
트레일 라이딩의 매력에 빠진다. |
XC와 엔듀로 또는 올마운틴 사이에 놓여진 카테고리로 '트레일 바이크'는 경쟁을 좋아하는 라이더들에게는 애매한 장르가 될 수도 있다. 하지만, 산악자전거를 다양한 산악 지형에서 즐길 때, 트레일 바이크보다 더 만족스러운 자전거는 없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최신의 기술들이 트레일 바이크에 접목되고 있는지도 모른다.
스페셜라이즈드 스텀점퍼는 이런 트레일 바이크의 특징을 가장 잘 살리면서 라이더에게 업힐과 다운힐의 만족도를 높이는 뛰어난 밸런스를 가졌다. 특히, 이번 시즌의 변화는 뛰어난 프레임 소재와 설계를 바탕으로 콤포넌트의 성능을 넘어선 라이딩 만족도를 만들었다.
산악 라이딩, 스텀점퍼 하나면 정말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 듯 하다.
관련 웹사이트
스페셜라이즈드 코리아 : https://www.specialized.com/kr/k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