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시로 가는 길, 알프 듀에즈 다시 오르기
에디터 : 이경훈

7월 4일.  D+10

다음날 아침 일어나니 너무나도 춥습니다.  오전부터 날씨가 꾸릉꾸릉 한게 비가 올 것 같은 날씨 입니다.  원래는 새벽에 알프 듀에즈를 오르려고 했지만 너무 추운 관계로 좀 더 밍기적 거리다가 나갑니다.

그러다 너무 밍기적 거린 관계로 10시에 체크아웃을 하고, 차를 알프 듀에즈 바로 앞에 있는 까지노 슈퍼마켓에다 두고 갔다 오기로 합니다-_-;;;


어떤 캠핑장에 가도 흔하게 볼 수 있는 유아용 자전거.  3~4살 된거 같은 아기들인데 두발 자전거 타고 캠핑장을 종횡무진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역시 좋은 조기교육...


체크아웃 하고 나서기 전, 캠핑카에다 물을 채웁니다.


캠핑장의 슈퍼에 물건을 받는 아가씨.  촬영 by 강지용 하하하핳


7개월 전에 예약한 캠핑 벨돈느.  마을과의 거리가 약간 있는 것이 흠이었으나 이번 여행 중 가장 괜찮았던 캠핑장이었습니다.

일단 차를 까지노에 주차시키고, 알프듀에즈를 올라갔다 오기로 합니다.


오늘의 퀘스트는 면님 보좌하며 알프듀에즈 오르기.

역시 알프듀에즈는 언제 올라도 힘듭니다.  14km에 해발 고도차 1100미터, 평균 경사도 8%가 조금 안됩니다.  하지만 후반부에 경사가 낮아지기 때문에, 초반에는 순간경사가 12%~13%가 지속되는, 아주 힘든 오르막입니다.

근데 면님이 의외로 잘 올라가서 깜짝 놀랐습니다.  시간은 한시간 10분 가량 걸렸습니다.  시합 페이스가 아닌 슬렁슬렁 오른 만큼 꽤나 괜찮은 느낌이었습니다.

한국 동호인 기준으로 잘탄다는 평을 듣는다면 대략 한시간 안쪽, 최상위권 동호인이라면 50분 안쪽으로 끊을 수 있을 듯 합니다.  알프 듀에즈는 프로투어급 라이더들의 시간 기록이 있는 만큼 비교하는 것도 재미가 있겠죠.

하지만 갈리비에를 오르고 난 다음에는 그렇지 않단다....


(2004년은 타임 트라이얼)

위키피디아의 알프듀에즈 기록.  물론 알프 듀에즈를 오르기 전 엄청나게 하드코어한 라이딩을 한 경우가 많아서 1대1 비교는 불가능 하지만, 위대한 선수들과 자신의 기록을 비교할 수 있습니다.


뽀또브레똥의 사무실은 알프듀에즈 꼭대기에 있는데, 이렇게 평소에도 사진을 찍은 후 티켓을 바로 나눠줍니다.  처음에는 파워젤이라도 주는 줄 알고 메르씨Merci~했는데 그냥 티켓.....

하지만 나중에 뽀또브레똥 홈페이지에 가서 티켓에 써 있는 코드를 입력하면 바로 자기 사진이 뜹니다.  하루에도 몇천장 찍던데 아주 좋은 시스템이더군요.  스포츠 사진작가도 충분히 먹고 살 수 있는 곳 알프듀에즈.

도착하니 비가 슬슬 내리기 시작합니다.  장대비까지는 아니고, 그냥 약간 축축한 정도로 내립니다.


알프 듀에즈의 스포츠 센터인 빨래 데 스포흐 앞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내려갑니다.  마모뜨를 뛴 이후 인간개조가 일어난 강지용.


알프듀에즈 생각만큼 별거 아니었다는 면님.
하지만 레땁 때는 그렇지 않았단다 하하하하....


마모뜨 때 다친 무릎 연골이 낫지 않았지만 재미있게 타고 내려갑니다.

내려가는 길은 비로 인해 땅이 젖고, 브레이크 패드가 완전히 젖는 바람에 상당히 고생했습니다.  해발 1800m인 알프 듀에즈에서 700m인 부르 드와장까지 내려가는데 정말 춥더군요.  손은 얼어서 브레이크 잡기는 힘들어지고, 경사는 급격해서 잘 멈추지도 않아 헤어핀에서 고생하고, 상당히 위험했습니다.

어쨌거나 잘 복귀해서 캠핑카에서 대충 몸을 닦고 옷을 갈아입고, 까지노에서 장을 본 후 이동하기로 합니다.


먹거리 투어.  시리얼, 고기, 파스타, 파스타 소스, 고기, 샐러드, 소세지, 버섯, 고기 등을 삽니다.


육덕진 스테이크 3개가 2만원 우왕ㅋ고기ㅋ


흔한 영국인의 쇼핑.
영국인 아주머니가 아이와 함께 장을 봤는데 점원 표정이 별로 좋지 않더군요.


까지노 앞에서 주인을 기다리던 개님.  순해서 가만히 앉아 있는데 뭔가 쓰다듬어주긴 무섭게 생겼습니다.


까지노에서 알프 듀에즈 방향을 본 모습.  여기서는 꼭대기가 전혀 보이지 않네요.

