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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 :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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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경기지역 자전거족들은 "자전거 타러 한강 간다"는 말을 줄곧 한다.
한강 자전거길 중 라이더들이 선호하는 코스는 행주산성이 있는 곳으로, 행주대교와 방화대교 사이에 위치해 있어 야경을 보기 위해 찾는 이들도 꽤 많은 인기코스이다.
행주산성은 지도상으로 4대강 국토종주 자전거코스에서, 한강자전거길과 아라자전거길이 만나는 지점을 사이에 두고 있어 찾기도 어렵지 않다. 사실, 자전거를 즐기는 사람들에게 행주산성은, 산성보다 국수 먹으러 가는 곳으로 더 유명하다. 더불어 인근에 있는 자전거카페에서의 향긋한 커피한잔과 행주산성에 불어오는 꽃 바람을 함께 즐기는 금상첨화를 누려보자.
한강 & 아라 자전거길 타고 행주산성 |
행주산성은 지리적으로 서울에서 조금 벗어난 고양시에 위치해 있으며, 한강 자전거 길과 이어진 행주대교 인근에 있어 라이딩하기에 좋은 코스이다.
성산대교 방면에서 행주대교 방면으로 진입한다면, 한강을 사이에 두고 남단보다는 북단으로 미리 건너가서 라이딩할 것을 추천한다. 남단에서 라이딩하게 되면, 자동차 외 통행로가 없는 방화대교를 건널 수 없기 때문에 행주대교 남단까지 가서 북단으로 건너야 한다. 행주대교 북단에서 행주산성까지 자전거길을 만나긴 하지만, 중간에 이탈과 합류를 반복함에 따라 찾아가기가 비교적 복잡한 편이다.
반면, 방화대교 북단 아래에서는 행주산성 누리길로 이어진 다리를 지나 원조국수집 앞 나들목(일명 토끼굴, 행주산성입구 버스정거장)까지 포장된 자전거도로를 이용해 편하게 갈 수 있다.
한강타고 행주산성까지 먹자로드를 가다. 필자는 원효대교 북단~방화대교 북단 방면으로 라이딩했다. |
행주산성은 한강을 사이에 두고 북단쪽에 위치한다. [사진-절두산 순교성지] |
북단 한강 자전거길을 따라 방화대교 아래까지 가는 길은 남단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
하늘공원 입구, 난지 자전거공원과 만난다. |
성산대교 방면에서 출발한다면, 미리 북단으로 건너 방화대교 아래까지 도달하는 것이 좋다. 빙화대교 북단에서 행주산성으로 가는 것이, 행주대교 북단에서 가는 것보다 이동 경로가 간편하다. |
남단에서 이동할 경우, 방화대교에는 통행로가 없으니 행주대교를 건너가면 된다. |
방화대교와 행주대교 인근에는 한강 자전거길과 아라자전거길, 구간이 짧은 창릉천길을 만난다. |
약 8km 이내에 홍제천길, 안양천길과 인접해 있어, 각 지역으로 이동이 용이하다. |
홍제천과 만나는 구간 |
남단에서 북단으로 대교 건너기 |
남단에서 북단으로 미리 건너고자 한다면, 비교적 이동이 용이한 곳을 선택하자. [사진-마포대교 북단] |
서강대교 북단 |
양화대교 북단 |
가양대교 북단은 엘리베이터와 계단 중 선택 이용이 가능하다. |
행주대교 북단 |
서울시 Bye, 고양시 Hello |
강변북로를 따라 이어진 방향대로 왔다면 가양대교를 지나 고양시가 시작되는 푯말을 만나게 된다.
서울 한강 자전거길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가 연출되고 이정표가 없는 갈림길도 발견하게 된다. 방화대교까지 노란 중앙선을 따라 가면 되는데 대교 하부에서 강을 건너면 행주산성 누리길과 만난다. 목적지인 행주산성입구 버스정류장까지 자전거 길을 따라 갈 수 있어 찾아가기가 수월하다.
같은 한강 자전거길이지만, 고양시에 접어들면 멀리 나온 것 같은 분위기로 바뀌게 된다. |
행주산성으로 가는 방향에 이정표가 없는 구간이 있다. 노란중앙선을 따라 가면 된다. |
볼록거울이 있는 갈림길에서 오른쪽으로 가면 된다. |
방화대교 북단에서 행주산성 누리길 방향으로 건너는 두가지 방법 찻번째는 가장 최근에 생긴 다리를 건너는 방법이 되겠다 |
다리가 생기기 전에 이용했던 강둑을 통해서도 건널 수 있다. |
포장되어 있는 행주산성 누리길을 따라 가면 된다. |
행주산성입구 버스정거장 앞에 있는 나들목(일명 토끼굴)을 지나면 바로 행주산성 먹거리가 나타난다. |
차량 통행이 많은 구간이니 보행로를 이용하자. |
국수도 배부르다. 행주산성 원조국수 |
자전거로 행주산성을 찾아간 이들 중 정작 행주산성에 들어가본 사람들은 몇이나 될까. 먹기 위해 달리는 자전거의 첫번째 방문목적은 원조국수를 먹기 위함이다. 한눈에 봐도 가장 오래돼 보이는 외관인데다 특별한 가게 이름조차 없는, 그야말로 원조국수집이 그곳의 이름이다.
