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7월 31일(토)

와이알라에서 휴식

비가 와서 빌린 캐빈. 우리에게는 완전 럭셔리!!

와이알라(Whyalla)에서 하루를 더 쉬기로 했는데 아침부터 바람이 심하게 불고 북쪽에서 먹구름이 내려오는 게 보이기 시작했다. 예약 취소된 캐빈이 있는지 물었더니 56달러짜리 하나가 남아 있단다.
비싸도 어쩔 수 없다. 비구름 오는 게 뻔히 보이는데...
비 오기 전에 텐트를 걷고 캐빈으로 들어선 순간...
우린 환호성을 질렀다.
우리가 이용해 본 어떤 곳보다 럭셔리!!!!!
럭셔리 그 자체였는데 그에 비하면 조금 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돈을 아끼자고 손 빨래를 했는데, 빨래 물이 커피색이다.-_-;

토요일 12시가 넘자 모든 가게들이 문을 닫고 거리에는 아무도 없다. 무서울 정도로..

점심으로 먹을 파스타를 사러 마트에 들어가는데 카트를 끌고 들어가야 하는걸 깜빡하신 할머니 한분이 카트하나만 달라고 하신다. 고맙다고 하시며 말레이지아에서 왔냐고 물으셨다. "헉~ -_-" 한국이라고 했더니 할머니 말씀이 자신이 보기에는 아시아인들은 다 똑같아 보이기 때문에 그랬다면서 기분나빠 하지 말라고 하셨다.
햇빛때문에 내가 봐도 얼굴이 심하게 타긴 했다. 게다가 헬멧과 선글라스 자국 때문에 더 그렇게 보인다.

종교에 심취한 캠핑카. 하루종일 찬송가를 틀어놓았다.

자전거 뒤 짐받이 위에 올려놓을 방수되는 박스를 하나 구하기 위해 시내를 돌아다녀 보다가, 보트를 파는 가게에서 플라스틱으로 된 배터리 박스를 보고 이게 정말 좋아 보여서 그것을 구매하였다. 우리는 푸드박스(food box)라고 이름을 지어주고, 여기에 이동하면서 먹을 것들을 넣어두기로 했다.

캐러밴파크 중에는 럭셔리 캐빈을 가진 곳이 있다. 어느정도 등급이 되는 곳에서 말그대로 럭셔리하게 꾸며져 있고 스파와 세탁실까지 모두 딸린 캐빈인데 여행이 끝나기 전에 한번 이용해 보기로 했다. 아무리 비싸도 130달러가 넘지는 않는데 모든 것이 최고급으로 갖춰진 것에 비하면 가격은 한국에서 콘도미니엄을 빌리는 가격이니 한번쯤 이용해 볼 만할 것 같다.

오랜만에 먹어보는 완전 푸짐한 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