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37, 인구 2만7천명의 도시 와이알라
에디터 : 강수정


2004년 7월 30일(금)

현재위치 : 와이알라(Whyalla)
이동거리 : 91.94km
누적거리 : 2,768km
평균속도 : 17.2km/h
최고속도 : 32km/h
숙박장소 : 와이알라 힐뷰 캐러밴파크 캠핑


새벽에 기온이 내려가서 가방과 자전거가 또 얼었다. 아침에는 너무 추워서 출발한 지 30분만에 멈춰서서 길 옆에 모닥불을 지피고 손과 발을 녹였다.
이 추위에 도대체 뭐하는 건지...
간혹 이렇게 고생하면서 여행하는 내가 이해되지 않을 때도 있다.

호주 철강이 시작된 곳 아이언놉

오전에 아이언놉(Iron Knob)에 도착해서 제일 먼저 로드하우스로 달려가 뜨거운 커피로 몸을 녹였다. 호주의 철강산업이 시작된곳, 아이언놉.
광산의 거대한 크기에 놀라웠고 사진에 그 거대한 느낌이 나타나도록 찍지 못한 것이 아쉽다.

아이언놉을 지나가는 길은 정말 나무 한그루 없었다.

와이알라(Whyalla)는 사우스오스트렐리아에서 에들레이드(Adelaide) 다음으로 큰 도시고 인구는 27,000명. 왠지 들뜬 마음으로 갔다.
와이알라에 도착하기 10km 전부터 바다와 함께 보였는데 나의 기대보다 컸다. 한달 동안 작은 타운만 다녀서 인지 시골에서 서울로 상경한 기분이랄까? 신이 났다.
은행에 들러서 여행자수표를 입금하고 캐러밴파크에 갔다.

와이알라의 바다

캠핑을 할 지 온사이트밴에 들어갈 지 결정을 못해서 가격을 물어 봤더니 온사이트밴도 캐빈도 모두 예약이 되어 있다고 한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여행 시즌이 시작된 걸까?
캠핑하는 사람은 우리 뿐이었다.
다행히 캠프키친(camp kitchen, 캠핑을 하는 손님들을 위한 주방)이 있었는데 텐트를 치는 곳과 캠프키친은 멀었다. 너무 멀어서 걱정이라고 주인 아저씨에게 투정을 부리니, 아저씨는 텐트가 크지 않다면 캠프키친 뒤에 있는 작은 잔디밭에 텐트를 쳐도 좋다고 하셨다.
이 정도면 캐빈이 안 부럽다. 저녁을 먹고서도 캠프키친에서 텔레비젼을 보고, 커피 마시고, 과자 먹고, 일기쓰고...
캠프키친이 있는 캐러밴파크는 정말 좋다. 이곳을 운영하는 부부는 이태리에서 이민을 오셨는데, 부지런함과 깔끔함, 친절함이 돗보이는 분이셨다.

캠핑하는 손님들을 위한 캠프키친, 우리는 그 옆 잔디밭에서 텐트를 치는 호강을 했다.

와이알라에서는 유난히도 우리를 쳐다본다. 어느 정도냐 하면, 가게 안에 있던 사람들이 지나가는 우릴 보려구 밖으로 뛰어 나오는 정도다. 이게 도대체 무슨 일인지?
자전거 여행자를 많이 못 봐서 일까?
아시아인을 많이 못 본 걸까?
우리의 자전거가 사람들의 시선을 끄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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