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76,77, 갈 길은 바쁜데 폭우에 하루를 쉬기로 했다.
에디터 : 강수정


2004년 9월 7일(화)

현재위치 : 쿠나바라브란(Coonabarabran)
이동거리 : 99.02km
누적거리 : 5,578km
평균속도 : 14.5km/h
최고속도 : 43km/h
숙박장소 : 존 옥슬리 캐러밴파크(John Oxley caravan park) 인슈트 캐빈

일기예보에서 알려줬듯이 오늘은 천둥번개를 포함한 폭풍이 불었다. 볼을 타고 빗물이 계속 흐르고 차가 지날 때마다 물을 쏟아 붓고 지나간다. 바람에 핸들바가 꺽이는 경험을 처음 했다. 이런 날씨에 로드트레인이 옆에 지나갈 때는 긴장이 되고, 무섭기도 한다.

화장실, 지붕이 있는 테이블이 있으면 최고의 휴게소다.

방수자켓도 시간이 지나니 조금씩 젖어온다. 온몸에서 물을 뚝뚝 흘리며 숙소를 잡으러 갔다.
그런데, 주인아줌마는 만화에 나올 법한 인상이었는데, 꽤 친절하셨다. 날씨가 안 좋을 때는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에 고마움이 든다.

해안가에 있는 타운보다는 내륙 쪽에 있는 타운들이 숙박과 음식값이 조금 더 저렴한 것 같다. 쿠나바라브란(Coonabarabran)은 작은 곳이었지만 뉴 사우스 웨일즈주의 관광용 CF에 나오는 시계탑이 있었다. 작은 타운이라고 볼 것도 없고 시시하다기 보다는 이런 곳은 사람들은 더욱 정감이 가게 대해주고 거리는 정말 깔끔하다.

그나저나 비는 언제 그치려는지...?


2004년 9월 8일(수)

뉴 사우스 웨일즈 광고에 나오는 시계탑

새벽에 출발 할 준비를 하다가 오늘은 쉬기로 했다. 양동이로 퍼 붇는 듯한 그 비를 맞으며 갈 자신이 없었다. 하루종일 지도만 봤다. 이제 눈을 감고도 우리가 가야하는 길과 거리가 보일정도다. 몇일 남지 않았는데 쉬고 싶어 쉬는게 아니라 날씨때문에 못 가는 걸 생각하니 가슴이 답답하다.

오늘 하루 더 묵기위해 오전 10시에 캐러밴파크 사무실에 갔다. 이런저런 얘기를 하다가 (호주 사람들은 얘기 하는 걸 정말 좋아한다. 덕분에 한두마디씩 영어도 배워가고.) 주인아저씨가 작업실을 보여주셨다. 가구 만드는 것에 관심이 많은 나였기에 호주 사람의 작업실이 보고 싶었는데, 주로 쓰는 나무는 역시 검트리(Gum Tree)였다.
호주에 이 보다 더 좋은 나무는 없으리라. 우리나라에서 못 본 공구들, 수하물 무게만 아니라면 공구도 사가련만.

만데린을 맛보라면서 한아름 주셨다. 전에 에덴호프에서도 캐러밴파크 아줌마가 주셨던 귤처럼 생긴 과일. 숙소로 돌아와서 지도를 보며 만데린을 먹고, 지도 보고, 지도는 아무리 봐도 질리지 않는 것 같다.

저녁에 TV에서 다큐멘터리를 한다고 한다. 호주 사막 2500km를 홀로 걸어서 간 사나이. 혼자 걸어서 2500km. 방송촬영 차량팀이 같이 갔다는 것이 조금 아쉽지만 대단하고 멋지다.
도보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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