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30, 드디어 눌라보를 건넜다!!
에디터 : 강수정

눌라보를 건넜다!

2004년 7월 23일(금)

현재위치 : 페농(Penong)
이동거리 : 83.24km
누적거리 : 2,163km
평균속도 : 17.5km/h
최고속도 : 33km/h
숙박장소 : 페농 캐러밴 파크 온사이트밴(남위:31도 55분 30.4초, 동경:133도 00분 38.0초)


어제밤 밤새도록 비 내리는 소리에 잠을 설쳤다. 오늘은 아침부터 갈 수 있을지 없을지 고민하다가 비를 맞고 가기로 결정했다. 눈드루(Nundroo)가 맘에 들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제는 비가 좀 익숙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달리는 중간에 비가 내리기 시작하는 것보다 출발 전에 비가 오고 있으니 선뜻 마음이 내키지는 않았다. 모든 짐을 지퍼백에 개별 포장을 하고 비옷을 입고 마음의 준비를 했다.
"오늘도 젖어보자..."

페농에서 유명한 윈드밀

내가 운전자라면 왠지 불쌍해 보일 것 같다. 그래서인지 오늘따라 유난히도 지나가는 차들이 엄지손가락도 치켜주고 창밖으로 손을 흔들어줬다.
별 것 아닐 것 같지만 정말 큰 힘이 되고 기분도 밝아졌다. 눈드루에서 페농(Penong)까지 가는 길은 비교적 내리막이 많았다. 그리고 밀밭이 보이기 시작했고 윈드밀도 제법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눌라보를 지나 페농에 도착하였다.

12시가 조금 넘어서 페농에 도착했다.
노즈먼(Norseman) 이후 14일만에 만나는 사람이 사는 타운...
"우린 눌라보를 건너왔다!!"
차를 타고 지나가는 사람들도 "I crossed Nullarbor(나는 눌라보를 건넜어요)"라고 써 있는 기념품을 살 정도로 호주에서는 눌라보를 건너는 것 자체가 무척이나 기념할 만한 것이기도 하다.

깨끗한 페농

페농은 작지만 마트도 있고 우체국도 있었다. 간만에 식료품도 사고 보름동안 우체국이 없어 보내지 못한 엽서도 한국에 보냈다. 식료품 가격은 로드하우스보다는 쌌지만 그래도 조금 부담스러운 가격이었다. 내일 세두나(Ceduna)에 가면 제법 큰 마트가 있다니 그곳에서 다시 장을 보기로 하고 오늘은 군것질 거리와 먹을 것만 사들고 숙소로 돌아가는 발걸음이 가볍다.
특히 페농 캐러밴파크는 추천할 만한 곳이다. 깨끗하고 이쁘게 정리된 곳인데, 우리가 숙박하는 온사이트밴(on site van)도 자전거를 주차할 독립공간이 있어 너무 마음에 든다.

자전거를 주차할 수 있는 독립공간이 있어 너무 마음에 든 온사이트밴

페농에 있는 주유소는 유난히도 장사가 잘 된다. 눌라보에서는 휘발유도 비싸고 게다가 100~200km마다 하나씩 있는 주유소 때문에 눌라보를 지나가는 운전자들이 거의 대부분 주유를 하고 간단한 식사를 하고 있었다.
눌라보를 빠져 나온 우리는 그들을 안스러운 눈빛으로 봤다.
"3-4일은 걸려야 눌라보를 빠져나가겠군."
14일만에 눌라보를 지나온 우리가 이런 생각을 하는 걸 그들이 알았다면 웃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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