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 길이 멀다. 정확히 말하면 올라갈 길이 먼 거다.
1100고지, 내 인생의 제주 방문 17회 만에 처음으로 그곳을 자세히 들여다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그 동안 자동차로만 다녔던, 아니, 자동차로도 피해 다녔던 그 길을 자전거로 가야 한다.
내게는 말 그대로 도전과 모험이다. 걱정은 되지만, 설렘도 반이다.
게다가 앞을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세찬 비바람과 자욱한 안개가 나의 제주 첫 라이딩을 응원(?)하기 위해 동참했다. 덕분에 어린 시절 비를 홀딱 맞으며 친구들과 뛰어 놀았던 옛 추억에 잠기는 시간도 선물해 주었다.



이번 여행은 4박 5일로, 이틀 간은 한라산을 벗삼아 포장된 나무숲을 달리는 경사 코스로, 나머지 이틀은 제주의 이국적이거나 토속적인 해변코스의 풍광을 즐기는 코스로 구성했다.
이번 여행을 마치고 새롭지 않은 듯 새로운 사실 하나를 깨달았다.

'제주를 여행해 봤다'와 '제주를 자전거로 여행해 봤다'는 다르게 표현되어야 한다는 것을...

	제주도 자전거 여행 추천 숲 코스  -  해발 1100m가 있는 1100도로와 해발 750m의 성판악을 달릴 수 있는 516도로, 울창한 나무숲이 멋있는 비자림로를 달릴 수 있는 코스이다.

비와 1100고지

제주에서의 첫 번째 코스는 1100고지를 향한 업힐이다.
고난이도를 시작으로 제주여행이 시작되는 게다. 평소에도 업힐이라고 하면 땅만 쳐다보고 다닐 정도로 무시무시한 대상으로 여겨온 온 필자다.
게다가 오전부터 오락가락한 보슬비가 출발하기도 전부터 옷을 적시는 통에 대략 난감한 상황이다. 준비해 둔 자전거용 레인자켓과 우비를 갖춰 입고, 패니어에도 레인커버를 씌워준 다음 안장에 오르자, 놀리기라도 하듯 비가 그쳤다.
빗줄기가 가늘어 1100로 진입로 근방에 있는 도깨비 도로(신비의 도로)까지는 가벼운 마음으로 관광과 라이딩을 즐길 수 있었다. 즐길 수 있을 때 즐기길 잘했다는 생각이 불현듯 스친다.




곧 하늘 향해 펼쳐지는 업힐 코스와 함께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면서 나의 여행 첫날을 위협해왔기 때문이다.
다행히 전천후 MTB 타이어라 자전거에 따른 문제는 없었다. 다만, 계속되는 업힐에, 우비 속에서 소나기 같은 땀방울이 쏟아지는 바람에 우비를 벗어 던지고 비에 땀을 씻어내는 편을 택해야 했다. 비는 내렸다 멈췄다를 반복했기에 어느 장단에 맞출 필요가 없다. 내가 편한 쪽을 택하면 그만이다.
또, 다리 근육과 숨이 터질 듯 차올라 수시로 페달을 멈췄지만, 휴식을 취할 곳이 마땅치 않다. 그러나 주변으로 나를 에워싸는 산천초목들이 비에 젖어 더욱 푸르디 푸른 색을 띄고, 말과 소들이 뛰노는 탁 트인 초원을 보니 기분까지 한결 상쾌하다.
시간이 급하지 않다면, 코스에서 만나는 승마장에서 말을 타는 호사도 누려보면 좋겠다 싶다.




