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비앙 칸첼라라, 전설적인 라이더와 함께 한 서울 라이딩
에디터 : 박창민 편집장
사진 : 박창민 편집장, 이종현, 이상민

전설적인 로드 라이더 중에 하나인 파비앙 칸첼라라(Fabian Cancellara) 선수가 지난 주 서울을 방문해 동호인들과 서울 도심 속 라이딩을 함께 즐겼다. '파비앙 칸첼라라 아시아 투어'의 첫 방문지인 한국 서울에 도착한 파비앙 칸첼라라는 짧은 시간이었지만 새로운 분위기에 매료되었다고 이야기를 하며,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도 흥쾌히 응해 주었다.


북악과 남산, 서울 라이딩을 경험하다.


스위스의 명품 시계 브랜드인 튜더(TUDOR)의 초청으로 서울을 방문한 파비앙 칸첼라라는 아직 시차에 적응하지 못해 피곤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서울 도심 속 라이딩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며 행사에 참여했다.

스위스 명품 시계 브랜드 TUDOR의 초청으로 이루어진 칸첼라라 서울 방문

파비앙 칸첼라라와 같은 전설적인 선수가 우리나라에 방문하게 된 계기는, 그가 총괄 매니저(General Manager)를 맡고 있는 튜더 프로 사이클링팀(TUDOR Pro Cycling Team) 덕분이었다. 메인 스폰서인 튜더는 파비앙 칸첼라라와 함께 아시아 투어를 준비했고, 튜더 프로 사이클링팀의 또 하나의 스폰서인 BMC코리아(스포츠온55)에서 이번 행사를 지원했기 때문이다.

라이딩 코스는 광화문에서 시작해 북악스카이웨이 정상을 오른 후 삼청각에 들러 차를 마시고, 남산을 오른 후 다시 광화문 앞 포시즌스호텔로 복귀하는 일정이었다.
오후 4시에 시작한 라이딩은 서울에서 가장 복잡한 구간 중에 하나인 광화문과 시청 앞을 러시아워에 지나게 되는 상황이 연출 되지만, 짧은 일정 속에 선택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대였다. 그래도, 'Born to Dare(대담하게 도전하라)'라는 튜더의 슬로건처럼 서울의 도심과 업힐 코스를 즐기는 데 성공했다.

포시즌스호텔에서 처음 만난 파비앙 칸첼라라

북악스카이웨이를 향한 그의 첫 서울 라이딩이 시작되었다.

도심을 지나 푸른 산으로 이어지는 북악스카이웨이

삼청각에서 차를 마시며 잠시 휴식

남산을 향하기 전 광화문 앞에서 기념 사진

오후 6시를 넘어 남산 업힐을 시작했다.

서울이 한눈에 보이는 남산 정상

이날의 마지막은 디너 파티로 이어졌다.


파비앙 칸첼라라 선수의 간단 이력


타임트라이얼에 워낙 강력한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던 파비앙 칸첼라라는 2016년 리우올림픽 은퇴 무대에서 타임트라이얼 금메달을 목에 걸며, 그의 경력을 마감했다. 끈기와 파워로 인기를 얻었던 그의 간단한 이력을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2016 리우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며 은퇴한 파비앙 칸첼라라
사진: Bryn Lennon

- 올림픽 메달: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16년 리우 올림픽 타임트라이얼 금메달을 포함, 금 2개, 은 1개
- 월드챔피언십: 2006, 2007, 2009, 2010년 타임트라이얼 월드챔피언 타이틀
- 모뉴먼트: 밀란-산레모(1회), 투어 오브 플랜더스(3회), 파리-루베(3회) 우승
- 투르 드 프랑스: 8개 스테이지 우승.
- 투드 드 스위스: 3회 종합 우승
- 내셔널챔피언십: 12번(로드 2회, 타임트라이얼 10회)의 스위스 챔피언 타이틀

17세에 로드 레이스에 데뷔한 파비앙 칸첼라라 선수는 은퇴할 때까지 70회 이상의 우승을 기록하며, 21세기에서 가장 위대한 선수 중 하나로 꼽힌다.


파비앙 칸첼라라와의 인터뷰




- 한국 방문은 처음인가요?

지금이 아침인지 오후인지 분간이 안 될 만큼 정신이 없지만, 이곳 서울에 도착하여 무척 기쁩니다. 서울도 처음이고 한국도 처음이지만, 이번 방문은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자전거를 타고 서울을 다닐 수 있다는 것도 특권이라고 생각합니다. 자전거를 타면 특별한 장소에 갈 수 있고, 이것은 정말 멋진 일입니다. 서울은 차가 가득한 도심 속에서 갑자기 푸르른 숲이 나오고, 그러면서도 깨끗하고 다른 도시와 달리 정돈된 느낌이 들어서 좋았습니다.
서울에 대한 역사와 전쟁, 경제, 뷰티 등에 대한 많은 이야기를 들었지만, 저는 이 도시의 도로와 지하철, 수퍼마켓 등을 가보면서 정말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 정말 성공적인 타임트라이얼 라이더인데, 어떻게 가능했었나요?

