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를 타고 떠나는 일본 여행, 돗토리 다이센 3박4일
에디터 : 최예름 에디터
사진 : 박창민 편집장, 최예름 에디터

해외로 자전거 여행을 떠날 때 가장 번거로운 과정 중 하나는 자전거 운송이다. 비행기를 이용하면 자전거를 캐리어에 넣기 위해 분해하고, 현지에 도착해서 다시 조립해야 한다. 또, 자전거 케이스가 워낙 크기 때문에, 이 또한 큰 짐이 아닐 수 없다.
이번에는 자전거를 그대로 싣고 일본으로 향했다. 동해항에서 출항하는 페리를 이용해 이동하고, 현지에서 이틀간 자전거를 타는 3박 4일 일정이다.

두원상선 이스턴드림호는 매주 목요일 동해를 출항해 일본으로 간다.

저녁에 출항해 자는 동안 배가 이동하고, 아침에 일본에서 바로 라이딩을 시작한다. 자전거 여행을 물 흐르듯 즐길 수 있는 조금 색다른 일본 라이딩 방법이다.


2일 간의 돗토리 라이딩 코스


이번 라이딩은 사카이미나토 페리 터미널을 거점으로 이틀 동안 서로 다른 테마로 코스를 달렸다.

DAY 1 | 사카이미나토 관광 라이딩 (62.44km / 획득고도 697m / 최고고도 131m)

관광과 라이딩을 함께 즐기는 코스: 
큰 업힐은 없지만 숲길에서 오르내림이 반복되며, 바다와 호수 풍경을 번갈아 만날 수 있다.

DAY 2 | 다이센 업힐 라이딩 (약 86km / 획득고도 1,129m / 최고고도 834m)

높은 산을 정복하는 본격 라이딩 코스: 
해안과 논밭을 지나 다이센을 오르는 만큼 첫날보다 난이도가 높다. 다이센 정상까지 올라간 뒤 긴 다운힐을 즐길 수 있어 라이딩 자체에 집중하고 싶다면 추천할 만하다.


라이딩 1일, 바다를 즐기는 미호노세키 등대 코스


사카이미나토항 → 미즈키 시게루 로드 → 에시마 대교 → 에시마 → 338번 도로 → 미호노세키 등대 → 사카이미나토

목요일 저녁 6시 동해항을 출발한 배는 금요일 아침 9시 정도에 사카이미나토 터미널에 도착한다. 터미널에서 세관을 통과하고 간단히 짐을 정리하고 나면 본격적인 첫날 라이딩을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첫날은 약 62km. 돗토리의 주요 관광지를 지나 바다와 숲길을 함께 즐길 수 있는 힐링 코스로 구성했다.
첫 번째 목적지는 출발점에서 약 5km 떨어진 미즈키 시게루 로드다. 일본의 유명 만화가 미즈키 시게루의 요괴 만화를 테마로 만들어진 거리로, 길을 따라 다양한 요괴 캐릭터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기념품점과 카페도 많아 자전거를 잠시 세워두고 둘러보기 좋다.

거리 안쪽에 있는 치요무스비 양조장도 이 지역에서 들러볼 만한 곳이다. 돗토리 지역 특산물인 배로 만든 술을 만나볼 수 있어서 유명하다고 한다.

다시 약 5km를 더 달리면 사카이미나토의 또 다른 명물인 에시마 대교를 만난다.

하늘을 향해 오르는 듯 보이는 에시마 대교를 건넌다.

멀리서 보면 상당히 가파른 경사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올라보면 생각보다 부담스럽지 않다. 대교를 오르면서 바라보는 나카우미호의 풍경이 특히 인상적이다.다만 자전거로 이동하는 공간이 다소 좁게 느껴질 수 있으므로 통행에 주의해야 한다.  


우중 라이딩 중 만난 한 끼, ‘SILK’

에시마 대교를 건넌 뒤, 작은 섬 ‘에시마’에 있는 중국라면 전문점 SILK(실크)를 찾았다. 오전에 비를 조금 맞았던 터라 따뜻한 국물이 생각났는데, 푸짐한 재료가 들어간 짬뽕라면이 라이딩으로 차가워진 몸을 녹여줬다.  