출발 후 3시간 반 정도 지났을까. 1100고지에 가까울 수록 하늘은 더 많은 비를 뿌려 온몸에 젖지 않은 곳이 없고, 안개까지 자욱해지니 더욱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던 차들이 오늘따라 왜 그리도 많게 느껴지는지, 게다가 중간 지점부터는 좁은 갓길 조차 줄곧 사라져 차도 안에서 위험천만한 라이딩을 해야 한다.
오를 수록 더욱 경사 진데다 구불구불한 길이 이어져 긴장의 연속이었지만 1100고지는 쉽사리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아마 같은 곳을 도돌이표 라이딩 하는 듯, 안개 속에 가려진 게 아니라, 갇혀버린 듯한 두려움에 괜히 애꿎은 경사도 표지판에만 짜증이다.
갓길이 없어 쉬는 것조차 조심스러운 구간에서는 물을 마시는 것도 욕심이다. 큰 화물트럭이나, 레미콘 차량이라도 내 앞을 지나칠라치면 더욱 위험할 수 있다. 짙은 안개 속이라도 자신을 구별할 수 있도록 튀는 색상의 옷이나 후미등을 장착하고 자전거 뒤에 몸을 먼저 숨기는 태세를 갖춰야 할 것이다.

	1100 고지에 도착하면 휴게소가 나타난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시작도 끝도 없을 줄만 알았던 업힐 라이딩을 드디어 정상에서 쉼표를 찍고 나니 그저 감개무량이다. 휴게소 푯말과 함께 1100고지 정상에 온 것을 축하하는 장식물들이 별 것 아닌데 아름다워 보인다.
습기 때문에 잠시 벗어두었던 선글라스를 다시 착용하고, 최종 목적지인 서귀포시 정방폭포 인근의 숙소까지 약 30km를 신나게 내려갈 일만 남았다.

얄밉게도 빗줄기는 더욱 굵어지고, 안개에 세찬 바람까지 가세했다. '해볼 테면 해봐라' 라는 심정에 눈썹 하나 까딱하지 않는 늠름함을 보였지만, 빗물이 바람의 힘을 빌어 양쪽 뺨에 힘껏 내리 꽂히는 바람에 짓궂은 날씨에 인상 쓰는 모습이 돼버렸다.
올라오던 길보다 내려가는 길(1100고지~서귀포 방향)의 굴곡이 더욱 심하다. 갓길이 좁고 측면풍이 많이 불어 함부로 가속을 즐기기 힘든 순간들이다.

	거린 사슴 전망대 1100고지에서 중문방향으로 10km 정도 내려가면 만날 수 있는 곳이다. 맑은 날에는 먼 바다의 섬까지 조망할 수 있다.

내리막이라 육체적으로 힘들지 않지만 정신적으로 긴장한 탓에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1100고지에서 약 10km 정도 떨어진 곳에 위치한 거린 사슴 전망대에서 잠시 휴식을 취할 수 있으며 맑은 날에는 먼 바다의 섬까지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얼마의 시간이 흘렀는지 잘 기억나지 않지만, 서서히 마을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돈내코 유원지와 중문 방향이 표시된 이정표가 나왔다. 숙소로 바로 간다면 중문 쪽으로 가는 편이 조금 더 낫지만, 예전에 방문했던 무인까페에 다시 한번 가보고 싶어 돈내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어차피 숙소로 향하는 길에 위치해 있어 돌아가는 길도 아니니 다행이다. 
산을 내려오니 빗줄기도 잦아들어 이동이 훨씬 수월해졌다. 느릿느릿 주변을 둘려보며 찾아간 그 까페는 여전히 아늑하고 조용하다. 따뜻한 차 한잔으로 오늘 하루 비와 1100도로와 잘 싸워준 나의 심신을 격려한 후 숙소로 들어가도 늦지 않으니 또 한번의 여유를 허락했다.

516~비자림로, 피톤치드 속을 달리다

비가 갠 다음날이라 맑고 개운하다. 첫날의 피로를 잘 풀어서 인지 덩달아 내 컨디션도 중상급이다. 여지없는 업힐 코스 516로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각별한 컨디션 조절에 신경 쓴 덕분이다. 한편으로는 1100고지에 비하면 516도로의 최고점(성판악 휴게소)인 해발 750m쯤은 괜찮을 것이라고 방심했다. 그것은 단지, 조금 덜 올라가는 것 뿐이었다.
초반부터 시작되는 평균 10%의 경사도는 전날과 사정이 다르지 않았다.