타임트라이얼은 시간과 경쟁하는 라이딩입니다. 모든 디테일한 라이딩을 혼자서 해 내야 하죠. 물론, 강력한 파워를 가져야만 합니다.
우승을 하는 것이 정말 어렵지만, 혼자서 가능한 빠르게 달리려고 하는 것이 필요하고, 그것을 잘 조합하는 것이 저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경쟁자가 없이 혼자 달리는 것이기 때문에 정신력이 더 필요합니다. 그리고 가장 빠른 사람이 이기는 것이죠, 그래서 항상 가장 빠르게 달리려고 노력했습니다.


- 타임트라이얼은 혼자 달리게 되는데, 경기 중 어떤 생각을 하나요?

빨리 끝내자. 빨리 끝내면 고통이 줄어든다. 뭐 이런 생각도 하지만, 좋은 것들을 생각하려고 합니다. 동기부여가 되고, 내 스스로가 최선을 다하게 되는 것들을 머리에 떠올리죠.
서포트 차량에서는 무선으로 빨리 달리라고 응원의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그것을 들으면서 힘을 얻기도 합니다.


- 은퇴 경기를 올림픽 금메달로 마쳤는데, 그때의 소감은?

마지막 경기를 올림픽 금메달로 끝낸다는 것은, 영광이면서 특권이었습니다. 지금도, 제 이력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말하라고 한다면, 리우 올림픽의 금메달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올림픽은 세계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이면서, 그곳에서 우승과 함께 은퇴를 할 수 있었던 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습니다.


- 모뉴먼트 대회는 250km가 넘는 장거리 레이스인데, 7번의 우승 비결은?

철저한 준비라고 생각합니다. 함께 하는 팀, 내가 가진 힘과 재능, 이 대회에 대한 애정과 동기부여 등이 필요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나이가 들수록 이런 준비를 더 잘하게 되었습니다.

- 최고의 라이더로 지내왔는데, 사이클링이 삶의 어떤 의미라고 생각하나요?

저에게 사이클링은 균형입니다. 자유이고, 열정이면서, 에너지이기도 하죠. 그리고, 자유를 향한 움직임입니다. 혼자서도 할 수 있는 있으면서, 오늘처럼 여러 사람들과 함께 자전거를 타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짧은 거리를 갈 수도 있고, 긴 거리를 갈 수도 있고, 이와 같이 움직임을 만들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저에게는 가장 위대한 스포츠이기도 하죠.
또, 자전거 위에서 많은 것을 배웁니다. 고통 속에서 얻을 수 있는 목표, 감사함과 즐거움 등, 정말 많은 것을 사이클링에서 느껴왔습니다.


- 튜더 프로사이클링 팀을 만들게 된 이유는?

스위스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찾게 된 것은 매우 기쁜 일이었습니다. 다시 사이클링 업계로 돌아올 수 있는 기회가 저에게는 중요하기도 했고, 튜더를 포함한 세계의 많은 사람들의 도움은 특별한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매우 행복할 뿐 아니라 일에 더 집중할 수 있게 된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스위스 팀이기 때문에 더 많은 스위스 브랜드와 협력을 하고 싶었습니다. 스위스 제품의 품질과 가능성을 보여줄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고, 튜더 뿐 아니라 BMC, DT SWISS, ASSOS와 같은 스위스 브랜드와 함께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정말 멋진 일입니다.

처음엔 프로 레이스에 참가하려는 계획은 아니었습니다. 사람들의 건강이나 어린 선수들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으로 시작하려고 했죠. 그리고, 여전히 그런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을 위한 프로그램, 다수가 참가하는 라이딩 이벤트 등도 하고 있습니다.

삶은 사이클링과 같다고 생각하는데, 바퀴가 계속 도는 것처럼, 사람들은 우리에게 와서 자전거를 배우고, 그 중에는 라이딩 이벤트에 참가하는 분들도 있겠죠. 그 중 누군가는 우리의 데모 팀에 참가하고, 그 후에는 프로 팀에 들어와 시합을 뛰고, 은퇴를 하는 그런 순환이 가능하게 됩니다.
또, 그들은 은퇴 후에 우리와 함께 또 일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질 수 있을 겁니다. 마치 자전거의 바퀴처럼 계속 순환되는, 멋진 생각 아닌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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