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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바이크매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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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에서 자전거 동호회원들에게 산악자전거 교육과, 자전거 해외여행을 훈련부터 가이드까지 하며 즐겁게 사는 한국사진작가협회 회원 김원익(60)씨를 만났다.
간단한 자기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본업은 사진을 찍는 일입니다만 취미로 자전거를 오래 타다 보니 자전거로 해외여행을 많이 다니게 되었습니다. 지인들과 여행을 많이 다녔는데 자전거 해외여행 코디네이터라고 부르더군요.
자전거 해외여행 시 교육, 훈련, 가이드와 개별 앨범까지 모든 부분을 맡아서 하고 있습니다.
자전거를 타기 시작한 것은 언제부터?
어렸을 때 스케이트를 탔습니다. 하지만, 미술을 전공하다 보니 운동을 전문적으로 하지는 못 했었지요. 그러다가 군에 갔는데, 겨울에 스케이트 시합을 크게 하더군요. 고등학교 때 선수생활 한 친구들을 뽑아다가 대회에 보내곤 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그 친구들보다 제가 더 잘 탈 것 같아서 고참을 설득 하여 대회에 출전하게 되었습니다. 나가자마자 500m와 1,500m에서 1등을 했지요. 그 부대 창설이래 스케이트 대회 우승은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하더군요. 하하.
제대를 하고도 스케이트를 계속 탔었는데 봄에서 가을까지는 스케이트와 하체근육이 비슷하게 사용되는 사이클로 운동을 했었지요, 그게 계기가 되어 인천에서 룩클럽이라는 사이클 클럽도 만드어서 활동했습니다.
그러다가 1995년 정도 우리나라에 산악자전거가 막 들어올 무렵에 산악자전거가 재미있을 것 같아 시작했고, 지금은 주로 산악자전거를 타고 있습니다.
산악자전거 교실도 하고 계시는데, 어떻게 활동을 하시는지?
처음엔 그냥 혼자 타고 다녔는데 다니다 보니 한 두 명이 물어오더군요, 그렇게 한두명 가르치다 아예 시간을 정해서 모이자는 의견들이 나왔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매주 화요일과 일요일 아침에 모여 모인 회원들에게 자전거 교육을 합니다.
아침 9시 30분 연수동 체육공원에서 모이구요, 화요일은 주부 회원이 많고 일요일에는 남성 회원들이 많은 편입니다.
따로 교육비를 받으면서 교육을 하는 것은 아니구요, 제 나이가 60이다 보니 젊은 사람들과 함께 타기 어려운 나이 많은 분들이 많이 오십니다.
지금 남자 회원 중에는 67세, 여자 회원 중에는 69세 되시는 분도 계신데 모두 산에서 자전거를 타실 만큼 열정적이고 자전거도 잘 타십니다.
교육은 특별한 커리큐럼에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그날 모인 회원들의 수준에 맞게 바로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 실행합니다. 초보자 분들이 많이 오시면 그 분들에 맞게 쉬운 코스를 타면서 교육하고, 잘 타시는 분들이 많이 오시면 험한 산에 가기도 합니다.
해외 여행은 주로 어디를 다니시는지?
처음에는 아는 사람이 있는 곳 위주로 다녔지요, 제가 예전에 사진 일을 하면서 사무실에서 사진교육을 20여년 간 했었는데, 약 1000여명 정도가 거쳐 갔습니다.
그 인연으로 지금 해외에 사는 지인들이 많은데 그 분들이 현지에서 도움을 주셔서 가능했던 일입니다. 지금이야 코스를 개발하여 다니기도 하구요.
베트남에서 작은 사업을 하고 있는데, 출장이 조금 길어지면 무조건 자전거를 가지고 다니는 편입니다. 베트남은 구석 구석 자전거를 타고 다니면 좋은 곳이 너무 많아서 회원들끼리 몇 번 여행을 하다 보니 이제는 거의 1년에 두 번 정도는 다니게 되었습니다.
자주 다니는 곳은 베트남과 중국, 그리고 캐나다 등입니다. 같이 다니는 부부 회원도 5쌍 정도 되고, 많이 갈 때는 30명 정도 그룹으로 백두산에 갔던 적도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20여 회 정도 자전거 해외여행을 다닌 것 같네요.