짧고 굵게 이어진 굴곡의 연속이지만, 정상에 가까울 수록 가끔 상쾌한 내리막도 선사해 주었다. 비가 오지 않는 맑은 날이었기에 자외선과의 전쟁을 치뤄야 했지만, 잘 닦여진 자전거도로에서의 초반 주행과 좁지 않은 갓길이 이어진 후반 주행으로 1100고지보다 훨씬 안전하고 편안한 여행이 가능했다.
숨이 턱 끝까지 차서 땅만 보고 달리다가도 거대한 초록 물결의 울창한 나무숲이 바람에 넘실거리는 소리가 들리면 잠시 쉬어갈 이유를 발견한 듯 멈춰 선다.

	516도로는 1100도로와 달리 갓길과 자전거도로가 잘 닦여있어 주행하기 훨씬 안정적이다.

최고 높이 지점인 성판악 휴게소를 2km 남짓 남겨놓고 이파리가 무성한 나무들이 터널을 만들어놓은 숲터널을 만나게 되면 페달 속도는 한없이 늦춰진다. 자전거를 끌고 가거나 잠시 멈춰 서고 싶지만, 그 구간만큼은 갓길이 전혀 없다. 차들도 전부 서행하기 때문에 그리 위험할 것 같지 않지만, 일부 마음 급한 지역주민은 여행자 맘과 같지 않으니 조심하는 것이 좋다.

성판악 휴게소에 다다르면 빼곡히 주차해 놓은 차량들이 갓길을 가로 막고 있다. 한라산 등반객들이 보통 그 지점부터 등산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 덕에 잠시 자전거를 끌고 갈 수 있는 핑계를 얻은 게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휴게소에 들러 요기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비자림로를 따라 약 30~40분 내려가면 식당들이 나타나긴 하지만, 이 구간부터 목적지까지 대부분이 내리막 또는 평지인데다 흥미로운 관광코스가 많기 때문이다.

516도로를 벗어나 비자림로가 시작되는 첫 번째 구간에서 가장 먼저 만나는 곳은 사려니 숲길이다.
웅장한 크기의 삼나무, 편백나무 등이 빼곡히 숲을 이뤄 위협적이리 만큼 멋진 숲길 입구만 지나더라도 516도로의 숲 터널처럼 힐링이 느껴지는 곳이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그 규모는 과히 비할 바가 아니다. 사려니숲길은 비자림로의 봉개동 구간에서 제주시 조천읍 교래리의 물찻오름을 지나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의 사려니오름까지 이어지는 숲길로 약 15km에 달한다.
사려니 숲길의 속살을 들여다보지 못하고 지나치더라도 아쉬워하지 말자. 비자림로를 따라 달리다보면 계속해서 나타나는 멋진 풍경들이 산림욕에서 오는 피톤치드를 맛보게 해줄테니 말이다. 



그러나 비자림로는 갓길 없는 곳이 대부분이라 다소 불안한 라이딩이 될 수도 있다.
최대한 도로 우측에 붙어 주행하고, 과속하지 않도록 주의하는 것이 중요하다.
비자림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일주로에 이어 해안로와 만나면 잘 닦여진 자전거 전용도로를 만날 수 있다. 비자림로를 등뒤에 두고 오른쪽으로 약 12km 가면 성산일출봉 방향, 왼쪽으로 약 6km 가면 월정리 해변 방향이다. 두 곳 모두 아름다운 해변 경관을 자랑하는 곳이다. 유유자적 해안로와 일주로를 번갈아 타며 풍류를 즐기듯 거처를 정하고픈 곳으로 가면 그만이다.

그곳에서 만나는 관광지 & 까페

1100로~516로~비자림로 코스를 라이딩하는 동안 다양한 유명 관광지를 만날 수 있다.
마음의 여유와 힘이 남아 있는 초중반에 관광모드를 겸해 볼 것을 권한다. 힘든 코스의 라이딩이 끝나고 나면 만사가 귀찮아지는 귀차니즘이 강림하시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1일 방문 권장량은 관광지 규모에 따라 다르겠지만, 하루에 3곳 정도가 적당한 듯 싶다. 라이딩 중간에는 커피 한잔의 여유도 필요한다. 그러나 1100로 처럼 마땅한 곳이 없다면, 도착해서 격려의 차 한잔을 누려도 좋겠다.