관광지 주변이다 보니 다른 먹거리도 많지만, 유난히 원조국수에 자전거가 많이 주차돼 있는 이유는, 중간 정착지 또는 반환점에서 간단히 요기 할 수 있는 음식인 것도 있지만 맛과, 양, 가격, 분위기까지 만족시키는 곳이라 해석해야겠다.
어묵국수, 어탕국수, 초계국수 등 다채로운 메뉴들을 준비한 다른 국숫집보다 흔해빠진 잔치국수와 비빔국수만 고집하는 이곳이 특별히 유명한 이유는 무엇보다 양과 가격에 있다.
소문대로 1인분의 양에 자동으로 사리 추가가 얹어진 듯 여성이 혼자 먹기에는 조금 부담스러운 정도이다. 특히 잔치국수는 헬멧 크기와 맞먹는 수준이다. 맛은 진한 멸치육수을 좋아하는 사람들 입맛에는 제격인데, 비빔국수는 전혀 자극적이지 않고 오히려 심심한 편이다.
국수는 소화가 빨리 되는 음식이라 간단한 요기거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과 달리, 가격(4,000원)만 그러할 뿐, 양은 위장을 든든히 채워 한끼 식사를 제대로 한 듯 부풀어진 배를 어루만져줘야 할 정도다.
터널을 지나자마자 오른쪽에 모습을 드러낸 원조국수집 월요일은 휴무이다. |
이곳에서는 국수가 금방 소화시킬 수 있는 양이 아니다. 특히 잔치국수 그릇은 헬멧 크기와 맞먹는 정도다. |
식당 테이블은 입식과 좌식으로 나뉘어 있다. |
자전거 손님이 많은 곳이라 자전거 거치대는 필수 |
원조국수집 별관이 있는 골목 방향으로 조금만 걸어가면 자전거카페 바이크 스테이션과 행주산성 입구를 만날 수 있다 |
자가 정비공구 빌려드립니다~ 자전거카페 바이크 스테이션 |
행주산성 먹거리 단지가 라이딩 명소라는 것을 입증시켜 주는 또 하나의 포인트가 있다. 원조국수집 별관에서 행주산성 입구로 향하는 길에서 만날 수 있는 자전거 카페가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그곳이다.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에서부터 묻어나는 자전거 냄새에 진한 커피 향이 더해져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자전거 카페 바이크 스테이션은 2014년 5월에 문을 열었다. 이곳은 다른 자전거 카페와 달리 이색적인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어 더욱 매력적인 곳이다.
보통의 자전거카페에서는 정비 기술실력이 높은 사장님들이 카페를 지키고 있기 때문에 공임비를 내고 정비 서비스를 받을 수 있지만, 이곳은 사정이 달라 손님이 직접 자가 정비할 수 있도록 공구를 무상으로 대여하고 있다.
펑크 패치는 기본이고, 미캐닉 룸에서나 볼 법한 각종 공구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개인적으로 실력만 된다면, 원하는 만큼 정비가 가능하다.
단, 정비하고 난 후의 말끔한 뒷정리는 기본이며, 욕심나는 공구가 눈앞에서 유혹하더라도 CCTV가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행주산성에도 자전거 카페가 있다. |
행주산성 입구를 가기 전에 있는 자전거 카페, 바이크 스테이션 |
현장에서 손님들이 직접 자전거를 정비할 수 있도록 다양한 공구들을 무상 대여하고 있다. |
자전거 카페임을 증명하는 인테리어 소품들 |
행주산성에 가지 않는 행주산성 라이딩 코스? |
행주산성 입구까지 왔는데, 낮과 밤의 풍경이 멋있다는 안쪽으로 산책삼아 들어가봐야 하지 않을까?
그러나 필자 역시 입구에서 되돌아왔다. 입장료 1천원이 아까워서가 아니라, 자전거를 외부에 묶어두면서 도둑들의 마음을 흔들어놓을까바 걱정되어서다.
다른 사람들도 필자 같은 마음인지, 햇살 좋은 오후인데도 자전거 거치대에 자전거가 한 대도 없다. 라이딩 코스로 유명한 곳의 대표적인 관광지지만 안전한 보관 서비스는 커녕 CCTV도 보이지 않아 아쉽다. 그러나 매력이 넘치는 자전거를 혼자 두어도 불안하지 않다면, 행주산성입구 앞이 아닌 안에서 인증샷을 남기는 것도 좋겠다는 생각이다. 물론 뒷일은 행주산성에서 책임지지 않는다는 것도 명심하자.
행주산성 입구 |
자전거는 입장불가 |
고가의 자전거도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는 보관함이 있다면, 입구에서 인증샷만 찍고 돌아가는 라이더들은 줄어들텐데 하는 마음이다 |
한강, 아라뱃길, 홍제천, 안양천 등 다양한 자전거길이 멀지 않아서 일찌기 자전거 라이더들에게 사랑을 받아왔던 행주산성 코스, 이번 주는 푸짐한 국수 한그릇과 분위기 있는 커피 한잔을 즐기러 한번 라이딩을 준비해보자.
이번 주말은 행주산성에서 국수 한그릇과 커피 한잔의 여유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