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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강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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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9월 14일(화)
현재위치 : 브리즈번(Brisbane)
이동거리 : 130.87km
누적거리 : 6,310km
평균속도 : 20.1km/h
최고속도 : 62km/h
숙박장소 : 클라우드9 백패커스(Cloud 9 backpackers) 더블룸
여행의 마지막 날, 뿌듯하고 가슴이 벅차오를 것 같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왜 이렇게 허전한걸까..?
투움바(Toowoomba)에서 아침에 출발했을 때 꽤 길고 경사도 심한 내리막 길이 시작되었다. 내리막길에서 로드트레인(road train,트레일러를 2개 이상 단 트럭) 2대를 추월했고 브레이크를 잡으며 다운힐한 속도도 62km/h. 이런 속도를 내보기는 처음이었다.
마지막 도착지 브리즈번(Brisbane)으로 가는 도로는 차량이 많았고 램프(ramp)도 많아서 계속 긴장한 상태로 달려야 했다. 역시나 대도시가 가까워오면 별의별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옆에서 크락션을 울려대는 차량부터, 소리를 지르고 지나가는 차들까지, 이상한 사람들은 대부분 자동차 안에 자신을 숨기고 있었다. 우리는 맨몸으로 자전거 위에 앉아 비바람과 사람들까지 실감나게 느끼고 달리는데...
이제 78km 남았다. |
브리즈번까지의 표지판에서 알려주는 거리가 줄어간다.
브리즈번을 20km 남겨두고 맞바람이 불기 시작했고 차들 때문에 신경이 너무 예민해졌다.
눌라보(Nullarbor)가 그리워진다.(내가 왜 이러는거지..)
길 가에 있는 노천카페에서 카푸치노를 마시며 쉬기로 했다. 타운이나 시티근처에서 자전거를 하면 좋은 점은 쉬는 것도 편하고 먹을 것도 걱정없이 살 수 있고 원한다면 편한 잠자리도 구할수 있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뿐이다. 시티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뭔가 특별한 느낌도 없고 유명한 건축물도 무덤덤하게 보게 되는 것 같다.
멍하니 앉아서 한참 동안 지나가는 차들을 구경했다.
브리즈번의 윌리암 졸리 브릿지에서 기념 사진을 찍었다. |
퍼쓰(Perth)를 출발한 지 80일 만에 브리즈번에 왔다.
서로를 축하해 주고 기념사진도 몇 장 찍고..
드디어 왔다.
못 올 줄 알았는데,
중간에 애들레이드와 멜번에서 포기하고 버스로 올 뻔 했는데,
6310km라는 거리를 80일간 자전거만으로 추위, 더위, 배고품, 두려움을 이겨가며 드디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