	수목원테마파크 - 차가운 얼음 조각 작품들이 전시돼 있는 아이스 뮤지엄과 아이들도 함께 좋아할만한 버킷리스트아트, 360도 5D 영상관 등 즐길거리가 조성돼 있는 곳이다.   관련웹사이트 : http://jejuicemuseum.com/   위치 : 제주시 연동 1320 Tel : 064-742-3700

	제주러브랜드 - 제주도를 1~2번 여행해본 성인들은 아마 이미 알고 있거나, 방문해봤을지도 모른다. 성(性)을 주제로 한 현대적 감각의 테마조각공원으로 다소 민망하거나 과감한 작품들이 많아 만 19세 미만 방문불가이다. 관련웹사이트 : http://www.jejuloveland.com/ 위치 : 제주시 1100로 2894-72 연동(제주시 연동 680-26번지) Tel : 064-712-6989

	어승생 승마장 - 제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한 승마체험장으로, 명마의 산지였다고 불리우는 어승생 오름 인근에 위치해 있다. 모든 코스가 목장초원에서 진행되며, 말과 함께 제주시 전경과 바다가 한눈에 펼쳐지는 것을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관련웹사이트 : http://www.snname.com/horseland/ 위치 : 제주시 노형동 산 14-1번지 Tel : 064-746-5532

	무인까페 - 시선이 머무는 까페 무인까페는 말 그대로 주인장이 까페를 지키지 않고 손님들의 양심에 따라 운영되는 곳이다. 이곳은 바로 맞으편에 공방이 있는데, 그곳에서 주인장이 작업을 한다고 하니 아주 가까이서 지켜보는 셈이다. 모든 음료는 직접 데워마셔야 하고, 마신 후에는 설거지와 뒷정리까지 해야한다. 계산은 현금으로 돈통에 넣으면 되는데, 가끔 몰상식한 몇몇 사람들이 먹튀하는 경우도 있다. 고귀한 인격체의 양심을 팔아 소액의 커피 한잔 마셔서 행복해졌는지 궁금해진다. 위치 : 서귀포시 516로 463 (상효동 1288-5)

	제주미니랜드 - 세계 7대 미니어처 테마 박물관으로 에펠탑, 자유의 여신상, 콜로세움 등 세계문화유산과 각 나라의 유명한 건축물이 소형으로 전시된 국내 최초의 미니어처 테마파크이다. 관련웹사이트 : http://www.jejuminiland.co.kr/ 위치 : 제주시 조천읍 비자림로 606번지 Tel : 064-782-7720

	산굼부리 - 화산체의 분화구인 산굼부리에는 한라산 백록담보다 더 깊고 더 넓은 신비의 화구를 가지고 있어 더욱 유명한 곳이다. 이곳에는 상록 • 낙엽 • 활 • 침엽의 난대성 • 온대성에 겨울딸기, 자생란 등 희귀식물들이 한 울타리 안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다. 관련웹사이트 : http://www.sangumburi.net/ 위치 : 제주시 조천읍 비자림로 768번지 Tel : 064-783-9900

	메이즈랜드 - 돌, 바람, 여자를 테마로 조성된 미로공원으로, 세계 최장의 현무암 석축 미로와 신비한 분위기의 바람 미로, 동백나무와 랠란디로 만들어진 여자 미로가 있다. 관련웹사이트 - http://www.mazeland.co.kr/ 위치 : 제주시 구좌읍 평대리 3322번지 Tel : 064-784-3838

자전거보관 가능한 숙소

자전거여행에서 자전거를 안전하게 보관해주는 숙소는 필수 조건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은 게 대부분이다. 외부에 자전거 보관 거치대를 준비해 둔 숙소는 꽤 많은 편이지만, 관계자 외 출입금지 되는 내부에 보관할 수 있거나, 내 숙소 안으로 들고 들어갈 수 있도록 배려해 주는 곳이 흔치 않다. 이에 사전에 자전거를 가져간다고 얘기하면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숙소를 검증을 통해 소개한다.