이후 레 두잘페로 향합니다.  부르 드와장의 남쪽에 있는 유명한 스키장으로, 유럽에서 가장 큰 빙하 스키 에어리어를 갖고 있으며, 여름에도 스키를 즐길 수 있는 곳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우리에게는 마르코 판타니가 1998년 당시 갈리비에에서 어택한 후, 두 잘페에서 스테이지를 차지하면서  뚜르 드 프랑스 우승을 차지한 곳으로 유명합니다.
8월에 열리는 마르코 판타니 사이클링 챌린지의 코스도 부르드와장에서 출발한 후, 글랑동과 갈리비에를 넘어 이곳에서 피니시하는 코스입니다.  해발 고도차는 대략 900m에 평균 경사도 또한 7% 가량으로 알프듀에즈보다는 난이도 자체는 쉬운 편이지만, 역시나 상대적일 뿐 이 동네 업힐은 자비가 없음을 캠핑카의 우르릉 거리는 엔진 소리가 증명합니다.


점심은 레 두잘페 마을에서 파스타와 고기!


레 두잘페의 마을.  스키마을인데, 유럽 최대의 빙하 스키장으로 여름에도 운영을 해 스키와 보드, 특히 프리스타일 쪽이 많이들 걸어다닙니다.  역시 눈이 녹았다 얼었다 하는 여름엔(?) 프리스타일이 최고죠.  아아 나도 타고 싶다...는 생각이 하아...


점심을 먹고 다시 부르 드와장을 거쳐 그르노블을 거쳐 안시방향으로 가기로 합니다.
내려가는 길에 본 호수로 물이 콸콸콸


마모뜨 때 정신없이 내려간 고속의 내리막.  차로 다시 한번 가니 흐으응 왜이리 느려 싶은-_-


쭉쭉 산동네를 벗어납니다.


그르노블을 거쳐 액스 레 방(Aix-les-Bain)으로 향하는 중.


가던 중 빠숑 쁘항쎄 빕 바지 면티 위에 올려입기 목격!!!!
역시 대륙의 패션이랑께


마을마다 성모 마리아상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부분 Les Enfants des 어쩌구 마을 하면서 세계대전에 희생된 마을 사람들을 기리는 곳입니다.


뭘봐?


여사님과 함께 라이딩 나선 아저씨.


마을마다 이런 사이클리스트를 흔하게 봅니다.


프랑스의 흔한 교회.  황금마리아상 ㄷㄷ


프랑스 철길.

프랑스 뿐만 아니라 벨기에, 독일, 스위스 모두 낙서할만한 빈칸에는 모두 뭔가 그래피티가 그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딱히 그런걸 제재하거나 지우진 않는 당국의 쿨함. 


퇴근하는 듯한 클래식 자전거를 타고 가는 청년.
이 동네는 왠지 출퇴근은 할아버지가 쓰던 클래식 자전거로 하고 주말의 레이스에는 자신의 최신형 카본 자전거를 끌고 나올 듯한 분위기입니다.

액스 레 방의 호수.


길은 좁지만 자전거도로는 있습니다.

호숫가의 비싸보이는 집.


캠핑카의 높이는 3.3m이기 때문에 이런 낮은 다리가 나오게 되면 긴장타게 됩니다.  좀 어렵다 싶으면 한명이 내려서 봐줘야 합니다.

거대한 액스레방의 호수.


로타리 중앙에 있는 뜬금없는 독수리상.  로타리 중앙에 이런 조형물들이 많더군요.


이번 여행 내내 함께한 레드불.
나중에는 박스 채로 사다 먹었더니 지겨워져서 한국에서 런칭한다는 소식에도 별로 관심이 안가네요.
특히 맛으로 먹은게 아니라 장시간 이동으로 인해 잠을 깨려는 목적으로 먹은 거라-_-;; 고속도로 휴게소 가면 몬스터나 레드불 종류 많이 판매합니다.
많이 먹으면 속 상합니다-_-;;


드디어 도달한 안시(Anncey).  안시의 시청입니다.
캠핑장을 검색해 봤지만 별 2개짜리의 그냥 공터같은 곳 밖에 나오지 않아 한참 해맵니다.


안시에 오면 누구나 보는 오래된 감옥의 강.

결국 안시 뒷산 바로 밑에 있는 시립 캠핑장을 찾아 한밤중에 들어갑니다.


11시가 조금 안된 시간이라 매우 늦어서 리셉션도 모두 닫았습니다.
이럴 땐 일단 진입해서 공터에다 차를 주차시키고, 다음날 아침에 리셉션에 가서 계산하면 됩니다.


일단 늦은 저녁으로 고기를 굽고


세팅해서 먹어 봅니다.


일단 자리가 빈 공터에다 주차했는데 공터인 이유가 있었습니다-_-;; 가로등 바로 밑이라 밤 늦게까지 밝고 사람들이 많이 왕래하는 곳이라 다들 쳐다보더군요 (아니 이런 곳에 동양인이????).
그래도 뭐 유러피언 마인드로 보든말든 크게 상관하지 않고 인사해 주는 여유를 부려 봤습니다.

일단 캠핑장으로 오기 전 안시를 살짝 훑어 봤는데 약간 맘에 들지 않아 다음날 이동할까말까 고민 되더군요.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내일 한번 둘러보기로 하고 일단 잠자리에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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