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8월 27일(금)

현재위치 : 멜번(Melbourne)
숙박장소 : 올 네이션 백패커(All Nations Backpackers) 더블룸

오늘은 백팩커에 방을 잡기로 했다. 라이언은 여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사이클 시합을 위해 훈련을 해야하는데 우리가 계속 머무르면 지장을 줄것 같았다. 이런 얘기를 하니 라이언은 일정을 정하고 시드니로 가게 되면 자신에게 연락을 해 달라면서 백팩커 한 곳을 추천해줬다. 주인이 자전거를 타므로 다른 곳보다 더 잘해줄거라고..
우리 노트를 달라고 하더니, 뭔가를 열심히 적는다.
우리에게 주는 편지였다.
이런 게 여행의 재미이겠지..
앞으로도 라이언 생각이 많이 날 것 같다. 우리 마음 알까?

크라운 카지노는 빅토리아 주에서 가장 큰 카지노다.

크라운 카지노는 저녁 해가 지고 나면 한시간마다 이런 불쇼를 보여준다.

숙소를 잡는데, 안내 데스크의 일하는 동양인이 우리에게 한국인이냐고 놀라며 물어본다. 자기도 한국 사람이라며 이런 여행을 하는 한국 사람은 처음 본다며 놀라며 반가와했다. 우리도 이런 곳에서 일하는 한국인을 만나니 아주 반갑고 우리를 놀랍게 생각해 주니 고맙기도 하다.
숙소를 잡고 지도를 보며 고민을 했다. 일단은 라이언의 말대로 공짜로 차를 렌트하는 방법부터 알아보기로 했다. 편도 자동차 렌트가 일반적인 호주에서는 자동차가 한 지역으로 몰렸을 때 그것을 원하는 곳으로 이동하기 위해 무료 또는 아주 저렴하게 렌트를 해 주기도 한단다.
문제는 국제운전 면허증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었다. 중간에 힘들어서 렌트할까봐 아예 가지고 오지 않았던 것이다. 대사관에 도움을 요청하기로 하고 전화를 걸었는데, 한국면허증을 캔버라에 있는 대사관으로 가져오면 공증을 해서 운전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했다.
캔버라는 700km정도니 캔버라로 자전거를 타고가서 그 곳에서 차를 빌리자고 얘기하고 지갑을 뒤지다가 면허증을 집에 두고 온 것이 생각났다. 다시 대사관에 전화를 해서 면허증을 한국에 두고 왔는데 전산으로 조회해 줄 수 있냐고 했더니, 호주에서 면허를 다시 따는 게 차라리 더 쉽다고 했다. 버스는 요금이 우리 둘과 자전거를 포함해서 400달러 정도가 예상되었다.
그런데 버스타고 간다고 생각하니 마음이 뒤숭숭하다....

방법은 3가지였다.
1.버스를 타고 브리즈번에 간다.
2.한국에 전화를 걸어 면허증을 캔버라 대사관에 보내라고 하고 우린 자전거를 타고 캔버라로 간다.
3.그냥 브리즈번까지 자전거로 간다. (마음이 또 흔들린다..)

3번을 선뜻 선택 못하는 이유는 애들레이드를 출발한 날부터 우린 멜번까지만 자전거를 타고 간다는 생각에 원래의 계획보다 12일 늦게 멜번에 들어왔다. 그래서 브리즈번(Brisbane)까지는 제일 짧은 길로 가도 1800km 정도가 남았고 출국 날짜까지 18일이 남았는데 하루에 100km씩 18일을 쉬지않고 가도 바로 공항으로 직행해야 한다는 계산 밖에 안 나왔다. 18일동안 쉬지 않고 매일 100km를 탄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니건만....

 

2004년 8월 28일(토)

현재위치 : 멜번(Melbourne)
숙박장소 : 올 네이션 백패커(All Nations Backpackers) 더블룸

어제밤 늦게 마음의 결정을 했더니 오늘은 기분이 상큼하다. 우린 원래 계획대로 브리즈번(Brisbane)까지 자전거로 가기로 했다.

빅토리아 마켓의 과일과 야채 파는 곳.

아침에 일어나서 자전거를 타고 빅토리아 마켓(Victoria Market)에 갔다. 멜번에서 제일 보고 싶었던 것이었는데 과일과 야채가 싸서 신이났다. 과일로 배를 채운 후 멜번 시내 구경을 하고 멜번의 중심 쇼핑가로 가서 벤치에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들 구경을 했다.
수많은 국적을 가진 사람들, 들려오는 다양한 언어, 쏟아지는 햇살..

오후 늦게 백팩커로 돌아와서 내일 떠날 준비를 했다.

"우린 간다.브리즈번을 향하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