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타기 위해 자전거를 판매한다. 오남 삼천리자전거
에디터 : 김수기 기자
자동차로 국도를 달리다 보면 '이런 변두리에 장사가 될까?'하는 가게를 종종 보곤 한다. 하지만 이런 가게일수록 알고 찾아오는 손님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거나 일명 대박 가게로 유명세를 탄다.
목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며느리에게도 알려주지 않는 노하우만으로 성공하는 매장 중 오남 삼천리자전거(베스트엠티비)가 바로 그런 곳이 아닐까 싶다.

오남 삼천리자전거

주소 경기도 남양주시 오남읍 양지리 420 [위치보기]
전화 031-574-5101
홈페이지
운영시간 오전 9시 ~ 오후 10시 (명절 외 연중 무휴)
취급품목 트렉, 삼천리자전거, 첼로스포츠 등

-매장 위치의 좋고 나쁨은 없다
오남 삼천리자전거(이하 오남 삼천리)는 왕숙천과 오남저수지를 잇는 지천의 중간 쯤에 위치하고 있다. 최근에 개발된 진접지구나 오남읍내와는 조금 거리가 있는 곳에 매장이 있어 샵운영이 원활할까 의구심이 들었다. 주변환경이나 매장 외관도 기자의 의구심에 한몫했다.

그래서 "매장 위치가 애매한데, 찾아오는 손님들이 많나요?"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오남 삼천리 오남섭 대표는 "자전거 매장을 한 지 9년이 됐고, 여기에 자리잡은 것은 6년 정도 됩니다. 매장 위치가 외지긴 했어도 단골손님이 많기 때문에 운영에는 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라고 답했다.

가게 간판보다 큰 동호회원 모집 간판.

오남석 대표의 단골은 바로 샵에서 운영하는 '베스트 엠티비[카페]'의 동호회원들이다. 카페에 가입한 동호인은 600여 명이 넘을 정도로 지방 동호회로서는 회원수가 많다. 회원수가 많으면 유대관계가 느슨할 수 있는데 6년여를 잘 이어오고 있다.

샵이 열리기 전에 온 3명의 라이더가 함께 매장 정리도 하는 모습을 보니 판매자와 소비자의 관계 이상의 라이더로서 이어진 인연이 깊어 보였다. 샵 간판보다 동호회 모집 간판이 더 큰 것만 봐도 오 대표의 베스트 엠티비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오남석 대표의 베스트엠티비 사랑은 남다르다. 

베스트 엠티비 지원 차량

평롤러를 매장에 준비해 회원들이 틈틈히 트레이닝할 수 있도록 했다. 무서운(?) 동호회다.

건설업종을 하다가 9년 전에 자전거업으로 업종을 바꾼 오남석 대표는 홀로 샵을 운영하고 있다. 비수기는 모르겠지만 봄부터 시작되는 성수기에는 혼자서 어떻게 운영하는지 궁금했다.
"돈을 벌겠다고 인터넷 판매를 하거나 성수기에 점원을 고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죠. 다행히 바쁠 때는 친한 회원들이 판매나 정비를 도와주고 있어 참 고맙지요"라며 너스레를 떤다.


-베스트 엠티비 회원은 다들 베스트 라이더
베스트 엠티비 이야기를 나누면서 오 대표는 베스트 엠티비 동호인들의 실력을 자랑했다. 그것을 증명하듯 우승 트로피와 상장, 우승기 등이 수두룩했다. 특히 오 대표의 부인인 황찬희 씨는 여성부 대회에서 이름을 날리는 라이더이다. 갑상선암 수술 후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황찬희 씨는 50 초반이지만 왠만한 라이더는 따라 오지 못한다고 한다.

우승 트로피와 함께 동호회원의 사진을 보니 함께 달리는 회원간의 친목이 아주 두터워 보인다.

오남석 대표와 황찬희 부부

베스트 엠티비는 대회에 단일 동호회로서는 가장 많은 인원이 참가하고, 좋은 성적까지 내고 있다.

오남석 대표는 '황찬희'라는 이름은 대회에 자주 출전하는 사람이라면 많이 들어봤을 거라고 했다.

샵 주변에 베스트 엠티비 회원들끼리 타는 코스가 있는데, 난이도가 높아 함께 계속 타다 보면 어쩔 수 없이 실력이 는다고 한다. 코스를 소개시켜 달라고 하니 비밀이라고 한다. 알고 싶으면 베스트 엠티비에 가입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트렉 매니아에서 트렉공식대리점으로
오남 삼천리점은 삼천리자전거 간판을 달고 있지만 매장의 중심에는 트렉 자전거가 떡하니 자리잡고 있다. 입구에는 트렉공식대리점임을 알리는 명패가 있다. 서울 근교이긴 하나 자전거인구가 특별히 많지 아닌 곳에서 트렉 공식딜러를 운영하는 것이 신기했다.

오 대표는 "여러 브랜드 자전거를 타봤지만 저의 경험 상 트렉 자전거가 가장 좋더라구요. 트렉의 프레임은 튼튼하기 때문에 저 뿐만 아니라 집사람, 가족, 동호회원 들에게 추천하다 보니 어느새 공식딜러가 됐어요"라며 트렉공식대리점이 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베스트 엠티비 회원 중 거의 모든 회원이 트렉 자전거를 타고 있고, 오 대표도 가족 자전거까지 트렉으로 도배(?)했으니 트렉 매니아라고 부를 수 있겠다.

오남 삼천리는 트렉 공식 딜러로 인정받고 있다.

매장의 터줏대감처럼 트렉의 최상급 카본 MTB가 매장 중심에 있다.

화려한 매장 디스플레이, 자전거 인구가 많은 목좋은 위치와는 거리가 먼 오남 삼천리자전거는 자전거 붐 시기부터 자전거 시장이 얼어붙은 오늘까지 이어오고 있다. 남들이 잘 될 때에는 모르지만 어려운 시기에 빛이 나는 샵이 있다.
오남석 대표는 돈을 위해 자전거를 판매하지 않고, 그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기 위해 자전거를 판다. 한번 오면 끝인 고객보다는 계속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고객을 많이 만드는 것은 자전거업종 뿐만 아니라 모든 업종에서 성공하는 마케팅 방법이다.  눈앞의 이익만을 쫓는다면 오래 가지 못한다. 
이를 역으로 라이더에게 적용하다면 100원이라도 싼 매장을 찾을 것이 아니라 자전거를 좋아하는 주인이 있는 매장을 찾는 것이 라이딩을 더 즐겁게 만드는 방법이다.
 
성공비결은 오히려 단순명료하다.
'내 사람을 많이 만들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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