함께 주문한 토마토 짬뽕라면은 냉 라면이라 나름 별미였다. 깔끔한 감칠맛이 일품.


배를 채운 뒤에는 338번 도로를 따라 다시 달린다.
이 국도는 섬과 육지를 잇는 3km 가량 되는 도로로, 양쪽 호수를 서라운드로 감상하며 달리는 기분이 색다른 운치를 즐길 수 있게 해준다. 

육지로 진입한 뒤에는 일본의 정취가 가득한 마을을 여럿 지나가게 된다. 

초록숲의 고요함을 방해받지 않으려는 듯, 마을 분위기도 자연과 잘 어우러져 있었다. 

물 위를 가로지르는 길을 지나면 이제 숲길이 시작된다. 이 구간부터는 업힐과 다운힐이 반복된다. 

최고 고도는 131m로 높지 않지만 누적 상승고도는 약 697m. 작은 낙타등을 넘듯 오르내리는 재미가 있는 구간이다.
차량 통행이 많지 않은 숲길을 달리다 보면 어느 순간 바다가 모습을 드러낸다. 숲과 바다가 번갈아 나타나는 덕분에 생각보다 지루하지 않다. 

첫날 코스의 반환점은 미호노세키 등대.

IMG_20260828_160319.jpg오후 4시에 문을 닫는다는 것을 몰랐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은 오후 4시 10분.

등대까지 달린 뒤 다시 사카이미나토로 돌아오면 약 62km의 라이딩이 완성된다.
관광과 식사, 사진 촬영까지 포함한다면 하루 7~8시간 정도를 잡는 것이 적당하다. 그리고 여유가 된다면 페리 터미널 근처의 카페 Sankai(산카이)에 들러 오랜 전통의 바리스타가 내려주는 전통 기법의 커피를 꼭 마셔 보기를 추천한다.

항구 근처 오랜 전통의 커피샵 산카이
위치: https://maps.app.goo.gl/69NczUWdi854MjvM8


 

DAY 2, 다이센을 오르다.


'리틀 후지'로 불리는 다이센(大山)을 오르다.

사카이미나토 → 해안 자전거길 → 다이센 → 요나고 → 사카이미나토

배위의 호텔에서 눈을 뜬 아침의 풍경은 체험해보지 않으면 설명하기가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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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닷물에 비친 아침 햇살이 하루의 시작을 더 빛나게 한다.


둘째 날 코스는 조금 더 매운맛이다.
목적지는 돗토리현을 대표하는 산, 다이센.
총 거리는 약 86km, 획득고도는 1,129m, 최고고도는 834m다. 첫날과 비교하면 확실히 라이딩의 비중이 높아진다.
초반에는 해안 자전거길을 따라 달린다.

바다를 옆에 두고 달리는 구간과 푸르게 펼쳐진 논밭이 이어지면서 일본 특유의 여유로운 시골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푸르고 맑은 바다를 감상하며 20km이상 달려가다 보면 연두빛의 논밭이 펼쳐진다. 

약 3km 내내 이어지는 이 구간은 측풍이 꽤나 세게 불었다.

저 멀리 구름에 뒤덮인 다이센이 점점 가까워지고, 평지 라이딩을 즐기다 보면 어느새 다이센의 시작을 알리는 업힐이 시작된다.

다이센 정상을 향해 올라가는 길은 빽빽한 숲속의 느낌보다는 하늘과 전망이 트인 개방감을 준다.

초반 업힐 후, 잠시 갈증을 해소하러 들른 산속 카페 ‘우사기야’
위치: https://maps.app.goo.gl/R5r21qmwRmn4MqE39

아늑한 분위기의 카페에는 카페 메뉴와 식사 메뉴가 있어서 금새 점심 식사를 위한 손님들이 들어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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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업힐을 오르는게 힘이 들기는 하지만, 중간 중간 올라온 길을 보며 작은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
힘든 업힐을 끝낸 뒤 만나는 다이센 우유마을, 그리고 ‘우유 아이스크림’

IMG_20260829_125609.jpg다이센 우유마을

힘들게 올라온 뒤 정상에서 먹은 우유마을 아이스크림은 이번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간식이었다. 라이딩 후 먹는 아이스크림의 맛이 이렇게 좋았나 싶을 정도다.