해외 여행 중 재미있었던 이야기는?
2007년도에 백두산에 다녀왔는데, 정상에서 "백두산 등정성공"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단체 사진을 찍으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어디선가 중국 공안이 나타나서 위협하며 그 플래카드를 빼앗아 가는 것입니다. 말도 안 통하고, 급하게 현지 통역 가이드가 쫓아가서 왜 빼앗가냐고 물었더니 "여기는 장백산이지 백두산이 아닙니다."라며 백두산이라고 쓴 것들은 모두 압수하고 있더군요. 고구려가 우리나라 역사냐 중국 역사냐 하는 논란이 일었던 때라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또, 캐나다에서 여행지로 가기 위해 비행기를 갈아타야 하는데, 공항 텔레비전에서 무슨 테러 영영화 같은 것이 나오더군요. 그 날이 바로 미국 911 테러 사건이 있었던 날이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우리가 가지고 간 모든 짐들을 하나 하나 검사 받느라 비행기 시간을 놓치게 되었습니다. 열대여섯명이 자전거를 한대씩 가지고 갔으니 짐이 심상치 않았나 봅니다.
각기 다른 사람들이 가는데, 여행 계획에 노하우가 있다면?
아무래도 여럿이 여행을 갈려면 문제도 많죠. 게다가 자전거를 타고 여행을 한다는 건 말할 것도 없고요. 여행을 하다보니 여러 가지 노하우가 쌓이더군요.
중국 콩밭 |
다들 어렵게 시간을 내신 분들인데, 가능한 한 떠나기 전에 모든 사람들이 서로 친분도 쌓고 서로의 특징을 이해할 정도가 되도록 합니다. 그래도 간혹 팀웍에 문제가 되는 분들도 있는데, 그런 분들은 여행에서 제외시키기도 합니다.
나라별로 특징적인 노하우도 있는데, 베트남의 경우는 오토바이 가이드가 워낙 저렴해서 도시락을 가지고 다니는 사람, 빈 오토바이를 끌고 와서 중간에 힘들어 자전거 타기 어려운 사람들을 태우고 가는 역할을 하는 사람도 쓸 수 있습니다.
캐나다 로키처럼 큰 산에서는 자전거 타는 수준에 맞게 조를 나누어서, 코스를 달리해가며 각자 재미있게 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또한 여행을 가기 전에 모든 코스와 도로, 그리고 관광 정보까지 외우고 갑니다. 그래야 따라 오시는 분들이 안심하고 믿을 수 있게 되죠.
자신만의 특징이 있다면?
"인간 내비게이션"이란 말을 들을 만큼 한번 갔던 길은 잘 잊어버리지 않는 편입니다. 그래서 해외에 가서도 한번 갔었던 곳은 그곳 가이드보다도 더 길을 잘 알고 다니니까 가이드가 놀라기도 하지요.
또 자전거를 오래 타는데 자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양양에서 충주호를 지나 천안까지 돌아오는 500km 코스를 이틀만에 주파했습니다. 쉬지 않고 먼 거리를 달리는 울트라 마라톤처럼 자전거에도 울트라 라이딩 대회가 있으면 아마 잘 할 수 있을 겁니다.
나에게 자전거는 ㅇㅇㅇ다.
나에게 자전거는 제2의 애인(愛人)입니다. 자전거가 없었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너무 좋아하지요.
전에는 자전거 타다가 갈비뼈 세대가 부러져서 집에 들어갔는데, "좋아하는 것 하다가 그랬으니까..."하면서 집사람이 눈도 깜빡하지 않는 겁니다. 아마 자전거에 질투가 나서 그런 것 같습니다.
가족중에 함께 자전거 타시는 분이 계신가요?
막내 아들이 자전거의 광입니다. 전에는 같이 캐나다, 백두산 등을 다녔는데, 커서 대학을 들어가니까 같이 여행을 안 가네요. 대학에 가면 같이 유럽 여행을 가기로 했었는데, 친구들이랑 같이 놀러 간다고 해서 많이 서운했었습니다. 그래서 홧김에 아들녀석 자전거 한대를 팔기도 했었지요. 하하하.
앞으로 여행 계획은?
내년 1월에 베트남을 갈 계획입니다.
다음에는 바이크매거진을 통해 같이 여행갈 수 있는 기회가 생겼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