	라임 오렌지빌 펜션 - 서귀포시에 있는 펜션으로, 부지가 꽤 넓은 정원이 있고 바로 앞에는 바닷가이다. 자전거는 넓은 현관문 안쪽에 세워두거나, 베란다에 내다 놓으면 된다. 숙박비에는 아침 식사(8시 30분 마감)가 포함돼 있다. 관련웹사이트 : http://www.limevil.com/ 위치 : 서귀포시 토평동 416번지 Tel : 064-767-3888

	해뜨는 집 펜션 - 성산일출봉이 바라보이는 해안가에 위치한 펜션으로 일출이 아주 잘 보이는 곳이다. 자전거 보관을 위한 창고를 따로 마련해두긴 했으나, 고가의 자전거는 방안에 들고 들어갈 수 있도록 배려해주고 있다. 단, 자전거로 인한 내부 스크레치는 투숙자가 배상해야 할 몫임을 잊지말 것. 관련웹사이트 : http://www.sunrisinghouse.co.kr/ 위치 : 서귀포시 성산읍 오조리 3-14 Tel : 064-784-8812

숲 코스의 TIPS!!

- Tip 1, 네비게이션 어플을 사용하라
자전거를 서울에서 택배로 보낸 지라 제주프로샵에서 첫 라이딩이 시작됐다.
제주에서는 스마트한 기기만 있다면 출발지가 어디든 라이딩을 위한 길을 찾는데 특별한 어려움이 없다.
흔히 사용하는 지도를 펼쳐도 되지만, 제주는 자전거도로가 곳곳에 잘 정비되어 있고, 보행자겸용도로도 넓은 편이라 휴대폰 어플로 깔아놓은 네비게이션을 이용하면 1100도로 진입로를 편하게 만날 수 있다. 자전거를 위한 특별한 이정표가 없으므로 지도를 보고 찾아간다고 해도 그 길이 그 길일 확률이 크다.

- Tip 2, 1100로의 갓길 없는 구간 주의
1100고지는 한라산 중턱, 해발 1100m에 위치한 곳이다 보니 우기가 아니어도 안개가 짙고, 비가 오는 날이 많다. 제주시~중문 방향으로 오를 때, 일방도로가 시작되는 부분부터 어승생사거리까지의 약 2~3km 정도 갓길이 전혀 없고, 그 외에도 간간히 갓길 없는 짧은 도로를 만나게 된다.
또 정상까지 약 7.5km 남겨둔 지점부터는 평균 10%의 경사도가 펼쳐지고, 그곳에 안개가 내려앉을 수 있으므로 화려한 색상의 옷이나 후미등을 켜두는 것이 좋겠다.
1100고지를 자전거로 오르려는 사람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고 하나, 자전거도로는 고사하고 갓길조차 없는 곳이 많다. 차량과 자전거가 서로 위협적인 존재가 되지 않도록 해당 기관에서의 시급한 조치가 필요하다.

- Tip 3, 1100로에서의 매점
1100로에서는 마땅히 뭔가 사 먹을 수 있을 만한 곳이 있다면 1100고지 정상에 있는 휴게소라 말할 수 있다.
그리고 1100고지->중문방향으로 10km 떨어진 곳에 거린 사슴전망대가 있는데, 그곳에 작은 구멍가게 같은 매점이 하나 있다. 단, 항상 문을 여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100% 개점을 신뢰하기란  무리수다.

- Tip 4, 뱀 조심!!
516도로에는 비교적 넓은 갓길과 일부 자전거도로가 잘 나있는 편이라, 양 옆을 잘 보지 않는 경우가 있다. 하지만, 차량들이 다니는 도로보다 수풀이 우거진 쪽을 유심히 관찰하며 가는 것이 좋다. 보행자와 자전거 주행자들을 마중 나온 뱀들이 가끔 꽈리를 틀고 노려보고 있을지도 모른다.
필자는 이번 주행에서 디자인이 다른 두 마리와 반갑지 않은 조우를 했다.
특히 내리막길 코스에서 각별히 주의하자.

- Tip 5, 일주로 vs 해안로
비자림로가 끝나는 지점에서 일주로를 만나게 된다. 약 1km 정도 바다쪽으로 더 들어가면 곧 해안로를 만날 수 있지만, 해안로를 타고 목적지까지의 거리는 일주로를 타고 가는 것보다 약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다음날 일정이 해안코스라면 그날을 위해 해안로는 아껴두는 것도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