긴 업힐의 보상은 단연 시원하게 내려가는 다운힐이다. 
잘 닦인 길을 따라 다이센을 내려온 뒤에는 요나고 방향으로 향한다.


다이센 라이딩 후에 먹는 오징어튀김 소바
위치: https://maps.app.goo.gl/zYYiHfHrE5w6UkfTA

다운힐을 마치고 해안 코스로 진입하기 전에 들르기 좋은 곳이 있다. 히노키야 요도에 혼텐(Hinokiya Yodoe Honten)이다.
추천 메뉴는 오징어튀김 소바.

깔끔한 맛의 소바와 함께 큼지막한 오징어튀김이 푸짐하게 나온다. 긴 업힐과 다운힐을 마친 뒤 먹는 한 끼로 만족도가 높았다.


다이센을 정복하고 다시 만난 해안도로가 유독 시원하게 느껴졌다.
잠시 바닷물에 몸을 담구고 여유를 부려도 좋다. 그야말로 이게 진짜 아이싱이다.

해안길을 따라 사카이미나토로 돌아오면 둘째 날 라이딩도 끝난다.


자전거를 그대로 싣고 일본으로


이번 여행에서 가장 편했던 부분은 역시 자전거 운송이었다.
출항 당일 동해항 국제여객터미널에는 오후 3~4시 정도 도착하는 것을 추천한다. 출국 수속을 마치면 자전거는 직원들이 배 안으로 이동시켜 하부 차량 보관 공간의 자전거 거치대에 보관한다.

비행기를 탈 때처럼 자전거의 휠을 분리하고 커다란 캐리어에 넣을 필요가 없다. 일본에 도착해서 자전거를 다시 조립하는 과정도 없다.
객실은 침대형부터 도미토리, 온돌, 2인 스위트, 4인 객실 등 여러 형태가 있어 여행 인원에 맞게 선택할 수 있다.

저녁에 출항해 배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 날 아침 사카이미나토에 도착하기 때문에 이동시간을 숙박시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선내에서는 식사와 함께 매점과 면세점 등을 이용할 수 있고, 생맥주 한잔을 즐기며 여행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또 하나의 재미다.
다만 출항 후에는 휴대전화 데이터 사용이 어려울 수 있으므로 지도나 영상 등 필요한 콘텐츠는 미리 준비하는 것이 좋다.

토요일 저녁 6시, 일본에서 출항하면 다시 배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고, 일요일 아침 동해항에 도착한다.

귀국하는 배에서는 필리핀 선원들의 공연도 즐길 수 있었고, 나이트클럽과 노래방 등 선내 시설도 있어 긴 귀국길을 심심하지 않게 보낼 수 있었다.

무엇보다 한국에 도착하기 전, 이동하는 배에서 마지막으로 먹는 조식이 마지막까지 여행이라는 기분을 충족하게 한다.

 

조금 쉽게 가는 일본 라이딩의 매력


이번 돗토리 여행은 '자전거를 타기 위해 일본에 간다'는 것에서 조금 달랐다.
배에서 잠을 자며 일본으로 이동하고, 아침에 도착하면 바로 자전거를 꺼내 라이딩을 시작한다.
첫날에는 미즈키 시게루 로드와 에시마 대교, 미호노세키를 둘러보며 여행하듯 달리고, 둘째 날에는 다이센을 향해 제대로 된 업힐을 즐긴다.
무엇보다 자전거를 분해하지 않고 그대로 가져갈 수 있다는 점이 편했다.

비행기와 자전거 캐리어를 이용한 해외 라이딩이 부담스러웠다면, 동해에서 배를 타고 떠나는 돗토리 라이딩은 색다른 선택지가 될 수 있다.


관련 웹사이트
두원상선: https://www.dwship.co.kr/k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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